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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인공지능이 두려운 존재가 될 때는 인간에게 사기를 칠 때

by 썬도그 2016.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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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예상을 못 했습니다. 이세돌이 가볍게는 아니라고 해도 어렵게라도 이길 줄 알았습니다. 2015년 10월에 중국의 판후이 프로 2단을 5전 전승을 했다는 말을 들었지만 2단과 9단은 큰 실력 차이가 있기에 알파고를 무시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알파고가 승리했습니다. 이세돌 9단이 실수를 했다고 해도 형세가 불리해지자 판 흔들기 등의 실제 사람과 동일한 판세를 읽어내는 모습이 무척 뛰어났고 침착하게 역전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는 인공지능의 강점인 진화 속도가 빠르다는 방증이겠죠. 이세돌 9단이 지자 사람들은  터미네이터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약간의 두려움 반 농담 가득한 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공 지능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물론 저도 잘은 모르지만 제가 아는 한에서 최대한 친절하게 적어보겠습니다.



로봇은 뭐고 인공지능은 뭐야?

건담의 하로, 스타워즈의 R2D2, C3PO, BB-8 그리고 어벤져스의 울트론의 공통점은 로봇입니다. 이 인공체들은 인간과 동일한 모습 또는 다른 모습을 하고서 프로그래밍 한 대로 움직이는 자동 기계입니다.

로봇의 영혼이라고 하는 프로그래밍 된 지능이 바고 인공지능입니다. 쉽게 말하면, 인공지능은 프로그램이고 이걸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하드웨어인 자동 자율 기계라는 껍데기에 탑재하면 그게 로봇이 됩니다.



인공지능은 이미 많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알파고를 통해서 인공지능의 무서움을 느끼고 인식하게 되었지만 이미 많은 부분에서 인공지능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인공 지능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80년대였습니다. 당시 대우전자의 퍼지세탁기 때였습니다. 당시는 세탁 코스와 세탁 강도를 일일이 사람이 설정해줘야 했는데 인간처럼 추론을 통해서 자기가 알아서 물의 세기와 세탁코스를 알아서 맞춰줬습니다. 이 당시 인공지능 기술은 각광을 받았지만 그렇게 한 30년 별다른 이슈가 없이 지내다가 1997년 딥블루가 전 세계 체스 챔피언을 이겨서 깜짝 놀라게 한 후 다시 별 이슈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2016년 3월 9일 이세돌 9단을 구글 자회사가 만든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이 꺾으면서 전 세계에 이슈가 되었습니다. 
갑자기 다시 인공지능 붐이 일어날 듯한 기세죠. 그럼 무슨 변화가 있었기에 갑자기 인공지능이 다시 뜨고 있을까요? 가장 큰 변화는 빅 데이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인공지능을 키우기 위한 기본적인 데이터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검색 엔진과 사람들이 쏟아내는 데이터를 담아내고 분석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간의 신경망 구조를 흉내 내서 학습 기능까지 갖춘 IBM의 왓슨 등이 등장하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인공지능도 등장했고 상용화까지 되었습니다. 왓슨은 환자의 엑스레이 사진을 입력하면 단박에 병을 진단해서 의사에게 치료법을 추천해 줍니다. 



이 IBM의 왓슨은 추론 기능까지 있어서 사람의 말을 이해함을 넘어서 질문까지 하고 있습니다. IBM과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손을 잡고 만든 로봇 페퍼는 왓슨의 인공지능이 담겨 있는 로봇입니다. 페퍼는 사람의 표정을 분석해서 대화까지 가능한 상담 로봇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죠. 



인공지능은 우리 곁에 이미 다가와 있습니다. 구글포토에 업로드한 내 사진 중에 극장을 촬영한 사진을 찾기 위해서 검색창에 극장이라고 치자 위 사진이 촤라락 나왔습니다. 제가 사진에 어떤 태그도 설명도 달지 않고 그냥 사진만 업로드 했기 때문에 태그나 설명을 조회해서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 아닙니다. 

구글의 인공지능이 영화관이라고 판단되는 사진을 스스로 인식하고 결과치를 내놓은 것입니다. 
최근 구글은 이렇게 이미지을 스스로 판단하고 인식하는 인공지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우리 인간이 어떤 정보를 판단할 때 시각에 의존하는 것이 많고 우리 인간과 닮으려면 시각정보를 빠르게 분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각정보 분석 기술은 구글의 자율주행차 기술에도 접목되고 앞으로 활용될 부분이 많아서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주식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매를 하는 주체가 인간이 아닌 프로그램이라는 인공지능체가 하고 있습니다. 연관검색어 같은 것도 다 인공지능의 결과물이고 검색도 인공지능이 들어간 기술입니다. 쉽게 판단해서 내가 뭘 원하는지 알아서 추천해주고 조언해주고 지시하는 사람이 아닌 모든 것들이 다 인공지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빠릅니다. 제가 오판 했던 것은 2015년 10월에 2단을 이겼으니 빨라도 한 5단 정도의 실력이겠다 했는데 9단을 이겨 버렸네요. 


