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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야구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홈런을 친 이유!

썬도그 썬도그 2020. 1. 21. 17:12

야구팬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계절은 야구가 끝나고 나서 다시 야구가 시작하기 전까지의 계절인 겨울입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월요일만 뺀 매주 오후 6시 30분이 되면 어김없이 야구 중계를 보는 야구팬들은 겨울이 가장 춥습니다. 저는 야구팬입니다. 그리고 LG트윈스 팬입니다. 칠쥐 트윈스라고 불리던 불협화음의 팀이자 투자 대비 가장 성적이 나쁜 팀 중의 하나로 놀림을 받던 팀이었습니다. 

그러나 달라졌습니다. 고등학교 선배인 차명석 단장이 구단주로 오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무엇보다 선수 출신이라서 그런지 야구를 잘 압니다. 그 잘 아는 구단주가 감독이 필요로 하는 선수를 데리고 오고 연봉 협상을 하면서 좋은 팀으로 바꾸어가고 있습니다. 

야구팬들은 아시겠지만 최신 야구는 구단주의 야구라고 할 정도로 구단주의 역할이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야구는 감독 놀음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적재적소의 선수를 배치하고 수급하는 단장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구단주의 역할을 아주 잘 담은 영화가 <머니볼>입니다. 

단장 야구, 데이터 야구를 담은 영화 <머니볼>

2011년 개봉해서 많은 야구팬들이 좋아하는 영화 <머니볼>은 만년 꼴찌팀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MLB 야구팀을 데이터 야구의 신봉자인 '빌리 빈' 단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영화는 유명하면서 야구도 잘하고 연봉도 비싼 선수들을 다른 팀에 보내고 대신 연봉 대비 가치와 효율이 아주 높은 선수들을 스카우트해서 연승을 하는 팀으로 변신을 시킵니다. 이 영화 <머니볼>은 야구 경영 드라마라고 할 정도로 야구를 통한 경영의 성공을 보여줍니다. 

사실, 야구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운이 참 많이 좌우합니다. 9명이 뛰는 팀플레이 경기 같지만 투수와 타자의 싸움이라는 개인 경기의 요소도 있습니다. 9명이서 하는 개인 경기가 야구인데 이 개인 플레이와 팀 워크가 주는 조화가 아주 매력적인 스포츠입니다. 여기에 데이터가 아주 중요한 스포츠가 바로 야구입니다. 

많은 스포츠 중에 가장 데이터가 많이 나오고 데이터가 주는 신뢰가 높은 스포츠가 야구이고 이 데이터를 이용해서 적재적소에 필요한 선수를 배치하는 뛰어난 구단주와 감독이 있는 팀이 좋은 팀을 만들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경영자인 단장의 역할이 크고 그 모습을 현재 LG트윈스 차명석 단장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 <머니볼>은 단장 야구의 재미를 잘 보여줬고 이 <머니볼>의 확장판 같은 드라마가 매주 금,토요일 오후 10시에 SBS에서 방영하는 <스토브리그>입니다. 

진짜 야구 드라마인 <스토브리그>

야구광인 제가 이 야구드라마를 이제야 봤습니다. 요즘 공중파 드라마를 잘 보지 않아서 안 본 것도 있지만 야구 드라마인데 왜 가장 야구하는 장면이 없는 스토브리그를 소재로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구팬은 잘 아시겠지만 스토브리그는 야구 리그가 아닌 야구 시즌이 끝난 후  다음 연도 야구가 시작되기 전에 일어나는 야구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 용병 선수 채용, 트레이드 등등 야구 선수들의 연봉 협상 시간을 말합니다. 

뭐 이해는 합니다. 야구드라마나 스포츠 드라마가 제작하기 어려운 이유가 그 많은 관중을 어떻게 일일이 CG로 채우고 야구하는 장면을 찍는 것이 여간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재미없을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안 보다가 안 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시청률이 10%를 가뿐히 넘어서 17%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야구 드라마가 이렇게 인기 있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야구 드라마가 많이 제작되지도 않았지만 2009년 후반 MBC에서 방영했다가 낮은 시청률로 급하게 종료한 외인구단이라는 드라마는 폭망을 했습니다. 

스토브리그는 이름 그대로 뜨거운 리그가 되었습니다. 소문을 듣고 보기 시작했고 이제 8회를 지나고 있습니다. 빨리 봐서 이번 주부터는 본방 사수를 해야겠네요. 스토브리그에서 나오는 지방 야구팀인 드림즈의 유니폼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녹색과 노란색과 동일하네요. 딱 봐도 영화 <머니볼>에서 영감을 받은 드라마임을 알 수 있습니다.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4년 연속 만년 꼴찌팀인 드림즈에 백승수 단장(남궁민 분)이 들어오고서 야구팀의 채질 개선을 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백승수 단장은 오자마자 인성이 안좋은 자기만 아는 프랜차이즈 선수인 임동규 선수(조한선 분)를 내보내고 임동규 선수 때문에 다른 팀에 간 또 한 명의 프랜차이즈 선수인 강두기 선수(하도권 분)가 들어오면서 팀 체질을 개선해 나갑니다. 특히 스카우트 팀장인 고세혁(이준혁 분)의 비리를 밝혀내고 내보냅니다. 

