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소 형제가 제작하고 마블 영화의 액션 감독 출신의 '샘 하그레이브'가 연출하고 햄식이라고 불리는 '크리스 햄스워스'가 주연을 한 <익스트랙션>은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액션 영화입니다. 1편 기억나세요? 대부분은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할 겁니다. 저도 다 까먹었네요. 기억 남는 건 액션입니다.
특히 롱테이크 액션 장면은 경이롭기까지 했습니다. 어떻게 촬영했을까 할 정도로 원 컨티뉴어스 장면은 총 2번 나오는데 2번을 돌려 봤을 정도로 신박했습니다. 지금이야 '원 컨티뉴어스' 영화가 흔해지고 넷플 영화 <카터>는 영화 전체가 원 컨티뉴어스 영화라서 경이로움은 점점 줄어들고 있네요. 이 <익스트랙션2>가 지난주에 넷플릭스에서 공개했습니다.
서사는 버려두고 액션만 달리는 영화 <익스트랙션2>
<익스트랙션2>는 1편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타일러(크리스 햄스워스 분)는 용병입니다. 전직 군인이었지만 아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이혼 후에 일부러 위험한 미션만 찾아서 할 정도로 정신이 황폐해져 있습니다. 1편에서는 인도의 마약왕 아들이 납치 되었는데 이 아들을 구축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내용이 좀 있긴 한데 그냥 용병이 큰 돈 받고 마약왕 아들을 구출하면서 겪는 액션과 모험과 고생담을 담고 있습니다.
1편의 재미는 액션입니다. 롱테이크 액션 장면과 함께 총술과 무술이 결합된 타격감 넘치고 파괴력 넘치는 놀라운 액션에 눈이 아주 아주 호강했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치고는 액션 규모도 꽤 커서 영화관에서 상영했어도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2편은 1편에 이어집니다.
1편이 좀 충격적이었던 것은 주인공 타일러가 다리에서 인질인 소년을 구축하고 목에 총을 맞고 저격총까지 맞으면서 강물로 떨어지면서 끝납니다. 저격총은 거의 즉사이기에 죽으면서 끝나나 했는데 1편의 인기가 높자 다시 부활합니다.
<익스트랙션2>는 1편에서 타일러의 용병 업무를 주선하고 지원하는 닉(골쉬프테 파라하니 분)과 야즈(아담 베사 분) 남매 직접 전투에 함께 뛰어듭니다. 1편에서도 닉은 저격수를 잡는 액션을 보이지만 영화 후반에 잠깐 나오는 정도지만 2편에서는 아예 이 닉과 야즈라는 남매를 타일러와 한 팀으로 만들어서 팀플레이로 만듭니다.
2편은 1편과 달리 의뢰를 받은 구출 작전을 펼치는 건 아니고 타일러의 가족 이야기입니다. 타일러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이혼을 하고 용병의 삶을 살다가 인도 구출 작전에서 죽을 뻔합니다. 닉과 야즈의 간호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납니다. 그리고 외진 오두막에서 남은 생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몸을 회복하던 중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드리스 알바'가 전 부인의 메시지를 전하고 떠납니다.
타일러는 처제와 조카 둘이 조지아 교도소에 갇혀 있는데 구출해 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전 부인의 부탁에 타일러는 팀을 이끌고 그루지아 교도소에서 이 처제 가족을 구출합니다. 이 과정에서 처제를 가두고 괴롭힌 처제의 남편을 죽이게 됩니다. 이 처제의 남편과 남편의 형은 난민 출신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갱단을 조직합니다. 이 갱단은 갱단이라고 하기엔 헬기와 전용기 등을 갖춘 준 군사단체급 규모입니다.
그렇게 타일러와 팀원은 처제 가족을 구출해서 오스트리아로 도피하지만 처제의 10대 아들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타일러에 대한 반감과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삼촌인 갱단 두목에게 연락을 합니다. 그렇게 갱단은 오스트리아까지 와서 도시에서 큰 전투를 펼칩니다. 1편이 의뢰받은 구출 작전이었다면 2편은 자신의 친척들을 구출하는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고구마 캐릭터 산드로의 분노 유발 행동
처제의 아들, 타일러의 조카는 산드로가 그렇게 야무지게 사람을 분노 유발하게 합니다. 이 산드로는 10대 소년으로 어머니가 아버지로부터 폭력을 당하고 있는 걸 보면서도 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아버지라는 것일까요.
