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영화창고

사진으로 보는 오펜하이머 뒷 이야기들

by 썬도그 2023. 8. 24.
반응형

영화 <오펜하이머>는 공학도가 만든 영화 느낌이 컸습니다. 공학도가 만들어서 영화가 독일제 머신 같다고 할까요. 현존 공학도의 마인드를 가진 가장 유명한 감독이 '크리스토퍼 놀란'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저도 좋아하고 이 감독의 영화라면 닥치고 봅니다. 다만 <테넷>부터 놀란 감독이 너무 공학도의 마인드만 커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전 <오펜하이머>가 잘 만들고 정교한 영화라고 느끼지만 그것과 별개로 재미면에서는 꽤 지루했습니다. 대사가 너무 많고 2개의 청문회를 통해서 한 인간의 순수함과 정치꾼과 전쟁 영웅과 빨갱이 사이의 2개의 시선을 주제로 담았는데 이 전체 과정이 대사로 처리되면서 아쉽더라고요. 대사량을 좀 줄이고 시각적으로 압축해서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오펜하이머>를 다 보고 난 후에 왜 이렇게 예상과 다르지라고 생각했는데 영화 제목이 <원자폭탄>이 아닌 <오펜하이머>네요. 원자폭탄은 거들뿐 오펜하이머라는 미국 물리학자의 고뇌와 정치와 과학자 사이의 관계와 알력을 담은 정치드라마였습니다. 여러모로 아쉬웠던 건 원폭 투하 사건은 영화에서 보다 세계적인 반향이 컸고 의미도 엄청났습니다. 그 과정이 꽤 작아서 아쉬웠나 봅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영화 <오펜하이머>의 당시 사진과 여러 가지 사진을 통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일본 지도를 들여다 보는 오펜하이머

그로브스 장군과 로버트 오펜하이머
원자폭탄 배치 몇 주 전 일본 지도를 보고 있는 그로브스 장군과 로버트 오펜하이머 출처 : 에너지부 기록 보관소

1939년 9월 1일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해서 시작된 2차 세계 대전은 독일, 이탈리아, 일본이 연합을 해서 추축국을 만듭니다. 이 3국은 1942년 미국, 영국, 소련, 중국으로 구성된 연합군과 전쟁을 시작합니다. 이 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1939년 2월 11일 독일 과학자들이 핵분열을 세계 최초로 발견합니다. 절대 쪼개지지 않는 원자가  중성자를 쏘자 쪼개지면서 방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걸 알게 되자 전 세계에서는 핵에너지를 이용한 핵폭탄 개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살펴봅니다. 

미국은 1940년 2월 미해군이 핵 연구 자금을 지원합니다. 이후 1942년 8월 핵 에너지를 이용해서 무기 제조가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 미국은 영국과 미국 과학자들을 모아서 맨하튼 프로젝트를 가동합니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당시 양자역학의 대가는 '오펜하이머'가 괴팅겐 대학에서 악수를 청한 '하이젠베르크'가 더 뛰어났고 실제로 기술력도 독일이 더 좋았습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오펜하이머'의 스승인 '닐스 보어'가 독일이 다른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소리에 쾌재를 부릅니다. 

전쟁이 끝난 후 '하이젠베르크'는 자기가 일부러 핵무기 개발을 늦췄다는 말을 했지만 이게 진짜인지 변명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항간의 말에 의하면 히틀러가 양자역학 과학자들 중에 유대인이 엄청 많아서 핵폭탄 개발에 관심이 없었다는 소리도 많네요. 

1943년 영국은 독자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하다가 아무래도 미국이 유럽에서 떨어져 있고 하니 캐나다와 미국,영국 과학자들이 뉴멕시코 로스앨러모스에 거대한 비밀 기지를 만들고 개발을 시작합니다. 이 맨해튼 프로젝에는 20억 달러와 총 13만 명의 사람이 참여했습니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던 인물이 오펜하이머입니다. 영화에서는 그로브스 장군이 적합한 인물이라고 한 이유가 오펜하이머의 공산당 관련 활동이력이 약점이고 이걸 이용해서 관리가 가능해서 선택한 것으로 묘사됩니다. 

오펜하이머가 직접 올라가서 한땀한땀 살펴봤던 트리니티 테스트 원자폭탄

트리니티 테스트의 내파 &quot;장치&quot;.
1945년 7월 물리학자 노리스 브래드버리(Norris Bradbury)와 옆에 있는 조립한 트리니티 테스트의 내파 "장치" 출처: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어떤 이론이 나오고 그걸 기술화 하고 상용화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유태인인 오펜하이머는 놀라운 리더십으로 짧은 시간에 핵폭탄을 만듭니다. 1945년 7월 16일 오펜하이머는 플루토늄 방식의 원자 폭탄을 테스트하는 트리티니 테스트를 합니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우라늄 방식의 원폭은 우라늄을 그냥 충돌시켜서 폭발을 일으킬 수 있어서 제조가 쉬웠지만 플로토늄은 TNT폭탄을 동시에 터트리는 내파 방식이라서 제조가 까다롭습니다. 

그렇게 오펜하이머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서 트리니티 테스트에 사용하는 플루토늄 핵폭탄을 하나하나 직접 테스트를 했을 정도로 실험 전에 큰 긴장을 했습니다. 영화에서 빛이 번쩍이고 고요한 장면이 나오는데 번개나 천둥 보시면 아시겠지만 빛은 말 그대로 빛의 속도로 날아오지만 소리는 1초에 340m만 나아갑니다. 그래서 번쩍이고 한참 후에 폭풍과 함께 소리가 들립니다. 

