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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우리가 일본의 역사 왜곡을 손가락질 할 수 없는 이유

by 썬도그 2015.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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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기버 : 기억전달자'는 무균 상태의 폭력이 사라진 유토피아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균이 없는 세상이 정말 유토피아일까요? 무균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과거의 역사와 인간의 감정을 싹 제거해버렸습니다. 대신 이 무균 상태를 유지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유일하게 과거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기버'에게 해결 방법을 문의합니다. '기버'는 과거의 기억과 과거의 인류사를 떠올리며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을 알려줍니다.

과거가 우리에게 존재하는 이유는 밝은 미래를 위해서입니다. 
칼로 서로를 찌르다가 모두 큰 피해를 받은 과거의 있기 때문에 칼로 서로를 찌르는 싸움을 하기 전에 대화로 푸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우리는 과거에서 대답과 해답을 많이 얻습니다. 그래서 역사를 잊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라는 말을 하죠. 이 말은 우리가 일본에게 많이 쓰는 말입니다. 일본이 자신들의 과거를 지우거나 미화해서 왜곡하는 일을 보고 우리는 손가락질을 합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우리 과거를 제대로 자라는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있나요?


광화문에 있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1층 외부에서 '민주화의 길'이라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런 공간에 사진전을 하는 것 자체가 생경스럽지만 실내가 아닌 실외 그러나 실내 같은 느낌의 공간 자체가 아주 좋더군요. 

지나가는 길에 잠시 사진전을 봤습니다. 


사진전은 4.19 민주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민주 항쟁이라는 민주화 운동의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진 아세요? 1980년 광주를 군이 포위하고 군부정권에 항의하는 민주 시민을 무차별적으로 총으로 쏘고 때렸던 계엄군의 몽둥이질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사진입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뭔지 아는 10대 20대들이 많을까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현대사를 안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조선시대 임금 이름은 줄줄줄 외워도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은 잘 모를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현대사의 영향을 줬던 당사자들이 두 눈 시퍼렇게 눈을 뜨고 있고 그 사람들이 권력을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5.18광주민주화운동의 가해자들이 권력층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세상 사람들이 아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진들을 보고 있는데 한 20대 커플이 이 사람들은 왜 이러고 있느냐고 대화를 나누던데 광주민주화운동이 어떻게 일어났고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왜 일어났는지도 잘 모르는 것 같더군요. 검색하면 금방 알 수 있지만 이런 사건들은 텍스트가 아닌 그 당시를 살았던 현재의 4,50대 이상 분들에게 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네 4,50대 이상 분들이 이걸 제대로 알려주려고 할까요? 야! 그런 거 알 필요 없고 공부나 해~라고 하죠. 
역사도 공부입니다. 그리고 가르쳐야 합니다. 이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민주주의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현재의 40대 이상 기성세대들이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니 제대로 알겠습니까? 오히려 루저들의 집단체인 일베 같은 동네에서 침 뱉는 양아치 같은 형들이 왜곡해서 알려주죠. 아이들은 현대사 궁금해 합니다. 그런데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들이 없어요. 학교에서도 제대로 된 교육을 안하고 집에서도 알 필요 없다는 식으로 대하잖아요

여기에 국사가 대입 필수과목에서 빠졌던 시기에 학교를 다녔던 학생은 6.25전쟁이 뭔지 3.1운동이 언제 일어났는지도 모릅니다. 삼일절이 3.1절인지 모르는 학생을 보면서 이 한국이라는 나라의 현실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니 고대생들이 축제 한다면서 5.18 민주열사추모비에 축제에서 배출한 술안주와 쓰레기로 어지럽히죠. 
이건 뭐~~ 대학생인지 유치원생인지 구분도 안가네요. 그것도 한국을 대표하는 민족고대라는 학교가 저런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나라의 미래는 밝을 수가 없구나를 다시 한 번 느낍니다.

몸만 성인이고 사회나 시대를 읽지 못하는 대학생들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그렇다고 그들만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 괴물을 만든 것이 현재의 40대 이상 기성세대들이니까요. 민주주의를 외치던 분들의 피로 다져진 민주주의에 오줌을 싸는 행동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게 다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실을 정부는 고치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고등학교 한국사에서 '근현대사 비중을 줄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시끄러운 근현대사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의식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우리는 일본의 역사 왜곡과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하지 않는다고 일본 정부를 비판합니다. 
실제로 일본은 근현대사에 대한 교육을 한국만큼 잘 하지 않습니다. 일본의 한 뮤지션은 일본 역사책에는 2차 대전 이후에는 현대사 교육이 거의 없다면서 비판을 하던데요. 이는 한국과도 비슷합니다.

오히려 저 고구려 고려, 조선 시대보다 더 중요한 역사가 바로 우리 전 세대의 역사입니다. 그 역사의 흐름을 타고 우리가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이 두 나라는 이상하게 현대사를 잘 가르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정권이 바뀌면 우편향이니 좌편향이니 하면서 정치인들이 역사 교과서에 대한 심대한 관심을 가집니다. 

정치인 당신들은 제발 관심 좀 꺼져주시고요. 역사는 역사학자들에게 맡겼으면 하네요. 

일본의 역사 왜곡에는 광분하면서 한국의 근현대사를 제대로 교육하지 않는 우리에게는 왜 우리는 그리 너그럽습니까?
스스로 역사를 평가하고 기록하고 교육 시키지 못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심하게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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