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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가 인기 있는 이유 3가지

by 썬도그 2021.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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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잘 보지 않는 거실에 있는 TV를 켜서 지난 방송 다시 보기를 하려고 하니 방송 3사 월정액 서비스가 1만 4천 원 정도 했습니다. 1만 4천 원? 순간 저 돈이면 넷플릭스를 보고 말지. 재미도 없는 지상파 누가 봐! 바로 IPTV를 꺼버렸습니다. 

지상파 드라마의 몰락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인기의 고공행진

드라마왕국이라고 하던 MBC가 드라마 제작을 포기했습니다. 보시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밥이 되어라'라는 일일드라마 빼고 드라마 제작 자체를 안 하고 있습니다. MBC가 드라마 제작을 안 하는 이유는 드라마를 제작하면 할수록 적자가 커지기에 아예 드라마 제작을 안 하고 드라마 대신 제작비가 적으면서도 시청률은 더 나오는 예능이나 다큐로 오후 10시 황금시간을 메우고 있습니다. 

KBS나 SBS는 MBC보다 조금 더 낫지만 요즘 지상파 드라마 전체가 큰 이슈를 끌거나 주목을 끄는 일이 예전처럼 많지 않습니다. 이는 JTBC나 tvN의 종편이나 케이블 방송사 드라마의 약진도 있지만 사람들이 넷플릭스 드라마에 푹 빠진 것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과 <스위트 홈>을 보면서 한국에서 제작한 드라마가 맞냐는 소리를 참 많이 합니다. 한국 드라마 치고는 너무나 CG가 뛰어나서 한국 드라마 제작 시스템에서는 이런 고퀄의 CG와 특수촬영이 나올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인간수업>같은 경우는 한국 지상파에서는 절대로 다룰 수 없는 아주 자극적이고 강한 소재를 담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가 인기 있는 이유 3가지 

1. 지역색을 드러내지 않고 오로지 작품 재미에 집중한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영화와 드라마, 다큐를 만듭니다. 1년 동안 시청을 한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영화 보다는 드라마와 다큐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드라마는 그 소재, 형식의 새로움을 넘어서 전 세계 여러 나라의 드라마 제작 능력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외국 드라마 하면 영드, 미드, 일드, 중드 같은 몇몇 국가의 드라마만 봤지만 넷플릭스는 스페인의 <종이의 집>, 독일의 <다크>, 한국의 <스위트 홈>, 일본의 <아리스 인 보더랜드> 등등 다양한 국가의 드라마를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언론에서는 한국에서 만든 <스위트 홈>이 전 세계 3위를 했다면서 K 드라마라고 추켜세우고 있지만 정작 넷플릭스는 국가별 순위는 소개하지만 전 세계 랭킹을 소개하지도 않습니다. 또한 드라마에 국기를 달아서 국적을 표시하지도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넷플릭스가 직접 자본을 투자해서 만드는 드라마는 그 나라의 지역색을 도드라지게 담지 않습니다. 

오로지 작품 재미만 챙깁니다. 그 나라의 드라마 중에 잘 만든 드라마를 보고 그 작품의 뼈대를 만든 시나리오 작가와 그 뼈대에 배우라는 살을 잘 붙인 연출자들을 주목합니다. 그리고 그 나라의 역량 높은 시나리오 작가와 연출자에게 넷플릭스의 드라마 제작을 의뢰합니다. 

만약 전 세계에 소개할 한국 드라마를 만든다면 시나리오 곳곳에 한국적인 색채를 넣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의 입김이 들어갈 것입니다. 김치는 꼭 먹어주고 한국을 단박에 드러낼 수 있는 랜드마크와 외국인들에게 인기 높은 한국 문화를 꼭 넣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종이의 집>을 보면서 스페인인 국가의 색깔을 느끼고 <아리스 인 보더랜드>에서 아키하바라를 찾아가지 않고 <스위트 홈>의 오래된 아파트는 한국의 아파트의 색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는 오로지 재미를 위하고 지역색을 최대한 자제합니다. 시청자들은 동양인이 나오는 드라마, 서양인이 나오는 드라마로 인식하고 보지 그 드라마의 국적, 연출자 이름, 배우들의 이름을 찾아보지 않습니다. 그냥 재미있으면 그걸로 끝입니다. 그래서 <스위트 홈>을 제외하고 <인간 수업>이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는 아니지만 일본에서 히트한 <사랑의 불시착>이나 <사이코지만 괜찮아> 모두 아시아 시장에서 주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이렇게 지역색을 자제하거나 많이 넣지 않으면 전 세계 사람들이 보기 편합니다. 지역색이 너무 강한 드라마들은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오지만 그 나라의 문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오해를 하거나 곡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넷플릭스 드라마는 가전제품처럼 어느 나라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지역색이 탈색된 드라마들이 많습니다. 

2. 주연 배우의 인기와 인지도에 기대지 않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상파에서 드라마를 만들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시나리오, 연출자 그리고 배우입니다. 인지도 높은 배우를 주연으로 해야 실패하지 않는 드라마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팬덤이 강한 배우가 주연을 해야 그 배우의 팬들이 마중물 역할을 하거나 최소한 인지도가 높은 배우가 주연을 해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봅니다. 

