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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대한민국 군대의 병폐를 고발한 추천 넷플드라마 D.P

by 썬도그 2021.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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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해지한다고 블로그에 쓰면서 그 이유를 볼 게 없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1달도 되지 않아서 다시 돌아왔습니다. 넷플릭스 대신 다른 월정액 VOD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했는데 넷플릭스보다 더 볼 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D.P가 재미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더군요. 넷플릭스 드라마 D.P를 보기 위해서 다시 넷플릭스에 복귀하자마자 왜 넷플릭스를 봐야 하는지을 알았습니다.

이런 독특한 소재의 드라마는 넷플릭스가 가장 잘합니다. 돌아보면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지상파들이 기승전연애라는 닥치고 연애드라마가 많이 사라졌고 지금은 무슨 드라마를 방영하는지 관심도 없습니다. TV를 안 본 지 몇 년이 되었네요. 

한국 군대를 고발한 드라마 D.P

헌병 중에는 탈영병을 잡는 헌병이 있습니다. 이들을 D.P라고 합니다. 전역 후 학교에 복학하고 술자리가 있을 때마다 짧은 머리에 후배가 있어서 학교 다니는 줄 알았더니 군인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방위냐고 물으니 D.P라고 합니다. D.P가 뭐냐고 물으니 헌병인데 사복 입고 탈영병 잡는 일을 한다고 하네요. 후배에게 물어보니 탈영병들이 잡을 때 반항하냐고 하니 그런 탈영병도 있는데 대부분은 자포자기한 상태로 잡힌다고 하네요. 

생각해보면 탈영병은 군대에서 나와 있을 뿐 흉악범이 아닙니다. 돌아보면 탈영병은 끊임없이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20대 초반 나이에 어디에 갇혀 있는 자체가 큰 고통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수십 년이 지나도 분단국가이고 남자는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야 합니다. 언제까지 이 청춘의 꿀 같은 시간을 군대에서 보내야 하는지 한숨만 나오네요. 돌아보면 한국은 10,20대 시기에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점이 많습니다. 그게 학교와 군대라는 병영문화가 주는 고통이 꽤 크죠. 항상 달라졌다 나아졌다고 하고 학교는 그나마 많이 개선되는 듯 하지만 여전히 왕따 문화가 존재하고 군대는 최근 성추행 문제를 보면 한국 군대가 변하느니 통일이 더 빠르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런 한국 군대를 신랄하게 비판한 드라마가 D.P입니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한준호 이병. D.P가 되다

원작은 김보통 작가의 <D.P 개의 날>입니다. 시대 배경은 2014년으로 박근혜 정권 시절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군대에 있는 고인물들이 변하지 않고 특히 별을 단 인간들이 변하지 않아서 돌아가는 틀은 동일합니다. 지금은 구타가 거의 금지되었고 스마트폰까지 지급해서 저녁에는 카톡도 하고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변했고 실제로 구타 사건이 스마트폰 지급 후 많이 줄었다고 하죠. 

그러나 2014년에는 지금보다 더 어두웠습니다. 특히 육군은 구타 문화가 심했고 그중에서도 헌병은 더 심했을 겁니다. 
D.P는 시작하자마자 한준호(정해인 분)가 군대한 후 구타를 당하는 모습으로 시작되면서 군 입대 하루 전을 보여줍니다. 치킨집 배달업을 하던 한준호에게 사회의 괄시는 한준호를 더 어둡게 만듭니다. 한준호는 폭력을 마구 휘두르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서 폭력의 일상에 찌든 인간입니다. 그러나 정의감과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강직한 성품도 있습니다. 

한준호는 헌병 부대에 배치받자마자 인간 말종 같은 병장으로부터 구타를 당합니다. 보고 있으면 남자들은 자신의 군 시절을 떠올릴 겁니다. 저도 한 선임이 떠오릅니다. 엄 병장이라는 그 인간 아직도 생각나네요. 

한준호 이병은 뛰어난 눈썰미로 D.P 중사인 박범구 중사에게 발탁이 됩니다. D.P는 2인 1조로 움직이는데 한 병장이 병원에 있어서 새로운 요원을 착출해야 하는데 한준호 이병이 선택됩니다. 그렇게 선임과 함께 탈영병을 잡으로 강남에 갔는데 빽이 좋은 선임은 탈영병은 안 잡고 지하 룸살롱에서 술이 떡이 되도록 먹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에 탈영병은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이에 큰 충격을 받은 한준호 이병과 달리 선임은 거짓말로 그 상황을 무마하려고 하죠. 이에 한준호 이병은 선임을 두들겨 패서 영창에 갑니다. 그리고 새로운 선임이자 원래 D.P였던 한호열 상병(구교환 분)이 D.P 조장이 되어서 한준호 이병과 탈영병을 잡으러 다닌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어두울 줄만 알았던 D.P 속에서 빛나는 웃음을 만드는 구교환 배우

물 만난 물고기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구교환이라는 배우를 영화 <반도>에서 처음 봤습니다. 워낙 팬이 많아서 이름은 알고 있었는데 이 배우가 왜 인기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이 D.P에서 알았습니다. 이런 배우였구나. 깐족이라는 단어가 인물로 만들어지면 한호열 상병이 아닐까 할 정도로 엄청난 연기를 보여줍니다.

보면서 올해의 캐릭터가 아닐까 할 정도로 구교환의 연기는 엄청납니다. 첫 등장부터 범상치 않더니 6화가 끝날 때까지 심각한 상황에서도 농담을 던지는 아이언맨의 가벼운 버전 느낌이었습니다. 소재 자체가 아주 어둡고 음습해서 보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구교환이 연기하는 한호열 상병이 끝까지 웃음을 유발합니다. 그렇다고 가벼운 캐릭터도 아닙니다. 알듯 모를 듯한 속 깊은 이야기도 툭툭 던집니다. 한호열 상병이 너무 재미있고 좋다 보니 하나 사다가 옆에 두고 싶을 정도로 매력 넘치는 캐릭터입니다. 

