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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원작 동감의 감성을 다 깨버린 리메이크 영화 동감

by 썬도그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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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명작 영화를 리메이크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자신감이 필요로 합니다. 음악은 리메이크 노래가 더 인기가 높은 경우가 많지 않지만 실패해도 큰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다릅니다. 저예산 영화라고 해도 큰돈을 날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나리오 단계부터 원작의 장점을 계승하고 단점을 줄이거나 지워야 합니다. 

하다못해 리메이크 노래도 다른 스타일로 편곡을 하거나 다른 악기 구성해야 원곡을 아는 사람도 다시 찾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리메이크 음악들은 원곡보다 높은 인기를 끌지 못합니다. 하물며 노래가 이런데 리메이크 영화가 성공할 확률은 높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리메이크 영화를 만든다는 자체는 높은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2000년 히트 영화 <동감>을 리메이크한 2022년 영화 <동감>의 문제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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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개봉한 유지태, 김하늘 주연의 <동감>은 과거와 현재가 아마추어 무선 통신 기기인 HAM을 통해서 만난다는 설정입니다. 이 당시 이 설정에 논란이 꽤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가에 개봉한 미국 영화  <프리퀀시>와 소재가 상당히 비슷했습니다. 거의 동 타임에 개봉을 해서 표절 의혹은 서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이쪽 영화계는 시나리오 단계부터 소재의 주요 줄거리를 어깨너머로 훔쳐서 비슷한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지금은 상당도 못할 도덕불감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예전엔 그랬습니다 

<동감>의 영향을 받은 드라마는 김은희 작가의 <시그널>이 있습니다. 원작 영화 <동감>은 1979년에 사는 윤소은(김하늘 분)과 1999년에 사는 지인(유지태 분)이 HAM 통신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과거와 현재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시간 여행물은 아니고 2개의 시간이 HAM 무전기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간단한 설정입니다. 

스토리도 단순합니다. 후반에 두 주인공이 아무 관계가 아닌 깊은 관계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랑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되죠. 그럼에도 원작도 그렇게 엄청나게 좋은 영화라고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유지태, 김하늘이 두 시대를 아주 잘 표현했고 무엇보다 시대가 다른 두 청춘의 설레임이 아주 잘 표현된 청춘 드라마입니다. 그렇다고 두 시대의 사람이 서로 사랑을 한다는 것은 아니고 각각 다른 시대에 살면서 각각 사랑을 하면서 서로에게 연애코치 역할을 합니다. 

2022년 가을 개봉한 리메이크 영화 <동감>은 개봉할 때도 딱히 보고 싶은 마음이 안 들었습니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원작 영화보다 더 만들기 어렵거든요. 특히나 원작 영화 <동감>을 본 분들이라면 원작과 비교하면서 보고 내용을 다 알기에 감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영화 <동감>의 문제점은 얇은 서사에 있습니다. 영화 후반 쿵하게 하는 놀라운 이야기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그냥 두 시대의 청춘이 서로 수다 떨면서 서로의 사랑 이야기를 하는 정도의 가벼운 농담 같은 영화입니다. 다만 유지태가 1999년 시대의 청춘을 1979년 복고 복고한 분위기를 김하늘이 너무나도 잘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리메이크 작품은 여러 문제점이 보이네요. 

1. 1999년 분위기가 많이 안 나는 과거

영화 동감

원작 <동감>은 1979년과 1999년 두 시대의 공기를 아주 잘 담았습니다. 한국 사회가 8~90년대에 폭발적인 성장과 인터넷이 90년대 중반 터지면서 삶의 패턴이 크게 달라졌죠. 돌아보면 이 통신과 인터넷으로 대두되는 통신의 발달이 시대를 크게 변화시켰습니다.이런 변화는 통신뿐은 아니고 패션도 크게 달랐습니다. 

돌아보면 1990년대 초 X세대의 패션이 2023년 지금 패션보다 더 쇼킹하고 센세이션 한 패션이 많았습니다. 사회적인 분위기도 1979년 군부 독재 시대와 1999년 자유로운 시대의 분위기가 크게 달랐습니다. 드라마 <시그널>은 시대가 변했어도 부정부패는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해서 세상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건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줬습니다. 

그러나 1999년과 2022년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있다면 핸드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화, AR 고글과 무인 카페, 원격 수업, 디지털 카메라와 SNS의 활성화 등등 인터넷에 관련된 문화가 크게 달라졌을 뿐 시대적인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한국 사회는 갈수록 보수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형적인 변화는 크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두 시대의 분위기를 잘 담아야 합니다. 원작보다 더 잘담아야 합니다. 그러나 너무 허술하게 담았습니다. 보다 보면 여진구가 있는 시대가 1999년인지 2022년인지 구분도 안 갑니다. 반대로 2022년에 사는 조이현이 사는 시대는 1999년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큰 특징도 없습니다. 

영화 동감

지난 20년 동안 큰 삶의 변화를 이끈 스마트폰는 거론도 안 하고 영화는 헐~, 초딩 같은 1999년에 없던 단어로 퉁 치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그나마 DDR이나 스티커 사진 등을 넣어서 노력했지만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시각이 70%를 차지하는 영화는 보여줘야죠. 여기가 1999년이고 여기가 2023년이라고 명징하게 보여줘야죠. 헐, 초딩이 아닌 스마트폰만 꺼내도 큰 차이점을 느끼게 할 수 있는데 너무 무신경하게 그렸네요. 그냥 촬영하기 편한 방식으로 촬영을 한듯한데 이는 연출이 여러모로 참 문제라고 보입니다. 

