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영화가 극성이더니 이제는 툭하면 멀티버스입니다. 이 평행우주를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나온 지는 꽤 됐지만 마블이 페이즈 4 전체를 멀티버스로 칠해 버리면서 툭하면 멀티버스입니다. 시간 여행물은 시간이라는 선형적인 서사라서 복잡하지 않지만 평행우주는 양자 세계를 이해해야 그나마 평행 우주를 이해할 수 있기에 이해 난이도고 높습니다. 그러나 너무 많아지다 보니 그냥 비슷하지만 또 다른 변형적인 세상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시 돌아온 멀티버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2018년 개봉한 <스파이더맨 뉴유니버스>는 멀티버스를 소재로 한 스파이더맨 애니입니다.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고등학생 마일즈는 킹핀이 차원 이동기를 가동하는 걸 막으려던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가 죽는 걸 목격합니다. 차원 이동기가 작동하면서 5개의 멀티버스가 서로 연결되면서 엉킵니다. 그리고 마일즈는 거미에 물려서 스파이더맨의 능력을 가지게 되지만 이 힘을 활용할 방법을 모릅니다. 이때 다른 차원에서 온 '피터 B 파커' 스파이더맨 아저씨에게서 스파이더맨 훈련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웬이라는 스파이더우먼을 포함 여러 명의 다른 멀티버스에서 온 스파이더맨 연합군이 킹핀을 물리칩니다.
그리고 2편인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1편에서 이어집니다. 2편의 시작은 스파이더우먼 그웬이 엽니다.
그웬은 약물을 먹고 도마뱀으로 변한 친구인 '피터 파커'와 결투를 하다 피터가 죽습니다. 도마뱀이 피터인지 알지도 못하고 사람을 구하려다가 피터가 죽었는데 그걸 지켜보던 경찰인 아빠가 스파이더우먼이 살인자라고 착각을 합니다.
그웬은 구겐하임 미술관에 나타난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빌런을 처리하는데 멀티버스를 관장하는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에서 가장 정예인 스파이더맨 팀을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스파이더 정예팀을 만난 그웬은 아버지에게 자신이 스파이더우먼이라고 고백을 하지만 절망어린 표정에 그웬은 정예팀과 함께 다른 멀티버스로 떠납니다.
그웬은 친구가 없습니다. 그웬의 세상에는 없지만 1편에서 함께 협동 플레이를 했던 마일즈는 친구입니다. 그렇게 그웬은 마일즈가 있는 멀티버스에서 스팟이라는 빌런을 감시하고 처리하라는 명령을 소홀히 하고 마일즈를 찾아갑니다. 그 사이에 스팟은 기존의 공간 이동 능력과 함께 멀티버스 이동 능력까지 갖추게 되는데 이 스팟을 잡기 위해서 마일즈도 합류합니다.
더 화려해진 그래픽과 사운드가 놀라운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1편보다 좋은 2편은 거의 없습니다. 1편에서는 신선했던 생태계가 2편에서는 우려먹기로 전락하니까요. 그래서 1편의 인기 요소도 적당히 활용하거나 아니면 더 강하고 크게 만들어야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1편보다 시청각이 대폭 증가합니다. 특유의 글리치 효과의 애니가 신선했는데 이걸 엄청나게 증폭합니다.
영상 한 장면을 멈추고 보면 그 자체로 놀라운 스파이더맨 그래피티나 스타일북이 될 정도로 다양한 스파이더맨이 나오지만 동시에 스타일이 너무나도 다양해서 눈이 얼얼할 정도입니다. 또한 3D 그래픽도 워낙 정교하고 미끈하면서도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다 보니 애니 자체가 너무나도 화려합니다.
다만 너무 화려한 애니메이션은 초반에는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로 놀라웠지만 점점 적응이 되면서 익숙해짐을 넘어서 계속 화려한 색깔과 효과가 나오다 보니 찐덕거리게 되네요. 차분함이 일도 없고 시종일관 색깔 바다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엄청난 시각 효과네요. 이 시각적인 재미는 호불호가 강할 듯합니다. 전 전반부는 우와~~라고 봤는데 후반에는 그냥 애니다~~라고 봤네요.
그러나 음악은 너무 좋습니다. 드럼을 치면서 시작하는 노래는 영화 내내 적절한 음악이 나오면서 스파이더맨 액션과의 궁합이 아주 좋습니다. 오랜만에 영화 음악을 귀 기울이면서 듣게 하네요.
초반은 재미 있지만 중반은 지루하고 후반은 다시 재미있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그웬이 활약하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그웬의 활약이 끝나면서 영화 제목이 뜹니다. '제프 쿤스'의 '풍선개'를 통한 현대 예술에 대한 조롱도 좋고 '뱅크시'를 거론하는 등 알면 더 재미있고 생각보다 깊이 있는 농담들도 참 좋았습니다. 이때만 해도 해외에서 왜 극찬을 하고 로튼토마토에서 비평가 지수 96%, 관객 지수 95%라는 어마어마한 평가를 받았구나 했네요.
