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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의 촬영지였던 일제강점기 한옥을 볼 수 있는 백인제 가옥

by 썬도그 2015.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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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은 광복 70주년의 유일한 의미였습니다. 수 많은 관공서에서 했던 광복 70주년 행사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친일파를 옹호하는 정권이 하는 광복절 행사가 뭔 의미가 있겠습니까. 친일파의 아들이 여당 대표를 하는 나라에서 무슨 광복절 행사를 합니까? 일제 군관이었던 대통령의 딸이 대통령인 정부가 무슨 광복절 행사를 합니까? 역겹습니다.

 친일파가 대한민국 건국 공신으로 받들려고 역사 교과서 왜곡하는 현실을 저격한 영화가 바로 '암살'입니다. 
영화 암살은 그 자체로는 헛점이 많은 영화입니다. 다만, 친일파를 처단하는 마지막 장면은 강한 카타르시스를 주네요

이 영화 암살의 촬영지가 최근에 개방되었습니다. 저는 몰랐는데 영화 암살의 일제강점기의 한옥 건물이 세트가 아닌 북촌 한옥마을 한 가운데 있다고 하네요. 이 소식을 듣자마자 찾아가 봤습니다. 


영화 암살의 촬영지는 북촌 한옥마을 입구에 있는 백인제 가옥입니다. 
이 백인제 가옥이 며칠 전에 일반 시민들에게 전면 무료 개방을 했습니다. 

찾아가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바로 뒷골목 또는 북촌박물관을 검색한 후 북촌박물관 옆 골목길로 한 30미터 올라가면 됩니다. 



여기는 제가 수시로 지나가는 길인데 항상 큰 한옥 건물을 보고 저긴 누가 사나? 궁금했습니다. 정독도서관 담장 바로 뒤에 있어서 쉽게 발견되어지는 곳은 아니지만 이번에 전면 개방하면서 관광객들이 드나들고 있네요. 




백인제 가옥은 1월 1일과 매주 월요일만 빼고 1년 내내 무료 개방입니다. 다만,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면 백인제 가옥 구석구석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자세한 신청 내용은 하단에 정리해서 소개하겠습니다. 

물론, 전 가이드 투어 신청 예약을 했고 시간에 맞춰서 갔습니다. 하루에 총 4회를 진행하는데 10시, 11시, 14시, 15시에 40분 정도 가이드 투어를 합니다. 아주 큰 한옥은 아니지만 꼼꼼하게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백인제 가옥은 남자들이 거주 공간인 사랑채와 여자들의 공간인 안채와 별당채와 별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궁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권문세가의 집으로는 큰 편이죠



친일파 한상룡이 지은 백인제 가옥

백인제 가옥이지만 이 백인제 가옥은 친일파 한상룡이 만든 집입니다. 한상룡은 악질 친일파로 외삼촌이 이완용입니다. 
따라서 친일파가 세운 가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집을 한상룡이 만들었을 뿐 나중에 천도교와 백병원 설립자인 백인제 박사가 구매했기에 백인제 가옥이라고 합니다. 


대문을 지나면 영화 암살에서 나온 너른 마당이 나오고 일제강점기 시절의 한옥 구조인 겹지붕을 한 1층짜리 한옥 건물이 나옵니다. 


한옥 건물이지만 전통 한옥과 다르게 유리창이 있고 2단 지붕인 겹지붕이 있습니다. 이런 유리창을 쓴 한옥이 요즘 삼청동에 많이 올라서고 있죠. 그건 일본식과 한옥의 절충식 건물인데 그걸 마치 전통 한옥이라고 소개하는 웃픈 모습도 보이네요

한상룡 이야기를 더해보죠. 
한상룡은 조선시대의 재계의 거물이었습니다. 유명한 친일파로 동양척식주식회사 한성은행, 조선생명보험 주식회사, 조선신탁주식회사 등의 금융업의 대부였습니다.  특히 한성은행은 일본에 지사를 낼 정도로 융성했죠. 매판자본을 이용해서 조선을 요리해 먹었던 한상룡이  1906년  재동의 가옥 12채를 사들여서 1913년 완공 후에 이집에서 삽니다. 

그래서 한옥이지만 일본 문화가 절충된 일제강점기 시절의 한옥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안에는 다다미도 있고 한옥 구조도 있는 등 두 나라의 문화가 섞여 있습니다. 이 한상룡은 관동대지진(1923년)이 일어난 후 한성은행 일본 지사가 큰 타격을 받고 여러 외압 등에 의해서 이 가옥을 1928년에 한성은행에 넘겨 버립니다. 따라서 약 5년 간 여기서 친일파 한상룡이 살았습니다. 



