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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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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 감독이 이런 영화를? 너무 어설펐던 영화 파이프라인

썬도그 2021. 7. 20.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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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 감독이 이런 영화를? 유하 감독은 이창동 감독처럼 시인으로 출발해서 영화감독이 된 분입니다. 유하 감독은 1993년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로 장편 영화에 데뷔를 하고 <결혼은, 미친 짓이다>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고 유하 감독의 대표작인 <말죽거리 잔혹사>를 2004년에 발표합니다. 2006년 <비열한 거리>로 명감독 반열에 오릅니다. 이후 기복은 좀 있었지만 <쌍화점>과 <하울링>, <강남 1970>까지 꽤 굵직한 영화들을 만들었습니다.

흥행 성적은 들쑥날쑥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사회성 짙은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 중 한 분이고 이창동 감독과 함께 문인 출신의 감독으로 응원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영화를요?

도유를 소재로한 하이스트 영화 <파이프 라인>

2021년 5월에 개봉한 영화 <파이프 라인>은 하이스트 영화입니다. 유하 감독 특유의 사회성 짙은 영화가 전혀 아닙니다. 대중성만 강조한 전형적인 기획물 같은 영화입니다. 이 하이스트 영화는 이런 류의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유하 감독이요?

허진호 감독도 최근에 멜로드라마 영화가 아닌 역사극을 많이 촬영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자기가 잘 만드는 영화를 꾸준하게 만들어야지 외도를 하면 안 됩니다. 외도해서 성공한 감독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유하 감독이 외도를 했습니다. 결과는 미리 말하지만 예상대로 폭망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영화 소재 자체는 신선합니다. 은행을 털고 금고를 털고 갑부를 사기 치는 그런 흔한 소재가 아닌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내서 훔치는 도유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이 도유 사건은 가끔 뉴스에 나오기도 하죠.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서 기름을 빼다가 불이 나서 걸리기도 하고 유압이 떨어져서 도유를 감지하고 대기하고 있다가 잡기도 합니다. 

도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각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먼저 송유관을 소개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기름이 정유소에서 유조차가 기름을 받아서 전국 주유소로 보내는 게 아닙니다. 전국에 송유관이 깔려 있는데 이 송유관을 통해서 전국  거대한 석유 저장고인 저유소에 넣습니다. 

이 저유소에 보내는 기름관이 송유관입니다. 이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서 기름을 훔치는 사람들이 도유꾼이라고 합니다. 도유기술은 꽤 고난도입니다. 구멍을 뚫고 기름을 빼면 될 것 같지만 기름이라서 화재가 날 수 있어서 조심히 뚫어야 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기술이 좋아서 중간에 기름이 새는 걸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100을 보냈는데 저유소에는 80만 도착하면 바로 감지할 수 있죠. 또한 압력이 낮아지면 이상을 감지합니다. 이에 도유꾼들은 기름을 빼내면서 동시에 그 기름만큼의 다른 걸 넣어서 감지 못하게 합니다. 이 이야기만 가지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파이프 라인>는 이런 기대를 저버리고 3류 하이스트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캐릭터들 소개 및 서사 없이 바로 땅을 파는 파이프라인. 뭐가 그리 급해!

보통 이런 하이스트 영화들은 각 캐릭터들의 개성을 담은 소개 꼭지가 초반에 들어가야 합니다. 이걸 최동훈 감독은 아주 잘하고 영화 <도둑들>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하이스트 영화들이 영화 초반에 왜 크게 한탕을 치려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그래야 도둑질이라고 해도 공감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파이프라인>은 이 과정이 없습니다. 먼저 핀돌이(서인국 분)라고 하는 주인공은 왜 도유를 하려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도둑이라고 해도 도유 하려는 이유를 납득시켜줘야 주인공에 공감을 할 수 있는데 이게 없습니다. 황당하죠. 그런데 다른 캐릭터들에 대한 서사가 없습니다. 