이런 흐름은 닥터 스트레인저 액션을 패러디한 스팟과 그런 스팟을 친구 삼고 싶어 하는 촐랑스러운 마일즈의 대결까지는 아주 좋았죠. 그러나 이 영화 중반에 좀 쳐집니다. 마일즈가 부모와의 갈등부터 좀 지루해지기 시작합니다.
마일즈와 그웬의 거꾸로 앉아서 나누는 데이트 장면도 좋고요. 인도 스파이더맨이 등장하는 뭄바이와 맨해튼을 섞은 뭄바튼에서의 액션도 좋긴 하지만 너무 빠르고 현란하고 광장된 느낌이 들면서 지루하다는 느낌이 조금씩 들다가 멀티버스를 관장하고 스파이더맨의 대장 같은 미겔 정예팀 팀장이 등장하면서 서서히 지루해집니다.
영화의 완성도는 좋아요. 대사들도 좋고요. 전체적인 스토리도 좋습니다. 흠잡을 곳이 많지 않아요. 그러나 처음에 좋았던 화려한 색감 글리치 효과 등등이 나중에는 반복하는 느낌이 들면서 한계 효용 체감 효과로 인해서 같은 재미를 계속 주입하지만 점점 적응해서인지 재미를 더 느끼지는 못합니다. 이야기도 액션도 강약이 있고 굴곡이 있는데 시종일관 비슷한 액션의 연속이다 보니 점점 지루해집니다.
이때 시계를 보니 1시간 20분이 남았습니다. 영화가 2시간 30분 짜리로 생각보다 꽤 기네요. 애니는 실사보다 짧은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많은 스타일과 엄청나게 빠른 컷의 연속인데 이렇게 길게 만들었다는 것이 꽤 놀랍네요. 그러나 지루한 구간은 길지는 않습니다.
제가 지루하다고 느낀 점은 액션이 없어서 그렇지 이 영화의 핵짐 스토리 설명 구간입니다. 미겔 대장은 멀티버스라고 하지만 공통된 경험 설정이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멀티버스의 모든 스파이더맨은 사랑하는 사람을 기필코 떠나보내는 아픔이 있습니다. 그 사랑하는 사람이 아버지이거나 삼촌이거나 누가 될지는 각각 다르지만 스파이더맨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공통된 사건이 있다고 하네요.
지루하더라고요. 이거 그냥 운명론이잖아요. 그럼 뻔하죠. 예고편에도 나온 내용이지만 스포가 될 수 있어서 더 적지는 않겠지만 스토리 진행이 좀 뻔합니다. 그리고 후반의 재미의 뚜껑이 열립니다.
수많은 스파이더맨이 마일즈를 쫒는 장면이 압권
마일즈가 탈출을 감행하고 멀티버스의 스파이더맨들이 마일즈를 쫒습니다. 각종 스파이더맨이 나오는데 공룡 스파이더맨, 고양이 스파이더맨, 건맨 등등 정말 엄청나게 많은 스파이더맨과 다양한 스파이더맨이 등장하는데 이게 꽤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후반 스토리는 제가 예상 못한 이야기들이 나와서 흥미롭네요. 다시 재미의 거미줄을 쏘면서 활강을 합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지루한 구간을 좀 더 압축하고 너무 눈뽕 같은 화려함만 있는데 좀 더 톤 다운된 구간이 있으면 어땠을까 하네요.
특히 이 흑인 스파이더우먼의 포스나 액션과 외형은 너무 매력적이네요. 그렇게 마일즈를 돕기 위해서 마일즈 친구 스파이더맨들이 뭉칩니다. 그리고 끝. 응? 이 영화는 1편이고 2편은 내년에 개봉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다음 편이 궁금하냐. 중반에서 판단하면 이걸로 끝냈으면 하지만 또 후반 액션도 좋고 해서 궁금하긴 하네요. 그렇다고 꼭 보아야겠다는 생각까지는 아닙니다.
볼만한 정도였던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초반 기세는 좋았지만 중반의 지루함이 있어서 강력 추천하기 어렵네요. 사실 큰 기대를 하고 봐서 그런지 기대보다는 못했습니다. 그냥저냥 볼만한 영화 정도네요. 전체적으로는 애니 치고는 엄청난 작화와 액션감이나 음악 등등 꽤 잘 만든 애니입니다. 다만 스토리가 좀 예측 가능하다고 느껴지는 중반이 좀 아쉽더라고요.
그런데 후반은 예측 불가의 신선한 스토리가 등장해서 또 다시 재미를 끌어 올립니다. 볼만한 영화입니다. 주말에 볼만한 영화 없으면 이 영화 추천합니다. 다만 1편을 봐야 2편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으니 1편 보고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별점 : ★★★
40자 평 : 1편보다 더 좋아진 시청각 그러나 예상 가능한 스토리는 좀 지루하지만 볼만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