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영화창고

그레이맨. 상투적인 서사와 액션에 2천6백억을 태운 영화

by 썬도그 2022. 7. 23.
반응형

넷플릭스가 이탈자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늘 수밖에 없습니다. 올 상반기에 선보인 넷플릭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큰 재미를 제공한 영화나 드라마는 많지 않습니다. 가끔 볼만한 드라마를 만들어서 이번 달 월정액은 뺐다고 느끼고 그런 텐트 폴 영화나 드라마가 넷플릭스 가입을 유지하게 하지만 솔직히 최근에는 언제 해지할까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하반기에 기대작들이 많이 나오고 있기에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7월 22일 하반기 최대 기대작인 <그레이 맨>이 오픈했네요. 

CIA의 토사구팽이 된 킬러 이야기? 이미 익숙한 스토리를 채용한 <그레이 맨>

그레이맨. 상투적인 서사와 액션에 2천6백억을 태운 영화

넷플릭스는 OTT 서비스라서 영화 제작비에 큰 돈을 들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가끔은 엄청난 제작비를 들여서 영화를 만듭니다. 폭발 성애자인 마이클 베이 감독의 <6 그라운드>는 기존까지 가장 많은 제작비를 들인 넷플릭스 영화였는데 <그레이 맨>은 그보다 600만 달러 더 많은 2억 달러에 제작을 합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무려 2,600억 원입니다. <외계+인 1,2부> 제작비가 400억 원인 걸로 치면 엄청난 액수의 제작비를 들인 영화입니다. 2,600억이면 '외계+인'을 14부작 드라마로 만들어도 될 정도의 돈이네요. 이 2,600억 원은 전 세계 넷플릭스 가입자들이 낸 월정액에서 나온 돈이기에 이 <그레이 맨>이 재미없으면 많은 넷플릭스 탈출 난민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니 걱정이 될 정도로 영화는 기대 이하의 재미를 제공하네요. 

스토리 자체가 너무 흔하디 흔한 이야기입니다. 
CIA 같은 정부 기관이 더럽고 귀찮은 일을 킬러들을 고용해서 처리했다가 시대가 변했다면서 이 전문 킬러들을 제거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시에라 프로그램 소속이었던 코트 젠트리(라이언 고슬링 분)는 명령대로 요인을 암살합니다만 암살 대상자가 자신과 동일한 시에라 소속 요원임을 알게 됩니다. 아버지를 죽인 죄로 감옥에 있던 코트를 CIA가 빼내 주는 대신 살인 병기로 활용을 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CIA 국장이 시에라 요원들을 제거하기 위해서 다른 시에라 요원에게 암살 미션을 내립니다. 

이 이야기는 이미 007 시리즈나 본 시리즈 등등을 통해서 많이 선보였던 이야기입니다. 어제까지 같은 동료이자 뛰어난 암살 인간 병기들의 전투는 제이슨 본 시리즈로도 충분히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또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네요. 물론 주연 배우와 감독이 다르다고 하지만 큰 얼개는 비슷합니다. 

그레이맨

다른 점이 있다면 코트는 양아버지 같은 존재이자 시에라 프로그램의 창시자인 피츠의 10대 여조카를 보호하는 모습 속에서 다른 시에라 요원과 달리 매정한 살인 병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 구도도 딱 떠오르는 영화가 2개가 동시에 떠오릅니다. <레옹>과 <아저씨>가 떠오릅니다. 

서사 자체가 독창적이지도 새로운 면도 없습니다. 물론 액션 영화의 주인공은 액션이지 서사가 아니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서사가 좋은 액션 영화는 더 오래 길게 그리고 공감이라는 엔진부스터가 터지기에 영화를 좀 더 집중하고 감정까지 이입하면서 보기에 서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레이 맨>은 서사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닙니다. 

반응형

<그레이 맨>의 가장 큰 볼거리는 액션 보다는 3명의 주연 배우

그레이맨

액션 특히 체코 트램 박살 액션이 개봉 1년 전부터 화제였던 <그레이 맨>의 뚜껑을 열어보니 액션보다는 3명의 주연 배우기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먼저 '라이언 고슬링'은 부드러운 상남자를 잘 표현했고 도덕교과서 그 자체인 '캡틴 아메리카'로 유명한 '크리스 에반스'가 콧수염 기른 얌생이 빌런으로 나오는 점이 가장 큰 눈요기입니다. 여기에 007 시리즈 '007 노 타임 투 다이'에서 가장 인상 깊은 액션을 선보인 쿠바 배우 '아나 데 아르마스'의 액션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레이맨

크리스 에반스가 빌런이라니 이 자체만으로도 큰 흥미를 유발합니다. 사이코패스 CIA 요원인 로이드는 결과를 위해서는 민간인도 거침없이 죽일 수 있는 결과를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인물로 나옵니다. 이에 반해 주인공인 식스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코트는 민간인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면 미션 수행을 연기하는 인물입니다. 이 두 대척점과 함께 중립기어 넣은 대니 요원의 앙상블이 꽤 좋습니다. 캐릭터 형성도 배우들의 연기도 좋습니다. 문제는 스토리와 연출입니다. 

