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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누군가가 지켜봐야 쓰레기를 치우는 한국인들

by 썬도그 2015.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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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평균적 인성이나 도덕 관념 그리고 공중도덕성은 얼마나 될까요? 관념적인 것이라서 계량화 할 수 없지만 결코 높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는 수십 년이 지나도 계량화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것만 인식의 범위에 넣기 때문에 개개인의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뭐 빅데이터가 발달 해서 사람들 행동 하나 하나를 계량화하는 시대가 되면 한국의 평균적인 공중도덕 수치는 나올 수 있을 것 같네요. 


무한도전 공연 후 쓰레기가 넘치는 모습은 일상다반사

한 언론이 어제 있었던 무한도전 가요제 후 쓰레기를 마구잡이로 버린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자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습을 언론들이 기사화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쓰레기 하나 없이 솔선수범해서 치웠던 우린데 왜 이런 모습을 보일까 한탄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그러나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가 특이했던 것이지 무한도전 가요제 후에 쓰레기를 그냥 버리고 가는 모습이 우리의 실제 모습이자 평균적인 모습입니다.



돌이켜 보세요.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에 우리가 스스로 쓰레기를 치운 적이 있습니까?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로 돌아가보죠

<독일월드컵>거리응원은 만점, 쓰레기 수거는 낙제점! 기사보기

독일 월드컵 때 우리는 밤샘 응원을 한 후 쓰레기를 길거리에 버리고 집으로 직장으로 향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왜 4년 만에 이렇게 변했을까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설] 월드컵 응원장 쓰레기 더미, 시민의식 돌아볼 때 기사보기

아직도 기억나네요. 예선전 첫 번째 경기에서 길거리 응원을 하고 쓰레기를 방치하고 떠난 시민들을 꾸짖는 기사와 여론이 많았고 두 번째 경기와 세 번째 경기 후에는 쓰레기를 말끔하게 치웠습니다 언론이 때리고 여론이 안 좋게 흘러야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누군가가 지켜봐야 청소를 하는 우리들의 모습으로 비추어집니다.


누군가가 지켜봐야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는 우리

이는 어린 시절의 우리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선생님이 청소 감독을 하면 청소를 깔끔하게 하지만 선생님이 먼저 퇴근하고 알아서 청소하라고 하면 대충 청소를 하게 되죠. 이렇게 관리자나 감독하는 시선이 있으면 공중도덕을 지키고 없으면 안 지키는 모습은 우리들의 흔한 행동입니다.  딱 중학생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되면 자기가 놀고 먹고 마신 것들은 쓰레기 봉투에 넣어서 가까운 쓰레기통에 넣어야죠. 
한 외국인 학자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 쓰레기 한 톨 없던 한국이 2006년 독일월드컵 길거리 응원 때 쓰레기를 길거리에 다 버리고 간 모습을 이렇게 판단하더군요

2002 한일월드컵 때는 전 세계의 언론들이 한국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이에 자발적으로 한국인들이 쓰레기를 수거했습니다. 심지어 색종이 쓰레기도 줍는 열정적인 쓰레기 줍기를 보였습니다. 여기에 성적까지 좋으니 쓰레기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2006년 독일월드컵 때는 한국에서 하는 월드컵이 아닌 한국은 그냥 월드컵 참가국 중 한 곳이라서 외국의 시선이 없어서 쓰레기를 버렸다고요. 

이 말이 참 공감이 갑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지켜보고 언론이 질타를 해야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갑니다. 



쓰레기통을 넉넉하게 배치하지 않는 행정과 운영진들도 문제

무한도전 가요제 행사장에는 쓰레기통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는 참 문제입니다.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처음부터 버릴 생각으로 버리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쓰레기통이 많으면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무한도전 가요제 행사장에는 쓰레기통이 없어서 관람객들이 그냥 공연하던 곳에 마구잡이로 버리고 갔다고 합니다. 
이는 행사를 주최하는 무한도전의 미숙한 운영입니다. 분명, 이 부분은 질타를 받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관람객들이 잘했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쓰레기통이 없으면 한 쪽에 쓰레기를 쌓아 놓으면 치우기 편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것도 없었나 보네요. 

뭐 이런 것도 주최하는 곳의 운영 미숙이 큰 문제입니다. 

이런 예는 꽤 많이 있습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종로구에 가면 쓰레기통이 없습니다. 그래서 위 사진처럼 여기저기에 음료수 캔과 커피비닐컵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이에 종로구에 문의를 해보니 쓰레기통이 없어야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는 궤변을 늘어 놓더군요. 거기에 한 마디 더 하는데 쓰레기는 쓰레기 봉지에 넣고 다니다가 집에 가서 버리라는 것입니다. 

이런 구가 또 있습니다. 바로 서초구입니다. 서초구도 똑같은 발상으로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곳에 가면 편의점에서 뭘 잘 사먹고 싶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행정과 운영을 해도 인간의 기본 도덕성을 이기지는 못합니다. 매년 10월에 하는 세계불꽃축제에서 사진을 촬영합니다.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불꽃축제 후의 풍경은 매년 똑같습니다. 여기저기에 쓰레기 그냥 다 버리고 가는 모습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매년 언론에서 비판하기에 쓰레기통이 없으니까 그냥 버리고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장에 가보면 초대형 쓰레기 울타리를 만들어 놓아도 거기에 안 버리고 그냥 자기가 돗자리 깔고 놀던 그 옆에 고스란히 놓고 갑니다. 한 나라의 도덕성은 개개인의 도덕성의 합입니다. 그렇게 보면 한국은 도덕성이 좋은 나라는 아닌 듯하네요. 

그렇다고 심하게 비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선진국도 나라에 따라 한국 보다 더 쓰레기를 잘 버리는 나라도 있으니까요. 다만, 어른이라면 자기가 먹고 논 자리는 치울 줄 아는 어른 다운 행동을 했으면 합니다. 그 행동 하나 하나를 우리 아이들이 보고 배우고 자랍니다. 어른들이 솔선수범해야 하는데 어떻게 된게 한국은 어른들이 더 공중도덕을 안 지킵니다. 

길거리에서 유심히 살펴 보세요. 무단횡단하는 사람들 길거리에 쓰레기 버리는 사람들. 침 뱉는 사람들 노상방뇨하는 사람들 공중도덕 안 지키는 사람들, 새치기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나이를 한 참 먹은 어른들이 더 많습니다. 나이가 벼슬도 계급도 아닌데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서 대접을 해주니 자기 안방인 줄 아는 사람들이 너무 많네요

세상은 자기 안방이 아닙니다. 그리고 당신들의 부하들도 아니고요. 모두가 당신의 행동에 아무 말도 안 한다고 당신을 못 본 것이 아닙니다. 나 스스로 누가 지켜보던 안 보던 제발 어른답게 좀 행동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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