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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세상 느린 복수극 더 글로리 송혜교가 단점이자 장점

by 썬도그 202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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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연말에 넷플릭스에서 오픈한 8부작 드라마 <더 글로리>는 송혜교가 주연입니다. 연출은 <비밀의 숲>의 안길호이고 작가는 김은숙 작가입니다. 김은숙 작가는 <파리의 연인>을 시작으로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입니다. 김은숙 작가는 대체적으로 다양한 소재의 작품을 쓰지만 로맨스 물이 많습니다. 

최근 한국 드라마가 로맨스 요소를 제거하고 어둡고 습한 미스테리나 추리물이 늘어나는데 반해 여전히 로맨스를 잘 쓰는 작가로 알려져 있죠. 이 김은숙 작가가 청소년 관람 불가의 복수극을 그렸네요. 

송혜교가 장점이자 단점인 <더 글로리>

더 글로리 송혜교가 단점이자 장점

주연이 송혜교입니다. 송혜교라는 배우는 호불호가 강합니다. 저 같은 경우 <태양의 후예>가 대박칠 때도 송혜교가 주연이라서 안 봤습니다. 네 안 좋아합니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사생활이 너무 거시기해서 배우 자체를 안 좋아하고 안 좋아하다 보니 배우가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를 일부러는 아닌데 굳이 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극혐하는 건 아니고 단지 별로 내키지 않은 배우입니다. 이제 막 40대가 된 배우이기도 하죠. 
드라마 <더 글로리>는 송혜교가 주연이자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가는 캐릭터입니다. 4명의 빌런이 있지만 송혜교의 카리스마 넘치는 힘이 어마어마합니다. 

보다가 이래서 송혜교구나. 그렇게 많은 구설수가 있어도 연출자가가 작가가 송혜교를 찾는 이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송혜교 연기 잘합니다. 엄청나게 잘한다고 느껴지지 않지만 평균 이상으로 잘합니다. 이러니 송혜교를 주연으로 택했구나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단점도 있습니다. 

더 글로리 송혜교가 단점이자 장점

송혜교가 연기하는 문동은은 35살의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그런데 그의 대학 선배로 나오는 주여정(이도현 분)은 많이 봐도 30대 초반, 얼핏 보면 20대 후반 나이로 보입니다. 

더 글로리 송혜교가 단점이자 장점

송혜교와 함께 드라마를 이끄는 강력한 카리스마의 박연진을 연기하는 임지연도 20대 후반 정도로 보입니다. 그런데 송혜교는 나이를 알고 봐서 그런지 자기 나이에 맞게 보입니다. 물론 송혜교가 무척 동안이고 표정이 없을 때는 20대까지로 보일 수 있지만 대사를 치고 표정을 하면 나이가 드러납니다. 사람이 30대 중반까지는 서서히 늙다가 이후에는 팍팍 늙고 그걸 각종 시술로 메꾸다고 해도 시청자가 송혜교 나이를 인지하고 봐서 그런지 나이 차이가 꽤 나 보입니다. 

그래서 송혜교가 누가봐도 더 젊어 보이는 이도현에게 선배 선배 할 때마다 현타가 옵니다. 보다가 한숨이 나올 정도입니다. 송혜교 밖에 없나? 송혜교가 연기하는 문동은을 다른 배우들이 연기할 수 있습니다만 또 생각해보니 송혜교가 아니면 누가 있나 할 정도로 젊은 여배우들이 많지 않네요. 그러나 있긴 하네요. 박연진을 연기한 임지연. 이 배우가 송혜교 역할을 했어도 잘했을 겁니다. 

임지연 칭찬을 더 하자면 이 배우는 아주 좋은 배우입니다. 딕션과 연기 모두 좋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계를 이끌 배우입니다. 좋은 영화 못 만나서 그렇지 좋은 영화 만나면 크게 뜰 배우입니다. 임지연의 표독스러운 연기가 빛을 낼수록 송혜교가 후광을 얻는 느낌까지 들 정도로 <더 글로리>의 숨은 주연은 임지연으로 느껴지네요. 여기에 악독하기로는 박연진과 동급인 금수저 전재준을 연기한 박성훈이라는 배우도 눈에 확 들어오는 배우입니다. 

