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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이장호 감독의 바보선언을 보고나서

by 썬도그 2007.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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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이 영화에서 본 여배우 이보희는 천사같은 모습이었다. 아니 저렇게 예쁜 한국 배우가 있었단
말인가?  사실 TV에서 해준 이 영화를 끝까지 보게 된이유의 반은 이보희 때문이었다.

뭐 나중엔 어우동같은 에로물에도 다수 출연하여 천사의 이미지는 다 훼손되었지만

83년작  이장호감독이 연출한 바보선언은  참 특이한 영화이다.

내러티브의 있긴 있는데  허무맹랑과 과장된연기 온통 메타포로 점철된 은유화법으로 떡칠해 있다.
사건의 개연성은 찾아봐야 찾아볼수가 없다. 

한마디로 독일의 표현주의 미술작품을 본듯한 난해한 영화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은유화법의 영화가 아니다.
그 80년대를 살아본 그당시를 지켜본 청춘이었다면  이해가 가고 고개를 주억거릴만한 이야기와 울분을
담고 있다.

80년대 한국사회는 머리위에 무엇인가를 이고 사는것처럼 무거웠다.  사회전반적인 엄숙주의가 깔려
있었고 경쾌함과 다이나믹함은 찾아볼수가 없었다. 관에서 만들어준 놀이터에서 노는것이 소일거리였던
한국인들 그 당시는 그랬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이장호감독 스스로가 출연한  영화감독이 높은 빌딩에서 투신해 자살한다.
그리고  꼬마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사람들이 영화를 보지 않고  스포츠만 본다며  한탄하는 목소리를
내 뱉는다.  80년대는 정말 스포츠에 국민들이 미쳤던 시대이다.  그 당시 대학생형 말을 들어보니
국민들을 바보로 만드는 정책에는 3S가 있는데  SEX, SPORTS, SCREEN이 있는데  미국은 SCREEN
일본은 SEX 그리고 우리나라는 SPORTS를 택했다고 한다. 뭐 맞는말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그 당시 대통령인 전두환이 스포츠광신도자 였으니 프로스포츠를 출범시킬수 있었을것이다.  그 스포츠
중흥시대를 국민들이 온몸으로 기쁘게 받아들이고 너도나도 야구장 축구장을 찾아갔었다.  나 또한 프로야구
떄문에 미쳐버렸던 중생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80년대는 최악이었다.
조금만 사회를 어둡게 그리고 현실을 그린 영화라고 해도 영화심의에 걸려 제작조차 되지 않았다.
어우동같은 에로영화들은 어찌나 심의에 잘 통과되는지 그 당시 한국영화 만들었다 하면 태반이 에로물이었다.

뭐 가수들 앨범뒤에 건전가요를 집어넣어야 했던 시대에 무슨 자유가 있을수 있었을까
가수들은 온통 사랑노래 영화는 온통 뻘건 영화제목을 달고있은 에로물 회색빛 건물들  정말 획일화된 사회가
80년대 한국이 아니였나 싶다.

이 영화 바보선언은 그런 사회분위기를 직접나서서 싸우지 못하고 영화감독이란 지식인 특유의 해학과
비꼼으로  80년대 사회를 비판한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시도하지못한 온갖 실험적인 모습들이 많이 담겨 있는데 바보선언
이후로도 이런 실험정신강한 장편영화를 보지 못했다.

영화에서 사운드는 정체불명의 소리들을 마구 때려 넣는다.  오락실의 방구차, 제비우스, 겔러그소리도
들리고 팝송에 판소리, 타령까지  영화화면과 그 음악이 잘 어울린다. 가장 압권은  어린아이가 국어책
읽듯  읽어주는 해설이다.  마치 무성영화에서 변사가 상황을 설명해주듯 어린아이가 상황을 설명해
주는데 그 모습에서 이 영화의 매력의 정점을 찍는다.

정말 바보같은 시대에  바보같이 살아야 정상처럼 보였던 80년대를 멋지게 비꼰 영화~~
정권비판과 현실비판인 이영화를 몰라보고 영화심의위원회 직원이 이장호감독이 영화제목이 자꾸 심의에서 걸리자 20개나 만들어와서 고르라고 했는데 그중 고른 제목이 바보선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영화심의위원회 직원분덕에 잊혀지지않는 영화제목이 된듯하다.
바보선언~~~  만 하지 않았을뿐이지  80년대는 바보들의 시간이었던듯 하다.  바보만이 행복할수
있었던 시대.




추가로

남자주인공인 김명곤씨는 나중에 서편제로 대스타가 되었구 문화부장관까지 지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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