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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진격의 거인 10년의 대장정이 말하고 싶은 건 단 하나

by 썬도그 2023.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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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을 처음 알 게 된 건 무한도전에서였습니다. 정준하에게 진격의 준하라고 하는 자막에 <진격의 거인>이 인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렇게 한국에서 2013년부터 시즌1을 시작으로 2023년 11월 초 10년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뛰어난 상상력의 진격의 거인 그러나 중도 포기한 사람도 참 많다

진격의 거인

<진격의 거인>은 충격과 공포 그리고 놀라운 상상력에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중세 시대에 사는 인류가 거대한 성벽을 쌓고 성 밖에 있는 거대한 거인을 물리치는 독특하고 놀라운 세계관으로 시작합니다. 첫 장면에서 거대한 성벽보다 더 큰 거대한 거인이 성 안을 내려다보다 사라지고 난 후 성벽에 거대한 구멍이 뚫리자 무지성 거인들이 성 안으로 들어와서 사람을 잡아먹습니다. 그중 주인공 '에렌 예거'의 어머니를 거인이 잡아먹는 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충격은 대단했습니다.


인간이 사냥당하는 공포는 <혹성 탈출>의 공포 이후 처음이네요. 사실 인간도 먹이 사슬 최상단에 있어서 그렇지 우리 위에 포식자가 있다면 인간은 매일 같이 공포에 떨고 살아야 할 겁니다. 초식동물들이 선잠을 자는 매일매일과 비슷하죠. 야생은 정글이고 그 정글에 놓인 인류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인류는 거인을 처단하기 위해서 입체기동장치를 개발해서 거인의 약점인 목 뒤를 베어서 죽입니다. 사실 <진격의 거인>의 재미의 3할은 이 입체기동장치에서 나오는 놀라운 액션감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죠. 인류는 이 성벽을 막고 조사병단을 통해서 성 밖을 탐험하고 조사하면서 거인의 정체와 실체를 알아갑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류가 집단 기억 상실에 걸렸고 이는 시조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성밖과 바다를 보고 싶다는 3명의 아이들은 자라서 조사병단의 일원으로 함께합니다. 그 3명은 엘렌, 미카사, 아르민입니다.

진격의 거인

동네 친구이자 우정 그 자체인 3명의 활약을 지켜보는 재미가 끝까지 솔솔 하네요. 의지력의 화신 엘렌, 뛰어난 운동신경의 미카사, 지략에 뛰어난 아르민. 이 3명이 성장하는 과정과 함께 점점 드러나는 거대한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을 혹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중간에 하차한 분들도 참 많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원작자인 '이사야마 하지메'의 우익이라는 소문에 많은 사람들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정작 <진격의 거인> 내용은 포용심으로 평화를 구축하자는 내용이라서 진보적인 소재라서 일본에서는 진보 작가라고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중간에 포기한 이유는 복잡한 스토리 때문입니다. 

시즌4기까지는 조사병단이 거인들을 물리치면서 바다까지 다다르게 되는데 집중을 합니다.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고 입체기동장치 액션이 현란해서 매화 흥미롭게 봤지만 시즌5부터 바다너머 마레와 파라디섬에 사는 거인을 만든 유미르의 후손인 에르디안 사람들의 전쟁과 연합 과정이 너무나도 복잡해서 손을 놓은 분들이 많고 저도 뭔 이야기가 이리 복잡하고 너저분한가 할 정도로 정말 복잡한 스토리의 연속으로 인해 쉽게 설득되지도 이해 안 가는 스토리가 많았습니다.

물론 다시 보고 돌려보고 찾아보면서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지만 그럼에도 마레라는 대륙 사람들과 거인의 피를 가진 에르디안 섬사람들의 전쟁 과정은 그렇게 흥미롭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급하게 만들었는지 작화가 갑자기 수준이 내려가는 영향도 컸습니다

거대한 힘인 거인을 바라보는 2가지 시선을 담은 <진격의 거인>

진격의 거인

<진격의 거인>은 이야기가 너무 복잡합니다. 유미르라는 소녀가 프린츠 왕이 이끄는 군대에 마을이 삭제되고 유미르와 마을 사람들은 혀를 잘리고 노예가 됩니다. 유미르는 돼지들이 불쌍하다면서 자유롭게 살라고 문을 열어줬다가 사냥을 당합니다. 들판에 유미르를 풀어놓고 사냥을 하는데 도망치던 유미르가 미지의 벌레와 결합이 되고 거인으로 변신하는 힘을 가집니다. 그리고 이 거인의 힘을 본 프린츠 왕이 유미르와 결혼을 하고 3명의 딸을 낳습니다. 