여기에 AI 로봇같은 표정 한 번 크게 변하지 않고 무표정하고 깔끔한 박연진 남편인 건설사 사장인 하도영 역을 한 정성일이라는 배우와 김건우 문동은 어린 시절을 연기한 정지소 등등 놀라운 연기들이 쫙쫙 배치되어 있습니다. 다 보고 나서 알았는데 문동은 고등학생 시절을 연기한 배우가 영화 <기생충>의 정지소였네요. 몰랐습니다. 이렇게 연기 변신을 하네요. 

모든 배우들이 다 연기를 잘합니다. 송혜교는 물론이고요. 다만 송혜교가 다른 친구들과 더 나이 들어 보이는 점이 아쉽다면 아쉽네요. 이걸 지적하는 걸 보면 아시겠지만 드라마는 잘 빠졌습니다. 꽤 괜찮습니다. 

느리고 처절한 복수극 <더 글로리> 그러나 치밀하지는 않다

더 글로리 송혜교가 단점이자 장점

<친절한 금짜씨>를 제대로 본 적이 없지만 워낙 하이라이트로 많이 봐서 그런지 <더 글로리>는 <친절한 금자씨>의 김은숙 버전 느낌도 듭니다. 복수극 하면 박찬욱이죠. 주인공 문동은(송혜교 분)은 아주 가난한 집에서 자랍니다. 달방이라고 하는 하숙집에서 혼자 살면서 겨우 겨우 고등학교 생활을 버티고 있습니다. 

이런 문동은을 학교 일진들인 금수저와 흙수저 연합이 집중적으로 괴롭힙니다. 한국에서 학원 폭력 소재는 정말 끊임없이 나오네요. 그만큼 한국의 학폭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운가 봅니다. 유난스럽게 많네요. 아무튼 박연진(임지연 분)과 전재준(박성훈 분)이 두 우두머리이고 그 밑에 이사라(김히어라 분)가 있고 그 밑에 세탁소집 딸인 최혜정(차주영 분)과 손명오(김건우 분)라는 흙수저가 있습니다. 이 안에서 상하 관계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공통점은 문동은을 끊임없이 괴롭힙니다.

고데기로 문동은 몸 전체를 지져버려 놓아서 평생 흉터를 가지고 살게됩니다. 여기에 학폭을 신고했는데 경찰이나 담임이 숨기고 무마하는 학폭 조력자들까지 참가합니다. 그리고 문동은 엄마는 큰돈을 받고 모든 피해를 합의해 줍니다. 결국 문동은은 자퇴서를 쓰고 학교를 나와서 공장에 취직합니다. 독학으로 공부해서 교대에 편입해서 교원자격증까지 땁니다.

그리고 서서히 자신이 꿈꾸는 자기 파멸적인 느슨한 복수극을 서서히 펼칩니다. 

더 글로리 송혜교가 단점이자 장점

이 복수극에는 뜻하지 않는 손님이 찾아옵니다. 문동은이 쓰레기통 까지 뒤져서 정보를 캐내는 걸 가사 도우미가 발견하게 되죠. 놀랍게도 이 아주머니는 딜을 합니다. 매 맞는 아내였던 아주머니는 자신의 남편을 죽여달라고 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복수의 딜은 이루어지고 아주머니는 문동은에게 고용되어서 복수의 타깃들을 미행하고 정보를 수집합니다. 

보다 보면 버디 무비인가? 할 정도로 두 사람의 관계가 묘하면서도 가장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더 글로리> 드라마 톤이 음습하면서도 깔끔하고 정적인 느낌이 강한데 아주머니가 혼자 온정을 잔뜩 퍼다 부어서 케익 먹다가 김치 먹는 느낌이 드네요. 역시 김은숙인가? 김은숙 작가는 멜로나 대사가 찰진 맛이 좋은데 그 모습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드라마 톤과 어울려 보이지 않습니다. 