그러나 생판 처음 보는 배우가 주연을 한다면 누가 보려고 할까요? 게다가 유명 배우가 나와야 광고주들이 광고를 붙여주고 스폰 회사들이 늘어납니다. 

그러나 이런 배우 중심의 드라마의 맹점은 연출, 시나리오에 있습니다. 때깔 좋은 배우가 주연을 하면 뭐합니까. 시나리오와 연출이 좋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배우, 인기 높은 배우가 나온다고 해도 드마라의 큰 인기를 끌기 어렵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 홈>의 주연 배우인 송강은 저도 이 드라마로 처음 봤고 이전에도 많은 드라마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인지도가 높지 않은 배우를 지상파 드라마들이 주연으로 발탁하려고 할까요? 방송사가 무명에 가까운 신인 배우를 주연 배우로 삼고 싶어도 스폰을 해주는 업체들이 스폰을 주지 않고 광고를 주지 않기에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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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들을 보면 주연 특히 조연들은 처음 보는 배우들이 참 많습니다. 
<스위트 홈>의 이도현, 송강, 고민시, 고윤정 등등 인지도가 높지만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이 참 많았습니다.
<보건교사 안은영>의 그 많은 학생 배우들도 매력적인 조연 배우들이 참 많습니다. <인간 수업>은 또 어떻고요. 이렇게 넷플릭스는 유명 배우에 기대지 않습니다. 이럴 수 있는 이유는 넷플릭스 드라마는 광고주들의 입김이 없고 스폰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저 같은 시청자들이 선불로 지급한 월정액 구독료를 모아서 과감한 캐스팅을 합니다.

또한 유명 배우를 많이 배치하지 않아서 출연료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럼 그 줄인 출연료를 어디에 쓰느냐. 시나리오와 연출 그리고 CG 같은 작품 퀄리티에 투자합니다. 넷플릭스는 나라마다 담당자들이 있습니다. 이 지역 담당자들은 대륙별로 매주 미팅을 통해서 그 나라의 드라마 제작 정보를 공유합니다. 

3. 거대한 제작비 지원만 하고 간섭은 하지 않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의 시나리오를 김은희 작가는 넷플릭스는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수시로 했습니다. 지상파라면 드라마 방영 중간 중간 방송사나 광고주들의 입김이 참 많이 들어갑니다. 드라마 초반에 없던 PPL이 드라마가 인기를 끌수록 점점 더 많이 늘어가고 이게 드라마의 방해 요소가 될 정도가 됩니다. 대표적인 드라마가 <더킹 : 영원의 군주>입니다. 여기에 생방송 중계 같은 쪽대본 남발로 인해서 개연성은 점점 떨어지고 이야기가 산으로 갑니다. 

그나마 요즘은 반 사전 제작을 통해서 시청자의 평가를 적절하게 반영한 생기 넘치는 드라마를 만들지만 전체적인 만듦새는 완전사전제작 보다는 못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에는 없는 것이 PPL과 쪽대본입니다. 전 세계 유료 가입자 2억명이 낸 월정액 구독료를 바탕으로 PPL이 전혀 없습니다. 여기에 시나리오가 다 나온 상태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하기에 좀 더 몰입도 높은 연기를 할 수 있습니다. 지상파 드라마들은 배우들이 이게 무슨 장면인지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연기를 할 경우가 있지만 넷플릭스는 시나리오가 다 나온 상태에서 연기를 하기에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이야기의 어디쯤을 연기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연출하기도 편리합니다. 

또한 연출자들은 제작사나 스폰서나 광고를 준 업체들의 입김에 시달리지 않아도 됩니다. 김은히 작가 말대로 넷플릭스는 거의 간섭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제작비만 투입하고 일절 간섭을 하지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배우나 연출자와 시나리오 작가는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지상파 드라마에서 엄두도 못 내는 엄청난 제작비까지 투입합니다. 

<스위트 홈> 같은 경우 1회에 30억 총 300억의 제작비를 투입했다고 하죠. 물론, 모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가 이렇게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가 인기가 높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큰 돈이 필요한 드라마는 과감하게 투입을 합니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버는 돈을 그대로 영화, 드라마, 다큐 제작비에 투입을 합니다. 

이렇게 간섭이 없고 소재의 제약이 지상파 드라마보다 자유롭다 보니 이걸 드라마로 만들 수 있어? 라는 생각이 드는 소재도 드라마로 만듭니다. 대표적인 드라마가 <킹덤>과 <스위트 홈>입니다. 표현 수준도 과감한 것도 장점입니다. <인간중독>은 지상파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드라마입니다. 

게다가 천편일률적인 16부작도 아닙니다. 4부작도 있고 8부작도 있고 10부작도 있습니다. 길이의 제한도 없습니다. 또한, 모든 드라마를 매주 1편씩 감질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 그냥 전편을 다 풀어 버립니다. 그래서 멈추지 않고 후루룩 다 볼 수 있습니다. 이 속도를 조절하지 않는 것이 더 깊은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시나리오, 연출, 배우가 외부 간섭없이 드라마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 이게 넷플릭스 드라마의 강점입니다. 

넷플릭스는 드라마 강국인 한국에 큰 투자를 했습니다. 경기도에 드라마 세트장을 인수해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를 만드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유튜브가 K팝의 인기를 널리 전파했듯이 한국 드라마의 실력을 넷플릭스라는 흑선을 타고 전 세계에 퍼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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