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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족보 전쟁의 위대한 피날레

by 썬도그 2020.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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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 태어난 남자들이라면 스타워즈 시리즈를 대부분 참 좋아합니다. 여자분들도 꽤 좋아하죠. 매트릭스, 반지의 제왕 3부작이 나오기 전인 2000년도 전에는 위대한 3 부작 하면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까지 제작된 스타워즈 에피소드 4. 5, 6일 겁니다. 

스타워즈를 안 봤더라도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대사 중 하나인 '내가 니 애비다'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1980년에 제작된 '스타워즈 에피소드5 - 제국의 역습'에서 '다스베이더'가 도망치려는 '루크 스카이워커'에게 했던 충격적인 대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스타워즈 시리즈는 빛과 어두움의 싸움이라는 이분법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지금의 마블 영화처럼 선과 악의 구분이 명확해서 관객들은 다양성을 추구하고 자유를 외치는 연합군 같은 빛의 세력과 희망의 아이콘인 '루크 스카이워커'를 응원했습니다. 반면 '다스베이더'로 대표되는 2차 세계대전 독일군 같은 파시즘 정권 같은 제국군의 총통 같은 '다스베이더'를 싫어하고 두려워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빛과 어둠을 대표하는 사람이 한 핏줄이라고 하니 얼마나 놀랬겠어요.

그리고 이 스타워즈 시리즈는 우주에서 펼치는 2차 세계대전이라는 재미를 지우고 족보를 펴놓고 족보 전쟁을 시작합니다. 그 화려한 우주 전투는 점점 줄어들고 족보 이야기만 짙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나마 1999년부터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1,2,3은 그나마 화려한 액션이 많았고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너무 복잡한 스토리 때문에 중간에 지친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에서는 흥행에 크게 실패합니다. 

스타워즈라는 족보 전쟁

2015년 상영된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는 J.J 에이브람스가 깨운 새로운 스타워즈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상으로는 70~80년대 상영된 에피소드4,5,6 다음 이야기인 에피소드 7입니다. 이 새로운 3부작도 족보 이야기를 줄기차게 꺼내 놓습니다. 

새로운 시리즈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7, 8, 9에서의 주인공은 레아 공주와 우주의 총잡이 같은 한 솔로 부부에서 태어난 '카이로 렌'이 어둠의 세력(다크사이드)의 '퍼스트 오더'의 행동 대장이 되고 족보가 없는 레이의 대결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족보에서 '카이로 렌'은 아버지 '한 솔로'를 죽입니다.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막장은 또 시작되었지만 워낙 이 스타워즈가 막장 이야기가 많아서 크게 거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2017년 개봉한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는 액션 장면도 많지 않고 이상한 반전으로 사람 맥 빠지게 하더니 후퇴하고 패배하는 이야기만 담아서 많은 관객들의 원성을 지어냈습니다. 마치 80년에 제작된 '제국의 역습' 이야기를 또 듣는 느낌이라서 더 짜증 난 것도 있습니다. 유일한 위안은 '루크 스카이워커'를 연기한 '마크 해밀'이 출연했다는 것이 가장 큰 재미이자 위안이었습니다. 정말 너무 처참해서 루크 아저씨 품에서 울고 싶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오늘 개봉한 스타워즈 시리즈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도 예상대로 족보 이야기를 줄기차게 펼치고 있습니다.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도 또 족보질인가?

또 족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나올 건 다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아예 빛이라는 뜻을 가진 주인공 '레이(Ray)'의 족보 이야기입니다. 레이(데이지 리들리 분)는 성이 없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가 떠나서 떠돌이로 살고 있었습니다. 이 레이가 이번 스타워즈 에피소드 9편인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 자신의 족보를 찾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자기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라서 필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관객들이 보고 싶은 선과 악의 대결과 화려한 액션과 우주 전투 및 각종 무용담이 펼쳐져야 하는데 '내가 니 애비다' 이야기 같은 너희 부모는 누구이고 넌 xx 집안 사람이야 식의 이야기가 줄기차게 펼쳐집니다. 

하라는 액션은 안 하고 레이의 족보 찾기 이야기가 영화 전체의 핵심 이야기입니다. 레이가 자신의 족보를 찾고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식으로 펼쳐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족보라는 운명이 결정하는 일처럼 보여주던 이야기가 레이라는 새로운 주인공으로 족보 무시하고 내 인생 내가 개척할 거야!라는 21세기 아이 같은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갑니다. 이 점은 무척 좋았지만 그럼에도 족보라는 이야기 틀에서 하는 이야기라서 그 자체도 좀 지긋지긋하다는 느낌이네요. 

이렇게 족보 이야기가 많다보니 스타워즈 시리즈를 1편도 안 보거나 봤어도 듬성듬성 보거나 저같이 다 챙겨봤어도 3년 단위로 개봉하는 영화의 이전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은 줄기차게 족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야기에 집중하기 쉽지 않습니다. 보통 다른 영화들은 시리즈라고 해도 전에 했던 이야기를 대충 말해주면서 전작들을 안 봐도 영화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데 반해 이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그런 배려가 전혀 없습니다. 모르겠으면 깨어난 포스, 라스트 제다이를 다 보고 와야 합니다. 따라서 중간에 올라타서 보기 쉽지 않은 불친절한 영화입니다. 

