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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달력은 겨울이지만 이미 봄을 만끽하는 봄냥이들

by 썬도그 2020.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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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넘게 살면서 요즘 같이 내 개인사가 아닌 국가적 사태로 우울한 적이 없었습니다. 한국에 살면서 각종 희로애락을 느꼈지만 요즘 같이 걷히지 않는 안갯속에 사는 기분은 처음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은 일이 터졌습니다. 범인은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희망을 가져봐야죠. 국가비상사태 사이렌이 울린 상황이지만 공포감에 내 일상을 같이 떠내려 보내기엔 아깝다고 생각하고 마스크 쓰고 바깥공기를 마시러 나갔습니다. 요즘 즐겨보는 <이태원 클라쓰> 촬영 장소를 돌아다니는 반나절 여행을 짜고 거의 모든 곳을 탐사(?)하고 남산 둘레길인 소월길을 향했습니다. 

박새로이와 조이서가 만나는 육교를 잘못 알아서 헛탕을 치고 마지막 코스인 소월길 자락에 있는 단밤 포차 2차 개업 장소로 향했습니다. 한남동을 찍고 힐튼 호텔을 지나가면 되더군요. 

한남동 한강진역을 찍고 힐튼 호텔 둘레길에 올랐습니다. 오르다가 뒤를 보니 저 멀리 용산구 해방촌의 상징 교회 건물이 보이네요. 한남동 또는 남산 둘레에 있는 동네가 좋은 점은 남산 N 타워를 항상 볼 수 있고 뒤를 돌면 탁 트인 서울 콘크리트 숲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 야경 촬영하기 참 좋은 곳이네요. 

힐튼호텔 올라가는 길을 골목길로 올라갔었는데 이런 숲길도 있네요. 

그렇게 남산 자락길을 오르는데 뭔가 황색의 귀요미들이 보입니다. 

나무에 코팅된 텍스트가 보이는데 읽어보니 길냥이들에게 먹이 주지 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고양이 잘 모르는 분들은 자신이 먹던 음식 주는데 고양이들은 짠 음색 못 먹어요. 그래서 고양이 사료를 줘야 합니다. 돌아보면 고양이를 도둑고양이로 부르던 시절에는 길냥이들은 수난이었어요. 고백하면 저도 도둑고양이라고 회초리 휘둘렀어요. 그러나 지금은 달라요. 고양이가 힐링입니다. 오늘 같이 스트레스받는 날은 유튜브에서 고양이 동영상 틀어 놓고 미소 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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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들이 단독주택 위에 올라가 있네요. 오늘 날씨가 참 좋았죠. 달력은 2월이지만 3월 하순 날씨였어요. 영상 10도가 넘는 포근한 날씨 냥이들이 봄볕을 쬐고 있습니다. 제가 다가가도 사람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지 도망가지도 않습니다. 

저 멀리 까만 냥이도 있네요

텍스틀 자세히 보니 고양이들 쉼터라면서 도와달라는 말고 동물 학대하면 2년 이하 징역 2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는 읍소가 있네요. 옆에는 고양이에게 사람 음식을 주면 문제가 되는 점이 적혀 있네요

먼저 짠 음식들, 조미된 음식은 고양이 신장에 무리를 준다고 합니다. 저도 이거 몰랐어요. 가끔 길냥이들 보면 통통한 고양이들이 있어서 잘 먹어서 통통하구나 했는데 그게 아니라 인간이 버린 짠 음식 먹고 몸이 부은 것이더라고요. 
날 생선은 세균으로 인한 식중독 위험이 있고 뼈 있는 생선은 기관지에 걸려서 질식위험, 위궤양 유발하고 포토나 건포도는 시력, 청력에 위험하네요. 포도는 몰랐네요. 포도 주면 안 되네요. 과자, 초콜릿, 견과류, 양파, 부추, 마늘도 고양이에게 안 좋네요. 한 수 배웠습니다. 

캣맘 또는 캣대디가 고양이들 단독주택과 함께 깨끗한 물을 떠 놓으셨네요. 내일 비가 온다는데 냥이들이 여기서 쉴 수 있겠네요. 요즘 캣맘, 캣 대디 분들이 참 많습니다. 볼 때마다 감사함을 느낍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이 많아서 참 좋습니다. 적어도 길냥이들에게는 한 세대 전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어요. 물론 여전히 돌팔매질을 하는 분들도 있죠. 

카메라 들고 다가서니 한 길냥이가 경계를 합니다. 왼쪽 녀석인데 경계를 좀 합니다. 더 다가가지 않고 촬영을 했더니 가만히 있네요. 줌렌즈를 가지고 왔어야 하는데 단렌즈만 끼고 나가서 더 크게 담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냥이들 참 보기 좋네요. 두 녀석이 참 닮았어요. 식구 같네요. 냥이들은 부모 자식 사이에서도 영역 다툼한다고 하더라고요. 싸우지 않는 걸 보면 식구 같네요. 

녀석들 쉬는데 방해 될 것 같아서 뒤로 물러났습니다. 

다른 쪽 숲을 보니 한 녀석이 배 깔고 쉬고 있네요. 

딱 봄냥이들이네요. 내일 비 오는데 비 잘 피했으면 하네요. 

힐튼 호텔을 지나서 소월길로 접어 들었습니다. 요즘은 이런 생명체들에게 너무나도 사랑스럽습니다. 살아 있다는 건 여간 감사한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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