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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내가 올림픽 경기를 안 보는 이유 3가지

by 썬도그 2016.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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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열대야입니다. 이렇게 더운 여름은 1994년 이후 처음인 듯합니다. 찬 바람 한 줄기 불지 않는 여름은 고통스럽네요. 
잠이 안와서 베란다에서 잠시 나와 있는데 아래층인지 윗층인지 아파트 여기저기서 고함소리가 납니다. 처음에는 부부 싸움을 하나? 생각했는데 주기적으로 동시에 들립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올림픽 배구 경기를 하나 봅니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배구 이야기가 있길래 짐작했죠. 지난 올림픽 같으면 당장 TV를 켜고 봤을 텐데 그냥 맥주 한 캔 마시고 잤습니다. 저에게 있어 이번 리우 올림픽은 관심도 없고 보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습니다.

실제로 올림픽 생중계를 본 적이 없네요. 그렇다고 제가 처음부터 올림픽 중계를 안 본 것은 아닙니다. 탁구 경기를 보면서 힘주어 응원을 하던 모습이나 올림픽 때 친구들과 함께 시청하던 때도 있었습니다만 이번 리우 올림픽은 올림픽이라기 보다는 그냥 거대한 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맞아요! 쇼입니다. 쇼. 정정당당함이 생명인 스포츠 경기가 정정당당함이 많이 퇴색된 느낌입니다. 



올림픽 경기를 보지 않는 3가지 




 1. 정정당당함이 사라진 올림픽

리우 올림픽 전에 러시아의 율리아 스테파노바 선수가 내부 고발을 합니다. 율리아는 러시아가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인 금지 약물 복용을 하고 도핑 테스트를 은폐했다고 고발을 합니다. 금지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스포츠 정신인 정정당당함에 위배됩니다. 시쳇말로 약빨고 경기하는 선수는 자신의 실력 이상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부정한 행동입니다.

따라서 금지 약물 복용을 한 선수들을 철저하게 가려내야 합니다. 이에 세계반도핑기구는 러시아 육상 선수들을 도핑 테스트했고 68명 중 67명이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을 밝혀냅니다. 충격적인 것은 이런 약물 복용을 러시아 정부 차원해서 했다는 것입니다. 도핑 테스트 회피 기술을 체득한 러시아 정부의 망측스러운 금지 약물 지원은 추하고 추한 스캔들입니다. 

이에 IOC는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러시아 팀 전체를 참가 금지 시키려고 했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국제권력 관계와 올림픽 흥행에 염두를 둔 솜방망이 처벌을 합니다. 이런 식으로 큰 나라 눈치를 살살 보는 IOC는 스포츠 정신에 위배가 됩니다. 스포츠가 왜 아름다운데요. 정치 역학이 적용되지 않고 오로지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정정당당함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알게 모르게 강대국 눈치를 보는 판정도 많죠. 최근에는 용병 선수 같이 귀화 선수를 공산품 수입하듯 수입해서 국가대표 마크를 붙이고 출전 시키는 행동도 보입니다. 이런 불법은 아니지만 편법입니다. 이는 한국도 피해갈 수 없는 비난입니다.  평창 올림픽을 위해서 귀화한 아이스하키 선수로 아이스하키 팀을 만드는 것은 결코 좋아보이지 않네요.

이런 귀화 선수로 메달을 따는 방식은 점점 더 늘어날 듯하네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왕년에나 올림픽이 인기 스포츠 이벤트였지 요즘은 보는 사람이 많지 않고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2. 올림픽이라는 단어조차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상업성

올림픽은 이미 상업화가 철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림픽 유치하면 경제적 효과 어쩌고 하는 이야기가 나오죠. 그러나 대부분의 올림픽은 적자입니다. 그 측정할 수 없는 경제적 효과는 객관적 데이터가 아닌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가 조사하고 발표하는 내용이다 보니 당연히 허풍이 잔뜩 들어가죠.

그럼에도 올림픽을 유치하는 이유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그 개최 국가에 대한 이미지 개선이 큽니다. 월드컵과 달리 도시가 개최하는 올림픽이지만 국가 이미지 개선에 큰 영향을 주는 것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한국은 88올림픽을 통해서 한국 전쟁의 나라, 가난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벗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88년도는 올림픽이 전 세계의 축제였고 이목도가 높았지 2016년은 다릅니다. 올림픽 말고도 보고 즐길 것이 넘치고 넘칩니다. 따라서 저 같이 올림픽 중계도 안 보고 관심도 없는 사람도 많고 이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냉전 시대에나 국가 대항전이라고 관심이 있지 신자유주의 시대에 국가라는 틀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인터넷으로 실시간으로 전 세계를 볼 수 있는 시대에 국가 이미지 개선은 없습니다. 실제로 리우 올림픽보고 브라질 이미지가 달라졌나요? 오히려 더 나빠졌죠

