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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 높은 이유 3가지

by 썬도그 202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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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to the 영 to the 우, 동 to the 그 to the 라미. 요즘 이 대사를 들을 때마다 여름의 습하고 더운 날씨의 짜증이 확 다 날아가는 느낌입니다. 넷플릭스에 볼 게 없어서 매일 해지할까 고민을 하고 있을 때 혜성같이 등장한 드라마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입니다. 

처음에는 우병우? 아니 정치드라마인가 했습니다. 한국에서 검사 출신의 유명인들이 꽤 많은데 이중에서 가장 악명 높았던 사람이 우병우잖아요. 박근혜 정권의 황태자이자 실세였던 우병우, 검사 후배들이 피의자를 모시는 장면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전 국민을 분노케 했던 우병우. 그런데 우영우는 우병우가 아녔습니다. 행동 하나하나가 사랑스럽고 놀랍습니다. 

자폐스펙트럼을 앓고 있는 암기천재 우영우

우병우와 우영우 우연의 일치일까요? 정치병자라고 하는 비판을 들을지라도 전 이게 우연이라고 보여지지가 않네요. 
자폐스펙트럼 증상이 있는 분 중에 세상과의 교감이 어려운 분들도 있지만 그중 일부는 엄청난 암기력과 뛰어난 연산 능력 등등 특정 능력이 천재 소리를 들을 정도로 뛰어난 분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80년대 톰 크루즈와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레인맨>에서 자폐증을 앓고 있는 형이 카지노에서 모든 패를 다 암기해서 돈을 따는 장면을 통해서 처음 알았습니다. 자폐스펙트럼을 앓고 있는 분들 중에 일부는 엄청난 암기 천재들이 있다고 하죠. 

우영우는 암기천재입니다. 이 설정 자체가 전 우병우를 비꼬는 듯했습니다. 솔직히 판사, 검사, 변호사 분들은 형법, 민법 등을 달달 외우는 암기 천재들입니다. 한국의 사법고시 제도가 그 사람의 인격과 그 직업에 적합한 인성과 인격을 갖춘 사람들을 뽑지 않잖아요. 그러니 맨날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 법꾸라지라고 법을 어기지 않는 편법으로 법을 조롱하고 이용하잖아요. 그게 대한민국 법조계의 현실 아닙니까?

법법 외치는 사람들이 법을 이용해서 법망을 잘 피해 가고요. 일반인들이 법을 알 필요도 없고 법 보다 더 큰 행동 제약인 도덕과 상식을 바탕으로 행동합니다. 우영우(박은빈 분) 변호사는 자폐스펙트럼 증상을 앓고 있는데 암기력이 천재급입니다. 이 뛰어난 암기력으로 서울대 및 로스쿨 수석 졸업을 합니다. 

이 설정 자체가 한국 법조계에 대한 돌려까기가 아닐까 하네요. 물론 자폐를 앓고 있어서 취직이 되지 않아야 현실적인데 취직이 됩니다. 그리고 그 취직 이면에 뭔가가 있다는 뉘앙스가 펼쳐지고 있고 이게 드라마 후반에 긴장을 유도할 듯합니다. 그러나 낙하산이건 뭐건 변호사 능력 하나는 탁월합니다. 

단순 암기만 잘하는 건 아니고 필요한 법을 현장에서 법전을 열어보지 않고 바로 꺼내서 변론에 사용할 정도로 뛰어납니다. 물론 자폐스펙트럼으로 인한 반향어라든지 고래에 꽂혀 있고 긴장할 때 손을 반복적으로 움직인다는 등등의 모습을 통해서 비정상인과 다른 행동을 가졌다는 것도 잘 보여주네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푹 빠진 이유 3가지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하는 이야기가 우영우입니다.
"우영우 봤어? 우병우? 아니 우영우, 이상한 나라의 아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그거 어디서 하는데?" 
"넷플릭스 그리고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는 아닙니다. ENA와 함께 만든 드라마인데 ENA가 뭔지 아는 분이 거의 없습니다. 이전에는 KT의 SKY TV라고 했는데 이게 ENA로 이름을 바꿨다고 하네요.  요즘 KT가 콘텐츠 사업에 신경을 많이 쓰네요. 

