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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무인서류발권기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노인을 돕다(불친절한 금천구청) 본문

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무인서류발권기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노인을 돕다(불친절한 금천구청)

썬도그 2019.08.27 10:11

집 근처에 구청이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그냥 지나가거나 쉼터로 이용합니다. 어제는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러 갔습니다. 검색을 통해서 1천원을 내야 한다는 소리에 다시 집으로 들어가서 1천원을 챙겼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에 저장된 모바일 카드나 LG 페이로 해결하기에 지갑도 솔직히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모바일 카드를 받지 않는 곳에서는 현금을 써야 합니다. 

혹시나 해서 1천원을 들고 찾아갔습니다. 


금천구청은 한 때 성남시청과 함깨 3대 호화청사라는 오명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통유리 설계를 해서 여름에는 엄청 덥습니다. 통유리에 열을 막아주는 필름을 부착해야 할 정도로 실내는 찜통입니다. 여름에 한 부서 찾아갔다가 잠시 서 있는데 땀이 주루룩 흐르기에 여기서 어떻게 일을 하나 할 정도였네요. 


호화청사라는 오명은 구청이 각종 편의 시설을 시민에게 환원하고 개방을 하는 노력 끝에 10년이 지난 지금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위 사진은 몇 년 전 겨울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1층 통합 민원실 앞에 있는 무인서류발급기 앞에서 가족관계증명서를 뗐습니다. 주요 증명 서류는 무료네요. 돈이 굳었습니다. 금천구청에서 나가려고 하는데 한 할아버지가 무인서류발급기 앞에서 어쩔 줄을 몰라 하시고 계시더군요. 할아버지는 노란 조끼를 입은 두 젊은 사람에게 손짓을 하고 여기서 등본 뗄 수 있냐고 묻는데 두 젊은 사람은 모르겠다고 하네요. 

자기들은 구청 직원이 아니라 복지관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게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서 할아버지에게 주민등록 등본을 떼는 것을 도와드렸습니다. 젊은 분들은 주민등록 등본을 떼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주민등록번호와 오른손 엄지 손가락 지문만 있으면 됩니다. 

그러나 노인 분들에게는 이게 쉽지 않습니다. 저도 옆에서 도와주면서 등본에 뭘 포함하고 안 하고를 체크하는 항목이 무려 7개가 넘는 걸 보고 놀랬습니다. 왜 이렇게 변했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냥 몰라서 다 포함을 해드렸습니다. 저도 중간에 막혀서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 전전긍긍하는데 노인 분들은 더 떼기 힘듭니다. 무인서류발급기에서 서류 떼는 것을 도와드리면서 할아버지에게 여쭈어 봤습니다. 

"이거 바로 옆 민원실에 가시면 직원이 떼어 드릴텐데요"
"응 거기 갔더니 직원이 여기가서 떼라고 하더라고"

순간 열이 확 받았습니다. 

옆 무인서류발급기에서 용지를 갈아주는 구청 직원 분이 있기에 그 분 들으라고 한 소리 했습니다. 

"아니 노인 분들은 사람이 떼어줘야지 무인서류발급기에서 떼라고 하면 어떻게 해요. 자기 편의 위주의 행정을 하다니 못된 사람들이네요"라고 할아버지에게 지나가는 말로 했습니다.

금천구청 직원들이 모두 불친절 하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친절한 직원들도 꽤 많아요.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금천구청과 구민이 가장 많이 만나는 민원실 쪽의 서비스가 나빠졌습니다. 먼저 1층에 안내데스크에 안내하는 분이 항상 계셨습니다. 궁금한 점, 부서 위치, 서류 떼는 것이나 각종 안내를 도와줬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안 보이더군요. 

그리고 서류도 바쁘지 않으면 자기들이 직접 떼어주기도 했습니다. 물론 무인서류발권기에서 떼도 되지만 일이 많지 않으면 직접 떼어주기도 했습니다. 제가 민원실 안 쪽을 보니 민원인도 많지 않았습니다. 이때 시간이 오전 10시이니 민원인이 많이 찾아올 시간은 아니죠. 

바쁘더라도 노인 분들 같이 무인서류발급기를 다룰 줄 모르는 분들은 사람이 붙어서 도와드리거나 사람이 직접 서류를 떼어줘야 합니다. 그게 행정이고 노인 복지 아닙니까? 이게 한 두번이 아닙니다. 몇 달 전에도 지나가다가 노인분이 무인서류발급기에서 쩔쩔 매는 걸 보고 한 50대 아저씨가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이게 또 문제가 되는 것은 저 같이 다른 사람이 서류 떼는 것을 도와주다가 도와주는 사람이 악한 마음을 가지거나 사기꾼이면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노인 복지, 노인 복지 노래를 부르지만 이런 구청의 노인 복지는 아주 질이 낮네요. 무인서류발급기 옆에 모르시면 안내데스크에 문의하세요라는 문구라도 붙여서 공인근무요원이 무인서류발급기에서 서류 발급을 도와주게 하는 게 복지 행정 아닙니까?

무신경한 금천구청 민원실에 화가 나네요. 제발 부디 자기들 편의 위주로 행정 하지 마세요. 앞에서는 노인 복지 위치면서 자기들 등잔 밑의 노인 복지는 이게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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