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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가디언즈씨 농담도 잘하셔! 유쾌하고 밝은 SF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by 썬도그 2015.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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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을 시사회에서 미리 봤기 때문에 식구들은 명량을 보러 들어가고 저 혼자 입소문이 꽤 좋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보러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제 자리에 누군가가 앉아 있었습니다. 당혹스러움을 안고 부리나케 상영관을 나와서 영화표를 살펴 봤습니다. 아뿔사! 내일 날짜가 찍힌 영화표가 들려 있네요. 매표소 직원이 날짜 확인을 해주지 않아서 좀 이상하다 했는데 말도 안 하고 내일 날짜의 표를 끊어 버렸네요. 

직원에게 빈자리에서 보겠다고 했는데 주말이라서 빈자리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식구들이 나올 때 까지 영화관 입구 테이블에서 기다렸습니다. 전자책이 있어서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2014년 여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볼 기회는 날아갔습니다. 

개봉관에서 내려갔 이후에도 틈나는대로 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이상하게 볼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나의 서쪽 아지트인 상암동 영상자료원안 에서 '가이던즈 오브 갤럭시'를 무료 상영을 했습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죠. 한 번 개봉이 끝난 영화를 큰 스크린에서 다시 볼 기회는 예술 영화 밖에 없습니다. 


어썸 믹스 테잎

어썸(Awesome)! 이라는 말이 머리에서 터졌습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80년대 말 90년대 초 엄청나게 들었던 노래 10cc의 I'm Not in Love가 흘러 나옵니다. 그룹명인 10cc는 성인용품 같은 이름이지만 노래는 비단결 같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다른 SF영화가 다른 점 하나는 노래에 있습니다. 어렸을 때 외계인에 납치 된 주인공 피터 제이슨 퀼(크리슨 프랫 분)은 납치 당할 때 이 믹스 테잎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본 후 바로 외계인에 납치 되어서 우주 좀도둑으로 살고 있는 피터는 지구에서 가져온 믹스 테잎을 들으면서 도적질을 합니다.

믹스 테잎을 모르는 10,20대 분들이 많을텐데 80,90년대 초는 동네마다 있는 레코드 가게에 가서 요즘 유행하는 또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 제목과 2,000원을 내밀면 A면 B면 120분을 노래로 꽉 채운 믹스 테잎을 만들어 줍니다. 지금으로 치자면 편집 앨범이라고 할 수 있죠.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이 참 많이 애용했습니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이 어썸 믹스 테입 속 노래가 수시로 나옵니다. 80년대 빅 히트를 한 노래들이 자주 나오기 때문에 현재의 40대 이상 분들의 귀를 다독여줍니다. SF 영화에서 80년대 정서가 가득 담긴 팝 음악이 나오는 것이 아주 색다른 맛이자 포근한 느낌을 영화 전체에 깔아줍니다. 


10cc의  I'm Not in Love를 시작으로 Blue Swede - Hooked on a Feeling를 지나 경쾌한 락 음악인 Raspberries의 Go All The Way를 지나 데이빗 보위와 잭슨5까지 80년대 히트곡들이 나옵니다. 이렇게 많은 80년대 히트곡이 나오는 이유는 피터가 지구에서 가져온 소니 워크맨 때문입니다. 그 어떤 것보다 소중히 여기는 물건으로 지구 출신이라는 정체성의 상징물이기도 하죠




행성을 파괴할 수 있는 오브를 차지해라

우주 좀도둑인 피터는 공 같이 생긴 오브를 훔쳐오라는 의로를 받습니다. 뛰어난 지략으로 이 오브를 훔쳐서 의뢰인에게 주지만 의뢰인은 우주 악당인 로난과 연관되어 있다면서 인수를 거부합니다. 이때 이 오브를 로난이 보낸 암살자인 가모라(조 셀다나 분)이 훔쳐서 도망갑니다. 이때 피터를 납치하고 키워준 욘두가 피터에게 건 현상금을 쫓던 현상금 사냥꾼인 너구리 모습을 한 로켓과 그가 데리고 다니는 나무 모양의 그루트가  얽히고설키다가 모두 노바 제국 경찰에 잡혀서 감옥에 보내집니다.



