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영화창고

크로마키 시대를 지나 LED 배경인 버츄얼 스튜디오 시대가 오다

by 썬도그 2022. 7. 5.
반응형

탑건 매버릭이 대박을 낸 이유 중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크로마키 기법을 이용해서 배경에 파란색이나 녹색 앞에서 배경에 거대한 괴물이나 우주선이나 빌런이 있다는 걸 상상하고 연기하는 CG 떡칠물에 대한 거부감 또는 피로감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탑건 매버릭에서도 전투기 폭발 장면이나 고난도 액션은 CG를 이용했지만 많은 부분 실제 액션 장면이었습니다. 

톰 크루즈는 7G 이상의 높은 압력을 받은 모습을 연기로 표현할 수 없다면서 실제로 높은 압력을 표현하기 위해서 실제 전투기 뒤에 타고 연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얼굴 근육들의 밀림 현상이나 떨림 현상이 CG로도 구현이 어려운 모습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CG는 만능 치트키이지만 제대로 구현을 못하면 오히려 비난을 받기 딱 좋은 도구입니다. 

최근에 본 몇몇 한국 영화를 보면 실제로 자동차를 타고 운전해도 되는데 CG로 구현하는 모습에 반감이 생기더라고요. CG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는 차량을 큰 트럭에 싣고 차량에 탄 배우가 연기를 했습니다. 그게 실제 영상이라서 자연스러웠습니다. CG와 실제 영상의 차이는 빛입니다. 실제 영상은 노을이 질 때 얼굴이 붉게 물들고 건물이 붉게 물들며 야외 조명들의 불빛의 영향을 주인공의 얼굴이나 자동차에 그대로 반영이 됩니다. 실시간 반영이죠. 반면 CG는 이걸 일일이 구현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빛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니 CG 구현할 돈이 많지 않은 영화들은 빛이 강하지 않는 흐린 날이나 비 오는 날이나 밤을 배경으로 한 CG 액션물을 만듭니다. 

버츄얼 스튜디오

우리가 좋아하는 마블 영화들이 대부분이 크로마키 배경 앞에서 연기를 하고 CG로 합성한 영화죠. 한국에서 촬영을 해서 큰 이슈가 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한국에서 촬영을 했지만 강변을 달리는 생전 처음 보는 전철을 보면서 이게 한국 로케가 맞나 할 정도로 모든 것을 비틀어 놓더군요. 심지어 임신 중이었던 '스칼렛 요한슨'은 한국에 방문하지도 않고 실내에서 CG로 출연하게 했습니다. 

버츄얼 스튜디오

그래서 요즘은 CG티가 너무나는 영화들은 오히려 반감만 생기게 되네요. 

 

배우들도 고생이죠. 앞에 아무 것도 없는 데 있는 것처럼 연기해야 하는 CG 연기력을 키워야 하는 요즘 시대입니다. 최근에 본 <쥬라기월드 도미니언>에서 거대한 공룡 앞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이 얼굴에 하나도 긴장감이 없어서 하나도 감흥이 안 살더라고요. 배우들의 리액션이 너무 저질이었습니다. 

크로마키 기법의 문제점

버츄얼 스튜디오

그린 또는 블루 스크린 앞에서 쫄쫄이 입은 사람들이 뛰어 다니고 쫄쫄이복 입은 주인공이 연기를 하는 크로마키 기법은 제작비를 많이 다운시켜준 기법입니다. 우리는 마블 영화 같은 공상과학 또는 가상의 공간과 인물들이 나오는 영상에만 CG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지만 생각보다 많은 부문 CG에 의존합니다. 

과거를 재현한 추억물에서는 CG가 필수입니다. 세트를 일부만 만들고 배경이 되는 건물들은 크로마키 기법으로 CG로 입힙니다. 