그냥 시작하자마자 연장들고 나타나서 굴을 파기 시작합니다. 또한, 같은 팀인지도 몰랐던 카운터에 앉아서 외부 시선을 돌리던 카운터라는 캐릭터도 같은 팀이라고 합니다. 와! 뭐 이런 기본도 안 지키는 영화가 있나 할 정도로 황당스러운 시작입니다. 그렇다고 기존 문법의 파괴냐? 그것도 아닙니다. 그냥 문법 자체를 잘 모르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허술하기 시작하다보니 초반부터 황당한 눈빛으로 영화를 보게 됩니다. 

여기에 빌런이라고 할 수 있는 재벌가의 건우(이수혁 분)가 도유 하려는 이유를 설명은 하는데 그 방법도 다소 황당합니다. 전국의 석유를 사재기해서 가격을 올린 후 큰 차익 실현을 하겠다는 계획인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석유 사재기를 하면 당장 기름값은 오르겠지만 정부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시장교란을 파악하고 수사를 하죠. 게다가 석유는 더 들여오면 되기에 큰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 대한 설명 없이 그냥 사재기해서 큰돈 벌꼬야!라고 끝입니다. 

도유꾼들의 특기도 그렇습니다. 여러 캐릭터가 나오지만 각 캐릭터들의 특기가 소개되지 않고 시작하다가 중간에 특기들이 나오다보니 정리가 잘 된 느낌이 없습니다. 게다가 각 캐릭터들이 매력적인 것도 아닙니다. 여기에 경찰캐릭터까지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습니다. 그나마 빌런인 건우 캐릭터가 번듯한 모습을 보여주네요. 

산만함의 연속 <파이프라인> 재미를 뽑아 올리지 못하다

뭔가 좀 정리가 되고 집중을 하고 뭘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도 없이 그냥 막 던지듯 시작하더니 같은 팀원 인지도 모를 사람들이 서로 감시하고 배신을 하면서 더 산만해집니다. 특히 같은 팀원끼리 티격태격하는 모습에 아이고 머리야!라고 할 정도로 짜증스러운 진행이 이어집니다. 

그러다 진통제를 먹던 과장이 이 도유를 하면 돈을 주겠다는 재벌 2세같은 건우의 총에 죽자 갑자기 핀돌이 및 팀원들이 과장님을 외칩니다. 아니 10분 전에는 서로 짜증만 내던 사람들이 갑자기 과장님? 자연스러움은 전혀 없고 대본대로 연기하는구나 하는 느낌마저 드네요. 

산만함의 연속에 배우들의 연기도 딱히 와닿지 않습니다. 서인국 팬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서인국의 표정은 찡그리고 화내는 모습밖에 안 보이네요. 주연 배우의 매력도 높지 않습니다. 

약간의 트릭. 조악한 CG에 한숨이 나온 <파이프라인>

영화 후반 약간의 트릭과 반전이 있지만 뜨뜨미지근합니다. 영화 초반부터 끝까지 핀돌이에 대한 매력이 없다 보니 시큰둥하게 보게 되네요. 여기에 CG들이 너무 조악합니다. 제작비 때문이겠지만 화염 CG들은 너무 티가 납니다. 스토리도 엉망, CG도 엉망 배우들의 연기도 딱히 와닿지도 않고 영화 <파이프라인>은 정말 재미없는 영화입니다. 

더 화가 났던 것은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오르면서 배우들이 춤을 추는데 그 장면 역시도 짜증 나게 합니다. 코믹 액션 영화를 추구한다고 했으면 초기부터 해야지 갑자기 배우들이 춤은 황당하기까지 하네요. 

이 영화를 유하감독이 만들었다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충격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지? 유하 감독이 아닌 다른 감독이 연출하고 이름만 유하 감독이라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유하 감독님이 맞다면 다시는 이런 영화 만들지 마시고 자신이 잘하던 사회 비판적 시선의 영화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파이프라인>은 원작이 있습니다. 네이버 웹툰 <오일머니>가 원작인데 원작이 얼마나 후졌기에 이런 영화가 나왔나하고 5화까지 봤는데 웹툰은 서사 구축이 잘 되어 있고 재미있습니다. 영화가 이상한 거지 원작은 꽤 재미있네요. 그럼 좋은 원작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건데. 유하 감독에 화가 날 지경입니다. 좋은 소재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뽑아 낼 수 있는데 엉성한 각본과 연출로 다 망쳐버린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재미의 파이프라인을 뚫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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