영화 동감

요즘 대히트를 치고 있는 뉴진스의 동감이라는 뜻의 디토가 1999년 분위기로 촬영한 뮤직비디오로 8mm 캠코더가 나오는 등으로 당시 분위기를 표현하는데 영화 <동감>도 1999년 캠코더와 2022년 스마트폰을 비교하는 등등 양 시대를 구분하는 확시한 점들을 초반에 엄청 때려 넣어야 하는데 이게 너무 없네요. 

그리고 요즘도 HAM을 사용하는 동아리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HAM이라는 기기가 영화의 시그니처라서 그대로 차용한 듯 한데 다른 것으로 변경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예를 들어서 무늬의 엄마가 사용한 휴대폰에 충전을 했더니 과거와 연결되는 방식이요. 

2.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설정에 대한 공감이 안 간다.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은 영화에서 흔하게 일어나죠. 그래야  현실에서 불가능한 스토리가 주는 재미가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그냥 그래~~ 식으로 우격다짐으로 그리면 안 됩니다. 마법의 이야기를 넣으려면 마법의 순간을 잘 넣어야 합니다. 2000년 <동감>과 2022년 <동감>은 개기월식을 계기로 두 HAM 무선기기가 연결되는 설정을 넣었습니다. 

2000년 <동감>은 개기월식을 개기일식처럼 담는 오류를 범합니다. 개기월식은 지구 그림자가 달을 가려도 달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 붉은색으로 변합니다. 이 점은 2022년 <동감>이 제대로 잘 담았습니다. 문제는 두 주인공이 서로 다른 시대에 산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과정이 2022년 <동감>이 너무 허술합니다. 

영화 동감 여진구

서로가 다른 시대에 산다는 걸 증명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이미 지나간 시간의 기록을 다 알고 있는 미래에 있는 사람이 과거의 사람에게 내일 날씨나 내일 사건 사고나 여러 가지 일을 말해주고 하루가 지나면 바로 증명이 됩니다. 가장 좋은 건 로또 번호 알려주는 것이죠. 다만 로또 번호 알려주면 로맨스가 아닌 코미디 영화가 될 수 있기에 무리수이지만 그냥 내일 사건 사고 말해주면 되죠.

2022년 <동감>은 공중전화 부스가 왜 있는지 모르곘지만 공중전화 부스에 메모를 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걸 보더니 2022년에 사는 김무늬(조이현 분)이 믿습니다. 저거 하나로 믿어버리다니 놀랍고 놀랍네요. 이렇게 영화가 짜임새도 없고 고민도 깊이 하지 않은 흔적이 여기저기서 보입니다. 

3. 너무 허술한 연출

영화 동감영화 동감
2000년 동감

주연 배우인 여진구, 조이현, 김혜윤은 요즘 가장 핫한 20대 배우들입니다. 조이현은 넷플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인상 갚은 연기로 큰 인기를 끌고 있죠. 김혜윤은 <스카이캐슬>로 유명해진 악에 받친 연기를 참 잘합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딱히 잘한다는 느낌이 안 듭니다. 풋풋한 20대 대학생의 느낌은 나긴 하지만 엄청 잘 나는 것도 아닙니다. 

여진구가 풋풋한 대학생 느낌이 나는 연기를 좀 하지만 이 배우들의 연기의 책임은 다 감독에게 있습니다. 각본과 연출 모두를 한 서은영 감독의 연출력이 너무 떨어집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고 영화는 감독 놀음입니다. 특히 이런 20대 배우들이 주연인 영화는 감독의 책임이 더 큽니다. 

영화 동감

영화 연출 전체가 허술하고 재미도 없고 느낌도 없습니다. 원작 영화의 10분의 1 정도 밖에 안 될 정도로 재미가 너무 없네요. 오글거리는 스토리 진행과 대사. 캐릭터 구축도 제대로 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이 <동감>은 핵심 장면을 이상하게 담아 놓았습니다. 

스포라서 말은 못하지만 미래를 알아버린 주인공이 사랑을 위해서 하는 행동이 주는 감동과 미래에 있는 주인공이 죄책감을 가져야 하는데 이게 없습니다. 이게 없어요. 아~ 쏴리~~~ 식으로 너무 가볍게 지나갑니다. 

영화 동감

더 열받게 하는 건 과거의 주인공이 고통받건 말건 그냥 자기 사랑만 쟁취합니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시나리오를 썼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원작과 다른 후반 진행은 오히려 독이 되어 버렸네요. 영화는 원작의 남녀 주인공을 바꿔서 진행하는 모습에 다른 영화가 나올까 했는데 다른 영화가 나왔는데 너무나도 못생긴 영화가 나왔네요. 

2022년 개봉한 영화 중에 가장 안 좋다고 할 정도로 영화가 너무 못 나왔네요. 배우들을 좋아하고 원작 영화를 안 봤다면 그나마 볼만한데 원작 영화를 본 분들은 적극 비추천이고 젊은 배우들을 잘 모른다면 더더욱 추천 안 합니다. 

별점 : ★☆
40자 평 : 동감도 공감도 전혀 안 가는 동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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