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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일본 애니 작화력의 막강함을 보여준 고질라 : 싱귤러 포인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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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 작화력의 막강함을 보여준 고질라 : 싱귤러 포인트

썬도그 2021. 6. 2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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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고도화된 기술은 마술과 구분을 할 수 없게 된다는 말이 있죠. 일본 애니를 보고 있으면 애니 쪽은 한국이 따라잡긴 어렵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럼에도 일본 애니의 피, 땀, 눈물로 만든 2D 애니들이 점점 인건비 대비 수익이 나지 않아서 3D 애니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2D 애니를 고집하던 지브리도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3D 애니를 선보이는 걸 보면 앞으로는 3D 애니로 갈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일본에서 인기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처럼 내연 기관과 전기차의 장점만 잘 흡수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판단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요즘 일본 애니를 보면 인물 같은 유기체들은 2D 작화로 자동차나 건물이나 기계들은 3D로 제작해서 둘을 합쳐서 보여주는 애니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2D와 3D 애니가 매끄럽제 접합되지 못하다는 느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애니는 다릅니다. 미래의 애니를 모는 듯한 느낌으로  2D의 감성과 3D의 역동적이고 화려함이 가득 담겼습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고질라 : 싱귤러포인트>

고질라 : 싱귤러 포인트라고 검색을 하면 포털에서 이 애니에 대한 공식 정보가 없습니다. 그만큼 포털에서 관심도 없는 그냥 넷플릭스 콘텐츠입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이 애니는 일본 TV에서만 방영되었겠지만 넷플릭스라는 배를 타고 한국에도 도착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고질라 검색하면 꽤 많은 영화와 애니가 있습니다. 신기한 건 각각의 고질라 이야기는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마치 고질라라는 소재를 엄청나게 변형한다는 소리이지만 동시에 엄청나게 우려먹는다는 생각도 듭니다. 일본은 건담과 고질라 없으면 어쩔 뻔했을까?라는 생각도 잠시 들 정도로 고질라와 건담은 일본 애니 문화의 상징 캐릭터가 아닐까 합니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복잡한 말들이 참 많이 나옵니다. 철공소에서 근무하는 윤은 뛰어난 머리를 가진 프로그래머이자 엔지니어입니다. 윤과 하베루는 빈 저택에서 나오는 자장가 같은 노랫소리의 정체를 알아보다가 대학원생 메이와 전화로 연락이 됩니다. 세 사람 모두 정체모를 노랫소리에 대해서 궁금하지만 알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다 한 마리의 익룡이 해안가 마을에 날아들더니 사람들을 공격합니다. 이에 윤과 철공서 사장은 아이들이 못 생겼다고 놀리는 '제트 재규어' 로봇을 타고 원격 조정하면서 이 익룡 같은 괴물을 겨우 물리칩니다. 물리쳤다기보다는 무슨 이유인지 스스로 사멸합니다. 이 익룡 같은 괴물은 라돈으로 1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가 도쿄와 전 세계에 덮칩니다. 라돈 떼는 홍진이라고 하는 붉은 모래 같은 걸 함께 오는데 이 홍진이라는 것이 미래의 에너지원이자 시공간을 뛰어넘는 힘을 지닌 아키타입이 아닐까 의심합니다. 

상당히 복잡하지만 역시나 단순한 이야기 <고질라 : 싱귤러포인트>

고질라 이야기는 다양합니다. 외계 행성에서 싸우고 미국에서 싸우고 도쿄에서 싸웁니다. 고질라 가지고 지지고 볶은 다고 할 정도로 변형된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들의 대부분은 비슷합니다. 그 비슷함이란 고질라가 등장하는 영화나 애니에서 실제적인 주인공은 고질라가 아닙니다. 고질라는 아군도 적군도 아닌 그냥 거대한 괴수이고 이 괴수가 인간을 불쌍하게 여겨서 나쁜 괴수를 막아주는 괴수가 아닌 또 다른 괴수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죽일 뿐입니다. 

여기서 인간은 그냥 거대한 괴수들의 전쟁이나 전투를 지켜보고 그 행동이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괴수를 지원하는 정도입니다. <고질라 : 싱귤러포인트>도 동일합니다. 고질라는 거대한 괴수로만 소모됩니다. 그 과정을 보면 홍진을 몰고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던 괴수들의 종류가 늘어가기 시작하다가 괴수의 왕인 고질라가 등장합니다. 이 과정이 엄청 깁니다. 

총 13화인 애니에서 본격적으로 고질라가 나오는 건 9 화부터입니다. 이러다 보니 고질라 기다리다가 힘이 쪽 빠집니다. 다른 괴수들이 나오긴 하지만 그럼에도 고질라가 나와야 긴장감이 넘치죠. 이 애니의 아쉬운 점은 너무 말이 많습니다. 

두 천재 엔지니어와 대학원생이 이 정체모를 괴수 출현 사태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차원을 넘나듦을 넘어서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까지 상당히 과학적으로 풀어내려는 노력은 좋고 그 개연성이 꽤 매끄럽긴 합니다만 과학과 물리학 등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시종일관 시공간이 어떻고 미래 예측이 어떻고 하는 식의 이야기가 상당히 지루하고 졸리게 다가옵니다. 이 이유는 이 소재를 이미 행성 포식자에서 이미 써먹은 소재입니다. 그나마 독특한 점은 시간을 소재로 한 점은 독특하네요. 

