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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나는 신이다를 통해 본 폭력의 대물림을 끊는 위대한 용기

by 썬도그 2023.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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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토론 주제로 삼지 말아야 할 것이 2가지가 있는데 바로 종교와 정치입니다. 저는 그 어떤 종교를 믿지 않고 죽을 때까지 믿을 생각은 없습니다. 이는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개신교는 절대로 믿을 생각이 없습니다. 이유는 한국 개신교는 다른 많은 종교에 비해서 배타적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종교라고 하는데 너무나 배타적인 행동들을 많이해서 개신교를 믿을 생각이 없습니다. 이 생각을 더 강력하게 만들어준 건 수 많은 개신교 기반 사이비들 때문입니다. 

<나는 신이다>라는 넷플 다큐가 연일 화제입니다. 엄청난 수위에 깜짝 놀라서 보다 말다 보다 말다 하다가 3화에서 마음의 상처를 다독이는 장면을 보고 겨우 3화까지 봤습니다. <나는 신이다>는 총 4개의 사이비 종교를 다루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모두 개신교 기반 사이비 종교네요. 

왜 개신교 기반 사이비들이 많이 나오는 것일까요? 반면 왜 천주교 기반 사이비는 없을 것일까요? 교황이 있고 없고의 차이일까요? 통일된 조직이 있는 종교와 여러 분파로 쪼개져서 뭐가 사이비인지 정통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서일까요? 서로 사이비라고 공격을 하고 있지만 종교가 없는 저로서는 다 똑같아 보일 때도 많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편지'에서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회사 사장이 주인공에게  센배과자가 든 봉투를 내밀면서 "이 안에 독이 든 센배가 1개 있다면 자네는 먹고 싶은가?" 저에게 한국의 개신교가 그렇게 다가옵니다. 뭐가 뭔지 모를 때는 그냥 다 거부하는 게 낫겠다 싶습니다. 

나는 신이다를 통해 본 왜 우리는 사이비 종교에 빠지게 되는 것일까?

나는 신이다

<나는 신이다>에 대한 여러 반응이 나오지만 1화를 보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왜 사이비 종교에 빠져드는 것이냐는 겁니다. 멍청해서? 아닙니다. 수 많은 엘리트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져는 것을 보면 그건 아닙니다. 특히 다큐 <나는 신이다>에서 다룬 사이비 종교를 보면 오히려 SKY 대학이라고 하는 서울 명문대 학생들을 주축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큐에서 고발자로 나오는 메이플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메이플은 엄마 아빠의 사이가 나빠지자 혼란스러워 했습니다. 기댈 곳이 마땅치 않고 고민을 나눌 사람이 없었다가 떠올린 사람이 사이비 종교를 민는 언니였고 그렇게 서서히 사이비 종교에 빠집니다. 

사이비 종교들은 대단한 포섭 능력들을 가졌습니다. 하나의 비지니스 모델이 있다고 할 정도로 다 비슷비슷합니다. 가장 먼저 서서히 사람을 통제하고 제어하고 정보 차단과 제어를 통해서 인식 체계를 통제하고 관리합니다. 이는 북한과 중국 같은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하고 외부의 정보를 차단하는 것과 비슷하죠. 이렇게 되면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생각을 제어하는 사람의 바람대로 통제가 됩니다. 그걸 바로 세뇌라고 합니다. 여기에 서로를 감시하도록 합니다. 

메이플은 교주를 보고 사이비에 빠진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기 또래의 언니들을 믿고 따랐습니다. 사이비는 한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닌 피라미드처럼 수 많은 사람들이 믿음의  기둥을 만들어 놓으면 그걸 밟고 올라가게 됩니다. 

나는 신이다

제가 인상 깊게 봤던 것은 3화에서 메이플이 자신이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라는 고백을 했습니다. 다른 외국인 여성이 피해자가 될 것을 알면서도 손을 잡아주고 금방 지나간다고 가해자와 동조했습니다. 이렇게 어제의 피해자가 내일의 가해자가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아서 피해자는 자신이 피해를 당했다고 외부에 알리지 못하게 막는 장치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서로 감시하고 정보는 통제 당하고 내가 하는 행동이 옳고 그른 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못하게 할 정도로 일사천리로 몸과 마음을 통제 당하는 세상이 비단 사이비 종교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요? 아닐 겁니다. 검사 출신의 정순신 아들과 수 많은권력층의 비리를 보면 그 이너서클 속의 권력자와 부자들은 우리와 생각하는 자체가 다릅니다. 생각하는 방식이 다른 것은 자연스러울 수 있지만 잘못된 행동, 선을 넘은 행동을 하면 누군가가 휩쓸을 불어줘야 합니다만 우리 사회가 그런 사회입니까? 