문제는 유미르가 이 프린츠 왕을 사랑합니다. 참 어이가 없죠. 스토리 자체는 어이가 없는 스토리도 꽤 많지만 그걸 감안하고 봐도 전체적으로 거인의 힘을 가진 에르디안인과 거인의 힘이 없지만 발달된 문명을 가진 마레인들과 전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거인의 힘은 어떻게 보면 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핵이 없는 나라는 쉽게 공격을 당할 수 있지만 핵이 있는 나라는 작은 나라라고 해도 함부로 침범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질 전쟁이라고 판단하면 그냥 핵을 쏠 테니까요. 그래서 핵은 아니러니 하게도 힘의 균형을 갖출 수 있고 약소국일수록 핵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거대한 힘을 가진 약소한 에르디안 사람들과 거인의 힘은 없지만 발달한 문명을 가진 마레는 수 없이 싸웠던 과거를 접고 프란츠 왕이 우리 거인의 힘을 봉인하고 섬에 살 테니 건드리지 말라고 합니다만 마레라는 대륙에도 에르디안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이 사람들은 유대인처럼 마레 사람들이 사육을 합니다. 또한 마레 사람들은 9개의 거대한 거인 중 6개의 거인을 손에 쥐고 있어서 가장 큰 힘을 가진 진격의 거인과 시조의 거인의 힘을 얻으려고 파라디섬으로 거인의 피를 받은 에르디안을 침투시킵니다. 

진격의 거인

이 거인이 거대한 거인과 갑옷 거인들입니다. 그냥 서로 조용히 살면 되지만 에르디안을 학대하는 마레인들은 에르디안 사람들에게 거인이 될 수 있는 용액을 먹이고 파라디섬으로 가는 무지성 거인을 꾸준히 보냅니다. 여기에 지성이 있는 9개의 거인 중 여러 거인을 보내서 파라디섬 사람들이자 동족인 에르디안 인들을 공포에 떨게 하죠.

사실 전쟁이나 전투는 공포심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안 죽으려면 먼저 죽여야 한다는 생각이 과도한 폭력을 유발하게 되죠. 마치 7~80년대 대한민국과 북한이 자국민들에게 북한 또는 남한에 대한 혐오와 공포심을 심기 위해서 국민 정신 개조를 한 것처럼요. 아직도 북한 하면 혐오부터 하는 사람들은 그때의 꾸준한 교육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물론 북한의 요즘행동을 보면 혐오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전쟁 나면 석기시대로 만들어주겠다는 식으로 서로에게 말폭탄을 날려서 국민들은 공포에 떨게 할 필요는 없죠. 다만 한국인들이나 북한인들이나 전쟁 공포에 면역되어서 북한이 서울 한가운데 미사일을 떨구지 않는 한 공포에 떨 일은 없을 겁니다. 

진격의 거인

주인공 엘런 예거는 시즌4에서 바다를 보게 됩니다. 그러나 바다 너머에 또 다른 인류가 살고 있고 그게 에르디안의 원수인 마레인들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엘런은 놀랍게도 그 공포의 대상을 제거해야 하는 존재로 생각합니다. 보통 주인공이 평화를 외치면 빌런들이 평화는 무슨 인간이 평화를 키우는 족속들인가 하며 전쟁을 외치는데 놀랍게도 엘런은 거인의 힘 중에서 가장 강력한 땅울림을 발동해서 파라디섬의 성벽 속에 봉인된 거대한 거인을 깨워서 마레를 밟아 없애려고 합니다. 

반면 엘런의 이복형인 지크는 이 저주받은 힘을 봉인해서 평화를 구축하자고 합니다. 다만 봉인의 대가는 후손 없고 자식 없는 에르디안인들의 불행한 미래 그러나 인류 전체에게는 평화 구축이라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기에 자멸의 길을 가지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지크의 생각이 합당하고 합리적일 수 있지만 우리 인간들이 그런 동물이 아닙니다. 당했으면 갚아줘야죠. 또한 호시탐탐 에르디안 민족을 없애고 이용만 하는 마레인들을 지배하거나 감히 덤비지 못하게 해야죠. 공포는 공포의 존재를 없애면 사라지니까요. 

엘런은 어떻게 보면 인류사의 수많은 전쟁사를 이끄는 진격의 거인으로 보입니다. 반면 지크는 몽상가적인 평화주의자로 비추어지고요. 그리고 이 사이에서 갈등하는 소꿉친구인 미카사와 아르민이 있습니다. 

다소 황당한 스토리와 인간 혐오증 걸린 작가의 마음이 살짝 이해가 되다 

진격의 거인

<진격의 거인> 스토리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 복잡해요. 거인이 지구를 쓸어 버린다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에서 등장한 거신병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 같은데 너무 비비 꽈서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마레 vs 에르디안 전쟁에서 여러 인간 캐릭터를 통해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합리적이고 평화로울지 또는 뭐가 현실적인지를 잘 드러냅니다. 이 <진격의 거인>의 장점은 이런 복잡 미묘한 인간 감정과 함께 뛰어난 캐릭터 구축력이 있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캐릭터는 흥미롭게도 거인화가 되지 않는 아카만의 후손인 '리바이 병장'과 '미카사'입니다. 두 사람만이 거인의 힘이 없기에 가장 냉철한 판단을 할 수 있고 특히 '리바이 병장'의 말은 버릴 말이 없을 정도로 팩폭을 자주 날려서 좋네요. 