그렇게 5명의 우주 좀도둑, 암살자, 파괴자, 지략가 등이 우주 감옥소에서 만나게 됩니다
우주 감옥소 동기들인 이 5명은 탈옥에 성공하고 오브의 정체를 알게 됩니다. 이 오브 속에는 인피니티 스톤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 인피니티 스톤은 아주 강력한 힘을 가진 작은 돌인데 이걸 영화 어벤져스에서 쿠키 영상에 등장하는 타노스라는 초슈퍼울트라 악당이 자신이 차고 있는 건틀릿(장갑)이 끼려고 합니다. 

타노스는 자신의 부하인 로닌에게 이 인피니티 스톤이 들어가 있는 오브를 자신에게 가져오면 로닌이 그렇게 경멸하는 노바 제국의 핵심 행성인 잔다르를 파괴해주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루저 5명이 뭉쳐서 우주 평화를 지키는 가디언즈가 되다

우주 좀도둑 피터, 암살자 가모라, 로닌에게 가족이 살해당해서 분노의 화신이 된 드랙스와 시니컬한 로켓과  착한 그루트가 모여서 이 로닌으로 부터 오브를 되찾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는 것이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입니다.

어떻게 보면 또 다른 어벤져스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5명이 슈퍼히어로급의 대단한 능력들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각각의 캐릭터가 하나의 독립된 영화로 만들어질 만큼의 역량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개개인은 큰 특징도 능력도 없지만 이 다섯이 뭉치면 어벤져스 못지 않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그 힘은 이들은 어벤져스에 미흡한 유머가 있습니다.



이 영화의 유머 80%을 담당하는 캐릭터는 피터(크리스 프랫 분)입니다. 전형적인 한량 같은 피터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자신을 스타로드라고 소개하지만 스타로드가 유명한 이름이 아니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구냐고 되묻죠. 그래도 굴하지 않고 허세와 농담을 수시로 날리면서 관객을 웃음바다로 만듭니다.

영화 초반에도 80년대 믹스 테잎을 틀어 놓고 자신에게 덤비는 쥐를 마이크 삼아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압권입니다. 
어떻게 보면 어벤져스의 아이언맨나 스타워즈의 한 솔로 같은 캐릭터입니다. 이 피터 다음으로 가장 관객들이 가장 사랑스럽게 보는 캐릭터가 그루트입니다.



하이브리드 생물체인 그루트는 나무 괴물입니다. 대사는 오로지 아엠 그루트 밖에 하지 못합니다. 흥미롭게도 이 아엠 그루트 목소리 연기를 액션 맨 '빈 디젤'이 합니다. 오로지 대사가 하나 밖에 없는 단순해 보이는 그루트는 영화에서 가장 강력한 액션과 함께 유일한 감동을 이끌어냅니다. 

이 그루트가 없었다면 이 영화 그냥 그런 SF영화였을 것입니다. 주인공 피터가 가장 핵심 인물이지만 잔 재미나 영화 매력의 방점은 이 그루트가 찍어줍니다.



농담같은 유쾌함이 계속 흐르는 SF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한국에서는 2014년 여름 명랑과 해적에 밀려서 130만 명이라는 비교적 초라한 성적을 거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미국에서는 흥행 대박을 칩니다. 아무래도 어벤져스 같이 익숙한 캐릭터들이 아니다 보니 인지도 면에서 한국 관객들에게는 크게 어필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꽤 재미있습니다. 먼저 5명의 루저들이 뭉쳐서 싸우는 액션이 풍부합니다. 대규모 전투 장면도 꽤 창의적인 장면도 많고 규모도 큽니다. 그렇다고 액션 장면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어벤져스보다 액션은 적을 지 몰라도 농담 같은 유머는 꽤 많습니다. 피터 자체가 코메디언이 아닐까 할 정도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농담을 잃지 않습니다. 

여기에 욕쟁이 할머니 같은 너구리 모습을 한 로켓과 순진한 덩치 큰 친구인 그루트 등이 수시로 관객을 웃기거나 미소짓게 합니다. 여기에 80년대 히트 곡들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영화 전체적으로 유쾌함을 계속 유지합니다. 


여기에 적당히 강력한 로닌의 존재도 평균 이상을 해주고 있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도 마블 만화책이 원작입니다. 또한 어벤져스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타노스라는 우주 끝판왕 같은 존재가 어벤져스보다 더 많이 등장합니다. 어벤져스 팬이라면 알아서 챙겨 보실 영화입니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경쾌하고 유쾌한 SF영화라서 볼만 한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헤드폰으로 80년대 히트곡을 들으면서 보는 우주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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