더 글로리 송혜교가 단점이자 장점

전제적으로 어두운 편이지만 간간히 밝은 면도 있고 멜로도 가미되면서 밀도가 높지 않고 약간 산만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여기에 바둑을 꽤 중요한 도구로 사용합니다. 바둑은 주변에서 집을 지으면서 가운데를 점령하는 방식인데 이는 주인공 문동은의 복수극과 비슷합니다. 

문동은의 복수는 처절합니다. 교대를 나온 이유도 살아가는 이유도 오로지 박연진 일당에 대한 복수입니다. 그래서 문동은은 끊임없이 연진이에게 향하는 내레이션을 합니다. 문동은의 꿈은 박연진입니다. 박연진을 자신처럼 가진 것도 없고 주변에 아무도 없는 삶으로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이 처절한 복수를 위해서 김밥을 철근같이 씹으면서 과외를 해서 복수극을 위한 돈을 마련합니다. 복수가 상당히 길고 깁니다. 총으로 쏴서 죽이면 간단히 해결되지만 문동은은 서서히 옥죄이는 방식으로 택합니다. 그래서 박연진의 딸이 다니는 사립학교 담임이 되고 뜻하지 않는 동행자인 아주머니를 이용해서 미행과 염탐을 합니다. 이 복수극에 또 한 명이 참여하는데 바로 병원 원장 아들인 주여정입니다. 

이 주여정은 문동은의 학교 선배로 나오고 문동은을 잊지 오랫동안 잊지 못하고 짝사랑하는 인물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게 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주여정이 문동은인 송혜교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는 설정 같은데 누가 봐도 송혜교가 더 많이 나이 들어 보이고 예쁜 얼굴이지만 매력이라고 느끼기 어려운 인물인데 반합니다. 이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결점입니다. 설득이 안 됩니다. 주여정을 연기하는 이도현이 송혜교에 반했다는 설정이 납득이 안 가고 극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입니다.

따라서 그냥 주여정이라는 캐릭터를 오려내서 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 <더 글로리>는 독특하게도 8화까지는 이번에 공개했고 나머지 화인 파트2는 3월에 오픈합니다. 시즌1, 시즌2 개념이 아닌 한 이야기를 둘로 쪼개서 오픈하네요. 이유가 뭔지 모르겠네요. 시청자 반응을 보고 수정할 건 수정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반 사전 제작의 넷플릭스 버전일까요? 아무튼 흥미로운 오픈 방식입니다. 그래서 파트2에서 주여정이 큰 역할을 하기에 파트 1에서 이물감이 느껴지는 걸 견뎌야 하는 느낌이 드네요. 

학교 폭력 가해자들의 붕괴 과정이 꿀잼인 <더 글로리>

더 글로리 송혜교가 단점이자 장점

여러 이슈도 있고 송혜교에 대한 칭송과 아쉬움이 있지만 이건 확실합니다. 학폭러들의 붕괴 과정을 보는 재미가 아주 꿀잼입니다. 그냥 무너지는 것이 아닌 반항도 하고 저항도 하고 같이 맞받아치는 과정에서 주는 긴장과 스릴이 아주 좋습니다. 문동은이 무표정하고 철두철미한 것 같지만 수시로 남들이 안 볼 때 무너지는 모습을 통해서 무표정하고 무심한 것이 아닌 억지로 버티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도 꽤 좋았습니다. 

이런 모습이 오히려 문동은을 강력하게 응원하게 됩니다. 파트2에는 처절한 복수극 또는 반전이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파트 1이 이렇게 재미있으니 파트 2는 얼마나 더 재미있을까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학원 폭력배들을 나이 들어서 복수하는 권선징악 메시지가 아주 짜릿하네요. 추천하는 넷플 드라마 <더 글로리>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세상이 버린 문동은, 스스로 구원해서 복수의 칼을 휘두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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