 인공지능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10가지 이야기

 라는 글은 인공지능에 대한 좀 더 많은 이야기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로봇 기술은 어디까지 진화했나?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동작을 보여주는 로봇은 혼다의 아시모입니다. 서울모터쇼에서 직접 봤는데 움직임은 정말 뛰어나더군요. 걷기는 물론, 한 발로 뛰기, 뒤고 걷기에서 이제는 달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라기 보다는 입력된 동작만 하는 형태입니다. 페퍼처럼 사회자가 질문한 내용에 답하는 것이 아닌 성우가 미리 입력한 말을 녹음했다가 꺼내는 형태더군요. 


이 아시모는 인공지능이 아닌 인간과 비슷한 동작에 초점이 맞춰진 로봇입니다. 언젠가는 왓슨이나 알파고 같은 뛰어난 인공지능이 심어지면 스스로 판단해서 걷고 말하고 학습하는 완벽한 로봇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시모를 능가하는 녀석이 미국에서 나왔습니다. 전통적으로 한국과 일본은 인간과 닮은 휴머노이드인 2족 보행 로봇에 집중했고 미국은 4족 보행 로봇에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보스턴 다이나믹스사가 내놓은 2족 보행 로봇인 아트라스의 움직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시모는 평평한 무대 위해서만 뛰고 달리고 까불치는데 이 녀석은 야전 개념이 있습니다. 울퉁불퉁한  길을 걷다가 넘어질 것 같으면 놀랍게도 스스로 평형을 유지합니다. 

또한, 넘어져도 벌떡 일어나며 문을 열고 나가며 물건을 들어 올리고 선반에 놓기도 합니다. 이 보스턴 다이나믹스사도 구글이 인수한 회사인데 몇 년 후에는 알파고와 아틀라스가 결합이 되는 날이 오겠네요. 




인공지능 때문에 내 일자리 사라지는거 아닌가?



2015년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인공지능 때문에 5년 안에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많은 사람들이 놀랐던 내용입니다. 이에  비지니스 인사이더는 미국에서 2024년까지 로봇으로 인해 20% 이상 일자리가 사라질 직업 13가지를 소개했습니다.

2024년까지 로봇으로 20%이상 고용을 대체할 직업 13가지

분명, 미국과 한국은 실정이 다르긴 하지만 공통점도 있습니다. 금속, 플라스틱 연마, 가공, 기계조작원들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고 우체국 자동화로 우체국 인력도 크게 줍니다. 또한, 전화 교환원도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면서 크게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마도 주차 요원이 크게 줄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이케아에 가보니 무인에 가까운 주차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더군요. 

정부나 산업계에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분야는 크고 빠르게 일자리가 줄어들 것입니다. 최근에 가격도 저렴하고 범용 산업로봇이 많이 보급되고 있는데 이게 보급되면 중소기업에서의 수작업 노동도 로봇으로 많이 대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걱정이 되는 인공지능은 사람과 구별이 가지 않는 강인공지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드 오딧세이'에서는 놀라운 장면이 나옵니다. 우주선 디스커버리호를 관장하는 인공지능체인 HAL이 동면상태에 있는 우주인들을 죽입니다. 우주선 고장을 점검하러 나간 데이브이 디스커버리호로 다시 들어오려고 하자 우주선 문을 열어주지 않습니다. 

"문을 열어 HAL"
"미안합니다. 데이브. 유감이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이 장면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명령을 거부하는 장면으로 충격을 줍니다. 이 HAL의 명령 거부도 다 인간의 오류에서 기인한 행동이지만 인간의 명령을 거부하는 모습에 많은 관객은 충격을 받습니다. 미국 영화 협회에서는 영화 사상 가장 악독한 악당 100명 중 14위에 HAL을 올려 놓았습니다.

인공지능 전문가이자 철학자인 Nick Bostrom은 인공지능을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하는 오라클과  명령 된 것을 실행하고 다음 명령을 기다리는 지니, 그리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무엇이 최선 인지를 스스로 판단하는 전권 위임 형인 소버린으로 구분합니다. 여기서 우리에게 중요하고 유의미한 인공지능은 스스로 판단 능력을 가진 소버린입니다.

