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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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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이 망작인 줄 알았는데 열어보니 설 추천 영화

썬도그 2023. 1. 2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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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에게만 있는 영화 시즌인 설 연휴 영화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설 연휴는 위드 코로나로 영화관이 활짝 열렸지만 <교섭>도 <유령>도 노잼이라는 소문이 쫙 퍼지고 있습니다. 개봉 이틀 만에 영화 <유령>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밀렸고 <교섭>도 워낙 입소문이 안 좋아서 밀려날 것으로 보입니다. 

정말 심심한 설 영화 시즌이네요. 넷플릭스에서 오늘 2개의 영화가 오픈했는데 이중 <정이>는 솔직히 별 기대를 안 했습니다. 몇 개월 전에 올라온 예고편을 보면서 AI를 소재로 한 영화인가? 갸우뚱 하게 되면서 동시에 액션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김현주라는 배우가 출연하기에 액션이 가능할까? 의문도 들었습니다. 그보다 AI 로봇을 소재로 한다는 자체가 식상한 소재이고 무엇보다 연상호 감독이 참 걱정스러웠습니다. 

영화 정이 연상호 감독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나 영화가 들쑥 날쑥 하는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죠. 여기에 먼저 본 기자들의 평도 좋지 못해서 망작이 나왔나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기대치를 낮추고 봤는데 보면서 어~~ 이거 왜 이리 잘 만들었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망작일 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꽤 잘 만들었습니다. 미술과 CG가 꽤 좋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울컥하게 되네요. 이거 보세요. 설에 볼 영화 없으면 이 <정이> 보세요. 전 무척 재미있게 봤습니다. 

공각기동대 + 건담을 섞은 듯한 <정이>가 사는 세상

영화 정이 김현주

먼 미래 지구 온난화로 바다 수위가 올라가자 인류는 지구와 달 궤도 사이에 80개의 쉘터를 만들어서 이주를 합니다. 지구는 그 쉘터에 자원을 공급하는 공장이 되어 버립니다. 그런데 그 쉘터 중 3개의 쉘터가 독립 선언을 하고 자신들만의 자치구로 만듭니다. 이에 나머지 쉘터와 지구는 연합해서 이 반란 쉘터 세력과 수십년 간 전쟁을 합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봤죠? '기동전사 건담' 내용과 비슷합니다. 좀 식상하죠. 여기에 식상함을 하나 더 올려 놓는데 바로 인간의 뇌를 전자화 하는 전뇌입니다. 이건 '공각기동대'의 핵심 테크 기술이죠. 2개의 일본 애니를 섞은 생태계를 보면서 끙~~ 하는 마음의 소리를 냈습니다. 좀 더 신박한 아이디어를 낼 수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전투가 벌어집니다. 

영화 정이 김현주

반란 세력과 지구 연합군과의 수십년 간의 전투에서 뛰어난 활약을 한 윤정이 팀장(김현주 분)은 로봇과 대형 전투로봇과의 전투 중에 사망을 합니다. 아주 중대한 미션을 수행 중에 안타깝게 사망을 합니다. 이 윤정이 팀장은 아이들이 피규어로 가지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전투 영웅입니다. 

한 거대한 테크 기업이 이 윤정이 팀장의 뇌를 구매해서 전투 AI 로봇으로 만들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 계획에는 윤정이 팀장의 딸인 서현 AI 연구팀장(강수연 분)이 함께 참여합니다. 어머니의 뇌를 복제해서 전투 AI로 만드는 걸 딸이 엄마라고 느낄 수 있기에 서현 팀장은 수시로 윤리 테스트를 받아야 합니다. 

영생의 삶을 살 수 있는 전뇌 시대에 전뇌의 계급화

영화 정이 미술

공각기동대의 시대처럼 인간의 신체가 여러가지 이유로 지속할 수 없으면 전뇌화를 통해서 영생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각기동대와 다른 점은 전신의체화에는 3가지 타입이 있습니다. 

A타입은 돈 많은 사람들만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의체화하고 인간처럼 대우받을 수 있게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돈이 많이 들어서 주로 부자들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B타입은 결혼, 거주 이동의 자유, 아동 입양 등의 권리가 제한을 받지만 여전히 인간처럼 대우해주는 B타입이 있습니다. 단 뇌 복제 데이터를 정부에 제공하는 조건이 있습니다. 물론 B타입도 A타입과 동일하게 비용이 들어가지만 좀 더 저렴합니다. 

