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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서울시립미술관 2018 신소장품전 <멀티-엑세스 4913>

by 썬도그 2019.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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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가나 사진작가의 작품은 판매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작품을 만들기 위한 원동력이 됩니다. 그러나 작품이 모두 다 판매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나마 갤러리에 소속되어서 유통, 전시, 판매책이 있는 유명 화가나 사진작가들은 마음 편하게 작업을 하지만 갤러리의 후원이나 소속이 되지 못하면 작품 활동을 계속 이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라나 좋은 콜렉터 만나면 한결 낫죠. 

미술가들의 작품을 구매하는 큰 손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시립미술관이나 현대미술관 같은 공공미술관들이 작품을 구매하는 큰손들입니다. 내부에서 치열한 논의 끝에 구매할 작품들을 리스트를 만들어서 구매를 합니다. 이렇게 구매한 작품들은 소장품 전시회를 통해서 전시를 합니다. 

2019년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영구소장하고 있는 작품은 무려 4,913점입니다. 이중 일부가 전시되고 나머지는 수장고에 저장되어 있다가 가끔 호출을 받고 미술관 벽에 걸리거나 대여를 해줍니다.

2018 SeMA(서울시립미술관) 신소장품 전시회인 <멀티-엑세스 4913>전시회를 보러 갔습니다. 이 전시회는 6월 초까지 전시되고 무료이니 누구나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가는 길에 있는 덕수궁 돌담길은 언제나 생기가 넘칩니다. 한 외국인이 버스킹을 하네요. 



놀랬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관장이 바뀌더니 해외 유명 미술가인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회를 했는데 이게 대박이 났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이런 대규모 그리고 입장료 비싼 전시회를 약 10년 만에 보는 듯 합니다. 고흐전을 본 이후 이렇게 비싼 가격의 입장료를 받는 전시회는 오랜만에 봅니다. 

매표소 줄이 엄청납니다. 


안에 들어가니 또 줄이 있습니다. 이 줄은 뭔가 했더니 2,3층에서 전시하는 <데이비드 호크니>전시회를 보기 위한 대기줄입니다. 2,3층 관람 인원이 많아서 1층에서 통제를 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인파입니다. 2,3층 난간에 있는 사람들이 서 있길래 왜 내려다 보고 있지 했는데 아닙니다. 저것도 줄입니다. 놀랬습니다. <데이비드 호크니>가 이렇게 인지도가 높았나요? 유명한 건 알지만 인지도가 이렇게 높은지 예상을 못했네요.


그러나 전 <데이비드 호크니>가 아닌 1층 <멀티 엑세스 4913>전시회를 보러 왔습니다. 호크니 전시회는 별로 보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보더라도 충분히 공부하고 볼 생각입니다. 뭐든 알고 봐야 더 재미있죠. 고흐나 르느와르나 마티스 그림은 공부 없이 봐도 누구나 감탄하는 쉬운 그림이지만 현대 미술가 그림은 좀 알고 봐야 하더라고요. 그게 또 현대미술이고요. 

<멀티 엑세스 4913>전시회 입구에는 한국 미술사, 사진사를 정리한 거대한 벽이 보이네요. 아주 깔끔하게 잘 정리했습니다. 사진찍어서 수업용으로 사용해도 좋겠어요.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 제작 연대별 현황이네요. 보시면 사진이 1960년대에 촬영된 작품이 확 늘어납니다. 80년대에 잠시 축소 되었다가 2000년대에 다시 확 늘고 2010년대에 331점으로 회화, 한국화 드로잉, 조각을 제치고 1위에 오릅니다. 반면 한국화는 2010년대에 확 주네요. 미술도 2000년대가 가장 많네요. 

이 소장품 중에는 미술관이 구매한 작품도 있지만 기증 받은 작품도 많습니다. 사진은 기증이 쉽습니다. 원본 파일이나 필름만 있으면 복제가 가능하기에 1장은 미술품에 기증해도 되죠. 다만 이 사진은 무한 복제가 가능한 매체지만 미술품에서 작품을 구매하면 프린팅 수의 제한을 받습니다. 그래야 소장 가치가 있죠. 그래서 사진도 판화처럼 프린팅 숫자를 제한해서 스스로 가격이나 가치를 올립니다. 

이렇게 각 분야의 예술품을 기증 받거나 구입한 서울시립미술관이 소장한 전체 작품수가 4913개입니다. 이중에서 그림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사진이네요. 

기증품 숫자를 그래프로 도식화 했네요.


이 소장품전은 매년 합니다. 대부분의 미술관에서 1년에 1번 이상 소장품을 꺼내서 관람객에게 보여줍니다. 그 소장품전시회 포스터들을 전시하고 있네요. 

<모난 절충 / 윤지영>

아카이브 룸을 지나면 소장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독특한 것은 벽에 전시하지 않고 그림 판매상 같은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철망에 작품을 걸어 놓았네요. 이렇게 하면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작품을 전시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가면 벽에 드문드문 붙여 놓은 미술품이나 그림이나 사진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전시 방식은 현대에 들어와서 생긴 전시 방식으로 하얀 벽에 전시한다고 해서 '화이트 큐브' 전시 방식이라고 합니다. 

19세기만 해도 벽에 모자이크 타일처럼 덕지덕지 붙이던 방식이 유행했습니다. 벽 전체가 그림이 가득했습니다. 그 19세기 전시 방식의 느낌도 나네요.

작품이 많아서 일일이 소개하긴 어렵네요. 다양한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전시명에 멀티 엑세스가 들어간 이유는 아카이브 전시와 스크리닝을 통해서 다각도로 접근한 전시라서 멀티 액세스라고 하네요. 다각도의 접근 방식. 공감이 가네요. 미술관이 어떤 어떤 장르의 작품을 소장하고 작품 제작 년도를 아키이빙해서 보여주는 전시는 처음 봅니다. 

2018 SeMA 신소장품은 2019년 4월 16일 ~ 6월 2일까지 전시를 합니다. 하나의 주제, 하나의 장르가 아니라서 좀 낯설고 분란스럽긴 하지만 작품 하나하나의 깊이가 좋아서 미술 애호가 분들에게 좋은 전시회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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