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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구글

유튜브에서 증오, 혐오 발언 콘텐츠가 늘어나는 이유

by 썬도그 2019.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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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이 유튜브로 진출했습니다. 카카오TV도 있고 네이버TV도 있지만 유튜브에 자신의 콘텐츠를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는 동영상 플랫폼이기 때문이겠죠. 유튜브가 고속 성장한 이유는 2가지입니다.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 중에 가장 뛰어난 기술력을 가졌고 그 다음으로 동영상에 광고를 달아서 콘텐츠 제작자에게 수익을 쉐어하는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튜브에 잘 정착한 사람들이 네이버 블로그 백날 해봐야 돈 안 벌리니 그 능력과 지식과 실력으로 동영상 콘텐츠 만들어서 더 큰 수익을 내라고 부축이고 있습니다. 그나마 티스토리는 구글 애드센스 광고를 달 수 있어서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네이버 블로그는 자체 광고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그 수익이 무시할 정도로 작습니다. 

물론 광고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블로그 운영하는 분들도 있지만 광고 수익으로 콘텐츠 생산하는데 큰 도움을 받는 사람도 많습니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수익을 내는 분들은 좀 더 콘텐츠 질을 높게 하기 위해서 1인 방송 장비나 카메라를 구매해서 인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튜브를 통한 광고 수익은 선순환이 되어서 유튜브에 양적 질적 향상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5년 전만 해도 유튜브의 대부분의 동영상 특히 한국의 동영상은 자막 없는 동영상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예능 프로그램 빰치게 뛰어난 효과나 자막을 넣고 현란한 편집술로 담은 영상들이 꽤 많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볼 거리가 풍부하니 요즘 10,20대들은 유튜브 자체가 TV이자 교과서이자 세상을 배우는 창구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좋은 콘텐츠도 많지만 유튜브에는 쓰레기 같은 콘텐츠도 참 많습니다. 뉴스 기사를 텍스트를 음성 변환하는 TTS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저질 콘텐츠를 양산하는 콘텐츠가 참 많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쓰레기 콘텐츠야 블로그에도 인스타그램에도 많으니까요. 

그러나 이런 쓰레기 콘텐츠를 검색 엔진에서 상위에 노출 시켜줍니다. 물론 이건 포털 검색 품질의 낮아서 발생하는 문제이고 타사 서비스라서 제목만 검색에 반영하는 문제점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유튜브의 추천 영상이 좋은 영상만 추천하는 것도 아닙니다. 유튜브의 추천 영상 시스템은 여러모로 품질이 좋지 못합니다. 유튜브 운영해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추천 영상에 내 영상이 올라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추천 영상 품질이 좋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 보다 더 심한 문제는 증오 발언, 또는 혐오 발언을 하는 콘텐츠가 너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 증오, 혐오 발언, 주장 콘텐츠가 늘어나는 이유

<미움이라는 글씨를 지움/작성자: sebastianosecondi/셔터스톡>

인터넷 초창기인 96년에는 소수의 사람만이 인터넷을 사용했습니다. 당시는 10, 20,30대 중 일부만 인터넷을 사용했죠.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 분위기는 아주 명랑 청량했습니다. 인터넷 신조어가 나오고 인터넷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쉽게 모으고 경청할 수 있어서 정말 좋은 문화들이 많았습니다. 또한 돈 주고 사봐야 하는 정보도 인터넷에 무료로 올려진 것들도 많았죠.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점점 혼탁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혼탁을 넘어서 추악해졌습니다. 유치원생부터 70대 노인까지 모든 연령이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자 선민의식은 다 사라지고 오프라인보다 더 심하게 더러워졌습니다. 익명성이 보장되어서 귄위 앞에서 하지 못하는 말과 주장을 할 수 있는 순기능이 있는 인터넷이지만 반대로 면전에서 하지 못하는 혐오 발언과 증오심과 적개심을 담는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워마드, 일베 같은 증오와 적개심으로 똘똘 뭉친 커뮤니티가 생기면서 증오와 혐오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유튜브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증오와 혐오성 발언을 담은 영상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치색이 짙은 사람들이 가짜 뉴스까지 만들고 소개하면서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악성 콘텐츠, 혐오 콘텐츠, 증오 콘텐츠를 유튜브는 어떻게 판단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을까요?

구글의 CEO인 '선다 피차이'는 한 인터뷰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대답을 했습니다. 최근 유튜브에 증오나 차별을 조장하는 콘텐츠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명명백백 문제가 있는 동영상 콘텐츠를 유튜브는 정책 위반이 아니라면서 삭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선다 피차이'는 14세 미만의 청소년들의 생방송을 금지하는 등 커뮤니티 가이드를 개정하고 있습니다. 


