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맨틀까지 내려갈 것 같은 명동 상권 붕괴

by 썬도그 2021. 12. 5.
반응형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업지역은 누가 뭐라고 해도 명동입니다. 항상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은 크리스마스가 되면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처럼 밀려다니기도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명동은 한류 열풍과 중국 관광객들의 저가 패키지여행 붐이 일던 2010년대 중반 그러니까 2012~2016년까지 전성기를 구가하다가 2016년 사드 사태가 터지고 중국이 한한령을 발동하면서 붕괴되기 시작합니다. 

<2014~2015년의 명동 풍경>

한한령 발동 이전에도 명동 상권은 붕괴 조짐이 살짝 보였습니다. 왜냐하면 이 해외관광객들 그것도 너무 중국 관광객 위주로 돌아가게 되면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도 분산투자가 기본이듯이 한국 관광객 또는 한국 소비자를 외면하면 안 됐습니다. 가장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올 때는 중국 관광객을 위한 이벤트가 엄청 많았고 중국어로 호객행위를 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중국인지 한국인지 모를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명동은 한국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사드 사태가 2016년 터지자 명동 상권은 붕괴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내릴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 가장 타격이 적은 분들은 건물주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코로나가 잠시 잠깐이면 몰라도 2년을 넘어서 3년까지 이어질 조짐을 보이자 종로구와 명동 상권은 더 크게 위축이 되었고 지금은 건물을 통으로 내놓아도 사려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위 사진은 2020년 5월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코로나가 본격화 된 것이 2월이니 3개월 만에 유동인구가 90% 이상 줄었습니다. 다른 곳보다 명동이 더 조용했던 이유는 중국 관광객을 포함 해외 관광객이 사라져서입니다. 관광객 상대로 한 상권이다 보니 국내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았을 겁니다. 그럼에도 버티는 가게들이 많았습니다. 

보통 이런 전염병 사태가 터지면 1달 매출의 1/3을 가져가는 임대료도 낮추고 국가는 세금을 덜 받거나 낮추고 동시에 상인들도 고통 감수를 같이 해야 겨우 버팁니다. 해외 국가들 보면 월 1천만 원~2천만 원도 그냥 세금으로 팍팍 지원합니다. 한국 정부는 달랐어요. 먼저 임대료 제한 걸지 않았어요. 지금도 걸지 않아요. 유럽은 전염병 사태로 상가 영업을 제동 걸면 그 대신 임대료 50% 강제 인하와 함께 지원금을 같이 줘요. 그런데 한국은 오로지 임차인인 상인들에게 고통 분담을 시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이러니 상인 치고 현 정부 좋아하는 사람 없죠. 

그나마 영업 시간 제한을 걸면 지금은 그에 합당한 보상을 세금으로 지원을 해주는 법이 생겨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연일 확진자가 늘어도 영업시간 제한을 잘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전처럼 오후 9시까지 하잖아요. 영업제한 보상금으로 세금 엄청나게 나갈 겁니다. 그래서 인원 제한만 하는 것이고요. 

그럼에도 2020년 5월에는 장사가 안 되어도 버티는 상가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며칠 전인 2021년 12월 초에 가본 명동은 간판의 불만 들어오고 영업을 하지 않는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명동은 크리스마스 옷으로 갈아 입었스빈다만 보시면 대형 건물 상가 불빛이 거의 다 꺼져 있습니다. 여기는 롯데백화점 본점 맞은편으로 명동에서 가장 큰 대로입니다. 

이니스프리가 있던 건물은 간판까지 내려졌습니다. 디스코 부동산 서비스에서 보면 이 건물 1동이 2015년 543억 원에 거래가 되었을 정도로 엄청난 가격의 건물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건물이 비었습니다. 근처 건물은 화재까지 발생해서 그냥 싹 다 불이 꺼져 있습니다. 

무심한 크리스마스 트리만 켜 있네요. 

그럼에도 대로변에는 사람들이 꽤 왔다 갔다 하고 노점상인도 보입니다. 하지만 켜져 있는 건물은 거의 다 유명 브랜드입니다. 매출과 수익에 연연하지 않은 브랜드들만 보입니다. 

