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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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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발신제한이 아닌 기획제한, 연출제한

썬도그 2021. 8. 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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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중에는 조연출 같은 연출부로 실력을 다지다가 입봉 하는 분들이 참 많죠. 특이한 경우는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했다가 연출까지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각본을 쓰다 연출까지 하는 경우는 꽤 자연스럽습니다. 영화의 뼈대는 뭐니 뭐니 해도 시나리오니까요. 그 시나리오에 영상이라는 살을 붙이는 작업이 영화입니다. 

그러나 편집 기사가 연출까지 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영화 편집이 뭘까요? 우리가 보는 유튜브 영상들은 편집과 자막으로 재미를 우겨 넣은 영상이 많습니다. 편집은 지루한 부문은 도려내고 영화에 리듬감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영상 원재료를 잘 다듬어서 영화 관객이 보기 좋게 만드는 역할을 하죠. 

따라서 편집은 연출 못지 않게 아주 중요합니다. 2021년 코로나를 뚫고 개봉한 CJ ENM 제작 배급한 영화 <발신제한>의 감독은 김창주입니다. 이분 잘 모르죠. 

편집 기사 출신의 감독 입봉작 <발신제한>

필모그래피를 보면 김창주 감독이 편집한 영화들이 꽤 많네요. 흥행 성공한 영화도 있고 망한 영화도 있고 천차만별입니다. 대체적으로 대중영화들을 많이 편집한 분입니다. 편집이 뭘까요?

위에서도 잠시 말했지만 편집은 지루한 부문은 줄이고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을 영상 컷의 배치를 통해서 맥락과 개연성을 정교하게 하거나 밀도를 높이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보통 이 편집은 감독과 편집기사가 함께 작업을 합니다. 영화는 감독이 전체적인 책임을 져야 하고 특히 한국은 감독 권한이 강하기에 감독이 편집에 참여를 많이 하고 적극적으로 합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감독 독단으로 했다가는 너무 주관에 매몰될 수 있기에 잔뼈가 굵은 편집 기사의 조언을 듣고 서로 의논하고 토의하면서 장면 컷과 배치를 조율합니다. 

즉 현장에서 찍어온 영상들을 편집실에서 잘 요리를 해서 영화관에 보게 됩니다. 그러나 영화라는 것이 감독 놀음이지만 이게 또 돈이 안 되면 안되기에 감독의 욕심대로 만들면 영화가 길어지고 재미없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작자 입김과 함께 편집기사가 좀 더 대중성을 높이는 편집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감독판, 제작자판을 볼 수 있는 것이죠. 

감독의 의도대로 편집한 걸 감독판, 제작자의 입김이 강한 건 제작자판입니다. 보통 보면 감독판이 러닝타임이 더 긴 것을 볼 수 있는데 감독이 의도한 대로 만들어서 좀 더 개성이 넘칩니다. 편집 기사는 단순히 엔지니어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편집 기사들 중에 경험이 많은 분들은 초보 감독에게 조언이나 해결책을 많이 제시해 주기에 초보 감독에게는 경험 많은 편집기사와 촬영감독이 붙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보통 편집기사들은 영화의 개연성과 맥락 전달에 도사들이 많습니다. 김창주 감독은 편집 기사로 잔뼈가 굵은 분으로 최소한 영화이 개연성이나 맥락은 아주 잘 담을 것으로 예상합니다만 그럼에도 입봉작이기에 대기업인 CJ ENM은 김창주 감독에게 2016년 개봉작인 스페인 영화 <레트리뷰션: 응징의 날>을 리메이크한 영화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했을 겁니다. 그게 바로 <발신제한>입니다. 이 영화는 철저한 기획 영화입니다. 

영화 <발신제한>을 다보고 <레트리뷰션: 응징의 날>를 유튜브에서 봤는데 영화를 리메이크한 게 아닌 배우와 대사와 배경만 바꾼 영화라고 할 정돌 거의 똑같은 영화입니다. 심지어 자동차 추격 시퀀스 앵글 처리 등도 거의 비슷합니다. 스토리는 두말할 것도 없고요. 리메이크를 하면 보통 같은 장면도 다르게 해석해서 넣는 경우도 많은데 그냥 그대로 다 따라 했네요. 