버츄얼 스튜디오

제가 가장 놀라고 속았던 것은 <스물다섯 스물하나> 드라마에서 설렘 가득한 수학여행의 멋진 노을 풍광이 CG였습니다. 이제는 녹색, 파란색 배경이 필요 없고 하늘 풍광을 CG로 변경하는 시대가 되었네요. 한국 드라마의 품질이 좋아진 이유는 할리우드와 동타임급의 CG 기술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그러나 크로마키 기법의 문제점이 꽤 많습니다. CG 제작비가 꽤 비싸다는 점이 단점이었다가 요즘은 기술력이 좋아지면서 오히려 CG로 하는 것이 제작비를 줄이는 방법이 되었습니다. 그보다는 CG를 입히는 그 지난한 과정과 시간이 문제죠. 그래서 촬영은 2~3달 만에 끝내고 후반 작업인 편집과 CG 작업이 6개월 이상 걸려서 개봉을 1년 후에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버츄얼 스튜디오

80년대 빅 히트작인 영화 <다이하드>의 명장면 중 하나가 이 장면으로 빌런인 한스(알란 릭맨 분)이  고층 빌딩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초슬로 모션으로 잡았습니다. 이 장면이 유명한 이유이자 제가 영화 보면서 가장 놀랐던 장면은 저 배우의 표정이 연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 장면을 촬영할 때 '알란 릭맨'에게 하나 둘 셋 하고 손을 놓겠다고 했는데 실제 촬영시에는 하나 하고 떨굽니다. 마음에 준비를 하고 있던 알란이 바로 떨어지자 알란은 엄청난 공포를 느꼈고 얼굴에 그대로 담깁니다. 가장 뛰어난 연기는 실제 느끼는 것이라고 하고 그래서 메서드 연기가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연기 방법이 아닐까 하네요. 

반응형

크로마키 기법의  단점은 크게 2가지인데 하나는  <쥬라기월드 도미니언>에서 잘 보여줍니다. 배우들이 실제가 아닌 공간에서 가상의 캐릭터를 상상해서 연기를 해야 합니다. 이게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이런 작업 방식이 수십 년이 지나다 보니 배우들 대부분이 연기를 잘합니다만 그럼에도 관람객들은 크로마키 기법의 장면을 상상하게 되게 하는 영상물을 보게 되면 감흥이 확 떨어집니다. 이런 영화적인 감흥을 떨어트리는 것은 배우보다는 빛 때문입니다. 

버츄얼 스튜디오

요즘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제작비가 싸고 안전하고 많이 사용하는 크로마키 기법의 차량 운전 장면입니다. 이렇게 파란색 또는 녹색 천 앞에서 운전하는 척 하죠. 참고로 녹색이나 파란색이냐는 그냥 색의 차이일 뿐이지 뭐가 더 좋고 나쁘고는 없다고 하네요. 이렇게 녹색 배경 앞에서 연기를 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저 배우들의 얼굴과 자동차에 녹색이 가득 비추게 됩니다. 특히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광택 재질이라서 외부의 빛을 바로 반사하게 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CG를 입히려면 차에 담긴 녹색 빛을 다 지워야 합니다. 이 과정이 꽤 오래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LED 월로 실시간 배경 영상을 깔고 연기하는 버츄얼 스튜디오

버츄얼 스튜디오

반면 이 장면은 아주 자연스럽죠. 배경에는 일반 풍경이 담겨 있고요. 배우나 차량의 빛은 자연광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버츄얼 스튜디오

이 촬영 기법의 비밀은 배경에 있습니다. 자동차는 움직이지 않지만 배경은 움직이는 영상입니다. 배경이 되는 공간에 거대한 LED 디스플레이로 만든 LED 월을 만들어 놓고 촬영한 영상을 재생합니다. 그리고 그걸 보면서 배우가 연기를 합니다. 실제 영상을 보면서 연기하기에 좀 더 연기가 살아 있고 연기하기가 편리합니다. 또한 반사 재질의 피사체는 LED 디스플레이를 그대로 받기에 보다 생동감 있게 느껴집니다. 