그러나 모든 이면 도로 상가들은 이런 상태입니다. 보세요. 불이 켜져 있는 곳이 없습니다. 건물 전체가 불이 꺼져 있습니다. 

철거, 인력 광고 딱지가 곳곳에서 보이네요. 요즘은 상가 철거업이 호황이라고 하죠. 다만 음식점, 카페 폐업이 많아서 중고 주방 및 테이블 의자를 구매하는 황학동 중고매매센터도 불황이라고 하네요. 

이렇게 대기업 매장은 그나마 불이 켜져 있지만 유동인구가 많지 않고 손님이 거의 없습니다. 그럼 임대료라도 낮춰주던가 해야 하는데 한국 건물주들이 임대료 깎아주는 분들입니까? 물론 구조적인 문제도 있어요. 임대료를 낮추기는 쉬워도 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 보호법이 강력해서 10년 동안 임차인을 내쫓을 수 없고 최대 5%만 인상할 수 있습니다. 2년마다 재계약을 하는데 5%가 최대 인상입니다. 이러다 보니 장사 안 될 때 임대료를 50% 이상 깎아서 계약한 후에 그걸 다시 100% 만드는데 20년이 걸립니다. 따라서 제약을 두지 않으면 임대료를 기존보다 80% 인하도 가능하지만 그걸 다시 올릴 수 없기에 그냥 저렇게 방치하고 있습니다. 

반응형

가장 좋은 방법은 스타벅스처럼 매출 연동 임대료 제도가 정착화 되면 이런 고통을 건물주와 상인 모두 고통 분담할 수 있습니다. 매출 오르면 건물주도 좋고 매출 낮으면 건물주도 같이 울고요. 따라서 건물주가 임차인을 고를 때 아주 신중하게 고르고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는 임차인은 건물 빌리기도 어려워져서 자연스럽게 자영업 진입장벽이 높아질 겁니다. 

이재명 더민주당 후보가 소상공인/자영업자 간담회에서 “마구 식당을 열어서 망하는 것은 자유가 아니다. 좋은 규제가 필요하다”며 “음식점 허가 총량제를 운영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라고 말을 했다가 많은 비판을 받았고 말을 취소했습니다. 음식점 허가총량제 같은 것 하지 말고 매출 연동 임대료 제도를 추진해 보세요. 물론 건물주들이 싫어하겠지만 이러다 정말 다 죽습니다. 이 불황에도 스타벅스 웃고 있는 것 보세요. 

전 세계에서 카드 사용률이 높은 나라인 한국, 모든 매출이 투명하게 보이는 나라에서 왜 못하겠습니까. 물론 임차인들이 양심적으로 운영해야죠. 카드 매출 말고 현금 매출을 몰래 숨기면 안 되겠죠. 실시간으로 매출을 건물주가 알 수 있게 하면 건물주가 갑자기 매출이 확 줄어서 찾아가 볼 수도 있고요. 

이 필라 키즈는 아예 1년 동안 휴업을 했네요. 내년 봄에는 코로나가 잠잠해질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오미크론이 터졌네요. 다만 이 오미크론이 악마일지 천사 일지는 아직까지 모릅니다. 전파력이 3배 높다는 점은 밝혀졌고 치명률이 문제인데 만에 하나 감기와 같은 낮은 치명률이라면 큰 걱정을 안 해도 도고 오히려 오미크론이 지배 바이러스가 되면 마스크를 보다 빨리 벗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임대료 이야기 나와서 말인데 명동 지하상가 여기는 건물주가 서울시입니다. 서울시설공단으로 알고 있는데 코로나 시국에도 임대료 낮추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서울시가 이런데 건물주들만 손가락질할 수도 없네요. 

몇 년 전에 불꺼진 명동거리를 새벽 시간에 사진으로 담아볼까 했는데 오후 8시에도 담을 수 있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많은 상점들의 불이 꺼졌습니다. 하루빨리 이 코로나 사태가 잦아들었으면 하네요. 무능한 정치인들로 인해 더 고통받은 자영업자들. 해결책은 매출 연동 임대료 제도인데 이게 또 이해관계가 다 달라서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전세도 점점 전월세에서 월세로 이동하고 있는데 서서히 제도가 바뀌어야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