퍼스트 오더 본거지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어둠의 세력인 제국군인 '퍼스트 오더'는 거대한 전함을 만들어서 출격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전함에는 행성 1개를 가볍게 날리는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행성 킬러 포가 다 달려 있습니다.  이들은 엑세골 행성에 이 무시무시한 전함을 숨겨 놓았습니다. 이에 저항군은 이 엑세골을 찾기 시작합니다. 이 엑세골은 꽁꽁 숨겨진 공간이라서 웨이 파인더라는 내비게이션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어렵게 찾아낸 엑세골을 저항군이 기습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전체적인 내용은 스타워즈 시리즈 중에 가장 화려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담겼던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이야기 구조가 비슷하다 보니 예측이 가능한 이야기가 많이 보입니다. 다만 반전 캐릭터가 있는데 이 마저도 예측을 해버려서 전 이야기가 흥미롭지는 않네요. 무엇보다 밀도나 높지 못합니다. 드로이드를 무시하지 말라고 하면서 C3PO는 계속 무시를 당하고 마지막 번전 이야기도 이미 '제다이의 귀환'과 너무나 비슷해서 내가 리메이크 영화를 보고 있나? 할 정도입니다. 

관객이 감정을 담을 수 있는 이야기나 캐릭터나 밀도가 있어야 하는데 이게 무척 약했습니다. 레이가 그나마 좀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었지만 갈등의 긴장감이 고조되긴 하지만 갈등이 심하지 않아서 오히려 '제다이의 귀환'보다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가장 좋았던 시선은  피보다 진한 운명을 거론한 것은 신선했습니다. 지금까지 이 시리즈가 핏줄 이야기나 읊어되면서 붕괴되었는데 그 핏줄을 잘라버리고 내 인생 내 거야!라는 주체적인 이야기를 펼치는 것은 좋은데 핏줄 대신 운명이라는 또 다른 고리타분한 소재를 택한 것은 실소가 나왔습니다. 마치 고통 돌려 막기 느낌이네요. 

하라는 액션은 안 하고 재미없는 이야기만 펼치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액션은 꽤 좋았습니다. 특히 밀레니엄 팔콘 전투 장면은 무척 짜릿했고 BB-8 드로이드와 다시 보게 된 R2D2 C3PO의 만남 등등 즐길 요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라스트 제다이'에서 모든 것이 붕괴되었다고 할 정도로 액션이 너무 재미가 없었습니다. 음식을 시켰는데 양도 적고 맛도 없어서 먹다 뱉어 버릴 정도였습니다.

깨어난 포스를 연출한 J.J 에이브람스 감독이 다시 스타워즈 에피소드 9편인 '라이드 오브 스카이워커'를 맡았습니다. 초반 팔콘의 광속 주행 액션은 꽤 볼만했지만 너무 짧았고 지상의 추격 장면도 규모도 적고 길지도 않았습니다.

그나마 가장 볼만한 장면은 파괴된 제국군 함선 위에서 높은 파도를 배경으로 싸우는 장면입니다. 물 CG가 엄청납니다. 어떻게 저걸 재현했는지 궁금할 정도로 엄청난 물 CG입니다. 그 물 튀기는 배경으로 2개의 다른 색의 광선검이 빛을 발합니다. 그러나 검술 액션 장면은 별로였습니다. 레이가 힘이 부쳐서 느리게 움직이는 것은 알겠는데 그걸 슬로 모션처럼 연출한 것도 웃겼습니다. 여러모로 액션 양도 적고 액션의 질도 약했습니다. 

특히 제국군 전함 간판을 동물 타고 달리는 모습은 괴이하기까지 했습니다. 뭐 공기가 있는 공간이라는 설정이라고 하지만 우주선 갑판 위에서 서부극 찍는 느낌이네요. 그럼에도 X윙의 편대 비행과 폭격기 등등 2차 대전 공중 전투에서 영감을 받은 항공모함 같은 제국군 전함과의 전투 장면이 화려할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없습니다. 

다만 규모의 장면은 잠시 뭉클했습니다. 

액션도 적고 적은 액션이 재미도 없고 스토리는 제다이의 귀환을 복습하는 느낌인데 더 재미가 없었습니다. 다만 마지막 시퀀스는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잘 가라! 스타워즈 에피소드 4.5,6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볼만한 영화가 아닙니다. 그러나 제가 본 이유는 의리 때문에 봤습니다. 비록 쓸쓸한 노후의 모습을 보는 느낌이었지만 날 즐겁게 해 주었던 스타워즈 에피소드 4,5,6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개봉 첫 날 봤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편도 이 시리즈에 대한 즐거움을 주지 못하네요.  오히려 외전이라고 할 수 있는 로그 원이 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로그 원은 액션도 화려하고 이야기도 간결하고 깔끔하며 협동 플레이도 괘 즐겁고 유머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족보 시리즈는 끝날 때까지 족보 이야기를 하네요. 다만 마지막 장면에서 스타워즈 시리즈가 시작된 동네에서 끝맺음을 하는데 그 장면에서 마음에 깊은 동요가 일어났습니다.  쓴소리를 하면서 영화관 문을 나섰지만 다시는 이 스타워즈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는 생각에 좀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그리고 안녕을 고했습니다. 스타워즈 영화는 9편이지만 이중에서 4,5,6 편에게만 감사를 드리고 싶네요.

별점 :

40자 평 : 지긋지긋한 족보 전쟁과 뭉클한 라스트 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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