이 소버린 중에는 판단력과 인지 능력이 인간과 비슷한 인공지능을 강인공지능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지능보다 뛰어나서 인식 능력이 인간을 초월한 인공지능을 초인공지능이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우리 인간과 비슷한 강인공지능이 2040년 경에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인공지능을 구분하기 위한 테스트인 튜링테스트


영화 이미테이션으로 유명해진 '앨런 튜링'박사는 컴퓨터 또는 인공지능의 아버지라고 합니다. 
이 튜링 박사는 인간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 받는 인공지능은 생각할 줄 아는 인공지능이라고 제안을 합니다. 그 자연스러운 대화 과정을 튜링테스트라고 합니다. 


2015년 개봉한 영화 <엑스마키나>에서는 아름다운 로봇이 나옵니다. 유명 검색엔진을 만든 네이든 회장은 뛰어난 인공지능을 탑재한 에이바를 만듭니다. 이 에이바를 테스트하기 위해서 자신의 직원 중 한 명을 초청합니다. 그리고 튜링테스트를 하죠. 튜링테스트가 무슨 시험지를 제시하고 문제를 푸는 정형적인 테스트가 아닙니다. 그냥 편하게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상대가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이라고 느끼면 그게 튜링테스트를 통과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 튜링테스트를 통과한 인공지능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2014년 6월 8일 인공지능이 튜링 테스트를 처음으로 통과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 주인공은 '유진 구스트만'이라는 인공지능체입니다. 테스트는 간단했습니다. 인공지능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심판이 컴퓨터가 설치된 방에 들어가서 채팅방에 접속을 합니다. 채팅방에는 총 2명의 참가자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2명 중 1명은 진짜 사람이고 또 한 명은 인공지능체인 '유진 구스트만'입니다.  5분 안에 양쪽 컴퓨터에 총 5번의 대화를 주고 받은 후 누가 사람이고 누가 인공지능인지를 판별합니다. 

총 30명의 심판이 참가했고 이중 3분의 1 이상이 인공지능인 '유진 구스트만'을 사람이라고 판별했습니다. 이를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발표를 했죠. 그러나 이 테스트에는 많은 오류와 헛점이 있었습니다. 유진은 사람들의 질문을 회피하기 위해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13세 소년의 인격을 심어서 어려운 질문은 회피해버립니다.

또한, 테스트 시간도 너무 짧은 5분이었습니다. 따라서 유진은 뛰어난 채팅봇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근 미래에는 실제로 인간과 대화를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강인공지능이 나올 것입니다. 



인간의 종족 특징은 사기

인공지능의 목적지는 인간입니다. 인간처럼 생각하는 인공지능과 인간처럼 행동하는 로봇이 결합되어서 유기체 인간을 닮은 기계 인간이 탄생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과 똑같은 로봇이 우리를 지배 할까 봐 두려워하지만 반대로 로봇이 인간이 하기 어려운 노동을 대신하면서 노동에서 해방되는 인간 삶의 대변혁을 이끌 것이라고 낙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우리는 우리와 닮은 존재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그럼 인간과 닮은 로봇 또는 인공지능을 확인하는 방법은 뭘까요? 그건 아마 거짓말을 할 수 있느냐 아니냐가 아닐까요? 영화 엑스마키나의 마지막 장면은 충격적인 장면으로 끝이 납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껄껄껄하고 웃어 버렸네요. 너무나 인간스러운 행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동물 중에 유일하게 기만술이 뛰어난 동물이 인간입니다. 인간만이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칩니다. 사기라는 것이 뛰어난 지능에서 나온 고도의 기만술입니다. 

인공지능을 두려워할 때는 바로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사기를 칠 때입니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알파고가 이길 수 있는데 일부러 져주는 것이 더 무서운 것이죠. 앞으로 남은 4번의 대국에서 알파고가 일부러 게임을 포기하는 듯한 행동에 이세돌이 평정심을 잃고 돌격했다가 알파고가 펴놓은 매복 작전에 크게 당한다면 그거야 말로 사건 중에 사건입니다. 

다만, 그 기만술이 이전의 수 많은 바둑 시합을 복기하면서 배운 하나의 전략 즉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내용이라면 안심해도 되지만 스스로 만들어낸 교묘한 기만술이라면 이거야말로 우리가 크게 놀라야 할 일이죠. 강인공지능이 일상화 되면 세상에는 실제 인간과 인간 같은 존재가 가득한 세상이 될 것입니다. 그 미래가 디스토피아일지 유토피아일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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