폭탄이 설치된 차량 안에서 협박범과의 대결을 담은 <발신제한>

조우진의 첫 주연작인 <발신제한>의 스토리는 꽤 단순합니다. 은행 센터장인 성규는 중학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을 태우고 출근을 하다가 정체모를 전화를 받습니다.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자신을 아주 잘 알고 있고 결정적으로 차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는 소리에 확인차 좌석 밑을 촬영해서 보니 진짜 폭탄이 있습니다. 이런 협박 전화는 부점장도 받았고 두 사람은 출근길에 잠시 만나서 대화를 나눕니다. 테러범은 차에서 내려서도 안 되고 경찰에 연락해서도 안 되며 다른 사람이 알아서도 안되며 자신에게 화가 나게 해서도 안된고 협박합니다. 이 4개의 조건을 어길 시 폭탄은 터진다고 하죠. 

그러나 이런 협박을 다 믿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부점장 아내가 차에서 내리다가 차량이 폭발하고 이를 바로 옆에서 보던 센터장은 협박범의 말을 믿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뒤에 있던 아들 다리가 폭발로 날아온 파편에 찔려서 피를 많이 흘립니다. 협박범은 34억을 입금하라고 다그칩니다. 그것도 당장입니다. 아들이 다쳐서 병원에 가야한다고 사정사정을 해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흉악범인지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고 말합니다. 

너무 단순한 구도입니다. 차에 폭탄이 있고 그걸 달고 시내를 달리고 협박범이 시키는대로 해야 합니다. 마치 영화 <스피드>를 보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스피드와 달리 카체이싱이나 놀라운 자동차를 이용한 액션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빈 테이블 박살내고 달리는 정도라고 할까요? 별다른 액션이 없지만 긴장감을 유발하는 이유는 2가지인데 하나는 폭탄입니다. 

영화 2시간 내내 주인공 몸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고 그걸 지켜보는 사람이 언제든지 스위치를 누를 수 있다고 해보세요. 언제 터질까 조마조마하죠. 이는 아주 단순한 구도이지만 그 조마조마함은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마치 로또 뽑기의 흑화 버전이라고 할까요? 보통 이런 설정을 하면 주인공이 이 외통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하거나 뛰어난 머리로 벗어나려고 하지만 이 영화 속 주인공은 그런 시도를 하지도 할 수도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주인공에 대한 기대는 거의 없고 영화 전반 내내 협박범에게 시달리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장면만 나옵니다. 그러다 후반에 협박범의 정체 및 약점을 알아내고 해결해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 그런식으로 풀어가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전반에는 상한가를 치다가 후반에는 하한가를 칩니다. 또한 후반에는 액션이 아닌 드라마로 끝나 버립니다. 

경찰이 다 망친 <발신제한> 

한 무고한 시민이 협박범에게 협박을 받고 있는 상황을 경찰이 알아야 하지만 경찰에 연락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부점장 차량이 터지는 장면이 담긴 CCTV를 분석하다가 폭발 현장에서 도주한 센터장(조우진 분)을 테러범으로 오인합니다. 이런 상황은 아주 자연스럽죠. 

그렇게 쫓기던 센터장은 경치 좋은 해운대 바닷가 앞에 차를 세우게 되고 경찰은 주변을 감싸고 이 테러범으로 의심대는 센터장에게 항복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센터장은 협박범이 시키는 대로 차에 폭탄이 있다고 말하죠. 이에 경찰은 바리케이드를 세우고 뒤로 물러납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센터장은 일부러인 듯 누군가의 말을 전하는 뉘앙스로 말합니다. 그러나 경찰은 이걸 캐취 하지 못합니다. 

폭탄이 있다니 일단 폭발물 처리반인 E.O.D가 다가가서 상황을 알아봅니다. 경찰은 협박범이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주변 무선 전파를 모두 차단하는 재밍을 실시합니다. 재밍을 했기에 경찰이 아! 센터장이 협박 당하고 있구나를 인지한 줄 알았습니다. 게다가 중학생 딸이 아빠 죽이려고 저격수들이 있다고 폭탄이 있는 앞자리로 일부러 앉는 걸 보면 누가 봐도 범인이 따로 있고 센터장은 협박당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죠.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임에도 경찰은 센터장이 가족을 인질로 삼고 테러를 하는 테러범으로 오인합니다. 

아니! 왜 어떤 미친놈이 가족을 인질로 협박을 해요. 하려면 모르는 사람이나 원한을 가진 사람에게 하죠. 그래서 경찰은 살인사건 나면 원한관계가 있나 찾아보잖아요. 그러나 K경찰의 무능함을 표현하려는 것인지 모든 상황을 다 인지하고 심지어 다친 아들까지 문짝을 떼어서 보호하고 딸을 데려가려고 시도까지 한 경찰이 왜 저격수를 배치하고 센터장을 테러범으로 의심합니까? 여기서 부터 영화는 떡락하게 됩니다. 

