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가 멀리 뛰려고 움츠렸나 봅니다. 1년 이상 구독하던 넷플릭스가 너무 볼 게 없어서 지난여름 잠시 떠났습니다. 그러다 D.P가 초대박을 냈고 모두 D.P를 봤는데 굶고 있기 어려워서 다시 넷플릭스에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이 초대박을 칩니다. 넷플릭스는 250억 투자해서 1조 이상의 주가 상승의 빨간 맛을 봤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 10월 15일 공개된 <마이 네임>입니다.
언더커버 장르물 '마이 네임'
한소희라는 배우를 잘 모릅니다. 초히트 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단 1화도 안 봤습니다. 저에게는 처음 접하는 배우입니다. 이 배우가 주연을 한다는 자체가 도전이죠. 그런데 넷플릭스는 도전을 아주 잘합니다. 신인 배우를 주연으로 기용해서 큰 성공을 거둔 <스위트 홈>이 있기에 큰 기대를 하고 봤습니다. 요즘 넷플릭스 각성을 했는지 맛 좋은 드라마 참 잘 만듭니다.
<마이 네임>은 액션 드라마입니다. 예고편에도 아주 살벌한 액션들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액션물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액션이 많지 않고 오히려 스토리가 더 강한 드라마네요. 그럼 스토리를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윤지우(한소희 분)는 마약범인 아빠 윤동훈의 딸입니다. 조직에 있는 아빠는 가끔 딸 윤지우를 찾아오지만 누가 마약범 아버지를 좋아하겠습니까. 고등학생인 윤지우 학교까지 마약범 아버지라는 소문이 퍼지고 경찰은 항상 윤지우를 따라다니니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던 아빠가 지우 생일날 지우가 사는 집에 찾아갔다가 문 앞에서 총을 맞고 죽습니다. 자신의 눈앞에서 죽은 아빠의 복수를 하겠다면서 지우 앞에 아빠의 절친인 동천파 보스인 최무진(박희순 분)은 지우를 살인할 수 있을 만큼의 힘을 키워주겠다면서 조직에서 몸을 만들게 합니다.
그리고 최무진은 아빠를 죽인 사람이 경찰이라면서 현장에서 발견한 총을 주면서 복수를 돕습니다. 최무진은 윤지우의 신분을 세탁하고 오혜진이라는 새로운 신분을 만들어 줍니다. 그렇게 윤지우는 경찰 내에 잠입하게 되고 아빠를 죽인 원수를 찾기 시작합니다. 오혜진이 된 지우는 수시로 동천파 두목 최무진에게 경찰의 수사 상황을 보고합니다.
여기서 좀 덜컹거립니다. 아무리 주인공이 복수를 꿈꾼다고 해도 거대 마약 조직의 두목을 돕는 주인공의 모습이 썩 보기 좋지 못합니다. 또한, 아무리 아빠 친구라고 해도 자신의 행동이 어떤 행동인지 알고 있고 복수를 하겠다고 마약범을 돕는 모습이 납득이 잘 되지 않습니다. 물론 어린 나이이가 세상 물정 모르고 황소같이 복수만 보고 달리는 어리숙함이라고 생각하면 넘어갈 수 있지만 3화까지 보다 말았습니다.
게다가 이 언더커버 장르물은 탑티어가 있습니다. 바로 영화 <무간도>입니다. 홍콩 영화 <무간도>를 본 사람들은 다른 언더커버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항상 <무간도>와 비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워낙 <무간도>가 잘 만들었어야죠. 이런 언더커버 물의 핵심은 경찰과 조폭 세력 사이에 누가 먼저 끄나풀을 적발하고 알아채느냐입니다. 주인공이 발각될까 말까의 쪼는 맛이 좋아야 합니다. 이 쪼는 맛이 없으면 재미가 확 떨어집니다.
<마이네임>은 이 쪼는 맛이 좀 약합니다. 오혜진 형사로 침투한 동천파 언더커버인 윤지우는 경찰의 최무진 합동 작전까지 방해합니다. 정말 친 아버지처럼 따르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걸 보면서 아빠 친구 이상의 지극정성에 감탄이 아닌 왜 저렇게 최무진에게 진심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최무진 없으면 죽고 못하는 정도로 나오니 점점 재미가 떨어집니다. 아빠의 복수는 복수고 자신이 하는 나쁜 행동에 대한 인식조차 없더라고요. 나쁜 행동 하는 주인공을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그렇게 3화까지 보고 이틀이 지난 후에 4화를 지나 6화부터 달라집니다.
