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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좀비버스는 모르고 본 4화까지만 꿀잼인 반쪽짜리 예능 드라마

by 썬도그 2023.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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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넷플릭스가 미쳐 날 뛰고 있습니다. 새로운 콘텐츠들이 쏟아지는데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 많네요. 깜빡하면 봐야할 영화나 드라마가 확 밀려 버리네요. 이러니 영화관 안가고 그 돈으로 주말에 캔 맥주 마시면서 넷플릭스 보죠. 그럼에도 넷플이 약한 고리가 예능이었습니다. 드라마와 영화는 꽤 잘 만드는데 예능은 무척 재미가 없었습니다. 말아 먹은 예능이 꽤 많죠. 

그러다 <피지컬 100>이나 <솔로지옥> 등이 터지면서 예능도 넷플이라는 소리가 서서히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예능도 고속 주행 드론이나 러시안암과 같은 특수 장비를 사용하면 때깔이 달라지고 풍미가 더 많이 늘어나죠. 넷플 예능은 기존의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사들이 하지 못한 대규모의 세트장과 제작비와 색다른 기획을 무기로 성공하는 넷플 예능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 색다른 예능이 또 하나 출현했습니다. 바로 좀비 세계를 담은 탈출 예능인 <좀비버스>입니다. 

뭐야? 어디까지 연출이고 실제야? 4화까지 치고 달렸던 좀비버스

좀비버스

<좀비버스>는 이시영, 노홍철, 박나래, 딘딘, 츠키, 유희관, 조나단, 파트리샤, 꽈추형, 덱스가 출연하는 좀비 예능입니다. 홍대에서 예능 촬영하다가 출연자가 좀비가 되자 출연자들이 혼비백산해서 탈출을 합니다. 출연자들에게 어디까지 이야기가 되었고 어디까지가 설정이고 연기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출연자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연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리얼해서 상황만 주어지고 나머지는 알아서 행동하는 모습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리얼 예능의 교과서인 '무한도전'의 재림 같았습니다. 

좀비버스

출연자들은 연애 예능 패널로 초대 되었다가 좀비 사태에 급하게 승합차를 타고 탈출합니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첫 미션이 시작됩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승합차에 기름을 넣고 탈출하는 미션은 마치 방탈출 게임 같았습니다. 패널들은 주어진 환경과 정보 안에서 미션을 성공해야 살아 남을 수 있고 좀비에게 물리면 좀비가 됩니다. 

화려한 CG와 드론과 액션캠을 이용해서 현재 상황과 좀비들의 위치와 행동들을 드라마처럼 상세하게 담는 모습이 실제 상황 같아 보일 정도고 이게 몰입감을 끌어 올립니다. 

좀비버스

이렇게 주차장을 지나서 대형마트에서 탈출 미션은 말 그대로 거대한 방 탈출 게임처럼 느껴집니다. 출연자들의 노력과 머리 회전과 협동 및 작전이 시간을 순삭해서 4화까지 보게 만드네요. 기존에 보지 못한 리얼 예능입니다. 마치 게임에서 퀘스트를 진행하는 느낌입니다. 이리저리 시도를 하면서 하나씩 퀘스트를 깨는 과정에서 나오는 리얼함이 아주 좋네요. 이게 <좀비버스>의 매력입니다. 

4화까지만 보고 알게 된 좀비버스 정체

4화는 한 시골 마을에 출연자들이 도착합니다. 한 상가집에 가서 약을 탄 술을 마시죠. 그때 느꼈습니다. 이 <좀비버스>의 정체가요. 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보실 분들은 그냥 아무 정보 없이 4화까지 보시는 것이 좋고 알고 봐도 4화까지는 그런대로 재미가 있습니다. 

4화를 보니 이 <좀비버스>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리얼 빙자 시트콤. 출연자들은 대사만 없을 뿐 모든 상황이 연출되고 그 연출대로 따르는 연기자들입니다. 다만 유희관처럼 연기인지 실제인지 모르는 긴장감이 있지만 사회체육과 학생들이 먼저 나서겠다는 건 모두 대본에 있는 상황입니다. 출연자들의 대사들이 없는 것은 리얼 예능 같지만 상황 통제나 진행은 드라마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예능과 드라마를 섞은 색다른 시도라는 점은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지만 <무한도전>의 꼬리잡기, 돈가방을 들고 튀어라 등등의 간단한 미션과 상황만 주고 즉흥성을 90% 이상 넣은 리얼 예능의 재미는 없습니다. 5화부터 이 <좀비버스>가 리얼 예능이 아닌 드라마라는 것을 알게 되자 재미가 확 떨어지고 보다 말았습니다. 이후에 놀이공원 좀비 떼에서 탈출하는 미션이 있는 것 같지만 각본이 있겠다는 생각이 중도 포기하게 되네요. 그럼에도 가장 칭찬을 해주고 싶은 분들은 연출자도 출연자도 아닌 좀비 연기를 하는 좀비 연기자들입니다. 정말 연기들 잘 합니다. 소리에 반응하는 것도 실제 같고요. 대단한 연기자들입니다. 

좀비들을 밀치고 때리고 할 수 있음에도 연기자들이다 보니 제약이 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누가 물리고 살아 남고 하는 것초자 진짜인지 각본에 있는건지 의문이 들기 시작하자 재미가 피처럼 뚝뚝 떨어지네요. 

차라리 마트나 주차장처럼 미션을 주고 미션을 풀어가는 방식으로 이어졌다면 좋을텐데 중간에 어설픈 서사를 넣어서 재미를 뚝 떨어트리네요. 그럼에도 색다른 시도는 좋네요. 점점 넷플릭스 예능들도 진화를 하네요. 색다른 기획을 많이 시도하고 망해도 또 시도하는 모습에서 전 세계에서 히트한 한국 예능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고보면 <무한도전>이 많은 예능에 자양분이 되고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무한도전>만큼 예측 불허 재미를 주는 예능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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