궁서체 같은 정해인이 연기하는 한준호 이병과 촐랑체 같은 구교환이 연기하는 한호열 상병의 캐미가 아주 좋네요. 이 커플을 위해서라도 시즌2를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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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영병을 통해서 본 한국 군대의 문제점을 고발한 D.P

한국 군대 참 문제 많습니다.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최근 일어난 군대 안 성추행 피해 여중사들이 육해공에서 모두 나온 점은 놀랍고 화가 너무 납니다. 얼마나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면 대통령이 극대노를 해도 이 집단은 안 변합니다. 정말 분단국가가 아니면 가장 먼저 규모를 축소해야 하는 곳이 군대입니다. 또한 서열이 아닌 능력 위주로 계급을 배치해야 합니다. 

먼저 군대 속 정치와 서열 문화입니다. 먼저 만년 중사인 성품이 따뜻하고 병사들을 동생처럼 여기는 박범구 중사(김성균 분)가 왜 만년 중사인지 아주 잘 보여줍니다. 반면 연줄 만드려고 노력하면서 중사인 박범구를 가지고 노는 못난 그러나 부대마다 꼭 한 두 명은 있는 임지석 대위(손석구 분)를 통해서 왜 한국 군대가 문제가 많은지를 잘 보여줍니다. 보면서 군 시절 못난 대위와 소위 2명이 떠오르네요. 군대는 다를 줄 알죠? 가보면 더 심해요. 사회는 그나마 합리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여전히 상명하복이라는 명령 아래 인권 말살, 정치적 행동 및 보신주의 문화가 팽배함을 고발합니다. 

또 하나는 구타 및 집단 괴롭힘 문화입니다. 군대 간 조카에게 물어보니 요즘은 내무반(생활관)에 선임과 졸병이 같이 있지 않고 같은 동기끼리 모여 있어서 생활관에서 구타나 괴롭힘이 없다고 하네요. 이런 변화는 무척 좋습니다. 또한 스마트폰 쥐어주니 남 괴롭힐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게임하고 드라마 보고 영화 본다고 하네요. 

그러나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겠죠. 돌아보면 탈영 사건이나 부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보면 발단은 집단 괴롬힘이 많습니다. 얼마나 심한지 90년대로 기억되는데 소대장이 병사들의 소대장 길들이기에 못 이기고 탈영을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거대한 충격이었고 이후 부대 문화가 좀 변했다고 하네요. 

남자들끼리 있다 보니 구타 사건이나 왕따 사건이 있으면 그에 대응하는 책임 추궁 및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가해자는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피해자는 계속 고통을 받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여중사들 자살 사건들을 보면 가해자들을 감싸는 문화가 여전히 많습니다. 

이 D.P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이자 가장 슬픈 대사가 "뭐라도 해야 할거 아냐"입니다. 뭐라고 해야 변하지 안 변한다는 말은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네요. 그 변하지 않는 증거로 1953년에 생산한 수통을 지목합니다. 저도 군 시절 1950년대 제조된 수통으로 물을 마시면서 이게 한국 군대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무리 아낄 걸 아껴야지 수통을 아끼고 병사들 물품을 아낍니까? 물론 2014년 풍경이고 청년비례 대표로 나온 김광진 의원이 극대노 하면서 수통 교체를 요구해서 수통이 교체가 되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국방부가 무척 싫어할 겁니다. 그러나 최소 군대에서 전역한 예비역은 너무 통감하면서 봤을 겁니다. 이 D.P는 다분히 한국적인 이야기와 소재이지만 동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출처&nbsp;https://flixpatrol.com/title/dp/

어느 집단이나 구타가 있을 수 있지만 특히 아시아 여러 국가들은 여전히 구타가 기본 태도인 나라가 많습니다. 비록 한국 군대 이야기지만 그 안에 있는 수많은 병폐와 문제점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특히 한 사람을 괴롭히는 왕따와 구타에 대한 고통은 만국 공통어가 아닐까 하네요. 

탈영 사태를 통해서 한국 군대의 문제점과 함께 인간애 넘치는 장면도 꽤 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스포라서 말은 못 하지만 몰티 홀의 문제 편입니다. 마지막 장면은 저도 모르게 울컥했네요. 어둡기만 했던 정해인이 연기한 한준호 이병이 점점 마음을 여는 모습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 같은 것도 많죠. 먼저 한준호 이병이 엄마에게서 마음의 문을 닫았는데 이 마음의 문이 열리는 과정은 시즌2에서 봤으면 하네요. 

넷플릭스라서 가능했던 드라마 D.P 강력 추천하는 드라마 

이런 소재의 드라마는 넷플릭스 밖에 못 만듭니다. 그리고 다시 느끼지만 이게 넷플릭스의 장점이자 매력이고 제가 돌아온 이유입니다. 6부작 드라마라서 반나절이면 다 볼 수 있고 한 번 보면 6부까지 한 번에 다 볼 정도로 몰입도가 높네요. 보면서 감동과 울분이 섞여서 쏟아져 나오기도 하지만 구교환의 포텐 터지는 매력으로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실제 주인공은 구교환이 아닐까 할 정도로 군대 소재 드라마 치고는 너무 재미있네요.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배우들이 나이들이 많습니다. 40대 배우들이 20대 초반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크게 문제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20대 배우들이 더 많이 나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구교환이 상관으로 나와야 해서 안 되겠죠. 주말 추천하는 드라마 D.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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