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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괴상한 이북리더기 크레마 카르타 플러스

by 썬도그 2017.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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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은 장점이 딱 1가지 있습니다. 물리적 부피가 없어서 수백 권의 책을 함께 가지고 다닐 수 있습니다. 이게 거의 유일한 장점입니다. 종이 값과 인쇄비가 없어서 종이책에 비해서 가격이 저렴할 것 같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는 가격이 싸지 않습니다. 게다가 종이책과 달리 중고서적으로 팔 수도 없어서 가격이 오히려 비싸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다양한 책을 이북리더기나 스마트폰에 넣고 다니다가 언제 어디서나 꺼내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아시겠지만 한국에서 전자책은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책 많이 읽는 분들은 이북리더기 많이 가지고 계시죠. 책 안 읽는 사람들이 종이책과 전자책 모두 읽지 않는 것처럼 책 많이 읽는 분들은 종이책과 전자책 모두 많이 읽습니다. 이에 온라인 서점들은 책 매니아들을 위해서 이북리더기 신제품을 계속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북 리더기 크레마 카르타 플러스

예스24, 알라딘, 반니앤루니스 등이 모여서 만든 '한국 이퍼브'는 꾸준하게 새로운 '이북 리더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이퍼브'는 '크레마 카르타'라는 고해상도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이 '크레마 카르타'의 후속 제품인 '크레마 카르타 플러스'가 나왔네요.



스펙을 보면 6인치 e-inK CART 300ppi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갖췄습니다. LCD 디스플레이처럼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네요. 실제로 보면 저해상도 e-inK 디스플레이와 차이가 있긴 하지만 큰 차이는 느끼지 못합니다. 

크기는 158.9 x 114 x 8mm이고 저장용량은 16GB입니다. 외장 Micro SD는 최대 32GB까지만 지원합니다. 32GB? 이거 용량이 너무 적은 거 아닌가요? 
터치는 정전식 터치이고 배터리는 3000mAh로 꽤 용량이 높은 배터리가 들어갔습니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지원합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4.2입니다. 동아 한/영 사전이 내장되어 있고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TTS 기능도 있습니다. 지원 포멧은 ePUB, PDF, imgzip, txt입니다.  무게는 215g입니다. 


<크레마 카르타 플러스>

외모는 태블릿 PC와 비슷해졌습니다. 이전 제품들은 하단의 항공모함 갑판 같은 거대한 베젤이 있었는데 이거 줄어 들었네요. 그런데 홈 버튼이 없습니다. 책 읽다가 메인 화면으로 돌아가는 홈 버튼이 있어야 편한데 이 버튼이 없습니다. 이리저리 다 둘러봐도 버튼이 없습니다. CREMA라는 로고를 터치도 해보고 길게 눌러봐도 반응이 없습니다.

그럼 홈 버튼이 없는 '크레마 카르타 플러스'인가요? 덕분에 책 보다가 메인 화면으로 나가려면 터치를 2번 이상 해야 하는 불편함이 증가했습니다. 책 넘기기는 좌우 베젤에 있는 < >를 터치 해도 되고 화면 좌우 부분을 터치해도 됩니다. 

추가 : 댓글로 알려주셨는데 하단에서 위로 쓸어 올리는 스와이핑을 하면 주요 메뉴가 나온다고 합니다. 


후면은 아주 깔끔합니다. 크기도 한 손에 들어올 수 있는 작은 크기네요. 베젤이 줄어든 것이 무척 마음에 드네요


<크레마 카르타>

전작인 '크레마 카르타'는 6인치 e-inK CARTA패널을 사용했는데 해상도는 212ppi였습니다. 무게는 180g으로 '크레마 카르타 플러스'보다 가볍습니다. 
보시면 하단 베젤이 엄청 크죠. 대신 물리식 홈 버튼이 있습니다. 