피차이는 우리 모두 유해한 콘텐츠를 원하고 있지 않다고 전제하면서 지난해 4분기에만 무려 900만개의 동영상을 삭제 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구글은 콘텐츠의 질을 중요시하고 질 좋은 콘텐츠를 검색 결과에 반영하고 있고 유튜브도 비슷한 정책으로 질 좋은 콘텐츠를 높이 평가해서 소개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네요. 

그러나 유해하지만 정책을 침해하지 않은 경계선에 있는 콘텐츠를 제거하는 문제는 컴퓨팅 과학 문제이면서도 사회적 문제라서 어려움이 있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네요. 


쉽게 말하면 유해한 콘텐츠이긴 하지만 그 유해함이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것이 아닌 다른 시선으로 보면 유해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기에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베나 워마드 같은 곳이나 혐오, 증오 발언과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증오, 혐오성 또는 특정인 또는 단체를 공격하는 내용을 담은 콘텐츠를 제거할 수는 있지만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죠. 내 콘텐츠가 증오 콘텐츠로 유해하면 그 반대에 있는 사람의 비판 발언도 증오성 발언으로 공격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유튜브는 거대한 인터넷 서비스이고 큰 그림에서 봐야 한다고 하는 것 같네요.


다만 출처가 확실하지 않는 거짓 정보를 바탕으로 한 가짜 뉴스 콘텐츠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하네요. 어떻게 보면 무책임한 구글 CEO 피차이의 무책임한 발언으로 보일 수 있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고민을 담은 발언이기도 하네요. 이 피차이의 인터뷰 영상은 좋아요가 31, 싫어요가 820로 무척 높네요. 


이는 유튜브 CEO인 수잔 보이치키의 발언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뉴스미디어 사이트인 Vox의 Carlos Maza는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우익 성향의 해설가이자 개그맨인 Steven crowder에게 공격을 받았습니다. Maza씨는 동성애자이며 라틴계 미국인입니다. 라틴계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가지고 Steven crowder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웃음의 소재로 계속 올렸습니다. 이 Steven crowder를 동조하는 사람들이 트위터로 Maza를 조롱하고 전화번호 같은 개인 정보를 인터넷에 유포했습니다. 

이에 Maza씨는 유튜브 공식 계정에 자신이 공격 받고 있다고 알렸고 유튜브는 트위터로 Maza씨에게 직접 회신을 합니다. 분명 Maza씨를 공격하는 행위를 하고 있지만 정책 위반은 아니다라고 유튜브의 공식 답변을 했습니다. 좀 황당한 답변이죠. 그 이유를 보면 

유튜브는 해당 발언이나 행동은 분명 공격적이지만 광범위한 정치적 논의 속에서 표현된 하나의 의견일 뿐이지 성희롱이라고 판단되지 않는다면서 정책 위반이 아니라고 말했네요. 

출처 : https://support.google.com/youtube/answer/2802268?hl=ko

그러나 이런 유튜브 공식 계정의 대답은 좀 이해가 안 갑니다. 유튜브 정책 가이드에 보면 사이버 폭력에 대한 정책이 있습니다. 여기에 분명히 '타인을 악의적으로 희롱하거나 위협하거나 괴롭히려는 목적의 콘텐츠 또는 행동은 유튜브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유튜브 공식 계정의 답변은 그 반대네요. 

괴롭힘을 당하는 건지 비판을 하는 건지 판단은 누가 하는 것일까요? 유튜브가 하겠죠! 그럼 모든 건에 대해서 일일이 판단하는 판사일까요? 네 현재까지는 유튜브가 판단을 내리는 판사입니다. 그러나 보통 이런 괴롭힘을 당하거나 성희롱은 피해 당사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보편적으로 보면 별거 아닌데 호들갑이라고 하는 것들도 당사자는 괴롭다고 느껴지면 피해자의 입장을 받아주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러나 유튜브는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해도 받아주지 않네요. 저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유튜브는 이 무책임한 답변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Maze씨 이야기는 수만 단위로 리트윗 되고 각종 언론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논란에 대해서 유튜브 CEO인 수잔 보이치키는 사과를 했습니다만 사과는 하지만 해당 콘텐츠가 정책 위반이 아니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잔 보이치키의 이런 발언은 구글 CEO인 산다 피차이의 주장과 비슷합니다. 이해는 하지만 이렇게 한쪽 주장을 막기 시작하면 반대쪽도 막게 되고 결국 너도나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신고가 남발하게 되고 동영상 고소전이 시작되면 동영상 콘텐츠 생태계가 위축 되기에 이런 판단을 했나 보네요. 실제로 수잔 보이치키는 지난 6월 10일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정책의 일관성을 주장하면서 하나의 콘텐츠를 삭제하면 그에 따라서 다른 많은 콘텐츠를 삭제해야 한다고 말했네요. 

그러나 이런 식의 두 CEO의 안일한 판단은 더 많은 증오, 혐오 콘텐츠를 양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실제로 요즘 유튜브를 보면 증오, 혐오 주장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래서 유튜브를 덜 보게 되네요. 

