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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TV가 되고 싶은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by 썬도그 2015.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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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인터넷과 컴퓨터가 젊은층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60대도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해서 활용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정보가 권력인 시대에 정보 소외계층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이렇게 발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특유의 개방성 때문입니다. 마구 펌질을 하는 것이 문제가 되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부의 부작용일 뿐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널리 멀리 아주 빠르게 전파할 수 있는 생각의 전송 수단이 되었습니다. 


인터넷의 핵심 가치는 개방성이다

혹자는 이런 인터넷의 발명을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없을 지는 몰라도 인터넷이 보편화 된 이후, 인류의 발전 속도가 아주 빨라 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인터넷은 특권층만 가지고 있던 정보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알 수 있게 한 정보의 민주주의를 가져왔습니다. 또한, 남들보다 조금 더 안다고 거드름을 피거나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던 권위주의자들을 붕괴 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요즘은 어딜 가서 함부로 전문가 행사 했다간 지식으로 중무장한 프로에 가까운 아마츄어에게 쉽게 발리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익명성이 보장 되기 때문에 교수와 고등학생이 댓글로 서로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인터넷입니다. 이렇게 인터넷은 한국 같은 강력한 계급사회에서 계급장 떼고 토론을 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해방구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있기 전에는 PC통신이 있었습니다. 90년대 초 유행하기 시작한 PC통신은 인터넷이 나오기 시작한 96년 전까지 온라인 세상을 담당했던 서비스입니다. 

이 PC통신은 다양한 게시판과 자료실과 대화방을 핵심 콘텐츠로 많은 사람들이 밤새 채팅을 하고 글을 읽고 글을 쓰는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PC통신은 공짜가 아닌 월 사용료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대형 커뮤니티 같은 서비스라서 천리안을 쓰는 사람이 하이텔을 쓰는 친구와 만날 수 없었습니다.

PC통신 회사가 다르면 만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상당히 폐쇄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자료실이나 게시판에 올라온 정보들도 많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정보도 한국어로 된 정보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인터넷의 최대 수혜주가 된 포털 네이버와 다음


인터넷은 개방성을 무기로 세상의 모든 정보들이 텍스트와 이미지화 되어서 떠다녔습니다. 정보의 바다라는 소리가 딱 맞을 정도로 정보가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아직도 생각나네요. 정보에 취해서 별별 것들을 다 찾아보고 읽어보고 했던 그 시절이요. 

이렇게 정보가 넘치다 보니 이 정보의 바다에서 등대나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줄 도구가 필요했습니다. 그 나침반이 바로 검색엔진입니다. 구글 같이 검색창만 있는 검색 사이트가 있기도 하지만 한국은 초창기부터 포털과 검색을 한 페이지에서 모두 제공했습니다

초창기는 디렉토리 검색과 검색창만 있었지만 포털들이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뉴스 기사를 싣기 시작하더니 어느 날 카페와 블로그 , 지식인 그리고 다양한 게시판을 만들어서 검색만 하지 말고 포털이 차려준 콘텐츠를 섭취하거나 직접 생산하라고 회유책을 썼습니다. 이렇게 네이버와 다음 같은 포털에 장기 체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네이버와 다음은 인터넷의 가장 큰 수혜를 받게 됩니다. 

네이버는 한게임이라는 고포류(고스톱, 포커 게임)가 인기가 많은 한게임이라는 엔진으로 크게 성장을 하고 다음은 한메일이라는 전자메일로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네이버와 다음이 크게 성공한 이유는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개방이 가져다 준 정보의 바다라는 인프라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인터넷이 하이텔과 천리안 같은 곳이었다면 대형 커뮤니티라는 거대한 정보의 섬이 둥둥 떠 있고 그 섬을 들어갈 때 마다 입장료를 내야 해서 인터넷이 세상을 바꾸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입니다. 




천리안 하이텔이 되고 싶어하는 네이버와 다음


네이버와 다음을 주로 사용하는 이유는 뉴스를 읽거나 다양한 콘텐츠를 읽고 소비하기 위함도 있지만 검색을 하기 위해서 이용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검색이란 전세계에 있는 정보 중 내가 검색창에 입력한 키워드에 가장 합당한 정보를 물어다가 뱉어 놓는 역할을 합니다. 때문에 검색엔진이란 어떠한 정치적이거나 돈을 좀 더 쉽게 벌기 위해서 검색 결과에 손을 대면 안 됩니다. 현재 네이버와 다음은 그런대로 검색 중립성을 잘 지키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사 이기주의에 물든 검색 결과를 내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기 키워드 같은 경우 네이버 통합 검새 결과 중 블로그 검색 결과를 보면 3페이 정도는 기본적으로 네이버 블로그 글만 먼저 노출시킵니다. 반대로 다음카카오도 다음블로그나 티스토리를 먼저 노출시킵니다. 이런 이유에 대해 네이버는 네이버 블로그 글이 많기 때문이거나 아무래도 자사의 콘텐츠가 DB검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먼저 노출 시키는 경우가 있다는 어설픈 변명을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DB검색기라고 인정하는 모습이죠



