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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졸작이지만 영화 백두산이 최소 500만은 쉽게 돌파할 수 있는 이유

by 썬도그 2019.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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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복동만큼은 아니지만 영화 백두산은 졸작입니다. 재난 영화이고 영문 제목이 화산재인 Ash Fall이면서 영화에서 화산재가 거의 안 나옵니다. 페북 이웃은 내수용은 화산재가 없지만 해외 수출용은 CG를 더 가공해서 화산재가 가득할 것이라고 하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정말 두 배우의 연기 빼고 연출, 스토리, CG, 액션 모든 면이 아쉽고 아쉬웠습니다. 

아니 재난 영화에서 농담 따먹기 하는 두 주인공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한반도는 작살이 나게 생겼는데 다모 농담을 하다뇨. 재난 영화인 백두산은 재난만 빼고 유머, 신파, 액션, 드라마가 들어가 있는 좀 맹한 영화입니다. 영화를 분석하면서 보냐고 따지는 분도 있습니다. 네 그냥 보기에는 뭔가 많이 터지고 액션도 있고 타율은 낮지만 간간히 웃기려고 하고 강남 빌딩도 무너지는 등 돈이 아깝지 않다고 평가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평가를 무시하거나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감상은 정답이 없기에 좋게 보는 것도 맞고 쓴소리를 해도 맞는 말입니다. 

다만 제가 걱정인 것은 이런 백두산 같은 완성도가 너무 떨어지는 영화들이 흥행 성공하면 비슷한 영화가 계속 나올까 봐 걱정이 되네요. 올여름 흥행 성공한 엑시트는 기존 재난 영화의 관습을 깨고 과감하게 신파를 도려내서 깔끔한 뒷맛을 느끼게 해 줬습니다. 그러나 백두산은 해운대의 문제를 답습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혹평을 하고 제 비판이 담긴 블로그 리뷰에 공감한다는 댓글도 많이 달렸습니다. 대체적으로 주변 반응도 10명 중 7명 정도는 혹평을 하고 3명 정도도 그냥 저냥 볼만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대박이다. 엄청난 영화라고 말하는 사람은 제 주변에서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영화 백두산은 최소 500만은 쉽게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백두산이 최소 500만을 쉽게 넘길 수 있는 이유

< 백두산 개봉 첫 주 흥행기록>

잇단 혹평이 쏟아지고 있지만 혹평을 무색하게 개봉 첫 주 평일 관객이 40만이 넘었고 주말 관객은 무려 80만에 가까운 관객이 들었습니다. 첫 주말 관객 수는 245만으로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60억 제작비가 들어가서 손익 분기점이 760만을 생각하면 아직 반도 오지 못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어서 잘하면 손익 분기점을 넘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 엑시트 개봉 첫 주 흥행기록>

이 속도는 올 여름에 개봉해서 1000만에서 살짝 모자란 942만 관객을 동원한 엑시트와 비슷한 속도입니다. 첫 주 관람객은 비슷하지만 이렇게 평이 다른 이유는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다고 꼭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 시장은 소비자가 주도권을 가진 시장이 아닌 CGV, 롯데, 메가박스 같은 공급자가 주도권을 가진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영화를 가장 많이 보는 나라로 국민 1인당 1년에 4편 이상의 영화를 봅니다. 이렇게 영화를 많이 보는 이유는 영화관이 엄청 많다는 것과 상대적으로 영화 관람료가 해외보다 저렴하다는 점과 여가를 즐기는 가장 보편적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영화 관람이라서 정말 영화를 많이 봅니다. 특히 여름과 겨울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별 다른 일이 없고 갈 곳이 없으면 영화관에서 재미있던 없던 영화를 최소 1편 정도 봐야 연말을 마무리하는 느낌이 듭니다. 

마침 좋은 영화 볼만한 영화가 있으면 보는 것이고 없어도 개봉한 영화 중에 가장 볼만한 영화를 보는 것이 우리네 영화관 관람 풍경입니다. 

1. 경쟁작이 적다

이번 주에 개봉한 영화는 백두산과 시동 이 2개의 영화와 작은 영화들 뿐입니다. 두 영화가 치열하게 경쟁을 할 것처럼 보이지만 시동도 호평보다 혹평이 많아서 발길을 백두산으로 많이 돌린 것으로 보입니다. 어차피 둘 다 혹평을 받는다면 눈요기라도 할 수 있는 백두산이 낫겟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같이 겨루어야 하는 경쟁작이 크게 무너지면서 반사이익으로 백두산에 관객이 몰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 흥행 3위가 볼 사람은 다 본 1270만 명 관객을 동원한 겨울왕국 2가 올라온 것만 봐도 이번 주에 개봉한 영화들이 너무 적네요. 원래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가 개봉을 했어야 하는데 한국에서 워낙 인기가 없는 시리즈라서 1월 초로 개봉이 연기가 되어서 백두산은 쉽게 관객을 끌어 모을 조건이 되었습니다. 

2. 12월 말까지 이렇다할 경쟁작이 없다

첫 주 245만을 관객을 기록한 영화 백두산은 개봉 2번째 주에도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습니다. 뮤지컬 영화 캣츠가 그나마 예매율이 백두산과 비슷하게 올라가고 있습니다만 해외 평은 좋지 못합니다. 

평론가 평점은 18%이고 관객 평점은 60%네요. 어느 정도 대중성은 있어 보이지만 전 별로 땡기지 않네요. 

12월 26일에는 한석규, 최민식 주연, 허진호 감독 연출의 천문 : 하늘에 묻는다가 개봉을 합니다. 이날은 문화가 있는 날로 오후 5시~9시 영화를 5천 원에 볼 수 있습니다. 시사회로 천문을 봤는데 상당히 지루해서 추천하기 어려운 영화입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온 가족이 볼만한 영화라면 추천할 수 있지만 별 매력이 없습니다. 영화 백두산이 졸작이지만 자극적인 요소는 많습니다. 다만 그 자극이 자극으로만 끝나서 문제죠. 

이렇게 2번 째 주인 12월 말까지 특별히 경쟁작들이 안 보입니다. 만약 겨울왕국과 백두산이 붙었다면 백두산도 크게 나가떨어졌을지 몰라도 이 영화 흥행이라는 것이 영화의 재미로만 승부하는 시대가 아닌 마케팅과 개봉 시기가 크게 좌우하는 시장이 되다 보니 눈치 싸움이 엄청납니다. 단관 개봉하던 시절처럼 입소문을 타고 6개월씩 개봉하는 시기가 아닌 대규모 개봉한 후 2주 안에 수익을 내던가 아니면 빨리 접어버리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손님은 줄을 서 있고 무엇이든 만들어 내놓으면 그중에서 고르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특히 흥행 시즌인 여름과 겨울에는 관객 수요가 폭발하고 일정하기에 대충 만들어서 내놓아도 손님이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놀이동산이나 산꼭대기에 올라갔는데 목이 말라서 생수를 사 먹으려 하니 가격이 시중 가격에 2배나 되는 것을 알면서도 사 먹는 것과 비슷하죠. 

이런 이유로 전 백두산이 졸작이라도 경쟁 상품이 인기가 없어서 쉽게 500만 잘 하면 손익분기점인 760만을 넘을 수 있다고도 생각되네요. 물론 쉽지 않겠지만 대진운이 아주 좋습니다. 연말이면 할리우드에서 잘 만든 영화를 최소 2~3개를 국제 우편으로 보내오는데 올해 12월에는 겨울왕국을 제외하고는 눈에 안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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