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 초에 카메라를 들고 서울 명동, 종로 일대의 도심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사진으로 담고 있습니다. 매년 그 모양도 크기도 달라서 기록하기도 좋고 보기도 좋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점점 그 규모와 크기도 줄고 몇몇 곳은 아예 사라진 곳도 있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품격 있고 고상하고 고귀하고 큰 크리스마스 트리는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크기가 엄청 축소했습니다. 순간 어! 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작년에는 이렇케 컸고 매년 이 정도의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었어요. 게다가 회전하는 트리입니다.
장난감 기차마을도 작년과 동일한 수준이네요. 그래도 '밀레니엄 서울 힐튼'은 장난감 기차 마을도 있고 크리스마스 분위기 느낄 수 있어서 좋네요.
명동으로 이동했습니다. 날이 좋아서 거리로 나온 관광객들이 꽤 많네요.
그런데 이상한 조형물을 봤습니다. 뭔가 현란한데 뭔지 모르겠습니다. 반사 재질로 된 반사판도 있고 중간중간 LCD TV도 달려 있습니다. 언뜻 보니 오래된 초등학교에 있는 정글짐 같네요.
털이 달려 있어서 가까이서 보니 크리스마스 장식물이네요. 혹시 이게 크리스마스 트리? 그러고 보니 이 자리는 명동 예술극장 바로 앞으로 '크리스마스트리'가 있는 자리네요. 그럼 이게 트리인가?
뭐 나무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다는 전통적인 크리스마스트리만 트리는 아니죠. 그런데 우리가 이런 색다른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까요? 크리스마스는 전통이 중요하고 트리가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그 온기를 느끼려면 나무 형태가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원뿔 형태의 조형물에 LED만 촘촘하게 박은 크리스마스트리들이 많아지네요. 그게 더 화려해 보일 수 있지만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장식물도 많이 안 보이고 트리 느낌도 안 나는 것들은 만들지 않았으면 해요. 그런데 이 명동의 크리스마스트리는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안 보여서 그런지 별로에요. 게다가 안에는 쓰레받기도 있어서 어수선했습니다.
다 만들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도 좀 들긴 하는데 LCD TV에서는 영상이 계속 나오고는 걸 봐서는 이게 완성 같네요.
제가 꼰대라서 이런 크리스마스 트리를 이해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너무 심한 변형입니다.
작년에 돈화문 박물관 마을에서 본 트리입니다. 기존 트리와 다른 모습이지만 이 얼마나 예뻐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펄펄 내려야 할 명동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 트리가 있어서 실망스러웠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크리스마스 트리가 맞네요. 명동에서 내년 1월까지 Tfesta를 진행하는데 그 일환으로 미디어아트 크리스마스트리와 예술 조형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명동에 예술을 입힌다는 Tfesta. 그런데 예술이 구상화로 해야 사람들이 더 공감하고 많이 들기는데 추상적인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네요. 조금만 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게 했으면 좋았을텐데요. 아쉽고 아쉽네요.
저세상 크리스마스트리 같은 명동 미디어아트 크리스마스트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