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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보니 사진이 차고 넘칩니다. 누구나 사진작가가 되고 사진가가 되는 시대이기도 하죠. 사진작가가 되려면 사진을 멋지게 촬영하는 스킬도 있어야 하지만 그보다는 스토리를 발굴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사진은 전문 사진가 고용해서 촬영하면 되지만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빌리면 표절이 됩니다. 

그리고 실행력이 있어야 합니다. 머리 속에 생각만으로는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진작가가 되지 못하고 있네요.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새벽 시간의 밤 거리를 촬영한 사진을 꾸준히 모으면 어떨까? 내 사진이 특별하게 대우 받으려면 특별한 장소나 특별한 피사체를 촬영하거나 아니면 일상의 풍경을 색다르게 바라봐야 합니다. 

한 마디로 희소성이 있어야 합니다. 희소성은 바로 차별성으로 연결이 되죠. 

새벽 밤풍경을 사진으로 담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제 생각과 비슷하지만 다른 생각을 가진 사진작가분이 있었네요. 바로 김동욱 사진작가입니다. 

 김동욱 사진작가의 서울, 심야산보2

<한강로3가 65-154, 2019 안료 잉크젯 프린트 Pigmented inkjet print on paper 250 x 100 cm>

사진작가 김동욱은 몇 년 전 추위가 매섭게 돌아다니던 겨울 밤거리를 걷다가 허름한 건물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런 경험들 있죠. 평상시에 지루한 풍경, 흔한 일상이지만 술에 취하면 감성 충만해서 사물들과 대화할 수준까지 감성이 콸콸 넘칩니다. 저도 그런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렇게 마구 촬영한 사진을 술을 깨고 보면 밤에 쓴 편지를 낮에 읽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처럼 이런 사진을 왜 찍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술에 취해서 찍은 사진은 술에 취한 상태로 봐야 합니다.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인데 술 먹고 보는 사진전을 개최하면 어떨까해요. 술 먹고 보면 보기 좋은 사진. 그런 사진들이 존재하기는 할까요? 그런 사진은 없지만 이건 있어요 . 술 먹고 촬영한 사진! 

술이 깨고도 보기 좋은 사진을 촬영하려면 술의 감성 증폭제 없이도 감성 충만하고 느낌 좋은 사진을 찍으면 됩니다. 사진작가 김동욱의 사진을 보면 그게 보입니다. 


<을지로3가 295 Ⅱ, 2019, 안료 잉크젯 프린트 Pigmented inkjet print on paper 125 x 100 cm>

사진작가 김동욱은 을지로 일대를 산책하면서 촬영한 흑백 사진을 담은 <서울, 심야산보2> 사진전이 7월 17일부터 8월 9일까지 강남역 앞 미진빌딩 22층에 있는 <스페이스22>에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시간 되면 가보고 싶네요. 위 사진을 한참 봤습니다. 을지로는 제가 자주 지나가는 동네입니다. 이 을지로는 허름한 건물들이 참 많죠. 그래서 임대료도 저렴합니다. 임대료가 저렴하면 피아나는 꽃들이 있죠. 바로 이색 카페들입니다. 최근 을지로 곳곳에 이색 카페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얼마나 이색적인지 무려 3층에 있는 카페도 많습니다. 층이 올라갈수록 임대료는 더 저렴합니다. 

이 을지로와 충무로 일대의 허름한 건물들은 1950년대 이승만 정권 시절 지어진 건물입니다. 1층은 상가 건물이고 2층부터 4층까지는 주거 건물로 지어진 건물들입니다. 지금은 4층 건물 전체가 상가 건물이 되었지만 당시는 주거와 상가가 섞인 건물이었습니다. 

이런 구조는 뉴욕에서 볼 수 있습니다. 뉴욕 건물들 1층은 상가이고 그 윗층은 주거 시설입니다. 그걸 벤치마킹했나 보네요. 그러나 미국과 달리 한국 건물은 건축비 아끼려고 저렴하게 짓다보니 50년 지나니 낡을대로 낡아버렸네요. 뭐 요즘은 이걸 역 이용해서 레트로 풍 카페를 만들고 있긴 하더라고요. 

 

<을지로3가 251-1 Ⅱ, 안료 잉크젯 프린트 Pigmented inkjet print on paper 125 x 100 cm>


<을지로3가 240 _ 241, 2019 안료 잉크젯 프린트 Pigmented inkjet print on paper 200 x 100 cm>


<수표동 35-5, 2019, 안료 잉크젯 프린트 Pigmented inkjet print on paper 125 x 100 cm>


<종로구 서린동 127 Ⅲ, 2019 안료 잉크젯 프린트 Pigmented inkjet print on paper 125 x 100 cm>

김동욱 사진작가의 사진은 2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건 기록성입니다. 다큐 사진들의 숙명이자 운명이 기록이지만 이 사진들은 지금보다 시간이 흐르고 이 공간이 재개발로 사라지면 그 가치가 더 올라갈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도 흥미로울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잘 보지 못하는 밤의 거리를 담고 있다는 것이 차별성 있게 다가옵니다.

새벽의 을지로 거리, 명동 거리를 촬영한 사진은 낮에 촬영한 전형적인 공간의 사진보다 더 차별성이 있습니다. 또한 사진은 우리가 가보지 못한 공간과 시간을 체험하게 하는 도구인데 이 심야산보2 사진들은 우리가 체험하지 못한 시간을 체험하게 해주는 힘이 있습니다. 

김동욱 사진작가의 유년 시절의 기억이 묻어 있기에 작가 본인에게는 또 하나의 시선이 있고 이 근처에서 유년 시절 또는 오랜 시간 활동을 한 분들에게는 개인적 기억과 맞물려서 더 크게 다가올 듯하네요. 

내가 경험하지 못한 공간과 시간을 경험하게 하는 사진의 매력을 잘 담은 사진 전시회이자 사진시리즈 <서울, 심야산보2>입니다.

전시기간 : 2019.07.17 ~ 2019.08.09
전시공간 : 강남역 스페이스 22 갤러리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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