1. 박은빈, 강태오, 강기영, 주현영 등이 보여주는 엄청난 연기와 캐미

박은빈 배우를 잘 모릅니다. SBS의 스토브리그에서 처음 봤고 그 이후에 박은빈 배우가 나온 드라마를 본 적이 없고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영우는 다릅니다. 박은빈 배우가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는지 몰랐네요. 장애를 가진 주인공을 연기하는 건 많은 배우들에게 설렘과 두려움입니다. 잘 연기하면 연기 스펙트럼을 늘리고 믿고 쓰는 배우가 되지만 연기를 못하면 엄청난 비난을 받죠. 

그래서 박은빈 배우도 이 우영우 캐릭터 제안을 받은 후 1년 동안 거절을 했습니다. 보통 이렇게 배우가 1년 넘게 거절하면 대안을 찾아서 다른 배우 캐스팅하면 되지만 제작사와 감독와 연출진 들은 우영우는 박은빈 아니면 못한다고 생각하고 삼고초려 끝에 박은빈 배우를 캐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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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빈 배우의 눈빛 연기에 놀랐습니다. 초점이 없는 눈동자와 행동 하나 하나가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자폐스펙트럼을 앓고 있는 분들 경험해 보지 않아서 제대로 연기하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연기만 봐도 이 배우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제대로인지 알 수 있습니다. 정말 미세하게 가끔 박은빈 본인의 표정이 발산되는데 그걸 보면서 이게 박은빈이구나 할 때가 있습니다. 웨딩드레스 입는 장면에서 잠시 평상시 표정이 나오는 장면이 너무 놀랍기만 하네요.

마치 영화 <오아시스>에서 배우 문소리가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연기를 하다가 환상적인 장면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처럼요. 

또 한 명의 눈여겨 볼 매우가 있는데 SNL에서 신입기자 역할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주현영입니다. 우영우의 친구 동그라미 역할로 나오는데 영우와 그라미가 만나는 힙스런 인사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네요. 정말 두 배우의 캐미가 놀랍고 사랑스럽네요. 우영우 캐릭터는 정말 사랑스럽고 사랑스럽습니다. 이러니 이 배우에 안 빠질 수 없고 이 드라마에 빠지지 않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이 배우도 참 대단한 배우입니다. 감초 역할로 많이 본 강기영 배우의 정갈하고 깔끔하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딱 톤 조절이 좋은 연기가 참 좋습니다. 애드립도 잘하는 배우로 이 드라마의 숨은 주인공이라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2. 맵고 짜고 않은 마음이 건강해지는 행복 드라마 우영우

넷플릭스 드라마가 재미있는 드라마가 많긴 한데 너무 맵고 짭니다. 넷플릭스를 좀비들이 먹여 살린다고 할 정도로 좀비 드라마가 너무 많아요. 그리고 단발적이고 휘발적인 단순 자극 드라마가 많아요. 물론 좋은 드라마도 많은데 대체적으로 지상파와 케이블을 뛰어넘는 살벌한 묘사와 폭력적인 묘사로 인해 재미만큼 영혼이 많이 털립니다. 

식사도 맛있다고 매일 불닭볶음면만 먹을 수 없잖아요. 그런면에서 우영우가 좋습니다. 우영우는 건강한 드라마고 자극적인 내용이 거의 없습니다. 고래가 나오는 장면은 동화 같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저예산 드라마는 아니고 200억을 들인 중급 규모의 드라마입니다. 오징어 게임이 6회에 400억인데 반해 16부작에 200억으로 많은 예산도 아니고 예상 중에서 대부분은 CG나 세트 촬영에 많이 들어갔다고 하니 드라마 자체가 엄청난 비주얼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박은빈 자체가 CG이고 비주얼이고 사랑이고 귀여움입니다. 하드캐리급이라고 하기엔 주변 배우들이 너무 연기를 잘해서 하드캐리는 아니지만 박은빈 배우가 가지는 마력과 같은 매력이 매주 뿜어져 나오네요. 어제 4화까지 다 봤는데 매주 수,목 드라마라는 걸 알고 수요일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법정 드라마가 아닙니다. 또한 하나의 거대한 서사가 흘러가는 방식이 아닌 매화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고 그걸 사랑스러운 우영우 변호사를 통해서 해결되는 과정이 참 보드랍습니다. 

