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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구글

앞으로 13세 미만 아동은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못한다.

by 썬도그 2019.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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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초창기만 해도 이 플랫폼을 어떻게 운영할까? 궁금했습니다. 매년 천문학적인 적자를 보는 유튜브를 어떻게 견뎌나갈까 했습니다. 수익 모델이라고 해봐야 광고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8년이 지난 지금은 말끔히 해소되었습니다. 네트워크 장비, 저장장치 및 각종 컴퓨팅 장비들의 가격 하락과 방송국 콘텐츠보다 더 재미있는 콘텐츠가 엄청나게 올라오면서 유튜브는 고속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광고를 넘어서 유튜브 프리미엄이라는 월정액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수익원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실로 유튜브 광풍입니다. 지난 2019 KOBA와 2019 사진영상기자재전에 갔더니 1인 방송 체험 공간과 1인 방송 장비를 판매하는 곳들이 꽤 많았습니다. 이런 1인 방송들까지 유튜브에 많아지면서 볼 채널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뭐든 양적인 팽창이 일어나면 질적 하락을 동반하죠. 

정말 쓰레기 같은 채널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하는 채널도 많고 아무말대잔치를 하는 채널도 많습니다. 또한, 불법 복제 콘텐츠를 올리는 채널도 많고 쌍욕을 여과없이 하는 채널도 많습니다. 점점 쓰레기화되어가는 유튜브입니다. 자극적인 소재의 채널도 엄청많죠. 

문제는 이런 쓰레기 같은 채널들을 아이들이 여과없이 본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또한, 심의가 공중파나 방송사보다 약한 것도 문제고 문제가 발생한 후 해결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아동 채널 댓글 금지 정책을 펼친 유튜브

<10대소녀가 뷰티 1인 방송을 하는 모습/작성자: Dmytro Zinkevych/셔터스톡>

이런 유튜브 광풍에 요즘 아이들 미래의 꿈이 유튜버라는 소리를 하죠. 한국과 미국에서 장래 희망 5위 안에 유튜버가 있습니다. 좀 서글픈 풍경입니다. 꿈이 아닌 아이들도 있습니다. 직접 방송을 하는 초등학생, 중학생도 많으니까요. 그러나 사리판단력이 떨어지는 초딩 유튜버 중에는 일탈적인 행위를 올리는 초등학생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유튜브 코리아는 별다른 문제 의식도 없습니다. 

또한, 불법 복제 콘텐츠도 해당 저작권자가 아니면 신고조차 못합니다. 저작권자가 직접 저작권 침해로 신고해야 합니다. 이런 방만한 운영을 하는 유튜브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방통위?, 사용자? 여론? 아닙니다. 바로 광고주입니다. 유튜브를 움직이고 반성하게 하는 유일한 힘은 광고주입니다. 

2019년 2월에 Matt Watson씨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은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유튜브가 어린이의 성적 착취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입니다. 이 동영상과 함께 소아성애자들이 아동이 나오는 영상 중에 아동의 성적 착취로 오해할 수 있는 행동이 나오는 영상 구간만 공유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걸 인지한 광고주 중에 배틀로얄 게임인 포트나이트를 개발하고 있는 에픽 게임사가 유튜브 영상 시작 전에 나오는 프리롤 광고를 취소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어서 네슬레도 디즈니도 유튜브에서 광고를 철회합니다. 

이에 놀란 유튜브는 어린이가 출연하는 동영상에는 댓글을 달지 못하는 좀 괴이한 정책을 펼칩니다. 이해는 합니다. 아이들 출연하는 동영상에 소아성애자들이 음란한 댓글을 달아서 아이들 상처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웹툰 작가 주호민 영상은 왜 댓글을 막았을까요? 주호민은 자신이 민머리라서 유튜브가 자신을 아기로 오해해서 내 채널 동영상 모두 댓글을 달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말을 했고 유튜브코리아에 물어보니 한 참 후에 그 생각이 맞다면서 아기로 오해했다고 하네요. 그럼 바로 댓글 금지 풀어줘야 하는데 한 참 지나서 풀어줍니다.

이런 면에서 유튜브 코리아의 느린 대처는 참 문제가 많습니다. 