지루하던 마이네임 6화부터 달린다
3화부터 5화까지 주인공 윤지우가 필요 이상으로 조폭 보스인 최무진에게 적극 협조하는 모습에 반감만 늘어가면서 점점 재미가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액션 드라마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액션이 적습니다. 화끈한 근접 타격 액션은 초반에 좀 있지만 카 체이싱도 없네요. 그러다 6화부터 달라집니다. 윤지우 아니 오혜진 형사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던 동천파를 배신한 그러나 동천파를 쓸어 버리려고 했던 도강재(장률 분)를 죽이면서 거대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옵니다.
보면서 흔한 언더커버 드라마구나했습니다. 그런데 이 <마이 네임>은 6화부터 8화까지 반전을 계기로 질주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그랬구나라는 작은 감탄사가 나오면서 전력질주를 합니다. 경찰과 조폭 두목 사이에서 진실 게임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보면서 이거였구나 이걸 위해서 지루한 구간을 넣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후반 반전이 쎄네요. 따라서 5화까지 좀 견디면 6화부터 질주합니다.
그렇다고 엄청난 액션이 있는 건 아닙니다. 기대했던 액션보다는 액션 분량이나 규모는 약합니다. 한소희의 액션 연기가 볼만하고 꽤 자극적이고 카메라 워크도 꽤 박진감 있습니다. 다만 액션 중간 중간 마치 합을 잘 맞춘 듯 상대방 액션을 기다리는 듯한 살짝 덜컹 거리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전체적으로는 액션 연출이 좋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주요 액션이 실내에서만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야외에서 사물을 이용한 액션이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네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에 탐복하다. 특히 도강재를 연기한 장률 당신말야!
배우들의 연기들이 아주 좋습니다. 한소희는 이 드라마를 통해 처음 보는 배우인데 6화부터 연기가 엄청납니다. 아빠를 죽인 놈을 죽이기 위해서 괴물이 되어가는 모습이 아주 리얼합니다. 여기에 교회 오빠 같은 따뜻한 성품을 가진 츤데레 전필도 형사를 연기한 안보현도 핸섬함과 뛰어난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두 배우보다 더 눈에 확 들어오는 배우가 있는데 바로 도강재입니다. 장률이라는 배우가 연기하는 중간 보스 그러나 드라마 전체를 하드 캐리 하는 도강재는 이 영화의 잔혹함을 이끄는 주요 인물입니다. 이 도강재 연기를 엄청난 연기 포스로 담아냅니다.
지금 포털에서 마이 네임으로 검색하면 관련 검색어로 도강재가 있을 정도입니다. 저만 도강재를 눈여겨보는 것이 아니라는 소리죠. 그렇다고 다른 배우들이 연기를 못하냐 아닙니다. 스포라서 말은 못 하지만 경력이 높은 배우들의 연기가 또 꽤 좋습니다.
넷플릭스 전 세계 순위 4위까지 오른 마이네임 또 하나의 K드라마 히트작
6화부터 달리다가 중간에 약간 한숨이 나오는 장면이 있고 난 후 또 다른 놀라운 이야기가 터지고 폭주합니다. 와! 스포라서 말은 못 하고 답답스럽기까지 하네요. 아무튼 6화부터 8화까지 한 달음에 봤습니다. 새벽 1시에 6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다 보고 나니 새벽 3시가 넘었네요. 졸린 시간에 정신이 말똥 할 정도로 후반 파괴력이 아주 좋네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 <마이 네임>은 전 세계 넷플릭스 드라마 순위 4위까지 올랐습니다. <스위트 홈>이 전 세계 넷플릭스 드라마 순위 TOP10 안에 들었다고 화제였는데 이제는 BTS처럼 쉽게 순위권에 들어가네요.
액션 맛집인 줄 알고 액션 시켰더니 맛 좋은 반전 드라마를 내놓았네요. 오징어 게임보다는 인기가 높지 않겠지만 <마이 네임>도 또 하나의 인기 한국 드라마가 되고 있고 될 것이 확실합니다. 추천하는 드라마입니다. 요즘 한국 드라마를 약 빨았는지 정말 잘 만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