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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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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영화제에서 본 다큐 숨은지혜찾기. 자연을 닮은 사람들을 담다

썬도그 2021. 6. 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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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부터 6월 9일까지 제18회 서울환경영화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환경영화제로 올해로 18회가 되었네요. 18회가 될 동안 한 번도 참여해보지 못했지만 올해는 오프라인 상영과 함께 온라인 무료 상영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어제부터 1편 이상의 환경 다큐와 영화를 보고 있는데 재미있는 다큐들이 꽤 있네요. 아카데미 단편 애니 후보에 올랐다가 아쉽게 후보에 머문 '에릭 오' 감독의 '오페라'도 볼 수 있었습니다. 오페라는 상당히 독특한 애니로 거대한 피라미드 속을 아주 느리게 줌인 줌 아웃하면서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을 보여줍니다. 보고 있으면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애니이고 한쪽 사람들을 보다가 다른 사람들을 볼 수 없어서 수시로 뒤로 돌려 보면서 감상했습니다. 애니이지만 동시에 사진이나 그림 같은 애니 '오페라' 정말 창의력이 엄청난 작품이더라고요. 

인천 배다리 앞의 공터에서 피어난 자연의 삶을 담은 <숨은 지혜 찾기>

2020년 제작된 임기웅 감독의 다큐멘터리 <숨은 지혜 찾기>는 그 유명한 인천 배다리를 배경으로 한 다큐입니다. 가끔 일상을 잊기 위해서 멀리는 못 가고 서울 근교로 가고 싶을 때 자주 찾는 곳이 인천 배다리입니다. 배다리에는 아벨서점을 대표로 하는 중고서점들이 있고 많은 문화공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배다리를 좋아합니다. 배다리 옆에는 경인선 전철이 지나가죠. 최근에는 영화 <극한직업>의 통닭집이 이 배다리에 있었습니다. 아주 유명한 배다리가 최근에 큰 다툼이 있었습니다. 

인천시는 2007년 송도와 인천항까지 이어지는 산업도로를 만드려고 했습니다. 그 산업도로는 경인선 밑을 지나서 배다리쪽으로 나옵니다. 이에 인천시는 산업도로 건설을 하려고 했다가 2007년 개발지에 있던 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무산되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정부에서 지자체에서 국토부에서 여기로 도로를 내야겠다고 거기 살던 사람들은 보상비를 받고 길을 내줘야 합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가 있는 곳은 느리게 개발되거나 개발을 포기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개발을 하죠. 
이렇게 이 산업도로 개발이 무산된 공간에 문화의 꽃, 공동체의 꽃이 핍니다. 

다큐 <숨은 지혜 찾기>는 30년 이상 헌책방을 운영한 아벨서점 사장님을 비롯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나대지가 되어버린 산업도로 부지에서 각종 문화 활동 및 꽃을 심고 나무를 심어서 생명의 꽃을 피우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바로 이 공간입니다. 개발의 동의어가 환경파괴가 100%는 아닙니다만 80% 이상은 맞습니다. 개발한 곳에서 필연적으로 환경을 파괴해요. 예를 들지 않아도 참 많아요. 나대지로 두면 알아서 풀과 나무가 자랍니다. 그런데 거길 밀고 아파트나 공장을 세우면 환경은 자연스럽게(?) 파괴가 됩니다. 물론 요즘 친환경이 산업계의 키워드라서 무늬만 친환경 정책도 많지만 그럼에도 환경을 개발의 최우선 키워드가 되면서 환경 파괴를 안 할 수는 없지만 덜한 방향으로 간 것은 너무 좋습니다. 

개발을 하지 않게 된 나대지를 이 <숨은 지혜 찾기>의 이야기 씨앗이 발화됩니다. 아벨서점 근처의 나대지에서 각종 문화 행사와 꽃밭을 만들고 하는 과정을 다큐 초반에 보여주다가 개발의 어두운 그림자인 산업도로 개발에 대한 갈등을 담습니다. 인천시 관계자와 같은 지역 주민이지만 주민마다 이해관계가 다른 점에 대한 이야기도 담습니다. 

다큐 <숨은 지혜 찾기>는 개발을 하겠다는 인천시와 개발을 반대하고 이 넓고 좋은 꽃밭을 왜 포크레일을 끌고 와서 갑자기 개발을 하느냐는 지역 주민들의 갈등을 보여줍니다. 임기웅 감독님의 시선은 지역 주민들 특히 아벨서점 사장님의 입장을 많이 담습니다. 그러니까 환경 다큐가 아닐까 하네요. 

개발을 한다면 개발의 이유가 있죠. 그리고 그 개발자들의 입장을 들어보고 좀 더 합리적인 절충안까지 이끌어가는 과정을 담으면 다큐가 좋았을 텐데 취재하기 쉬운 입장인 개발을 반대하는 그래서 환경을 생각하는 분들의 입장만 가득 담깁니다. 이런 점은 이 다큐의 아쉬움입니다. 물론 다큐 감독님은 관찰자이지 사건의 개입자가 될 수 없습니다. 개입하는 순간 그건 다큐라는 관찰자가 아닌 이해당사자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인천시의 입장과 논리도 함께 담았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인천시 공무원이 부담스러워서 인터뷰를 거부할 수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큐 후반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과정까지 자막이 아닌 인터뷰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까지 담았다면 다큐 <숨은 지혜 찾기>는 좀 더 깊이가 깊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드네요. 

다큐 <숨은 지혜 찾기>는 다양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나오면서 환경의 소중함과 자연의 소중함을 읇어줍니다. 이런 색다른 시선들은 아주 좋습니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잘 담은 다큐 <숨은 지혜 찾기>

아쉬움이 있지만 전제적으로 다큐 <숨은 지혜 찾기>는 환경의 소중함. 개발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말을 진하게 담고 있습니다. 개발 지상주의를 외치는 세상에 반기를 들고 개발하지 않은 삶도 아름답고 바람직하다고 잘 말하고 있습니다.

개발의 욕망과 함께 개발하지 않아서 얻은 이득이 많다는 이야기를 잘 담고 있습니다. 개발을 무조건 반대하는 이야기가 아닌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진 모습에 다 보고 나서 뭉클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인천시의 과감한 결정도 고맙기도 하네요. 사실, 법대로 관행대로 그리고 자본 친화적이면 그냥 밀어버리고 나 몰라라 관통 고속화 도로 만들 수 있음에도 권력자들 또는 자본주의에 기대지 않는 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런 과정은 솔직히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과정을 카메라로 기록하고 담은 임기웅 감독님 덕분에 아름다운 이야기를 잘 엿들을 수 있었습니다. 개발의 계획과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모두가 좋은 결과로 도출된 과정이 아주 좋네요. 

환경영화제 홈페이지 http://seff.kr/

 

서울환경영화제

2004년 처음 시작한 서울환경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고 미래를 위한 대안과 실천을 논의하는 페스티벌로, 전 세계의 시급한 환경 문제를 다룬 국내외 우수 작품들을

seff.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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