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황정민과 범인이 육박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흥미가 없어서 영화 보면서 글을 쓰고 있네요. 후반부는 안 봐도 뻔하게 그려지겠죠. 넷플릭스에서 이번 주에 오픈한 영화 <인질>은 황정민이 열심히 홍보하던 영화였습니다. 코시국에 개봉하는 자체가 무리수라고 할 정도로 요즘 개봉하는 영화들이 여전히 없습니다. 뭔 놈의 바이러스 세상이 2년이나 지속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게다가 내년도 어떻게 될지 모르고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 <인질>은 코시국이 아니었어도 큰 인기를 끌기 어려웠을 겁니다. 영화가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네요. 영화 속 대사로 말하면 재수 없어! 와 역겨워!로 대신하고 싶습니다. 너무 심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 제 심정이 그렇습니다. 아니! 영화가 인간미가 있어야지 배우 황정민 영웅 만들기로 만들면 누가 재미있게 보려고 하겠어요. 다른 면이 있어야죠. 아무리 외유내강 제작사와 황정민이 끈끈한 관계라고 해도 이렇게 그리는 건 너무 속 보이는 것 아닐까요? 영화관에서 안 본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유명 배우의 납치 실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인질>
영화 <인질>은 중국 영화 <세이빙 미스터 우>를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배우 오약보 납치 사건이라는 실제 일어난 사건을 담은 영화로 유덕화가 주연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원작 자체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영화도 아니고 스토리도 별거 없습니다. 유명 배우가 납치 되었다고 풀려나는 내용입니다. 만약 납치된 배우가 죽었다면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죠. 유족들이 뭘 기념한다고 이런 영화를 만드냐고 하니까요.
따라서 어떻게 납치 되고 어떻게 풀려나느냐의 과정이 중요한 영화입니다. 원작 자체가 큰 재미가 없음에도 이걸 리메이크하겠다는 것은 원작보다 더 재미있게 만들 자신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원작과 다른점은 영화 <인질>은 배우 황정민이 극 중 역할이 배우 황정민입니다. 즉 누구를 연기하는 것이 아닌 그냥 배우 황정민을 연기합니다. 천만배우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배우 황정민은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다가 납치를 당합니다. 그리고 인질범들은 황정민에게 돈을 요구하죠. 그런데 그 납치범이 머무는 곳에는 이전에 납치된 인질이 또 있었습니다. 인질범들은 얼마를 줄 수 있냐고 말을 건네자 황정민은 5억을 주겠다고 합니다.
어째 인질범이 인질답지 않게 호기를 보이지?
보통 배우던 일반인이든 누구나 납치를 당하면 공포에 질려서 인질범이 시키는 대로 따릅니다. 비록 죽을지 몰라도 그렇게 따라야 살 확률이 높아지니까요. 그게 현명합니다. 그러나 황정민은 다릅니다. 어차피 돈을 줘도 죽일 것이라고 직감을 하고 탈출할 생각만 합니다. 여기서부터 이질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보통 인질 그것도 유명인이면 돈을 달라는대로 주고 경찰에 맡깁니다. 아니면 외부와 연락을 하거나 메시지를 줘서 자신의 위치를 알게 하거나 찾게 하는 역할을 하죠.
그마저도 용기 있는 행동이고 대부분의 인질은 오들오들 떨다가 시키는대로 따를 뿐입니다. 그러나 황정민은 약을 빨았는지 정신줄을 놓은 건지 탈출할 생각과 함께 인질범들과 두뇌 싸움을 합니다. 너무 비현실적입니다. 죽을 각오를 하면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황정민 아닙니까? 우울증 걸린 사람도 아니고 죽음을 각오합니다. 그 이유가 어차피 인질범들이 돈을 줘도 살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를 대지만 이게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관객은 어떻게 이 난관에서 벗어나고 어떤 방법으로 벗어나는지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황정민 원맨쇼, 슈퍼히어로 황정민을 담은 영화 <인질>
황정민 원맨쇼입니다. 배우라는 특징을 이용해서 연기로 속이고 말로 속이고 인질범들을 혀와 뇌로 가지고 논다고 할 정도로 황정민 혼자 다 합니다. 같은 인질은 황정민의 인성을 위한 액세서리로만 역할을 합니다. 보다가 인질범이 하는 대사에 너무 공감이 갈 정도입니다.
"착한 척하지 마!"
세상에나 마상에나 인질범이 하는 대사에 감동을 받을 정도입니다. 실제 생활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영화에서까지 그것도 인질 상태에서도 인간 본연의 모습, 무섭고 두렵고 떨리는 걸 보여줘야지 무슨 슈퍼히어로처럼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다만 그런 건 있습니다. 인질범이 나를 죽여도 내 인성만큼은 파괴할 수 없기에 호기롭게 대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족 이야기가 나오면 움찔하고 두려워라고 해야죠. 너무 무서워하지 않는 모습이 없다 보니 긴장감이 하나도 없습니다. 긴장감 없는 스릴러는 김 빠진 콜라처럼 맛이 없습니다. 스릴이 사라지니 보이는 건 잔혹함 밖에 없습니다.
필요 이상의 폭력과 잔혹성을 굳이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요?
그나마 눈에 들어오는 배우는 인질범들의 두목 최기완 역을 연기한 김재범입니다. 얼굴에 살기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딱 봐도 무서움이 콸콸 나옵니다. 이 배우는 무서운 행동을 하지 않아도 얼굴만으로도 살이 떨릴 정도로 연기가 좋네요. 또 하나 좋은 점은 황정민이 출연한 빅히트 영화인 영화 신세계 출연 배우인 박성웅을 이용한 장치나 트릭은 좋네요.
또한 외유내강 영화답게 카 체이싱은 아주 좋네요. 저예산 영화라서 카 체이싱 없을 줄 알았는데 꽤 있고 박진감 넘치네요. 차라리 카 체이싱을 좀 더 보강을 하죠. 나중에 외유내강에서 카 체이싱을 소재로 해서 서울 곳곳을 담아 보세요. 카 체이싱 장면은 정말 좋네요. 현실감 절고요. 정작 황정민이 없는 장면이 최고의 장면으로 손꼽아지네요.
후반에는 오후 10시까지 두목이 돌아오지 않으면 황정민을 죽이라고 명령을 해놓았는데 그 시간이 다가오면서 쪼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쪼는 맛이 없습니다. 스릴러 영화가 스릴이 없어요. 시계를 보면서 1분 1초 긴장을 하게 하는데 이게 없어요. 왜냐하면 황정민이 다 해 먹거든요.
그냥 황정민 원맨쇼이고 황정민을 둘러싼 모든 배우들이 액세서리로 역할을 합니다. 인질도 인질범도 경찰도 다 황정민을 꾸미는 존재들로 나옵니다. 나중에는 대충 봤습니다. 김 빠진 콜라를 마시다가 그냥 버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만들면 관객들이 좋아하는 게 아닌 황정민만 좋죠. 아니다 황정민 본인에게도 이 영화는 오히려 필모에서 감점인 영화입니다. 게다가 과도한 클로즈업은 왜 이리 남발하는지 모르겠네요. 부담스러울 정도입니다.
협업 플레이를 해야지 단독 연극 같은 영화 <인질>이었습니다.
별점 : ★★
40자 평 : 황정민 슈퍼히어로 만들기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