그전에 한 과학자가 얼굴에 뭔가 잔뜩 바르는데 그거 썬크림입니다. 한 기자가 이 장면을 보고 밤에 썬크림을 바르는 모습이 너무나도 기이하다고 기사에 적기도 했습니다. '리처드 파인만'은 UV 필터를 낀 자동차 유리 뒤 차에서 이 광경을 지켜봅니다. 

우라늄 핵폭탄인 리틀보이
폭격기에 탑재중인 우라늄 핵폭탄인 리틀보이

위 사진에서 히로시마에 떨어진 우라늄 핵폭탄인 리틀보이입니다. 제조가 쉽고 크기도 작습니다. 

핵폭발 장면의 버섯구름은 재래식 무기로도 구현 가능하다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폭 구름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폭 구름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이 내폭 방식인 플루토늄 핵폭탄입니다. 거대한 버섯구름이 핵폭탄의 상징입니다만 이 사진에 담기지 않은 수만 명이 즉사를 한 현실은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이 나가사키 원폭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담은 애니가 넷플릭스에 올라온 <이 세상의 한구석에>입니다. 

소시민을 통해 전쟁을 비판한 일본 애니 이 세상의 한구석에

 

소시민을 통해 전쟁을 비판한 일본 애니 이 세상의 한구석에

잠이 오지 않아서 넷플릭스를 뒤적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뒤적거리다 발견한 것이 '이 세상의 한 구석에'라는 일본 애니입니다. 처음 들어본 영화 제목이었습니다. 그냥 무심하게 플레이를

photohistory.tistory.com

<오펜하이머>가 만들어진다고 할 때 CG 극혐하는 놀란 감독이라면 실제로 핵폭탄을 터트릴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아닙니다. 그 버섯구름 재현은 쉽습니다. 화염이 많이 나오게 하는 재래식 폭탄도 버섯구름이 올라오고 하다못해 부탄가스도 터트리면 버섯구름 올라옵니다. 

2018년 공개된 맨하튼 프로젝트의 관련 공문서에 따르면 원래 핵폭탄을 떨어트린 도시는 고쿠라였습니다. 그러나 시계가 나쁘다는 이유로 나가사키로 변경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항복을 하지 않으면 3번째 도시로 니카타를 정했고 17~18일 후에 투하할 계획이었으나 일본 황제가 항복해서 니카타는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히로시마 원폭 피해 사진

여기에 히로시마 원폭 피해 사진을 받아본 트루먼 대통령은 핵무기가 생각보다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걸 보고 핵무기 사용을 하지 않겠다고 하네요. 

20세기 최고의 사진으로 선정된 승리의 키스는 실제로는 성추행 사진이다

승리의 키스

20세기 최고의 사진으로 선정된 승리의 키스라는 사진은 지금 봐도 2차 세계대전 승전의 기쁨을 연인이 나누는 사진으로 느껴집니다. 일본이 항복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1946년 대대적인 일본 상륙 작전을 펼칠 계획이었습니다.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4개의 본섬을 동시에 상륙해야 했고 많은 인명피해가 예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핵폭탄 투하로 갑작스럽게 종전이 되자 죽음에서 벗어났는지 수병이 지나가던 간호사를 잡아서 강제로 키스를 했습니다. 

지금으로 보면 성추행이죠. 그러나 당시는 이런 행동을 너그럽게 생각했습니다. 왜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모르는 사람과 얼싸안고 좋아했잖아요. 사진을 자세히 보면 간호사가 치마를 움켜잡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간호사는 나중에 한 인터뷰에서 이 당시 상당히 불쾌했다고 합니다. 

수소폭탄을 만든 에드워드 텔러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미친 과학자로 묘사되다

 &amp;#39;에드워드 텔러&amp;#39; &amp;#39;에드워드 텔러&amp;#39;

<오펜하이머>에서 보면 한 과학자가 자꾸 오펜하이머에 딴지를 걸죠. 자기라면 원자폭탄이 아닌 핵융합을 이용하는 수소폭탄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기폭제로는 원자폭탄을 사용하고요. 수소폭탄은 핵폰탄보다 파괴력이 더 큽니다. 원자폭탄으로도 충분히 위력적인데 더 큰 수소폭탄을 안 만든다고 투덜거립니다. 이 사람의 이름은 '에드워드 텔러'로 영화에서 '오펜하이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전쟁광입니다. 

이 사람은 전형적이 미친 과학자 캐릭터로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의 미친 과학자로 묘사됩니다. 

전 세계 핵무기 보유 숫자
출처&nbsp;https://fas.org/initiative/status-world-nuclear-forces/

영화 <오펜하이머>는 우리에게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현재 전 세계 핵무기 보유 숫자입니다. 북한이 이미 30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민족이니까 못 쏠 거라고요? 최근 김여정 부부장이 남조선, 남한이 아닌 대한민국으로 불렀죠. 이게 뭘 의미하냐? 같은 민족이긴 하지만 이제는 통일이 되어야 하는 국가가 아닌 그냥 다른 국가를 선포한 겁니다. 따라서 그냥 적국이라는 소리고 적국에게 핵무기를 안 쏘는 게 더 이상하다는 논리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미국도 일본에도 쏘겠죠. 30개나 있는데 10개만 사용해도 주변국에 큰 피해를 입힐 겁니다. 물론 북한은 원시시대로 리셋되지만 이게 북한과 미국과 전쟁이 아닌 중국, 러시아, 북한 & 한국, 미국, 일본 대결이라서 엄청난 아니 지구 멸망급 전쟁이 될 수 있다는 게 우리에게는 무시무시한 현실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