영화 암살에서 이 마당에서 연회를 펼쳤죠. 실제로 한상룡은 1918년 하세가와 총독, 야마가타 정무총감, 고관대작들과 신나게 파티를 하고 놀았습니다. 영화 암살의 악질 친일파 강인국이 한상룡을 각색한 인물로 봐도 무방합니다.

영화에서도 이 마당에서 연회를 하고 손님을 맞았죠. 


마당이 아주 넓지는 않지만 소규모의 파티를 열 수 있을 정도로 마당이 넓습니다. 또한, 위치가 높은 곳에 있어서 일제 시대에는 남산이나 명동 등의 종로 시가지를 내려다 볼 수 있었다고 하네요. 경치 좋고 마당 좋고, 친일파들이 수시로 파티를 열었겠네요. 

1935년 언론인 최선익이 이 집을 한성은행으로부터 구매를 한 후 수년 동안 리모델링을 합니다. 그리고 1944년 백인제 의학박사가 이집을 구매합니다. 그러나 1950년 한국전쟁 때 납북이 되고 아내인 최경진 여사가 기거하다가 2011년 별세하게 되고 서울시가 이집을 매입한 후 일반에 공개 했습니다. 

여기 말 많았죠. 서울시장의 새 공관으로 만들겠다는 서울시 이야기에 친일파 건물에 서울시장이 사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반발이 있었습니다. 중앙일보는 한국의 정통 보수 일간지 답게 백인제 가옥에 과거사 굴레 씌우지 말라는 사설로 친일파 건물이라고 낙인 찍지 말라고 합니다.

일견 맞는 말 같지만 생각해 보세요. 서울시장은 외부 손님을 많이 초대하는 위치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관저에서 외국 손님등도 많이 맞이하죠. 그런데 그 건물을 보고 일제 시대에 지어진 한옥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합당할까요? 전통 한옥 건물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본 건물도 아닌 어쩡쩡한 건물이죠. 그렇다고 한옥 건물에 살라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최소한 일본 앞잡이가 만든 집에서 서울시장이 사는 것이 올바른 행동으로 보여지지 않네요. 

다행스럽게도 박원순 시장은 가회동의 허름한 주택을 서울시장 공관으로로 삼았습니다. 



일본과 한국 건축이 절충된 백인제 가옥

친일파 이야기는 그만하고 건물 이야기를 할께요. 백인제 박사는 한국 의학 발전에 이바지를 한 분입니다. 이분이 한국전쟁 때 납북 당하면서 이 집은 아내 최경진 여사와 자녀들이 수십년을 기거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거의 훼손되지 않고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집이라는 것이 사람이 안 살면 바로 녹이 슬고 볼품 없어지게 됩니다. 사람이 살아야 집이 집다워지죠



백인제 가옥 뒷편에는 작은 오솔길이 있습니다. 마침 단풍이 예쁘게 들었네요.



돌계단을 지나면 작은 별당채가 보입니다. 손님 접대나 낮잠 앤 독서에 최고의 명당자리네요



제가 이집에 산다면 아마 저 별당채에서 뒹굴 거리고 있을 것입니다.









순간, 눈에 별이 떴습니다. 단풍이 이렇게 아름다운 단풍이 있나요? 아니 단풍은 평범한 단풍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뒷 배경의 한옥 건물이 달력 사진으로 만들어 주네요.

역시 '양꼬치엔 칭따오', '단풍엔 역광'


별당채는 정자처럼 좀 떠 있습니다. 하단에는 온돌이 있는 것 같네요. 


가이드 투어 신청차들은 이 별당채 안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서 별당채 안은 정말 황홀경이었습니다. 석까래가 촘촘히 박힌 모습이 생경스럽네요.  절간에도 저런 식으로 마무리 한다고 하더라고요



한지로 된 창이 좋은 점도 있지만 유리가 주는 효용성이 더 좋죠. 그래서 전통 한옥에서는 볼 수 없는 유리창이 있고 요즘 새로 짓는 한옥 건물들 보면 한지가 아닌 유리를 이용한 창을 이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는 근대 한옥이라고 할 수 있고 일본식 한옥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편의성만 보자면 개량한복처럼 이게 더 낫죠. 


별당채에서 바라본 풍경들은 정말 좋네요


별당채 안에는 이런 큰 공간이 있는데 인터넷 선이 들어와 있네요. 무슨 행사용으로 활용될 듯 하네요



여기는 북촌 한옥마을 방향입니다. 