유튜브는 아동 채널에 댓글을 금지시키고 일부 동영상이나 악성 채널은 폐쇄를 했습니다. 이외에도 CSAI Match라는 기술을 도입해서 자신의 영상을 아동 착취 영상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유튜브는 2015년 이전에는 13세 미만의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가 없었다가 2015년에 유튜브 키즈를 출시했습니다. 유튜브는 13세 미만의 어린이가 어른들이 사용하는 유튜브에 계정을 만들면 바로 삭제를 하고 13세 미만 아이들은 유튜브 키즈에서만 계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유튜브는 유튜브와 유튜브 키즈로 앱 자체를 분리해 놓았습니다. 

이 정책 이후로 수천 개의 아동이 개설 한 유튜브 계정을 삭제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미성년자를 착취하고 괴롭히고 위험 행위나 잘못된 행위를 권장하는 영상을 엄격하게 다스리기 위해서 커뮤니티가이드 라인을 강화했고 위반 경고 시스템도 개정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19년 1분기의 유튜브는 어린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동영상 80만 개 이상을 삭제했습니다. 중요한 건 다른 사람이 다 본 상태에서 삭제해봐야 큰 효과가 없죠. 유튜브는 이걸 잘 알고 있어서 10회 이만의 재생 수에서 아동 착취 영상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13세 미만 아동 방송 정책이 바뀐다.


유튜브 공식 블로그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아동 및 청소년에 대한 유튜브 동영상 정책이 바뀔 예정입니다. 


<동영상 촬영 중인 10대 소녀/작성자: Dmytro Zinkevych/셔터스톡>

1. 라이브 기능 제한

유튜브는 보호자 동반이 아닌 13세 미만의 어린이나 청소년(younger minors)은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할 수 없을 예정입니다. 단 보호자를 동반해서 방송을 하면 방송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정책을 준수하지 않은 채널은 실시간 방송 즉 스트리밍 방송을 할 수 없습니다. 유튜브는 기계학습을 통해서 13세 미만의 어린이나 청소년이 방송을 하면 바로 찾아서 삭제할 예정입니다.


2. 13세 미만의 어린이 동영상에 댓글 사용 금지

이 정책은 이미 시행중입니다. 어린이가 출연하는 동영상에는 댓글을 달 수 없습니다. 댓글은 아주 중요한 기능이죠. 댓글로 유튜버와 구독자가 만나고 구독자의 의견을 경청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쓰레기 댓글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저도 유튜브 운영하고 있지만 댓글 3개 중 1개는 쌍욕을 섞은 댓글들이 달려요. 특히 정치, 사회적인 영상은 악플이 많이 달립니다. 특히 이 댓글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어른도 악플에 내성이 생기기 어려운데 어린이들은 더 큰 상처를 받습니다. 그래서 유튜브는 소통을 막을 수 있지만 보다 안전하고 덜 상처 받는 유튜브를 위해서 13세 미만 어린이가 출연하는 동영상에는 댓글을 달 수 없습니다. 


3. 가짜 뉴스 같은 유해성 콘텐츠는 추천 영상에서 제외

유튜브의 강점은 다양한 동영상과 정보와 팁과 재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점도 참 많습니다. 방송은 미약하나마 어떤 방송 내용을 전할 때 검증을 합니다. 좋은 언론은 크로스체크까지 하죠. 물론 검증 없이 방송을 하는 방송사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유튜브는 이런 최소한의 장치도 없이 방송하는 채널이 천지삐까리입니다. 가짜뉴스의 대부분은 유튜브라는 마르지 않는 샘물에서 나온다고 하죠.

온갖 거짓으로 무장한 선동 방송 채널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런 채널 영상들을 보다보면 헛웃음이 나옵니다. 이런 방송을 믿는 사람이 있나?라는 생각을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믿고 믿음을 넘어 광신도처럼 따릅니다. 정보 광풍 시대가 만든 슬픈 자화상이죠. 

유튜브도 이런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유튜브는 지구가 평평하다는 등의 가짜 및 거짓 뉴스나 정보를 담은 동영상을 추천 영상에서 서서히 줄여 나갈 예정입니다. 솔직히 유튜브 조회수는 추천 영상에 뜨느냐 못 뜨느냐가 아주 중요합니다. 문제는 이 추천 영상의 정확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습니다. 또한 추천 영상에 대한 품질의 의문도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물론 유튜브는 블라블라 우리는 잘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추천 영상 알고리즘이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는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서비스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습니다. 유튜브는 앞으로 어둠이 더 강해질 겁니다. 유튜브가 이런 어둠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번 대처도 문제가 커지자 나온 대책인데 그 대책이라는 것이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다만 누가 봐도 쓰레기 같은 영상을 추천 영상에 올리는 짓(?)은 안 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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