그리고 무료인 C타입이 있습니다. C타입은 인간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뇌 데이터를 민간 기업이나 군사용 등등 모든 분야에서 무제한 복제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러 영화를 레퍼런스로 삼아서 식상한 생태계라고 했지만 이 전뇌를 3단계로 구분한 점은 신선합니다. 

이점은 최근 개인데이터를 금융권 등에 넘기거나 빅데이터라는 이름으로 활용하는 요즘 세태를 어느 정도 반영했습니다. 
윤정이 팀장은 딸의 암 수술을 위해서 전투에 참여할 정도로 가난한 계급이었습니다. 엄마의 뇌 데이터를 기업에 양도하는 조건으로 서현의 암수술비와 생활비를 전부 기업에서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설정에도 헛점은 꽤 보입니다. 먼저 전뇌화 시대에 우주 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에도 인간이 암을 정복하지 못했다는 설정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여러가지 설정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만 생각해보면 전뇌화 시대에서 병을 고치는 의료 연구보다 전뇌화라는 시스템에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승리호보다 좀 더 나아진 정이의 CG와 미술

영화 정이 김현주 미술

저를 포함 많은 분들이 SF물은 한국에서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승리호>라는 한국에서 나오기 어려운  SF영화가 나오고 <고요한 바다>도 한국 영화 치고는 꽤 잘만든 SF 영화가 나오자 사람들이 열광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할리우드와 비교하면 여전히 미흡합니다. 

정이는 이런 점을 잘 알기에 CG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인지 대규모 전투 장면은 없습니다. 초반 전투 장면도 길지 않고 같은 장면을 계속 이용할 수 있게 전투 AI 테스트 시뮬레이션으로 처리합니다. 보면서 액션을 기대했는데 액션 영화가 아닌드라마가 메인인 영화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후반 전투 장면을 보면서 생각보다 액션이 후반에 잔뜩 몰려 있더라고요.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액션은 좀 적은 편입니다. CG들은 나름 꽤 좋습니다. 다소 투박한 연결 동작이 보이지만 후반 액션 장면은 꽤 잘 만들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AI 로봇의 동작은 약간 투박하지만 AI 로봇의 눈동자가 실제 사람의 눈동자가 아닐까 할 정도로 아주 잘 묘사했습니다. 승리호보다는 좀 더 나은 동작들을 보여주네요. 또한 시뮬레이션을 묘사하는 장면도 신개념 기술을 넣어서 몰입감을 올렸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봤던 것은 CG보다는 미술입니다. CG실력이 향상되게 느끼려면 미술팀 실력도 늘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CG로 할 수 없고 올 CG로 하면 할수록 거북함이 느껴집니다. 따라서 연구소 세트가 잘 만들어져야 합니다. 연구소 세트는 정말 잘 만들어졌습니다. 육중한 철문 묘사도 좋고 전체적으로 꽤 좋습니다. 승리호는 콘솔 패널까지 CG로 했다고 하는데 위 현장 촬영 사진을 보면 콘솔도 직접 만들었네요.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둥그런 다이얼을 설치해서 좀 더 현실적으로 담았습니다. 가끔 SF 영화들을 보면 모든 동작을 터치 패널로 만들어서 대충 두들기는 느낌인데 그런 콘트롤러는 비현실적입니다. 방송국 콘솔처럼 물리 버튼에 레버에 동그란 노브들도 있어야죠. 

그런면에서 미술팀에 큰 박수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CG도 꽤 괜찮은 편입니다. 그런데 예고편에서 뇌를 삽입하는 장면이 너무 조악해서 망했구나 했네요. 혹시나 저 처럼 예고편 보고 실망하고 망작이 나오겠구나 기대했다면 기대에 부합하지 않은 <정이>에 좀 놀랄 수도 있습니다. 전투 분량이 좀 적고 러닝타임이 좀 적어서 그렇지 또 한 번의 한국 특수 효과 및 CG와 미술팀의 진화에 박수를 보냅니다. 