산드로는 탈출 과정에서 어머니를 죽이려는 아버지를 보지 못했고 다만 타일러가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에 분노하면서 갱단 두목인 삼촌에게 피난처 위치를 알려줍니다. 여기에 삼촌을 따르는 모습에 가슴이 턱 하고 막힙니다. 이해는 합니다. 10대 소년에게 있어서 아버지는 중요한 존재이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갈등하면 어느 편을 들어야 할지 모르니까요. 그렇게 산드로 때문에 영화는 더 많은 액션이 터지면서 눈은 호강하게 되지만 스토리는 점점 흥미가 떨어지네요.
절정은 산드로의 철없는 행동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이 있다는 점이 더 화가 나네요. 보다가 TV 화면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산드로 뒤통수를 강하게 타격해 주고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왜 이런 캐릭터를 넣었는지 모르겠어요. 10대 소년이라고 하기에 너무나 고구마입니다. 1편에서는 이런 고구마 캐릭터가 없어서 시원시원했는데 2편은 산드로 얼굴 나올 때마다 고구마 100개를 먹는 느낌이 들어서 청량감은 확 떨어지네요.
또한 딱히 정이 안 가는 타일러 가족 심지어 아내도 딱히 정 주고 싶은 사람인데 왜 닉과 야스라는 남매가 생고생을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입니다. 저 같으면 저런 크게 정을 주고 싶지 않은 가족보다는 닉과 야스를 위하는 행동이 더 우선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반대로 닉과 야스는 타일러 때문에 엄청나게 고생하고 희생하는 모습에 한숨만 나옵니다. <익스트랙션 2>의 가장 큰 구멍은 여기에 있습니다. 왜 우리는 타일러가 연줄이 끊어진 전 처의 동생 가족을 구하기 위해서 목숨까지 걸고 싸워야 하는 겁니다.
결혼 상태면 이해가 가죠. 그런데 이유가 어쨌건 간에 합의 이혼을 했다면 남 아닌가요. 그렇다고 전처가 살갑게 대해주는 것 같기도 않고요. 보다 보면 저 놈의 집구석 딸과 처제만 빼고 정말 싫어지네요. 게다가 갱단도 당위를 좀 더 넣어서 서방과 동구권의 충돌로 담을 수도 있고 갈등 요소를 더 넣을 수 있음에도 너무 평면적으로 그려서 매력이 없습니다.
다양한 롱테이크 액션이 등장하는 <익스트랙션 2>
익스트랙션 액션의 특징은 총격술이라고 할 정도로 무술과 근접 총격과 함께 롱테이크로 촬영하는 액션 장면입니다. 한 번에 촬영한 건 아니고 여러 번 끊어서 촬영했지만 이어지는 부문을 매끄럽게 연결시켜서 롱테이크로 만드는 원 컨티뉴어스 촬영입니다.
이 롱테이크가 얼마나 긴지 무려 20분이나 되는 구간도 있습니다. 롱테이크 구간은 초반 교도소 탈출 장면이 압권입니다. 교도관을 매수한 후 총을 들고 처제 가족을 탈출시켜서 나오다가 처제 남편이 알게 되면서 교도소에 난동이 일어납니다. 이에 타일러는 경찰과 죄수들과 싸우면서 나아가야 합니다.
이 장면에서 화염병 불이 몸에 붙은 손으로 타격하는 장면이나 꽤 유니크한 장면들이 많아서 눈이 호강했습니다. 여기에 자동차 추격 장면과 함께 기차 액션까지 이어지는 액션은 정말 말 그대로 쉴틈이 없네요. 다만 헬기 장면이나 몇몇 장면은 CG티가 나서 과한 액션 아닌가 했는데 메이킹 필름을 보니 놀랍게도 기차 액션 장면에서의 헬기 장면은 CG가 아닌 실사입니다.
응? 당연히 CG라고 생각했던 장면 중 꽤 많은 장면이 실사 액션 또는 부분 CG 장면에 오히려 크게 놀랐네요. 왜 그런데 CG같이 보이지? 이제는 뭐 CG와 실사가 구분하기 어려워졌네요. 이 영화는 반대로 CG 만능 주의에 실사 액션을 구사해서 피해받는 것도 있네요. 물론 자동차 폭발 뒤집기 장면 등은 부품이 떨어지는 장면이 너무 리얼해서 실사인 걸 알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실사 장면이 있네요.
액션은 여전히 화려하고 화끈합니다. 그러나 액션을 더 진하게 만드는 소금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 스토리가 1편보다 떨어져서 타일러의 행동이 나중에는 이해도 안 가고 그냥 기대도 다 저버리게 되네요. 다만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이드리시 엘바'가 나와서 3편을 기대하게 하네요. 3편은 구질구질한 가족 이야기 다 떼어버리고 팀 플레이 액션 보여줬으면 하네요.
별점 : ★★★
40자 평 : 재미를 추출하려다가 스토리에 걸려서 더디게 나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