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미국처럼 개봉 첫날 반짝 1위를 했다가 주말이 되기 전에 2위로 밀려나는 영화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길어야 1주 정도 인기를 끌다가 입소문이 좋지 않으면 바로 2위로 떨어지고 그 추락 속도는 가파릅니다.

호화캐스팅의 영화 <마약왕>이 추락한 이유

2018년 12월 19일 개봉한 영화 <마약왕>은 청소년관람불가라는 핸디캡이 있음에도 첫 주 흥행 순위 1위를 했던 영화입니다.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 같은 초호화 캐스팅에 <내부자들>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의 조합이니 1위 안 하기가 더 어려운 영화였습니다. 그러나 개봉 첫 날 부터 입소문이 좋지 못하고 이 좋지 못한 입소문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기 시작하더니 개봉 2주 째부터 밀리기 시작하더니 큰 추락을 하고 사라졌습니다.

최종 누적관객 동원수 186만 명, 손익분기점인 400만 명을 넘지 못하고 사라졌습니다. 흥행 보증 수표인 송강호가 나왔음에도 흥행에 실패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제가 본 <마약왕>의 흥행 실패 이유는 간단명료했습니다. 영화로 만들지 말았어야 하는 인물을 영화 주인공으로 만든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80년대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마약을 일본과 부산 일대에 뿌린 마약왕 이황순 사건을 영화로 만든 영화 <마약왕>은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또 하나의 블랙코미디를 만들 심산이었나 봅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80년대를 풍자하지도 못하고 마약왕 자체도 매력적인 캐릭터도 아닙니다. 시종일관 악당인 주인공이 악당질 하다가 정의봉을 맞는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를 지루하게 연출한 졸작입니다. 송강호가 고군분투 하지만 캐릭터 묘사 자체가 매력적이지도 매혹적이지도 않아서 후반으로 갈수록 영화는 지루함만 유발하다가 연기처럼 사라집니다.


1. 악당 성공기를 어느 관객이 좋아할까?

 악인이 주인공인 영화는 많지 않습니다. 악인이 주인공인 영화를 관객들이 좋아할 리가 없습니다. 특히 악인 성공기를 즐겁게 볼 리가 없죠. 따라서 악인이 주인공인 영화는 악인 속에 있는 선함 또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집어 넣어서 악행에 대한 변명이나 해명을 넣어야 합니다. 아니면 80년대 당시의 부정부패의 공기를 담아서 블랙 코미디로 만들어야 합니다.

영화 <마약왕>은 이게 없습니다. 처음부터 금괴 밀수로 돈을 벌던 이두삼(송강호 분)이 더 큰 돈을 벌기 위해서 마약 밀수를 하다가 감옥에 갔다 온 후에 반성은 커녕 감옥에서 알게 된 마약 밀수 유통책인 최진필(이희준 분)을 이용해서 마약 제조를 직접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후 승승장구 하다가 망하는 스토리입니다. 어느 구석도 이 이두삼이라는 인물에 공감할 구석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악당 그 자체입니다. 주인공에 대한 감정 이입을 할 구석이 전혀 없다 보니 관객들은 이두삼의 활약이 커지면 커질수록 불편한 감정만 늘지 공감대는 전혀 늘지 않습니다. 

이런 주인공을 영화로 만든 자체가 문제가 있습니다. 


2. 시대 풍자는 적었던 <마약왕>

여러모로 웰 메이드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와 많이 비교가 되는 영화이고 <마약왕>이 추구하는 색채가 <범죄와의 전쟁>과 비슷합니다. 마약왕 이두삼이 탄생할 수 있는던 건 부정부패가 만연했던 1970년대 박정희 정권 실세가 뒤를 봐줬지 때문입니다. 이런 부정부패와 권력 다툼을 정밀하게 묘사했으면 그나마 영화가 밀도 있고 스릴 있게 담겼겠지만 영화 <마약왕>은 그런 관계가 밀도 있게 담겨 있지 않았습니다.

70년대를 정밀하게 재현한 모습은 꽤 좋았습니다. 구하기 어려운 차량들과 꼼꼼한 미술팀의 재현력은 꽤 높으나 70년대 부정부패가 만연한 공기를 잘 담지는 못하네요.  <범죄와의 전쟁>에서 최익현이라는 반달이 건달과 권력 사이의 교묘한 줄타기를 보여주면서 80년대 성공 키워드 중 하나인 기회주의를 적나라하게 그렸다면 영화 <마약왕>은 그냥 마약왕의 흥망성쇠만 담고 있습니다.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다 보니 영화는 마약왕 이두삼만 보이고 다른 인물들은 크게 보이지 않는 맹점을 드러냅니다. 


3. 미스 캐스팅과 밋밋한 주변 인물들

초호화캐스팅을 자랑하는 <마약왕>은 이희준, 조우진, 윤제문, 송영창, 김해곤, 김소진, 이성민, 김홍파가 나오는 초반은 화려한 출연진으로 눈이 호강하지만 주요 캐스팅이 투입되는 후반부터 영화는 재미가 확 떨어집니다. 이두삼을 잡겠다고 서울에서 내려온 검사 김인구를 연기하는 조정석은 아무리 봐도 미스캐스팅입니다. 여전히 <건축학개론>의 납득이가 연상되는 조정석은 코믹 배우라는 꼬리표가 여전히 따라다니고 있고 실제로 코믹 연기를 가장 잘 합니다. 그런데 기름기 쫙 뺀 열혈 검사로 연기하는 모습이 썩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역할이 좋으면 이런 이미지도 초반에 싹 지울 수 있습니다만 김인구 검사라는 캐릭터의 배경 설명이 약합니다. 강력한 악인을 잡으려면 그에 합당한 강한 에너지를 가진 검사를 배치해야 하고 이 에너지의 원천을 간단하게 설명해주거나 열혈 검사에 대한 에피소드를 그려줘야 캐릭터의 깊이가 커집니다. 

보통 강력한 악인이 등장하는 특히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들은 그에 못지 않게 강력한 선인을 등장 시켜서 대결을 펼칩니다. 그러나 이 영화 <마약왕>은 대결 구도로 그리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그냥 마약왕 혼자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박정희 정권이 무너지자 같이 무너지는 마약왕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열혈 검사 김인구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김정아 역을 맡은 배두나의 연기나 크게 나쁘지 않지만 이두삼이 김정아를 통해서 좀 더 큰 권력과 재력을 뽐내는 과정이 흥미롭게 담기지는 않습니다. 그냥 뻔하고 뻔한 악인의 성공기입니다. 


송강호의 연기만 볼만 했던 영화 <마약왕>

연출, 시나리오 모두 좋지 못한 영화입니다. 애초에 이두삼이라는 인물을 영화로 만드는 것이 무리수였습니다. 누가 마약왕의 성공기를 귀담아 들으려고 할까요? 게다가 쓰잘덱없이 잔혹한 장면을 넣어서 혐오감만 유발합니다. 이두삼이라는 악당을 잡으려는 절묘한 수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공감이나 연민을 느끼게 하는 이두삼도 아닙니다. 이 영화에서 빛나고 볼만한 건 송강호의 연기입니다. 

비추천 영화입니다. 보고 느껴지는 점이 전혀 없는 영화네요

별점 : ★☆

40자 평 : 송강호만 빛나는 영화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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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9.01.17 12: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큐멘터리 영화였습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