그냥 새로운 물이 들어와서 팀에 새물을 넣어서 승승장구한다는 이야기만 담았다면 뻔하고 흔한 기승전승리라는 흔한 스포츠 드라마가 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거대한 위기를 깔아 놓습니다. 백승수 단장은 팀 재건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백승수 단장을 선택한 구단주 조카인 권경민(오정세 분)은 또 다른 주머니를 차고 있습니다. 

그 또 다른 주머니는 드림즈 해체입니다. 상무인 권경민은 백승수 단장이 씨름단, 핸드볼 단장을 하면서 모두 우승을 시키고 모두 팀을 해체시킨 경력을 높이 샀고 드림즈도 마찬가지로 팀 우승 후에 해체 아니 최소한 내년에 팀을 자연스럽게 해체하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런 진퇴양난 또는 모순된 목표를 거대한 위기로 세워놓고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뭐 드라마 자체는 이 정도는 많은 드라마에서 깔아 놓은 위기라서 큰 칭찬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가 이 드라마를 좋게 본 것은 진짜 야구 드라마라는 겁니다. 야구라는 화려한 액션이 아닌 야구단을 운영하면서 생기는 크고 작은 이야기와 갈등을 실제에 가깝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보면서 이거 OOO 구단 이야기 아닌가? 할 정도로 실제 야구단에서 나오는 갈등을 그대로 녹였습니다.

한 마디로 진짜 야구 이야기, 아니 진짜 야구단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야구팬이 아니라면 모르시겠지만 야구팬들은 구단 홈페이지에 모여서 야구단의 뒷 이야기나 경영 등 수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예를 들어 모 구단은 나이 많은 팬들의 모임이 있는데 이 팬클럽이 야구단 운영에 큰 영향을 줘서 팀 리빌딩을 방해한다는 소리가 있고 어떤 코치가 누구 라인인지 구단주가 어떤 코치를 좋아하고 정치를 잘하는 코치가 누구인지도 거론합니다.

야구는 야구장에서만 하는 것이 아닌 야구장 밖에서의 이야기도 야구의 일부라고 할 정도로 야구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그 야구장 밖의 이야기를 집중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 드라마가 야구팬뿐 아니라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 드라마를 야구라는 스포츠 드라마가 아닌 전문 경영 드라마로 보게 합니다. 야구팬들을 위해서는 각종 야구 전문 용어가 나와서 드라마에 더 집중하게 하는 모습도 많습니다. 

야구만 판 드라마 스토브리그 홈런을 쳤지만 병살타도 치다

백승수 단장 캐릭터가 좀 부자연스럽긴 합니다. 원펀맨처럼 너무 완벽한 먼치킨 캐릭터입니다. 뭐든 다 계획이고 준비하고 미리 알아보는 선경지명을 가지고 있고 백전백승입니다. 그래서 좋은 점은 저 캐릭터는 멜로는 안 하겠다 아니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멜로는 전혀 없는 전문 경영 드라마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실제 야구 구단 내부의 일을 보여주는 듯한 꼼꼼한 묘사력과 백승수 단장이 썩어빠진 구단을 개혁하는 과정이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그렇다고 백승수 단장이 인간적인 캐릭터도 아니고 오로지 효율만 생각하는 냉혈한인 것도 기존 드라마와 다른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매력입니다. 물론 츤데레 캐릭터로 변신할 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차가운 주인공이 독특해서 참 흥미롭습니다. 또한 특유의 승부사 기질로 자기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승부들을 보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여기에 야구처럼 야구단 운영이 단장 개인 플레이 같지만 야구단이 경영팀, 마케팅팀, 전력분석팀, 스카우트팀, 단장 그리고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팀워크의 중요성도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최근에 병살타를 칩니다. 방송사들이 광고 수익을 내기 위해서 60분 드라마를 2개로 나누는 쪼개기가 보편화 되어 있는 것은 이해합니다. 중간광고 금지를 피해 가는 꼼수죠. 여기까지는 이해합니다. 이해하는데 3회로 쪼개는 건 좀 심했다는 느낌입니다. 이런 식이면 야구 드라마니까 9회로 쪼개죠. 유튜브처럼 5분 단위로 쪼개서 중간광고를 넣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 정도입니다. 

스토브리그는 야구 드라마 빙자 직장 드라마입니다. 야구팬만 사로 잡아서는 17%라는 높은 시청률을 올리기 쉽지 않습니다. 모두가 공감하기 쉬운 직장 내 알력 싸움과 파벌 싸움을 밀도 높게 잘 담았기에 직장인들이 공감하면서 동시에 야구팬도 사로잡았고 이게 홈런을 친 이유입니다. 여러모로 참 잘 만든 드라마이고 특히 백승수 단장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네요. 마치 로버트 같다고 할까요? 사적인 감정 배제하고 효율과 결과로만 승부하는 모습이 매력적이네요. 남궁민이라는 배우가 이런 연기도 잘하는 줄 처음 알았네요. 앞으로 이 기조 흔들리지 않고 나아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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