정이의 배우들 류경수, 김현주 그리고 강수연

영화 정이 류경수

영화 <정이>는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넷플 드라마 <지옥>에서 인연을 맺은 배우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중에서 류경수는 <정이>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줍니다. 원래부터 연기 잘 하는 배우였지만 <정이>에서 대활약을 하네요. 카리스마 있는 연기가 아주 좋네요. 이 배우는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그리고 김현주

영화 정이 김현주

좀 걱정이 컸습니다. 김현주라는 배우는 멜로 드라마를 많이 출연한 전형적인 TV 드라마 배우입니다. 영화에 출연한 경력은 있지만 크게 주목 받은 영화는 없습니다. 1997년에 데뷔를 했으니 연기 경력은 꽤 깊고 넓습니다. <지옥>을 통해서 재조명이 된 배우로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지옥> 촬영 당시 액션 장면에 흥미를 느낀다고 했는데 이번엔 아예 여전사로 나옵니다. 

액션이라는 것이 얼굴 보이는 장면만 따고 어려운 액션은 대역이 하면 되기에 못할 것은 아니지만 나이도 있고 전문 액션 배우가 아닌데 여전사로 나오는 것이 걱정이 들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액션 연기 너무 잘하네요. 복도를 걷는 장면도 로봇 느낌 그대로 움직이고요. 연상호 감독은 눈동자를 이용해서 로봇과 실제 인간의 구분을 했는데 이 아이디어도 좋습니다. 
배우 김현주도 앞으로가 더 기대되네요. 중견 배우가 앞으로가 더 기대되기 어려운데 김현주 팬이 될 정도로 연기가 좋네요. 

영화 정이 강수연

그리고 강수연. 고인이 된 국민 배우이자 베니스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를 지적하는 것이 불경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할까 말까 하다가 영화로만 판단하자라고 생각해서 적습니다. 영화 <정이> 내에서 보면 3명의 배우 중에 가장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먼저 외모인데 뭐라고 할까 나이를 알 수 없는 얼굴에 수시로 갸우뚱하게 되네요. 자주 봤으면 덜 했을텐데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뭔가 어울리지 않습니다. 

연기는 감정을 절제하고 억제하고 대사도 크게 많지 않아서 연기가 좋다 나쁘다 할 수 없지만 전반과 중반까지는 강수연 배우가 나오는 장면들이 이질감이 많이 느껴지네요. 다만 영화 후반으로 가면 아쉬움이 사라지지만 전체적으로 아쉬운 느낌이 많습니다. 고인의 유작이라서 더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마지막 장면 뒤에 흐르는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빈다는 문구에 가슴에 총 한방을 맞은 느낌입니다. 영화의 엔딩과 실제가 연결되는 느낌에 가슴이 너무 아리네요. 

설 추천 영화로 <정이>를 추천하는 이유

영화 정이 아역

 SF 드라마지만 영화 <정이>가 그리고 싶은 건 가족애 또는 모정입니다. 아무리 다양한 장르, 다양한 소재를 담는다고 해도 가장 감동과 공감을 쉽게 끌어낼 수 있는 건 인간의 기본 욕구 중 하나입니다. 이중에서도 모정이나 가족애는 모든 사람들이 쉽게 공감하고 감동합니다. 그래서 행복주식회사 디즈니는 항상 가족을 강조합니다. <정이>는 A.I가 된 엄마 정이와 그 엄마의 A.I를 연구하는 연구원인 딸 서현 사이의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너무 뻔하다고요? 그 뻔한 것에 우리는 수 많은 돈을 영화관에 납부하고 만족하잖아요. 다만 어떤 방식이냐의 문제인데 마지막 시퀀스에서 예상치 못한 모습에 울컥하게 만드네요. 정말 잘 만든 가족 영화입니다. 설 연휴에 큰돈 쓰지 마시고 집에서 온가족과 함께 <정이>보세요. 온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 <정이>입니다. 다만 몇몇 아쉬운 설정이라든지 액션양이 많지 않지만 후반 흥미로운 액션 장면들이 꽤 눈길을 끕니다. 

우리 인류가 진화를 하고 A.I 같은 첨단 기술에 의존해서 삶을 풍요롭고 윤택하게 한다고 해도 편리 속에서 묵과되고 멸시되는 윤리에 대한 문제를 집는 동시에 세월이 변하고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근본은 가족이라는 묵직함이 꽤 좋았던 영화입니다. 설 연휴 온가족과 함께 보길 권합니다. 

별점 : ★★★☆
40자 평 : 예고편에 속지 마세요. 본편이 진짜입니다. 정이 가는 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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