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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시골을 배회하는 우리를 담은 오인숙 작가의 봉산리 김씨 사진전 본문

사진정보/사진전시회

시골을 배회하는 우리를 담은 오인숙 작가의 봉산리 김씨 사진전

썬도그 2019.10.14 13:21

10년 안에 은퇴를 한 후에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팔고 한적한 시골에서 살아갈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시골인 곳은 편의시설이 너무 없는 것이 싫어서 지방 소도시에 정착할 생각입니다. 뭐 지방 소도시에 살다가 더 깊숙한 시골에서 살 수도 있겠죠. 

중요한 건 이 서울이라는 도시를 떠나는 겁니다. 사람과 자동차가 내뿜는 매연 같은 악다구니가 싫은 것도 있지만 사람보다 자연이 정직하고 건강해서 자연과 더 많이 만날 기회를 만들고 싶어서 지방 소도시로 갈 생각입니다. 그러나 걱정도 큽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텃새가 심할지 편의시설이 많지 않아서 생활이 불편할 지 등등이 두렵습니다. 


봉산리에 사는 김씨는 정말 행복해 보입니다. 아파트 한 채 안 보이고 사람이 만든 직선으로 된 건물조차도 많지 않은 곳에서 운동을 하면서 즐거운 표정을 짓습니다. 

사진이 먹을 것을 씻고 다듬어서 음식을 하는 뒷모습조차도 행복해 보입니다. 


산에서 나무를 하고 내려가다가 밀집모자가 벗겨져도 누가 집어가지 않을 것을 잘 알기에 그냥 냅둬도 되는 삶이 즐겁습니다.

정직한 자연이 선물한 음식을 먹고 하늘을 바라보면서 도시의 한뼘보다 많은 햇살을 받을 수 있음이 감사하고 고맙고 즐겁습니다. 

비록 편의 시설은 도시의 10평짜리 오피스텔보다 못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자연을 한껏 들이킬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오늘도 봉산리 김씨 아저씨는 즐겁고 즐겁습니다. 그런 김씨 아저씨를 마을 사람들은 갸우뚱 거립니다. 농사꾼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농사는 하긴 합니다. 돈은 어떻게 버는 지 모르겠지만 버는 것 같기는 합니다. 집에 사는 것 같으면서도 안 사나? 의문스럽게 들여다 보면 또 삽니다. 이 의뭉스러운 봉산리 김씨를 담은 사진전이 <봉산리 김씨 사진전>입니다.

이 의뭉스러운 봉산리 김씨 아저씨의 비밀을 알려면 아래의 글을 읽어야 합니다. 

남편을 10년 동안 사진으로 담은 오인숙 사진작가의 '서울염소'

도시라는 독에 죽어가는 분들을 위한 해독약 같은 사진에세이 '서울염소'

오인숙 사진작가는 남편을 위해서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프로그래머였던 남편이 매일 같이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면서 서서히 말라갔습니다. 이런 경험을 저도 해봤습니다. 번 아웃 증후근이라고 하죠.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해서 저녁 10시에 퇴근하고 토요일까지 출근하는 일을 반복하면 사람이 마릅니다. 과도한 근로는 영혼까지 파괴를 하죠.

오인숙 작가의 남편은 그렇게 말라갔습니다. 


남편은 자신이 염소 같다고 말했습니다. 말뚝에 메어져서 주변에 더 많은 풀이 있음에도 메어진 끈의 길이만큼만 풀을 먹을 수 있는 존재. 도시에 메어진 염소 같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남편은 지방에 빈집을 사서 주말마다 내려가서 집을 혼자 고치기 시작합니다. 도시의 독에 찌든 삶을 해독하기 위해서 시골에서의 삶을 꿈꿉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아내인 오인숙 사진작가가 묵묵히 기록합니다.

2014년에 전시하고 출간한 <서울염소> 사진전과 사진집은 10년 동안의 남편의 방황과 행복을 담은 기록앨범이자 가족앨범입니다. 저를 포함 많은 사람들이 가족 이외의 사람을 주로 담지만 오인숙 작가는 남편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10년 넘게 진득하게 촬영한 결과가 2014년에 선보였습니다. 시골에 집을 하나 장만해서 도시의 독을 제거하는 봉산리 김씨 아저씨.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나 궁금했는데 그 후일담 같은 사진전이 열리고 있네요. 사진전 제목도 <봉산리 김씨>입니다. 

2014년 표정보다 더 행복해진 모습으로 보이네요. 이렇게 꾸준하게 가족이자 남편을 바라보는 시선이 놀랍기도 합니다. 남편, 아내 흉보고 비교하는 것이 우리네 일상인데 반려자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따뜻한 부부애가 느껴지는 사진들이기도 합니다. 

시골은 평온과 평화입니다. 전투가 일상인 도시의 삶이 전경이 아닌 배경으로 놓고 시골 풍경을 전경에 놓은 의뭉스러운 김씨 아저씨의 이야기가 담긴 봉산리 김씨 사진전입니다. 


<봉산리 김씨>사진전은 서울시 광진구에 있는 '갤러리 사진적'에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전시 축하드립니다. 

<오인숙 작가의 봉산리 김씨 사진전>

장소 : 서울시 광진구 능동 208-1 갤러리 사진적
기간 : 2019년 10월 1일 ~ 11월 2일(매주 월, 화 휴관) 오전 11시 30분 ~ 오후 10시
아티스트 토크 : 
2019년 10월 27일 2시-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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