그러니 동생이라는 사람을 검증도 없이 투입하게 되고 테러범인 센터장을 설득하려고 하죠. 와! 보면서 이게 말이 되냐? 뭐야 이거라고 생각하면서 원작 다이제스트 영상을 봤는데 이 장면이 원작에도 있습니다. 그럼 리메이크작인 <발신제한>이 편집이나 잘못된 시나리오로 만들어졌다는 건가요?

흥미가 확 떨어집니다. 흥미가 떨어지다 보니 CG로 만든 헬기의 말도 안되는 기동 장면은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그나마 볼만했던 건 배우들의 열연과 제네시스 GV80

<발신제한>이 왜 발신제한인가 했더니 협박범과 통신을 막기 위한 재밍을 말하는 거네요. 그게 비록 경찰은 의례적인 행동이고 폭탄 관련 사고라서 하는 것인데 이걸 영화 제목으로 쓴다? 제목 자체도 참 후집니다. 차라리 모르는 번호를 받아서 생긴 <발신번호 표시제한>이라고 하죠. 

그나마 볼만했던 건 조우진과 특히 딸로 나오는 이재인 배우가 아주 연기를 잘 하네요. 이 배우 앞으로 자주 봤으면 해요. 그리고 실질적인 주인공인 제네시스 GV80입니다. 항간에는 GV80이 주인공이라는 말이 있고 제가 봐도 GV80 질주 영상이나 장면은 너무도 좋네요. 요즘 한국 차량들 디자인들 퀀덤 점프를 했는지 외제차 디자인 뺨을 때릴 정도로 좋습니다. 그중에서 GV80은 너무 좋죠.  GV80 모터쇼라고 할 정도로 영화에서 매끈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충돌 같은 장면으로 내구성 좋은 것도 넣으면 완벽한 모터쇼 영화였을 겁니다. 

후반에 밝혀지는 협박범과 그 이유 그러나 재미는 폭망

영화 후반에는 협박범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이게 너무 쉽게 밝혀집니다. 그리고 협박범이 센터장 가족을 협박한 이유가 나옵니다. 사연 없는 협박범없죠. 그 사연이 아주 구구절절합니다. 그 이유가 현실과 맞닿아 있어서 공감대도 높습니다. 한 순간 협박범의 감정에 동기화되어버립니다. 

그러나 갑자기 등장하는 것이가 이유가 그렇게 구구절절하면 그전에 억울함을 해소하려고 너무 급진적인 방법을 택한 점 등등은 아쉽네요. 또한, 너무 이야기가 단순하게 그려집니다. 약간의 사회 비판성이 있지만 그것도 세련되지 못합니다. 

발신제한이 아닌 기획제한, 연출 제한을 걸고 싶은 영화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CJ 이미경 부회장입니다. 자본이 없으면 적극적으로 홍보를 할 수 없습니다. 기나긴 아카데미 선거전을 물적으로 큰 도움을 준 것이 CJ그룹입니다. 

그런데 영화 <기생충>은 빈부격차의 심화를 신랄하게 비판한 영화입니다. 가난이 선이고 부는 악이다라는 이분법이 아닌 세상이 점점 가진자는 더 가지고 못 가진 자는 더 가난해지는 현실을 고발했죠. 이는 부자들과 자본가들의 각성이 없으면 이 극심한 빈부격차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거대 자본 세력 중 하나인 CJ가 그런 사회비판적인 소재와 주제의 영화를 통해서 또 큰돈을 벌었습니다. 아이로니컬 하죠. 

CJ그룹과 롯데그룹으로 인해 한국의 영화관 문화는 세계 최고 수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점점 돈을 버는 산업화가 되기 시작하면서 안 좋은 모습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기획영화의 증가입니다. <엑시트>나 <부산행>같은 좋은 대중 영화도 나오지만 동시에 저질 기획 영화들도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저질 기획 영화가 바로 <발신제한>입니다. 이런 기획 영화는 안 나왔으면 합니다. 또한 편집기사로는 유명한 분이지만 연출은 안 했으면합니다. 영화 편집을 통해서 개연성과 말이 되는 장면으로 만드는 편집기사 출신 감독이 어떻게 경찰 장면에서 개연성을 다 망가트릴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 

개성도 없고 재미도 없고 긴장감과 GV80만 보이는 영화 <발신제한>입니다. 
영화 다 보고 나서 남는 건 GV80몰고 부산 해안가 도로 달리고 싶다 밖에 없네요. 부산과 GV80만 보이는 영화 <발신제한>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주연 GV80, 조연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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