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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불법 다운로더가 오히려 돈을 더 많이 쓴다는 불편한 진실

by 썬도그 2016.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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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나 음반, 영화 업계 사람들은 불법 다운로드가 음반 업계와 영화 산업을 갉아 먹는 좀벌레라고 지적합니다. 이는 합당한 시선이자 옳은 시선 같습니다. 실제로 매년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피해가 엄청나게 큽니다. 음반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넘어가고 비교적 싼 가격에 서비스를 하면서 불법 다운로드가 확 줄었지만 영화 쪽은 아직도 피해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불법 다운로더가 음악에 더 많은 돈을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출처 : http://www.musicwatchinc.com/blog/bad-company-you-cant-deny/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분석하는 MusicWatch의 조사에 따르면, 불법 다운로드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음반업계와 영화업계가 타격을 받았다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기사 내용을 소개하면

2004년에는 4,100만명의 미국인이 P2P 서비스를 이용해서 음악 파일을 불법 다운로드 했습니다. 2015년 현재는 그 수가 2,200만명으로 반으로 줄었습니다. 또한, 다운로드 된 음악 파일 수 자체도 감소했습니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불법 다운로드 단속 활동과 계몽 활동이 주효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음반 시장이 다운로드가 아닌 스트리밍 시장으로 옮겨진 것과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파일을 교환하는 수법이 늘어나면서 개선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은밀해지고 악화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의 변화, 즉 2004년보다 다양한 다운로드 방법과 파일 교환 방법을 모두 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13세에서 50세의 연령층에서 파일을 불법으로 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의 수가 5,700만명으로 더 올라갔습니다. 





MusicWatch는 놀랍게도 돈을 주고 CD나 디지털 콘텐츠를 구입하는 사람들 중에도 무려 35%나 되는 사람이 불법 다운로드를 경험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불법 다운로드의 문제가 단순히 돈을 내고 싶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https://torrentfreak.com/pirates-spend-much-more-money-on-music-study-shows-160226/

인터넷 저작권 문제를 다루는 TorrentFreak의 글에 따르면 불법 다운로드를 경험한 사람 일수록 음반 구입이나 콘서트 티켓 구입, 음악 관련 상품 구입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인 전체가 CD 또는 다운로드에 쓰는 돈은 1인당 19달러이었던 반면 불법 다운로드를 경험한 사람들은 1인당 33달러로 평균 이상의 돈을 음악 관련 산업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음악을 주로 듣는 음악 매니아 층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니 합법 다운로드를 하는 사람들은 1년에 45달러를 음악 산업에 소비하는 반면, 불법 다운로드를 하는 사람들은 1년에 61달러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시간을 점유해라

이런 조사 결과는 사실 놀랍다고 할 수 있지만 이미 알고 있는 기업도 있습니다. 바로 MS사입니다. MS사는 윈도우 불법 카피가 만연하는 것을 초창기에는 방치 했습니다. 왜냐하면 시장을 확대하려면 불법 다운로드를 방치해야 사용자들이 윈도우 사용 경험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윈도우를 알고 사용하고 있을 때 정품 단속을 하면 큰 수익을 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윈도우를 불법으로 쓰면서 윈도우 생태계를 체험하게 되면 다른 윈도우 관련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교보문고는 최근에 초대형 원목 독서 테이블을 만들어서 서점을 도서실로 변신 시켰습니다. 실제로 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있습니다. 문제는 저렇게 하면 누가 책을 사느냐고 지적을 합니다. 맞습니다. 책 구매하지 않고 아무데나 던져 놓고 나가는 사람들 꽤 있더라고요. 그러나 지금은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산업이 승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이키와 포털이 전쟁을 하는 시대입니다. 교보문고는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기 위해서 과감한 선택을 합니다. 책을 구경하러 오던 구매하러 오던 도서실처럼 사용하던 일단 오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낀 것이죠. 체험을 한 사람이 책 구매를 확률이 높지 교보문고 근처에도 안 오는 사람이 책 구매할리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이런 과감한 행동을 했습니다. 

전혀 상관 없는 산업이 고객의 여가 시간을 점유하기 위해서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불법 다운로드가 분명 음반, 영화 시장의 수익을 갉아 먹고 있습니다. 이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너무 불법 다운로드를 옥죄면 아예 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게 됩니다. 

제가 그럽니다. 음악 듣기 참 좋아했는데 음반 시장이 스트리밍 시장으로 넘어간 후에는 음악을 거의 듣지 않습니다. 돈을 내고 음악을 듣는 대신 공짜인 팟캐스트를 주로 듣습니다. 공짜 팟캐스트가 주는 효용이 더 좋아서 이제는 음악을 거의 안 듣습니다.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천지삐까리인데 음악을 돈 내고 들을 필요성을 점점 더 느끼지 못하게 되네요. 




 지금 음반업계나 영화업계가 오판하는 것은 불법 다운로더와 합법 다운로더로 이분법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그렇게 무 자르듯 확 구분할 존재가 아닙니다. 합법 다운로더가 불법 다운로드를 할 수도 있고 불법 다운로더가 합법 다운로드나 음악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법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아니면 한국 음반업계가 하는 것처럼 불법 다운로드를 어렵게 하고 대신 합법 다운로드 또는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을 확 낮춰서 불법 찾아 삼만리하는 그 시간에 밥 한끼 가격만 내면 1달 내내 최신 앨범부터 흘러간 음반까지 공짜로 들어라라는 낮은 가격 정책도 하나의 방법일 것입니다. 

네덜란드가 성매매와 마약을 합법화 하고 마약을 아주 싸고 쉽게 구할 수 있게 하자 오히려 마약 사용율과 성 범죄율이 다른 유럽 국가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네덜란드는 불법이라고 하는 것을 양성화 해서 큰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이걸 음반과 영화 시장에 적용하긴 힘듭니다. 다만, 무조건 불법 다운로드를 족치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불법이던 합법이든 계속 소비층을 형성해야 산업 전체가 커지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전 음악 시장에서 떠난 사람입니다. 저 같은 사람이 더 나오지 않게 하려면 게임 업계처럼 진입 장벽을 낮추고 부분 유료화 같이 관련 서비스에서 수익을 내는 방법도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언젠가는 음악 듣기가 무료가 되는 시대가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대신, 가수들은 행사나 콘서트나 음반 관련 상품이나 광고 수익으로 살아가는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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