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이 길어지더니 가을 잠시 그리고 바로 겨울이네요. 엊그제만 해도 얇은 외투를 입었는데 그 며칠 사이에 겨울이 와서 패딩 입고 다닙니다. 그러나 단풍이 다 들지 않은 서울 단풍 맛집인 남산 둘레길을 또 찾았습니다.
남산둘레길에서 황토길이 깔린 길에는 양쪽에 큰 단풍나무들이 있어서 사진 찍기도 걷기도 보기도 좋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에 갔는데 아직도 단풍이 다 안 들고 이제 막 들고 있네요.
남산둘레길 바로 밑 동네인 필동으로 내려왔습니다. 대한극장에서 영화 1편 보려고 가는 중간에 한 때 매주 챙겨보던 SBS <골목식당>에서 소개된 필동 음식점들이 떠올랐습니다. 푸드트럭 할 때부터 즐겨 봤지만 지금은 안 봅니다. 특히 필동편에서 멸치국수집 주인을 빌런으로 만들고 뚝섬편에서 출연자와 제작진 사이의 유튜브로 언쟁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 연출이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생각에 안 봅니다.
물론 모든 것이 대본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막장드라마 요소인 강력한 빌런을 만드는 과정이 너무 짜증났습니다. 어느 정도 연출은 필요하지만 과한 연출로 인해서 출연자들이 빌런이 되는 모습은 줄여야 합니다. 설사 빌런이라고 해도 순화 시키거나 방송에 내보내지 않아야 그 식당 주인 분들이 여론의 질타를 덜 받죠.
그나마 필동 멸치국수 주인 분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엄청난 악플을 그게 신경 쓰지 않고 방송의 자신의 모습을 보고 반성하고 잘못을 인정해서 좋은 마무리를 지었지만 뚝섬편의 2곳은 여전히 방송을 욕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관심이 뚝 떨어졌습니다.
대한극장 가는 길에 필동 가게들이 생각나서 들려봤습니다. 먼저 필동 멸치국수집입니다. 국수를 엄청나게 많이 줬던 집인데 너무 작아서 한 번에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이 필동 멸치국수는 방송 이후에도 많은 사람이 찾았는지 확장 이전을 했네요.
8월 초에 대한극장 근처로 이전을 했네요.
대한극장을 정면으로 보고 바로 오른쪽 첫번째 골목길에 들어서면 필동 멸치국수가 보입니다. 여긴 유동인구가 더 많은데 장사가 더 잘 되겠는데요.
가게 규모가 대략 30평 정도 되어 보입니다. 이전 곳은 5평도 안 되어 보이던데 30평 규모로 확장했네요. 대한극장에서 영화 보고 들려봐야겠습니다.
그 다음 집은 솜이네 떡볶이입니다. 학생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여기도 2호점 소식이 있네요.
2호점 위치는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즉석 떡볶이집 솜이네 떡볶이도 2호점을 냈네요. 방송 버프가 아주 크네요.
그러나 골목 상권을 살리자는 취지로 시작한 SBS 골목 상권을 살리지는 못했습니다. 방송에서 연예인들이 운영한 옆 가게는 지금도 임대를 놓고 있네요. 이 골목 자체가 유동인구가 많지 않습니다.
이번엔 함박스테이크 전문점인 코너스테이크입니다. 당시 방송에서 모범생으로 묘사되었던 곳입니다.
이때가 오후 4시가 좀 넘었는데도 손님이 꽤 보이네요. 입소문도 잘 났나 봅니다.
여기도 2호점 오픈 했습니다. 3곳 모두 2호점을 오픈했네요. 골목식당이 골목 상권을 살리는 취지를 살린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골목 상권이 살아나지는 않고 방송에 소개된 가게들만 2호점을 낸 모습이네요. 방송의 힘이 아무리 좋아도 죽어가는 상권을 살릴 수는 없죠. 상권이 살려면 그 주변 지역의 유동 인구가 늘어야지 몇몇 가게를 백종원 표 설탕을 뿌린다고 살아나지 않습니다.
뭐 골목이 아닌 방송된 음식점을 살리는 것이라면 성공적인 방송이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