네이버와 다음은 최근에 네이버 포스트와 다음카카오 브런치라는 모바일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 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모바일로 흘러가는 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모바일로 뛰어가는 모습이네요. 뭐, 물의 흐름이 바뀌었으면 그쪽으로 달려가는 것이 맞겠죠. 그러나 요즘 보면 너무 모바일에 올인하는 모습 같아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네이버 포스트(http://post.naver.com/)를 PC에서 접속해도 모바일 UI로 보여지는 모습은 과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다음카카오도 네이버 포스트와 비슷한 브런치를 런칭했습니다. 아무나 사용할 수 없고 신청을 하고 심사를 통과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브런치도 모바일 블로그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네이버 포스트와 다음카카오 브런치는 블로그와 크게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 다른 점은 서로의 검색 엔진에서 검색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검색 엔진이란 무릇 자사건 타사건 글이 있고 이미지가 있는 곳을 방문해서 검색 DB에 저장했다가 이용자가 검색어로 정보를 요청하면 그 정보가 있는 주소(URL)를 링크해서 보여줍니다.

그러나 브런치는 다음카카오에서만 네이버 포스트는 네이버에서만 보여집니다.
이렇게 자사의 서비스를 자사의 검색 엔진에서만 보여주는 것은 검색이 아닌 대형 커뮤니티가 아닐까요? 천리안, 하이텔이 딱 이런 식으로 정보를 제공했죠.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추구하는 미래는 TV채널인가?


몇년 전부터 포털 다음카카오와 네이버는 메인 페이지에서 자신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와 함께 TV 영상을 2~3분 단위로 잘라서 소개하는 비디오 클립을 전면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잡지 내용 일부를 소개하기도 합니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마치 IPTV가 채널을 하나 씩 늘려가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다양한 콘텐츠가 있기에 포털이라고 하고 그게 포털의 지향점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 양 포털사가 검색은 등한시 한 채 콘텐츠 쌓기 경쟁만 하는 것 같아 씁쓸하네요. 이미 한국 포털들은 영문 검색을 포기 했습니다. 네이버에서 영문 검색 해보세요. 해외 자료 검색이 아예 안 됩니다. 끽해야 해외 위키백과만 검색 될 뿐이죠.

다음카카오는 그나마 빙검색을 이용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문 검색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검색의 품질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면서 콘텐츠 쌓기 놀이만 하는 모습은 검색을 이용하는 우리들에게 큰 피해가 됩니다. 정보가 있음에도 검색 엔진이 정보 검색을 게을리 한다면 그 자체로 우리에게 피해를 줍니다. 또한, 자사의 서비스만 먼저 검색 되거나 자사의 서비스만 검색하게 하는 모습은 90년대 초반의 하이텔 천리안 시절로 돌아가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다음카카오와 네이버가 추구하는 미래는 TV채널일까요? 요즘 네이버나 다음카카오를 보면 스마트TV 같습니다. 다양한 채널을 쉽고 편하게 보다가 가끔 검색을 하는 스마트TV. 그게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원하는 미래일까요? 

점점 포털이 검색 보다는 소일꺼리나 시간 때우기 용 연성 콘텐츠를 쌓아 놓고 호객을 하는 모습 같습니다. 
TV 방송 영상만 해도 먹기 좋게 5분 정도 단위로 잘라서 메인 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죠. 세상은 더 빨리 변하고 있는데 다음카카오와 네이버는 그 정보들을 더 정밀하게 긁어 모으기 보다는 점점 폐쇄적인 커뮤니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TV를 삼킨 온라인 사이트가 되어가고 있네요.

이게 과연 한국 포털이 추구해야 할 올바른 방향일까요? 뭐 그 방향 끝에 돈이 있다면 자신들의 정체성이나 소명의식도 쉽게 버리는 시대라서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 오지랖이긴 하지만 점점 정보의 쓰레기 장이 되어가는 듯한 인터넷 공간에 쓰레기 중 옥석을 가리는 일도 게을리 하는 포털이라면 우리는 인터넷에 대한 깊은 신뢰를 하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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