자신이 속한 준거 집단의 비리를 봐도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눈을 감아 버리죠. 오히려 내부 고발자가 발생하면 집단 린치를 가하는 사회가 한국 사회입니다. 물론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또래 문화, 집단 문화가 많은 한국은 작은 세뇌 집단이 가득해 보입니다.집단이 되면 사고력이 떨어지는 것인지 도덕성이 떨어지는 것인지 뭉쳐서 선을 넘고 법을 위반하는 행동들을 하는 경우가 있네요. 그럴 때는 누군가가 휩쓸을 불어줘야 합니다. 

메이플이 그렇게 당할 때 누구하나 휩쓸을 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이비 종교를 탈퇴하고서도 휩쓸을 불지 않았습니다. 아니 1번은 불었습니다. 그래서 사이비 교주가 10년 형을 받았으니까요. 문제는 그 이후에도 휩쓸을 계속 불었어야 하는데 한번 지나간 휩쓸 소리가 잠잠해지자 다시 사이비 종교가 피어났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주 강력한 휩씁을 분 사람이 나왔으니 바로 메이플입니다. 

폭력과 악습의 대물림에 휩쓸을 본 메이플의 용기와 아버지

나는 신이다

야만의 시대에 살았습니다. 폭력이 일상이던 한국, 그냥 나라 자체가 병영 국가라고 할 정도로 학교에서 패고 집에서 패고 길에서 팼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때릴 수도 있지라고 할 정도로 폭력에 관대했습니다. 악습의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폭력적인 악습이 지금도 만연해 있습니다. 병원의 태움이라던지 군대의 악습 등등 수 많은 폭력적인 악습이 대물림되었던 나라가 한국입니다. 

최근에 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해독되는 느낌이 들지만 여전히 어두운 곳에서 폭력의 악습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메이플의 용기에 감사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다른 폭력과 달리 성폭력은 수치스러움을 동반합니다. 그래서 가해자가 떵떵거리고 피해자가 숨는 모습도 많이 봤죠. 그러나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면서 사이비교주를 세상에 고발했습니다. 

정말 힘든 결정이었지만 메이플은 구토를 하면서까지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게 이 어둠의 굴레를 끊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섭니다. 전 저 용기가 어디서 나왔나 했는데 딸의 이런 용감한 행동을 응원하는 아버지로부터 나온 것을 봤습니다. 아버지의 든든한 사랑이 있었기에 이 위대한 행동을 할 수 있었네요. 

한편으로는 외국인 피해자들이라서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메이플에게 탈출하라고 카톡을 한 분도 외국인 신자였습니다. 이는 국내 피해자들과 외국인 피해자의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외국도 비슷하겠지만 한국은 여전히 성폭력 피해자에게 대해서 니가 당할만한 행동을 했을거야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 시선 속에서 쉽게 고백을 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10년 전에 용기를 내서 한 국내 피해자의 목소리를 우리는 좀 더 깊게 들여댜 봐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했네요. 

다큐 <나는 신이다>를 보면서 사이비 교주들의 공통점은 성경의 추상적인 언어 또는 시각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것들을 눈으로 보여주면서 사람들을 현혹한다는 겁니다. 사이비 교주들은 말로만 하지 않고 가끔 직접 보여줘서 사람을 홀리게 만들죠. 이걸 보니 넷플 드라마 <글리치>가 떠오르네요. 사이비를 소재로 한 아주 좋은 드라마입니다. 

사기꾼과 사이비의 공통점은 이 알 수 없는 것 투성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설명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안다고 합니다. 과학은 알수록 알수없다고 하지만 사이비는 다 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설명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홀리게 합니다. 

메이플의 용기가 한국의 병든 사회를 조금이라도 좀 더 밝게 해 줄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안의 준 사이비스런 집단 행동에 대한 경각심을 우리 스스로 가졌으면 합니다. 같은 소속이라고 내가 소속된 그룹이라도 합리적 비판을 자유롭게 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네요. 뭔 비판을 하면 부정적이라고 무시하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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