보고 있으면 입꼬리가 수시로 올라가는 걸 느끼게 되네요. 매주 새로운 에피소드에 새로운 배우들이 등장하는 재미도 큽니다. 빌런이 등장하지 않은 것도 좋습니다. 동료 변호사가 흑화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4화까지는 빌런이 보이지 않네요. 빌런 없는 드라마 좀 만들어주세요. 빌런 없이도 좋은 드라마 만들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우영우네요. 하나 더 바란다면 억지 러브 스토리 안 넣어주면 더 좋겠습니다. 

3. 장애에 대한 세상의 시선을 제대로 담은 우영우

장애를 무슨 장식이나 소재로만 소비하는 드라마들이 있죠. 장애인을 감동 드라마로 활용하는 드라마도 많고요. 장애인은 비장애인들의 감동 소재로 태어난 사람들이 아닙니다. 비장애인과 달리 신체 및 정신적으로 부족한 사람들로 이런 부족함을 사회가 매꾸어주면 더불어 살 수 있습니다. 

이런 몰이해 속에서 나온 단어가 장애우입니다. 장애우는 장애인은 모두 친구라고 인식하는 일방적인 시선입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의 친구가 될지 말지 주체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건 다 무시하고 장애인은 모두 친구이고 모두 도와줘야 한다? 아닙니다. 장애인이 도와달라고 할 때만 도와줘야 합니다. 그게 장애인에 대한 바른 태도입니다. 압니다. 장애인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고 경험하지 못해서 무조건 도와줘야 한다는 그 시선과 따뜻함 누가 모르겠습니까만 장애인을 일방적인 시선으로 보면 안 됩니다. 

3화 펭수로 하겠습니다에서 우영우와 동료 변호사 강태오(이준호 분)이 길거리에서 강태오의 후배를 만납니다. 후배는 우영우의 행동을 보고 장애인을 돕는 봉사 활동을 하는 줄 압니다. 그리고 뜻 모를 화이팅을 외치죠. 이게 일반적인 비장애인들의 장애인을 보는 시선입니다. 장애는 극복해야 하는 장애물로 인식하죠.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면 장애인이 없겠죠. 그냥 장애를 평생 가지고 살아야 한다면 그 자체로 봐야 하고 화이팅 할 일도 없습니다. 물론 좀 더 증상이 나아지길 바라는 응원일 수 있지만 감동 드라마를 써달라는 시선 같아 보이더라고요. 

이 드라마 우영우가 호평을 받는 이유는 장애인들의 상황을 밀도 높게 그리고 있습니다. 우영우 변호사가 장애를 안고 변호를 하는 것이 변호사 우영우가 아닌 장애인 우영우로 보는 세상의 편견에 떠나는 모습이나 펭수를 좋아하는 같은 장애를 앓고 있는 의뢰인 부부의 아들을 변호사가 된 우영우와 비교하는 두 부부의 못난 모습까지. 장애를 그냥 단순 소재가 아닌 진심으로 담고 있다는 모습이 곳곳에 보이네요. 

동그라미 할아버지 이름이 동원빈이라는 장면에서 우영우가 웃지 않는 장면은 실제 자폐스펙트럼이 있는 사람들과 똑같다고 하니 이 드라마가 정말 좋은 시나리오에서 출발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생학까지 다루는 모습은 앞으로 자폐에 대한 사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겠다는 야망도 보이네요. 

날도 덥고 정치와 경제는 연일 폭염보다 더 짜증나는데 한줄기 소나기 같은 건강한 드라마 우영우로 이번 여름 날 수 있겠네요. 추천하지 않아도 이미 입소문이 쫙 퍼져서 많이들 보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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