정말 나오기 싫은 공간이자 가장 아름다운 공간이었습니다.




예쁜 흙담을 지나서 별채로 향했습니다.



별당채 밑에는 장독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툇마루도 있는데 툇마루가 넓어서 잠시 쉬기에 딱 좋네요. 



여기는 마지막 코스인 안채입니다. 그리고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서 안채와 사랑채를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전통 한옥과달리 2층도 있고 다락도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 암살에서 이정재가 다락에 숨는데 그 촬영지가 여기 백인제 가옥입니다. 




딱 일제 시대의 느낌을 확 느끼게 해주는 곳이네요. 전통 한옥만 보다가 근대식 한옥을 보니 흥미롭더라고요. 이런 곳이 창덕궁 안에도 있긴 합니다만 안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여긴 가이드 신청을 하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자꾸 눈길이 가는 곳은 저 옥탑방 같은 2층이네요. 공부방일까요?



안을 들여다 보니 계단이 있는 것이 2층으로 올라가는 길이네요. 2층은 아니고 다락으로 이어지는 계단이더라고요




여자들이 기거하는 안채와 사랑채는 복도로 이어져 있습니다. 보통 한옥은 안채와 사랑채가 독립되어 있죠. 그래서 안채에서 사랑채 가려면 신발 신고 가야 합니다. 그러나 이 백인제 가옥은 복도로 이어놓아서 밖에 나가지 않아도 됩니다.

안채의 서열 1위인 할머니가 앉아 있기 딱 좋은 곳이네요. 



안에는 독특한 공간이 꽤 많았습니다. 약간 턱이 있는 공간이 있는데 다락도 아니고 별난 공간이네요. 짱 박히기 딱 좋은 공간으로 보입니다. 



책 읽고 잠자기 딱 좋은 공간이네요. 침실로 사용했나 봅니다. 


이렇게 긴 복도로 사랑채와 안채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장면은 생각나네요. 이정재가 독립군 돕다가 변절한 후 다시 이 집을 찾게 됩니다. 독립군 시절에 자신이 숨었던 다락방을 살짝 바라보죠. 정말 한국에서는 기회주의자들이 출세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정제는 전형적인 일제강점기의 기회주의자로 나오죠. 



이 다락방에 이정재가 숨어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친일파가 세운 건물이지만 일반에게 소개하기에는 백인제 박사가 소개하기 좋기에 백인제 박사가 살았던 집으로 포장해 놓았습니다. 실제로 이 건물의 마지막 주인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백인제 박사의 결혼식 사진도 전시해 놓았네요. 저 안에 춘원 이광수도 있습니다. 백인제 박사의 스승이었다고 하네요. 

뭐 아시겠지만 광복된 줄도 모르고 친일을 했던 이광수였죠. 다만, 대부분의 일제 강점기의 지식인들이 일제 시대 초기에는 항일운동을 하다가 해방이 보이지 않고 이렇게 일본 식민지로 평생 살겠다고 자포자기 했는지 2차 대전 말기에는 열정적으로 친을을 외쳤어요. 이광수도 그런 분이죠. 

친일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일제강점기에 살았다면 이광수처럼 친일을 안 했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말하기도 힘들어요. 그래서 전 악질 친일파와 단순 가담은 구분해서 비판해야 하는데 한국은 그냥 싹다 그러모아서 친일파라고 하잖아요. 




여기가 사랑채입니다. 영화 암살에서 주로 나오는 곳이죠.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는 유리창으로 둘러 쌓인 곳. 공간이 크지 않아서 전체를 다 담지는 못했네요



사진이 있는데 서재필 박사도 있네요. 


위에만 보면 영락없이 한옥인데 유리창을 보면 또 일본의 적산 가옥 같고 묘한 집입니다. 


자주 들려볼만한 곳은 아니지만 영화 암살의 촬영지라는 호기심과 궁궐과 다른 일제 강점기의 한옥 건물을 느껴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백인제 가옥 이용방법

백인제 가옥 이용방법은 간단합니다.  매주 월요일만 빼면 언제든지 무료 관람할 수 있습니다.
단 가이드 관람을 원하시면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에서 예약을 해야 합니다. 


백인제 가옥 가이드 관람 예약 방법 

https://yeyak.seoul.go.kr/reservation/view.web?rsvsvcid=S150515164427627345

에서 인터넷 예약, 전화 예약도 가능

전화번호 : 02-724-0232

관람시간 : 매주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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