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돈 줍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세상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용카드나 모바일 카드나 각종 페이를 이용하기 때문에 지갑도 잘 안 가지고 다니고 가지고 다녀도 신용카드와 신분증만 넣고 다니는 분들이 많죠.
집 근처 마트에 갔다가 집으로 오다가 지갑을 주웠습니다. 누가 떨어트린 것 같네요. 지갑 안을 열어 봤습니다. 혹시 연락할 수 있는 근거가 있을까 해서 열어 봤습니다. 물론 돈도 확인해 봤습니다. 신용카드와 약간의 현금이 있었습니다. 지갑 분실을 경험한 분들은 잘 아실겁니다. 지갑의 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게 신분증과 신용카드입니다.
신용카드는 분실을 깨닫는 순간 바로 신용카드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서 정지를 시키면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전에 긁어 버린 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워낙 매장마다 CCTV가 있어서 주운 신용카드 사용했다가 철컹철컹 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갑 주우면 경찰서에 갖다 줘야지 그냥 들고 튀면 점유물 이탈죄로 철컹철컹 할 수 있습니다. 워낙 주변에 CCTV가 많아야죠.
우체통에 넣을까 하다가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우체통에 넣으면 수거하는데 시간도 걸리고 우체국에 가도 다시 경찰서로 갈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시간이 하루 이틀 이상 걸릴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경찰서는 바로 찾아줄 것 같아서 근처 파출소로 갔습니다.
오후 10시가 넘었지만 파출소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네요.
경찰서에 들어가서 지갑 주웠다고 하니 경찰관과 함께 지갑을 열어서 현금과 신용카드와 복권 등을 확인했습니다. 이 과정은 꼭 있어야 합니다. 지갑 주인이 나타났는데 지갑에 현금이 10만원 있었는데 왜 5만원만 있느냐! 내 5만원 당신이 사용했냐라고 따질 수 있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현금을 확인했습니다.
"찾아주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바로 찾아줍니다"
"주인 못 찾으면 어떻게 되나요?"
"6개월 동안 경찰서가 보관하고 있다가 주인 못 찾으면 습득자가 소유권을 달라고 하면 습득자에게 돌아가고 습득자가 소유권 포기를 하면 국고로 귀속됩니다"
국고로 귀속되면 나라 좋은 일만 시키는 것 같아서 소유권을 요구했습니다.
이후 습득 장소와 시간과 제 개인 정보를 요청하는 종이를 주시기에 서명을 했습니다.
그렇게 지갑을 더 뒤져보니 신분증이 나왔습니다. 신분증에 명확하게 주소가 적혀있네요. 파출소에서 찾아주기 더 편하겠네요.
바로 경찰물 유실물에 제가 습득한 지갑이 등록이 되었네요.
https://www.lost112.go.kr/ 에 가니 습득물을 상세 검색해서 찾을 수 있네요. 만약 누군가가 내가 잃어버린 물건을 경찰서에 맡기면 여기에 등록이 되나 봅니다. 경찰이 촬영한 사진과 습득 위치, 보관 장소인 xx파출소가 나오네요.
신용카드가 있으면 경찰이 카드사에 연락해서 연락처를 알아낼 수 있지만 아무런 정보가 없고 돈만 있는 지갑이나 명함만 가득한 지갑 등등은 이렇게 보관하고 있다고 알려주고 있네요. 이런 지갑들은 다른 사람이 이 지갑 내 지갑이 맞다라고 주장할 수 있겠네요. 그러나 지갑 내용물에 대한 대조를 통해서 진짜 지갑 주인인지 아닌지 분별할 듯 합니다.
습득물 매장물 보관증을 받았습니다. 습득자 권리포기를 하지 않으면 이 매장물 보관증을 준다고 하네요. 6개월까지 기다렸다가 그래도 주인이 안 나타나면 제가 가지게 되지만 신분증도 있고 신용카드도 있어서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오후 11시에 경찰서에 맡긴 지갑은 다음 날 오전에 주인이 찾아갔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그리고 제 예상대로 지갑 주인이 고맙다는 전화나 문자 한 통도 없네요. 개인 정보 보호 때문에 습득자 신원을 안 알려주나 봅니다. 단 금액이 크면 사례금 (법으로 정한 금액은 금액의 10%)을 줄 수 있기에 개인정보를 알려주나 봅니다.
착한 일 했으니 이번 주는 로또를 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