버츄얼 스튜디오

또한 시공간에 제약 받지 않고 전 세계의 어떤 공간도 구현할 수 있습니다. 해외 로케이션을 하지 않고도 그 장소와 건물 앞에서 연기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버츄얼 스튜디오
버츄얼 스튜디오

이렇게 배경인 중경 원경을 LED 월로 바꾸주면 바로 낮에서 저녁으로 변경도 가능하죠. 그러나 벽이 너무 작아 보이죠. 

버츄얼 스튜디오

이 정도면 어떨까요? 좀 더 크기에 영상 촬영하기 더 좋습니다. 그러나 이 보다 더 큰 LED 월이 한국에 있습니다. 위 영상처럼 벽면만 LED 디스플레이로 하는 것이 아닌 하늘까지 LED 디스플레이도 달아서 공간 전체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버츄얼 스튜디오

CJ ENM은 파주에 버츄얼 스튜디오를 만들었습니다. 벽과 하늘까지 LED 디스플레이로 배경을 만들었고 그 앞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강연을 하거나 예능을 촬영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CJ ENM의 의 버츄얼 스튜디오의 장점은 마이크로 LED라서 해상도가 아주 높습니다. 

버츄얼 스튜디오

이 LED 월을 이용해서 촬영한 드라마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의 만달로리안 시리즈에서 LED 월에 촬영한 영상을 띄운 후 그 앞에서 연기를 했습니다. 디즈니사는 CG로 구현하려고 했지만 만달로리안 캐릭터의 광택 나는 헬멧과 갑옷에 정교한 빛을 CG로 입혀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배경에 LED 디스플레이를 틀어 놓고 연기를 하게 했더니 만달로리안 헬멧과 갑옷에 자연스러운 빛이 녹아들어 갔습니다. 

이 만달로리안 이후로 전 세계에서 LED 월을 이용한 버츄얼 스튜디오가 늘어가기 시작했고 한국도 4개 이상의 버츄얼 스튜디오가 운영 중에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이 아이폰 13 프로로 촬영한 단편 영화 '일장춘몽' 후반 집단 군무 장면을 보면 배경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CG로 구현한 것은 아니고 버츄얼 스튜디오에서 거대한 LED 월에 영상을 띄워놓고 배우들이 춤을 추는 장면입니다. 그래서 어색하지도 않고 아주 역동적입니다. 

버츄얼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면 장점이 꽤 많습니다. 배우들이 실제 영상을 보면서 연기하는 것도 장점이지만 실시간으로 편집이 가능합니다. 기존에는 배우들이 허공 같은 공간에서 연기를 한 후에 CG를 입혔다면 버츄얼 스튜디오에서는 촬영 후 바로 편집할 수 있을 정도로 후보정 과정이 아주 짧아졌습니다. 또한 감독들은 배경이 되는 영상을 실제로 보면서 현장에서 공간 촬영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융통성도 갖출 수 있습니다. 

근 미래에는 해외 로케 장면을 촬영팀이 나가서 360도 카메라로 꼼꼼하게 스캔하듯 촬영한 영상을 가지고 돌아오면 그걸 버츄얼 스튜디오에서 재현을 해서 연기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하죠.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버츄얼 스튜디오를 가진 나라는 한국입니다. 한국의 CJ ENM이 과감한 투자를 해서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TV 패널을 이어 붙여서 만든 버츄얼 스튜디오가 가장 큽니다. 마이크로 LED라서 해상도가 엄청 좋습니다. 그래서 배경을 살짝 아웃포커싱(배경 흐리기)를 넣는 다른 버츄얼 스튜디오와 달리 배경도 선명하게 담을 수 있다고 하네요. 

버츄얼 스튜디오

점점 실제가 아닌 가상 현실을 구현하는 영화 기술이 진화하고 있네요. 그리고 이 버츄얼 스튜디오 기술의 최첨단을 한국이 걷고 있네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