초반은 성대했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해지는 액션<그레이 맨>

그레이맨

액션 영화이니 액션 영화는 많습니다. 첫 액션 시퀀스인 방콕 불꽃놀이 바지선 위에서의 액션은 눈뽕이 가득합니다. 불꽃놀이 눈뽕과 함께 불꽃을 쏘는 포가 가득한 바지선에서 싸우는 창의성과 액션은 눈을 얼얼하게 합니다. 아주 좋아요. 좋습니다. 이걸 바랐던 것이죠. 

여기에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프라하 트램은 압권이었습니다. 유럽의 명물인 트램을 박살 내는 규모나 창의성 아주 좋습니다. 좋아요. 그러나 딱 거기까지입니다. 초반 C-130 항공기 액션은 너무 CG 냄새가 진동을 해서 감흥이 떨어졌고 후반으로 갈수록 액션 규모는 그런대로 있지만 지루한 연출로 인해 긴장감이 없습니다. 특히 유럽 궁전 같은 곳에서의 액션과 마지막 액션이라고 할 수 있는 미로 공원에서 전투도 별로네요.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보면 액션은 그런대로 만족스럽습니다. FPV 드론을 이용해서 컷 전환을 하는 것도 새로운 시도로 보이고요. 그러나 창의성이 아주 높은 액션이나 장면은 많이 보이지 않네요. 액션 자체는 그런대로 볼만하지만 <6 언더그라운드>의 화려함이나 창의성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냥 이미 충분히 많은 영화들에서 봤던 액션 구도들이 주를 이루네요. 한마디로 서사와 액션이 너무 상투적입니다. 

어벤져스의 루소 형제의 명성에 마이너스가 될 영화 <그레이 맨>

그레이맨

어벤저스 엔드게임, 인피니티 워 그리고 가장 명성을 높이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루소 형제 연출이라는 점과 2,600억 원이라는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이 정도밖에 뽑아내지 못한 모습은 크게 실망스럽네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액션만 본다면 그렇게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전체적으로 평가하면 <그레이 맨>은 이미 많은 영화를 차용한 그냥 뻔하고 흔하고 상투적인 영화일 뿐입니다. 

<외계+인 1부>도 그렇고 <그레이 맨>도 그렇고 기대를 많이 하면 할수록 더 큰 실망을 안겨주는 영화들이 여름에 많이 보이네요. 돈을 이렇게 투입하고도 비주얼이나 전체적인 액션 규모가 생각보다 소박한 이유가 참 궁금하네요. 참고로 대박을 내고 있는 <탑건 매버릭> 제작비가 1억 7천만 달러로 한화로 2,220억 정도입니다. 이 <그레이 맨>은 2억 달러로 더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고 더 재미없는 영화가 나왔네요. 

이유는 넷플릭스 영화들의 가장 큰 고질병인 유명 배우 출연료입니다. 돈은 돈 대로 쓰고 재미는 드럽게 없었던 <레드 노티스>도 3명의 유명 배우를 멀티 캐스팅하는데 많은 돈을 투입해서 제작비 대비 영화가 풍성한 느낌이 없었는데 이 영화 <그레이 맨>도 두 유명 배우 출연료에 많은 돈을 썼나 봅니다. '라이언 고슬링' 출연료만 260억 원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빌런으로 나오는 '크리스 에반스'도 260억 원을 받았습니다. 더 받아야 할 배우인 '아나 데 아르마스'는 5억 2천만 원을 받았네요. 

두 주연 배우가 500억 이상을 받았습니다. 그나마 <레드노틱스>는 제작비의 30%를 배우들의 출연료에 사용했다면 <그레이 맨>은 20%로 좀 줄였습니다. 넷플릭스가 성공한 게 유명 배우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 때문입니까? 이름도 외우기 어려운 전 세계 영화인 드라마 장인들이 만든 독특하고 놀랍고 창의적이고 세련되고 흥미로운 소재와 표현력에 홀딱 빠지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유명 배우라고 260억, 270억 확확 주면 영화 제작비 대비 큰 재미를 제공하지 못할 수가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그레이 맨>은 액션 영화라기 보다는 두 주인공의 브로맨스 영화로까지 보이네요. 넷플릭스가 앞으로 영화 제작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또 이런 예쁘기만 하고 매력 없는 영화들을 계속 내놓을 듯합니다. 전 참 재미없게 본 <그레이 맨>입니다. 배우들 출연료 좀 깎아서 시나리오 작가에 투자해 보셨으면 하네요. 

별점 : ★★
40자 평 : 2,600억을 두 유명 배우에 태운 상투적인 액션과 서사 향기가 가득한 영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