출처 https://support.google.com/youtube/answer/2801939?hl=KO

그렇다고 유튜브가 이런 비난에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커뮤니티 가이드를 개정하면서 증오심 표현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을 명시했습니다. 
연령, 카스트, 장애, 민족, 성 정체성, 국적, 인종, 이민 신분, 종교, 성별, 성적 취향, 큰 폭력 사건의 피해자와 친인척, 군필 여부에 대한 콘텐츠는 삭제 됩니다. 단 악의적인 표현이라고 해도 교육, 다큐, 과학, 예술을 목적으로 인용할 경우는 가능합니다. 

비난과 증오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그 차이에 유튜브가 갈등을 하는 모습으로 보이네요. 이런 유튜브의 두루뭉술한 대처는 구글 직원들까지 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정책 위반은 아니라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공격적인 발언을 한 Crowder의 콘텐츠에 대해서 수익 창출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광고 게재를 중단했습니다. 이 경험을 저도 했습니다. 몇 년 전에 한 사회운동가의 행동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는데 어느날 구글 애드센스에서 메일이 왔는데 당신의 주장은 이해하는데 광고를 게재 할 수 없다는 메일이 왔습니다. 콘텐츠를 삭제하라는 무언의 압력이 담긴 메일이 왔습니다. 

전 몇 번을 읽어봐도 혐오나 증오가 아닌 사려 깊지 못한 행동에 대한 지적과 비판이었지만 구글은 많은 사람들의 신고를 받아서인지 제 글을 내리라고 압박을 했습니다. 이게 딱 그거죠. 정책 위반은 아닌데 광고는 내려라! 좀 이상한 판단과 행동 아닐까요? 마치 법규 위반 사항은 전혀 없지만 뒷차들이 니 차 싫어하니까 운전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달라요?

거대한 기업이고 합리성으로 무장한 구글과 유튜브 같지만 실제 파고보면 구멍가게 식으로 판단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물론, 세상 일이 딱딱 드러맞지 않고 이건 기계, 수학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라서 오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구글은 계산 쪽에는 1류 기업이지만 사람을 대처하는 인문학적인 면에서는 젬병인 회사죠. 그게 구글의 가장 큰 약점입니다.

구글과 유튜브의 두 CEO는 그 구글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행동을 했네요. Maza씨는 유튜브가 동영상은 삭제 안 하면서 광고만 삭제한 건 눈가리고 아웅식이라면서 광고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 플랫폼이 문제라고 명확하게 지적했습니다. 다만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는 이번 사태로 인해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언급은 했습니다. 

비판과 증오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태도의 차이일까요?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다고 여론에 맡긴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죠. 여론이 항상 선하지도 정답도 아니고요. 다만, 피해자의 주장을 면밀히 더 살펴보는 혜안을 가졌으면 하네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30일 블럭 처리하는 한국 포털 시스템

그럼 한국 포털들은 어떻게 이런 문제를 판단할까요? 유튜브의 이런 문제의 원조는 블로그입니다. 블로그 글 중에 명예훼손에 해당되는 글들이 꽤 많습니다. 그거 아세요? 어떤 사람이 큰 범죄를 저질렀고 그 사실을 블로그에 써도 명예훼손입니다. 좀 황당하지만 인터넷의 겉잡을 수 없는 파급력 때문에 이런 규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 자체만 적어도 명예훼손입니다.

그럼 특정인을 비판한 글을 블로그에 적었는데 그게 명예훼손인지 아닌지 누가 판단할까요? 그건 방통위가 합니다. 판단하는데 보통 30일 정도 걸립니다. 그러나 당장 판단할 수 없기에 특정 글이 계속 명예훼손을 할 수 있기에 포털은 명예훼손 신고를 하면 묻지도 따지지 않고 30일 정도 무조건 블럭 처리합니다. 그리고 게시자가 항의를 하면 30일 후에 방통위가 판단해서 블럭을 풀거나 계속 유지합니다. 보통 이렇게 블럭 처리가 되면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귀찮아서 블럭 처리에 대한 대응을 하지 않습니다. 

이 제도를 악용해서 자신들에 대한 비판의 글을 무조건 명예훼손으로 블럭 처리하는 연예인 종교단체 기업들이 있고 실제로 저도 10건 이상의 글이 그냥 블럭처리 되었습니다. 제도의 취지는 저도 이해하지만 악용되고 있죠. 

한국 포털들은 너무 빠르게 판단도 없이 블럭처리하고 유튜브는 너무 느리게 판단하네요. 

유튜브의 이런 느슨한 정책 때문에 유튜브에서 증오, 혐오 콘텐츠는 줄지 않고 계속 늘어가고 있습니다. 깨진 창문 효과라고 하죠. 유리창 1개가 깨졌을 때 바로 유리를 갈아야지 방치하면 아무도 안 사는 집이라고 판단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돌맹이로 남은 유리창을 다 깨버립니다. 유튜브가 깨진 창문 효과 체험장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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