그러나 시즌7의 이야기 진행은 당혹스러울 정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보통 핵무기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는 결국은 그 핵을 터트리지 않으면서 끝나잖아요. 그런데 가끔 핵을 터트리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썸 오브 올 피어스>가 대표적이죠. 진격의 거인 시즌 7은 2부작인데 초기 작화가 다시 돌아왔고 액션감이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도 황당하면서도 동시에 놀라운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스포일 수 있지만 알고 봐도 이야기가 많아서 큰 이야기만 소개하면 엘렌은 놀랍게도 마레를 쓸어 버리는 땅울림을 발동합니다. 이걸 막으려는 조사병단 친구들과 파라디 섬을 침공했던 적이지만 친구가 된 9개의 거인의 피를 받은 연합 세력이 엘렌을 막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엘렌은 무려 인류의 80%를 죽입니다. 

원작 작가가 대단한 인간 혐오에 걸렸나 봅니다. 그렇다고 인류의 80%를 죽인다고요? 적이라도 그건 너무 비현실적이고 과하다는 설정입니다. 이건 뭐 반까이의 타노스를 넘어서네요. 그러나 작가의 인간 혐오가 현실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인류가 그렇게 가고 있으니까요. 없는 갈등 만들어서 싸우길 좋아하는 나라들이 꽤 있습니다. 편갈라서 싸워야 직성이 풀리는 나라들이 있죠. 신냉전이 바로 그 결과물입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전쟁도 그렇고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도 그렇습니다. 
팔레스타인은 아랍인이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유대인입니다. 그러나 두 민족 모두 아브라함의 자손들입니다. 유대인은 적자인 이삭의 자손들이고 아람인들은 첩의 자식인 이스마엘의 후손이죠. 어떻게 보면 이복형제인 지크와 엘렌을 빗댄 것 같습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은 어떻습니까? 둘 다 같은 민족입니다. 특히 러시아의 거대한 국가의 핵심 민족인 슬라브족입니다. 멀리 떠날 필요도 없습니다. 북한과 남한의 적대감은 어떻고요. 

일본 왕가는 백제의 후손이지만 일제 강점기를 만들기도 하고요.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들은 다 적대적이라는 말처럼 인류는 평화와 협동의 시대보다는 전쟁과 약탈과 폭력의 시대에 더 많이 살았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그나마 평화의 100년을 지낸 것이지 다시 전쟁의 시대로 접어들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걸 보면 작가가 인류 80%를 제거한 것이 이해될 정도입니다. 

가슴 아픈 결말 그러나 어느 정도 잘 마무리가 된 <진격의 거인>이 말하고 싶은 한 마디 평화 구축

진격의 거인

진격의 거인은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진격의 거인>의 주인공 엘런은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으로 인해 운명대로 따릅니다. 어떻게 보면 운명론을 숭배하는 모습처럼 보이죠. 그리고 마무리는 가슴 아픈 그러나 가장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됩니다. 이야기를 너무 펼쳐놓다 보니 떡밥 회수인 설득력을 넣어야 하는데 이게 좀 약하긴 하지만 가장 설득력 있게 마무리합니다. 

<진격의 거인>은 10년 동안 진행하면서 유일하게 담기지 않은 행동들이 있습니다. 바로 협상입니다. 마레와 에르디안인 들은 서로를 혐오합니다. 이는 공포를 기반으로 하고 있죠. 적자생존의 시대에서 내가 죽지 않으려면 죽여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미래는 많은 선택지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폭력이 아닌 서로를 인정하고 평화를 외칠 수 있습니다. 서로 미워하는 감정 대신 협력할 수 있음을 시즌 7 파트 2에서 보여줍니다. 

그런 평화가 서로에게 이득이 된 다는 걸 인류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가 있고 외교가 있는 것이죠. 다만 그 평화의 시대가 점점 무너지는 느낌이네요. 또한 영원한 평화가 없고 오히려 힘의 균형이 긴 평화를 지속할 수 있음을 현실이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평화를 시도해 봐야죠. 그렇게 열심히 싸운 만큼 평화를 시도해 봐야죠. 

<진격의 거인>이 10년 동안 말하고 싶었던 건 극혐의 두 민족 사이의 갈등을 통해서 서로 죽이고 죽이는 세상이 과연 행복한 세상인가? 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내 가족 지키기 위해서 칼을 든 3명의 소꿉친구가 자신들의 평화를 위해서 10년 동안 싸우는 모습만 보여줬다가 평화의 안식을 단 10분간 보여줍니다. 그걸 보여주기 위해서 10년 동안 열심히 싸운 느낌도 듭니다. 물론 과해석일 수 있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과도한 폭력과 약육강식의 폭력의 세상을 통해서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진격의 거인으로 느껴지네요.말도 말고 탈도 많았던 진격의 거인은 우리에게 평화와 전쟁에 대한 많은 생각을 던져 놓고 끝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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