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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페미니즘 미술의 선구자인 윤석남 개인전 윤석남 - 심장

by 썬도그 2015.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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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 블로그의 인기 키워드는 성재기입니다. 몇년 전에 한강에서 투신한 분인데 이 분에 대한 비판적인  어조의 글에 매주 1,2개의 악플이 달립니다. 저 보고 여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귀엽기라도 하는데 저보고 일베충이라는 소리에 어이가 없어서 웃어 버렸네요. 아무튼 일베충이라는 단어가 욕이나 비하할 때 쓰는 단어로 사용한 것은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아지긴 하네요.

사람들이 왜 성재기를 그렇게 그리워하고 옹호하는지를 잘 압니다. 사회가 각박해지고 먹고 살기 힘들고 취직도 안 되면 자신의 우울한 현실에 대한 설명을 얻으려고 하죠. 그 설명을 자신으로 향하면 자기 파괴적인 자학적인 상태가 되고 외부로 향하면 공격하기 쉬운 대상을 공격합니다. 일베충들이 사회적 약자나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 소수자들을 끊임없이 공격하고 주로 공격하는 이유는 자기들이 쉽게 공격할 수 있는 힘없는 약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일베충들이 주로 공격하는 대상 중에는 여성에 대한 혐오를 바탕으로 한 공격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페미니즘을 극협오합니다. 꼴페미라는 말을 만들어서 여성에게 조금이라도 이로우면 공격을 합니다. 그런데 이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페미니즘은 양성평등사회를 만들자는 것이지 남성을 밟고 올라가자는 소리가 아니죠. 

일베충만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닌 많은 남자들이 페미니즘을 여성 우월주의로 이해하고 비난을 합니다. 물론 저도 여성들의 문제점을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예를 들어서 무거운 물건을 3층까지 같이 올려야 할 때 여자라서 무거운 물건 못든다면서 아예 들려고 하지 않는 여자는 비난을 받아야 합니다. 무거운 물건은 남자가 들지만 가벼운 물건은 들어야죠. 자신의 신체적인 핸디캡에 맞게 들면 됩니다. 그리고 남자들에게 의탁하는 습속은 고쳐야죠.  오빠! 저 가방 사줘 같은 남자에게 의탁하는 삶은 좀 지웠으면 합니다.  남자 없으면 스스로의 삶을 완성하지 못하는 불완전체가 삶의 목표는 아니잖아요.?


이런 것은 비난해도 되지만 여자라면 무조건 혐오하고 비난하는 못난 남자들이 꽤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페미니즘과 여성복지부를 공격합니다. 그런 분기탱천한 여성 비판주의라면 주변의 여성에게 해보세요. 누나, 여동생이나 엄마에게 해보세요. 그런 것도 못하면서 불특정 다수의 여성집단을 싸잡아 비판합니까?

인정하지 못하겠지만 한국의 여성들은 여전히 남자에 비해 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지 않습니다. 분명 조선시대 같이 여자를 천하게 생각하는 유교사회에 비하면 여권 신장이 많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차별 대우를 받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페미니즘의 핵심은 여성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입니다. 여성들이 자신의 신체와 행동을 자기 스스로 할 수 있게 좀 더 권한을 많이 주자는 것이죠. 우리는 여자가 무슨 이런 일을.. 여자가 재수없게 등등의 말들을 하는데 이런 것들을 줄여가자는 것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항상 다양한 전시를 합니다. 최근에는 무료 전시회가 많아서 참 좋네요. 예전에는 고흐 같은 유명 화가의 유료 전시회가 많았지만 요즘은 무료이지만 다양한 전시회를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4월 21일부터 6월 28일까지 꽤 오랜 기간동안 윤석남 개인전을 전시합니다. 이렇게 장기간 전시하면서 오로지 한 작가의 전시를 하는 것도 보기 드뭅니다. 그만큼 작가의 역량이 크다는 반증이겠죠

윤석남 전시회 명은 심장입니다. 
윤석남 작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미술가로 페미니즘을 주제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1939년 생으로 꽤 나이가 많은 여성 작가입니다. 그러나 미술계에 입문한 것은 40대가 되어서 입문을 한 늦깎이입니다. 1980년대에 입문해서 지금까지 30년 간 꾸준히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화이트 룸-어머니의 뜰(White Room- Mother’s Garden), 2011,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입구에 들어서면 종이 공예로 만든 다양한 패턴의 벽지가 붙여 있고 한쪽 끝은 큰 거울이 있습니다. 바닥에는 꽃들이 떠 다니는 듯하네요. 여성의 방을 형상화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어머니의 뜰 뒤에는 페미니즘에 대한 책과 글 등이 있습니다. 페미니즘 작가라서 여성성과 여성을 천착한 작가입니다. 