말로는 세계인들의 축제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속은 돈 잔치 같다는 느낌도 많습니다. 
먼저 IOC는 올림픽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업은 공식 후원사만 할 수 있게 조치를 했습니다. 후원사가 아닌 기업이 올림픽이라는 단어나 마스코트를 쓰면 강력한 조치를 취합니다. 따라서 공식 후원사인 총 11개 기업만 올림픽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1조원의 후원비를 낸 미국의 NBC 중계를 위해서 경기 시간을 이동시키는 일등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돈 되고 인기 높은 메달권 중계만 줄기차게 하지 메달권에 없는 경기는 중계도 안 합니다. 이번 올림픽으로 방송 3사가 적자를 볼 것이라는 소리가 있네요. 그렇게 돈 되는 경기만 중계하다가 모두 적자 꼴을 면하지 못하네요



3. 사회 체육이 아닌 엘리트 체육을 하는 한국

체력은 국력이라고 국시가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스포츠 광이라서 체력은 국력이라고 외치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쉬운 종목을 집중 육성합니다. 그렇게 해서 태릉 선수촌에 가두어 놓고 집중 훈련을 통해서 양궁과 레슬링 등이 전략 종목으로 채택이 됩니다. 

한국이 동이족이라고 활을 잘 쏜다는 소리는 근거가 없습니다. 혹독하고 엄청난 훈련과 다른 종목들과 달리 학연 지연 다 없애고 오로지 실력으로만 승부하는 혹독한 경쟁 방식의 산물이죠. 이렇게 특정 종목을 집중 육성하는 방식이 전형적인 엘리트 체육입니다. 

우리는 엘리트 체육이 뭔지, 사회 체육이 뭔지 잘 몰랐습니다. 저도 몰랐죠. 그런데 올림픽 중계 때 저 상대팀 레스링 선수는 직업이 교사입니다. 저 선수는 소방관입니다. 저 선수는 경찰입니다라는 소리에 어리둥절했습니다. 운동 선수가 직업이 아닌 직업이 따로 있다는 자체가 생경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거 불공평한 거 아닌가? 한국 선수들처럼 1년 내내 태릉에서 운동만 하는 선수들과 평소에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가 올림픽 경기에 참가하는 것이 불공평해 보였습니다. 한 마디로 한국은 프로 선수들이고 외국 선수들은 아마츄어 같았습니다. 지금이야 프로들도 출전할 수 있는 올림픽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프로들은 출전 못했습니다. 이것도 흥행을 노리기 위한 선택이죠.

한국이 하는 체육은 엘리트 체육입니다. 운동 잘하는 소수를 모아서 집중 훈련을 시키는 방식이죠. 
반면, 외국 선수들은 평소에 그 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이 꾸준하게 연습을 해서 국가대표 선발전에 통과해서 나오는 방식이죠. 쉽게 말해서 사회인 야구 선수들끼리 야구를 하다가 사회인 야구 선수 중에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을 모아서 경합을 하고 올림픽을 내보내는 방식입니다.

제가 왜 올림픽을 안 보냐면 제가 관심도 없고 평소에 하지도 않는 운동 경기를 4년마다 생기는 애국심을 붙잡고 응원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아서였습니다. 국가를 대표한다는 이유만으로 국가대항전을 보면서 응원하는 것이 건강해 보이지 않습니다. 평소에 관심이고 즐겨하던 스포츠 중계를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죠.

한국도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엘리트 체육이라는 금메달을 따기 위한 스포츠는 아름다워 보이지 않습니다. 운동을 하는 이유가 금메달이라는 것 자체가 좋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물론, 금메달 따면 좋죠. 그러나 그건 선수 개인의 영광이지 이걸 국가의 영광으로 돌리는 행위도 좋아 보이지 않네요. 언제적 전체주의이고 국가주의입니까?

또한, 스포츠를 관람하는 시대가 아닌 체험하는 시대로 변했습니다. 따라서, 태릉 선수촌을 허물고 전국에 쉽게 스포츠를 접하고 직접 할 수 있는 스포츠센터가 늘어야 합니다. 이는 국민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렇게 국민들이 좀 더 쉽고 편하게 다양한 스포츠를 접하면 자연스럽게 그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알아서 스포츠 중계를 찾아서 봅니다.

이렇게 상향식이 되어야 합니다.  평소에 배구 경기장 한 번도 안 찾고 중계 경기도 보지 않던 사람들이 올림픽 8강전에서 좀 못한다고 실시간 인기 검색어 올려 놓고 욕하는 모습이 아주 추잡스러워 보입니다. 무슨 메달 맡겨 놓고 찾아오는 것이 올림픽입니까? 이런 식의 올림픽이라면 이 지구상에서 사라졌으면 합니다. 

운동을 즐기지 못하고 일처럼 하는 선수들이 행복해 보일까요? 이런 식의 엘리트 체육도 문제고 상업성도 문제고 4년마다 찾아오는 애국심도 문제입니다. 그래서 전 올림픽 경기 안 봅니다. 올림픽 정신은 퇴색된지 오래 되었습니다. 가뜩이나 세계 최고 경쟁사회에 살면서 남이 경쟁하는 것까지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할까요? 메달 따면 축하하면 되고 못 따고 우리 삶에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데 왜 그리 흥분해서 봅니까?

4년마다 찾아오는 애국심은 이제 그만 내려 놓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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