좀 더 첨언하자면 고질라라고 대표되는 괴수 출현 현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독특하네요. 그렇다고 시간 여행물이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고질라 : 싱귤러포인트>는 미래의 사람이 직접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면 안 된다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신 은근히 전달은 가능하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제가 이 애니 스토리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건 아니라서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근미래를 뛰어난 슈퍼컴퓨터를 예측하는 세계라는 점은 독특하네요. 그래서 괴물들이 총알의 방향을 미리 알고 대응을 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미래를 두려워하는 건 미래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알면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요. 3일 후에 소행성 충돌로 죽는다고 결과가 나오면 뭐가 두렵겠어요. 그냥 3일 동안 각자 죽음을 대비하겠죠. 실제로 미래에는 뛰어난 슈퍼컴퓨터가 가까운 미래의 경우의 수를 실시간으로 표시해서 어느 정도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시대가 될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태풍의 진로를 실시간으로 계산해서 그 예상 진로에 있는 사람들에게 실시간으로 태풍 피해 강도를 알려주는 시대가 오겠죠. 대학원생 메이는 괴수들의 힘의 원천이자 존재의 원천인 아키타입을 연구하다가 이 아키타입의 불규칙한 움직임을 예측할 정도로 뛰어난 슈퍼컴퓨터를 통해서 괴수를 멸종시킬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전체적은 액션을 바탕으로 한다면 고질라가 도쿄만에 상륙해서 진화를 거듭하면서 도쿄를 쑥대밭으로 만드는데 두 천재 청년이 막아선다는 내용입니다. 

주변 캐릭터들도 보면 어디서 많이 본듯한 가상 캐릭터들이 있는데 이는 공각기동대의 다치꼬마의 느낌도 나면서 동시에 괴수들을 대하는 모습은 에반게리온의 느낌도 납니다. 여러 가지 일본 대표 애니의 느낌을 많이 차용하네요. 

가만히 생각하면 일본이 여러 신을 믿는 것도 그렇고 괴수, 로봇 같은 거대한 존재들을 소재로 한 애니가 많은 걸 보면 일본인들은 기본적으로 공포심이 큰 나라 같습니다. 한국은 북한이라는 공포가 있지만 통제가 되거나 협상이 가능한 존재라면 일본의 지진과 화산은 통제 불가능하고 예측 불가능한 것이 딱 고질라입니다. 그래서 유독 괴수들이 일본을 자주 방문하네요. 

<고질라 : 싱귤러포인트>의 핵심 재미는 뛰어난 작화

여기서 더 진화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일본 애니의 작화 실력이지만 더 진화를 했습니다. 먼저 괴물들의 움직임이 3D로 만든 괴수들과 동작인데 이질감이 일도 없습니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깜짝 놀랐네요. 어떤 게 3D인지 2D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이는 괴수들의 랜더링을 2D의 랜더링과 잘 융합을 했습니다. 

윤이 프로그래밍한 로봇 '재트 재규어'는 3D 캐릭터입니다. 보세요. 옆에 있는 2D 캐릭터인 인물과 랜더링이 거의 흡사해서 티도 안 납니다. 가끔은 인물 캐릭터도 3D로 만들었나?라고 생각을 하기엔 너무 표정이 자연스러워서 2D로 그린 것 같습니다. 아무튼 엄청나게 매끄럽게 접합시켰네요. 

액션은 후반에 몰려 있고 도쿄를 제대로 뽀샤줍니다. 다만 홍진이라는 방해물질이 너무 많아서 전체적인 느낌이 잘 안 삽니다. 이게 제작비를 줄이기 위한 묘안인지 모르겠지만 홍진은 다소 짜증 나기만 하네요. 뭐 좀 보려면 붉은 가루 같은 것이 다 막습니다. 또한 그 짧은 시간에 도쿄에 사는 시민들이 대피했다는 것이 이상합니다. 대피 과정의 리얼함을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디지털처럼 한 순간에 시민이 한 명도 안 보입니다. 

그럼에도 고질라의 포효와 광선포로 도쿄를 야무지게 박살 내주네요. 이거죠. 고질라의 재미의 7할은 파괴입니다. 거대한 빌딩을 각목 격파하듯이 격파해주고 트럭으로 저글링 해줘야 고질라죠. 물론 일본군의 탱크와 전투기들의 폭탄 쇼도 있습니다. 규모 감도 좋고 액션도 좋은데 뭔가 뻥 뚫어주는 느낌은 없습니다. 좀 더 액션 장면을 늘리거나 홍진을 진공청소기로 쪽 빨아내고 싶을 정도로 홍진이 너무 방해를 합니다. 

그럼에도 아군 적군의 싸움이 아닌 몸빵력 좋은 괴수와 지혜력 좋은 인간의 대결 구도라는 핵심을 잘 이어가면서 마무리합니다. 마지막 회에서의 반전은 꽤 신선하네요. 넋 놓고 보다가 엥? 이런 반전이라면서 가슴이 웅장 해지네요. 

추천하긴 어렵지만 꽤 볼만한 <고질라 : 싱귤러포인트>

모두에게 추천하기는 어려운 <고질라 : 싱귤러포인트>입니다. 일본 애니 덕후 분들에게는 추천 안 해도 잘 보시겠지만 전체적으로 초반에 너무 장황한 설정과 설명과 고질라가 너무 늦게 나오는 점은 여러 가지로 지루합니다. 그럼에도 일본 애니 작화의 현주소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애니입니다. 3D의 힘과 컴퓨터 그래픽의 힘으로 미세하고 많은 피사체들의 군무를 보면서 영화인가 애니인가 할 정도로 뛰어난 묘사력을 보여주네요. 

<고질라 : 싱귤러포인트>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애니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별점 : ★★★
40자 평 : 고질라 나오기 전 : 졸림 / 고질라 나오기 전 : 확 깬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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