이분이 윤석남 작가입니다. 아주 고우시네요. 수원 어디인가에 개인 작업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조각을 주로 하시지만 그림도 그립니다. 화가가 아닌 미술가시네요. 그림들은 탁한 분위기입니다. 의자에 꼬챙이들이 솟아 있는 모습이 가시방석 같은 여자의 삶을 형상화 한 것 같네요. 3년 전에 아르코 미술관에서 본 그 작품이네요




예술가들은 타고 나는 분들도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예술 욕이 터져서 작가가 되는 분들도 있더군요. 소설가 박완서도 40살이 넘어서 소설가가 되었고 윤석남 자가도 40세에 처음으로 미술에 입문을 했습니다. 내 안에 경험과 에너지가 차고 넘쳐야 터지는 듯 하네요. 마치 화산 폭발 같다고 할까요?




<어머니 I : 열 아홉 살(Mother I :19 years old), 62x10x164cm, acrylic on wood, 1993, 아르코미술관 소장(왼쪽)>

우리는 어머니의 소녀 시절의 모습을 잘 모릅니다. 우연히 들쳐 본 엄마의 사진 앨범 속에서 엄마의 소녀 시절을 볼 수 있죠
19살 엄마를 엄마의 키에 맞는 등신대로 만든 작품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나무들은 다양한 목재들을 이용했습니다. 다듬지 않은 모습이 소녀의 가공되지 않는 이미지와 비슷합니다.  요즘 여학생들은 초등학교 때 부터 화장하고 다닌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화장을 하는 지 모르겠어요. 하기야 또래 남자 얘들이 그런 것을 좋아하니까 그런 것이겠죠. 

오른쪽 작품은 어머니 5 : 가족을 위하여라는 작품입니다. 엄마가 결혼을 한 후에 항상 주변에 두고 있는 빨래판을 이용한 작품이네요 윤석남은 나무라는 소재를 참 잘 다룹니다. 그것도 목재 상태를 그대로 이용하죠. 그래서 정겹습니다. 




<1,025: 사람과 사람 없이(1,025: With or Without Person), variable size, acrylic on wood, 2008>

이 작품은 한 방송에서 이애신 할머니가 수백 마리의 버려진 유기견을 키우는 모습에 감동해서 만든 작품입니다. 이애신 할머니 집에 가서 유기견들을 스케치 하고 그걸 나무에 하나 하나 옮겼습니다. 그 숫자가 무려 1025개입니다. 이 작품을 아르코 미술관에서 봤는데 그 규모에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작품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그 중 일부만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작품과 상관 없이 유기견을 너무 좁은 공간에서 키우는 것은 개들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 전 개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개를 키울거면 끝까지 책임져야죠. 인간아닌 인간들이 너무 세상에 많습니다. 



<어시장 2(Fish Market II), h : 267, mixed media, 2003>

이 작품은 2003년 작품인데 생각해보니 윤석남은 이런 나무 조각을 아주 잘 만드네요. 그것도 집단을 이루는 나무 조각이요. 




<999-빛의 파종(999-The Seeding of Lights), 3x20cm, 999pieces, acrylic on wood, 1997>

이 작품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조각이 흥미로운 것이 아주 정확하게 만들지는 않았어요. 대충 윤곽선만 따고 그 나무에 그림을 그립니다. 마치 부조와 같다고 할까요. 그림과 조각을 융합한 작품들이 많네요. 




종소리(Blue Bells), h: 187cm(2pieces), mixed media, 2002


김만덕의 심장은 눈물이고 사랑이다(Kim Manduk's Heart is the Tears and the Love), 2015





허난설헌(Heo Nanseolheon), variable size, mixed media, 2014

윤석남 작가의 최근 작품입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시선은 이제 조선 시대의 뛰어난 여성들로 향하고 있네요.


바닥에 비취색 구슬이 가득한 작품으로 아주 아름답습니다. 






나무를 그대로 활용하는 조각이 꽤 인상적이고 아름답습니다. 마치 온갖 노동으로 거친 살과 손등을 보는 듯 하네요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4월 21일부터 6월 28일까지 합니다

메르스 때문에 도슨트도 사라지고 사람도 많이 줄었다고 하네요.

각종 행사는 다 취소 되고 영화 시사회도 취소되고 있습니다. 무능한 정치인들과 공무원이 있는 나라의 업보라고 할까요?
이 메리스 사태를 예술가들이 예술로 담았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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