'크레마 카르타 플러스'는 전면 라이트 기능도 있습니다. 상단에 LED 램프가 있어서 이북리더기 디스플레이의 단점을 해결했습니다. e-inK 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가 없어서 밤이나 어두운 곳에서는 책을 읽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전면 라이트 기능을 넣어서 이 단점을 지워버렸습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여러가지로 참 아쉬운 점도 이해가 안 가는 점이 꽤 많습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물리식 홈 버튼이 없다 보니 책 읽다가 다른 책을 읽으려면 터치를 2번 이상 해야 합니다.  또한, 좌우 넘기기를 베젤과 화면을 모두 이용해서 넘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작인 '크레마 카르타'에 있는 책장 넘기기 버튼이 더 효용성이 높지 않을까요? 장갑을 끼는 겨울에는 무용지물입니다.


또한 상단 전면 라이트도 낮에는 배터리 소모만 하기에 바로 켜고, 바로 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도 설정에서 일일이 꺼줘야 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괴랄한 것이 있습니다. 

리모콘입니다. 제품 전시장 가운데 리모콘이 있기에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혹시 TV가 있나 해서 둘러보니 모니터도 없더군요. 설마? 설마?


이게 '크레마 카르타 플러스' 리모콘? 왜!!!! 왜!!! 이북리더기에 왜? 리모콘이 필요하죠. 더 기능이 많고 화려한 태블릿과 스마트폰도 리모콘이 없는데 별 기능이 없는 이북리더기가 왜 리모콘이 필요한가요? 그것도 그냥 주는 것도 아닌 27,000원이나 합니다. 물론 안 사면 됩니다. 

리모콘을 보시면 볼륨 버튼과 좌우 버튼 재생 버튼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버튼이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리모콘은 블루투스로 연결되어서 책장 넘기기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TTS의 볼륨 조절을 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유용한 기능은 리모콘에 오디오잭 단자가 있어서 TTS 소리를 이어폰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차라리 '크레마 카르타 플러스'에 오디오 단자를 만드는 게 낫죠. 또한 이어폰으로 들을 거면 스마트폰에 알라딘이나 예스24앱 설치한 후 TTS 모드로 해 놓고 이어폰으로 듣는 게 낫죠. 이런 쓰잘덱 없는 기능 대신에 방수 기능이나 넣었으면 좋겠네요

좀 이상한 제품입니다. 편의성 중에 만족스러운 것은 대용량 배터리 밖에 없고 가격만 비싸고 리모콘 같은 이상한 액세서리를 추가 한 괴랄한 제품입니다. 


크레마 카르타 플러스 전용 케이스는 케이스를 열면 대기화면에서 바로 메인 화면 또는 읽던 부분 화면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이 기능도 솔직히 별 필요가 없습니다. e-inK 디스플레이는 페이지를 넘길 때만 배터리를 소모하기에 대기 화면에 놓고 장시간 방치해도 됩니다. 책 읽다가 대기 버튼 눌러서 대기화면으로 전환했다가 다시 읽고 싶으면 대기화면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단지 버튼 한 번 누르지 않게 하려고 커버를 열면 바로 읽던 부분이 나오게 한다고요? 차라리 그 기능 대신에 홈 버튼이나 만들어 놓는 것이 낫죠


이상한 것은 또 있습니다. 읽다가 좋은 문구를 발견하면 하이라이트나 메모나 검색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타 신고가 있네요. 아니 책 나올 때 이미 다 교정을 마치고 나오는데 오타가 있을까요? 물론 있긴 합니다. 아주 가끔 오타를 발견하기도 하는데 그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0.01%도 안되고 오타가 책 읽는데 크게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이 오타 신고 기능으로 다음 인쇄판에서는 수정이 되겠죠. 그러나 이 기능은 출판사를 위한 기능이지 독자를 위한 기능은 아닙니다. 내가 오타를 발견했고 다음 사람을 위해서 신고를 했어!라는 자기 만족 밖에 없죠. 

'크레마 카르타 플러스'는 정말 이상한 제품이었습니다. 좀 이해가 안 가는 기능들이 많네요. 이런 거 말고 아마존처럼 방수 기능을 넣어서 욕조에서 반신욕하면서 음악 틀어 놓고 1시간 이상 책 읽는 문화를 만드는 제품이나 나왔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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