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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사진의 역사를 관통하는 혜안이 담겨 있는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by 썬도그 2015.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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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 주소는 http://photohistory.tistory.com/ 입니다. 다소 긴 URL을 뜯어보면 Photo + history로 사진 역사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2007년 이 블로그를 만든 목적은 사진에 대한 역사를 쭉 정리하고자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초심은 사라지고 사진에 대한 역사 보다는 사진작가 사진전, 사진에 관한 이야기와 카메라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네요.

그러나 조만간 사진에 대한 역사에 대한 책과 잡지와 영문 검색으로 정보를 모아서 사진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시리즈로 해볼 생각입니다. 사실, 이런 시도는 몇년 전부터 시도했었고 사진 역사에 관한 책은 보이는 대로 수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사진 역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구할 수 없습니다. 특히 제가 관심 있는 부분은 사진이 막 태동하던 시기부터 롤필름이 보급되기 전까지의 카메라의 발달과 인화지와 필름의 발달 과정을 알고 싶습니다. 근대 사진전에 가보면 
'다게레오타이프', 콜로디온, 검프린트 등등 다양한 인화 방식 용어가 적혀 있는데 그 방식이 어떤 방법으로 인화를 하는 지 너무 궁금한데 제대로 설명을 들을 수 없어서 답답했습니다. 또한, 사진 초기의 어떤 사진 문화들이 있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이런 정보에 대한 갈증으로 목이 마를 때 단비 같은 책이 출간 되었습니다.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영국에서 예술 및 디자인 분야의 도서를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로런스 킹(Lawrence King)의 인기 대표 예술서 시리즈가 000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 시리즈입니다. 

패션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해리엇 위슬리 지음>
건축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리차드 웨스턴 지음>
그래픽디자인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스티븐 헬러 + 베로니크 비엔느 지음>
예술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마이클 버드 지음>
에 이어서 올해 출간 뒤바꾼 아이디어 100 시리즈가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입니다. 
올해 영화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과 광고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이 출간 예정입니다. 

책 표지는 영어로 된 사진 용어가 검은 바탕에 하얀 글씨고 쓰여져 있고 가운데 파란 원으로 한글로 책 제목이 써 있네요. 마치 흑백 필름 위에 청사진이 올려져 있는 모습입니다.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은 100개의 사진 아이디어 또는 소재를 가지고 뉴욕 시러큐스 대학의 명예 교수인 '메리 위너 메리언'이 자신의 생각을 녹여서 하나의 담론으로 담고 있습니다. 

책 구성은 왼쪽에 큰 사진이 있고 그 위에 굵고 큰 글씨로 그 소재에 대한 간략하지만 농도가 짙은 문장이 배치됩니다. 그리고 그 오른족에 그 소재에 대한 역사, 문화 그리고 100년이 지난면서 그 소재에 대한 과거와 현재의 생각과 평가와 새로운 사조 등을 적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밑에 작은 사진 1,2장이 배치 됩니다.

한 소재에 대해서 딱 2페이지만 쓰기 때문에 책은 두껍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전 이 책을 다 읽는데 꽤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이유는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의 1페이지에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에 대해서 나름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듣는 용어도 꽤 많이 나오고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었던 것들에 대한 힌트도 꽤 많이 제공합니다. 

책이 두껍지 않다 보니 씨앗이 되는 단어들만 던져주고 나머지는 독자가 직접 검색을 통해서 완성하게 구성 되었네요. 
처음에는 백과사전류의 책인가 했는데 백과사전류 보다는 하나의 사진 에세이집 같네요. 저자가 던져준 키워드를 일일이 구글링을 하면서 좀 더 지식을 확장하다 보니 무려 2주나 걸렸습니다. 

여기에 문장들이 사진에 대한 까막눈인 분들보다는 어느 정도 사진 용어나 사진 문화에 익숙한 분들에게 맞춰져 있는 모습도 있습니다. 같은 문장도 2~3번 읽으면서 꼼꼼하게 읽게 만듭니다. 여기에 저가의 뛰어난 사진에 대한 역사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시선이 책 전체에 깔려 있습니다. 

처음에는 건성건성 읽어도 되는 책인 줄 알았는데 한 줄 한 줄 그냥 허투로 넘기서는 안되는 글들이 빼곡하게 적혀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는 한 번 읽고 책장에 꽂아 놓는 것이 아닌 수시로 꺼내서 한 주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공부할 때 좋습니다.


100가지 아이디어에는 흥미로운 것들이 꽤 많습니다.

1. 카메라 오브스쿠라에서부터 100. GIS 지리정보 시스템까지 사진의 역사를 씨줄로 저자의 날카로운 사진에 대한 시선이 줄로 엮여서 촘촘한 사진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이중에서 흥미로운 아이디어는 사진 분리파, 등가물, 지지체, 도덕적 가르침, 백금 인화법, 고무 인화법, 틴타이프,  사진 공유, 소형카메라, 오토크롬, 초점, 결정적 순간, 추상주의, 솔라리제이션, 포토그램, 다큐멘터리적 표현, 포토리얼리즘, 스냅사진의 미학, 카메라폰, 차용 등이 특히 눈에 쏙 들어오네요



20세기 초 사회학자이자 사진작가인 '루이스 하인'이 도덕적인 시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사진의 구성과 초점, 색조를 바꿔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에서 아동노동법을 바꾸는 데 노력한 하인은 화면 속 인물이 불행한 희생자가 아닌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개인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방직기에 줄지어 늘어선 방추 사이로 자그마한 손가락을 집어넣은 아이는 기계의 엄청난 크기에도 당황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우아하게 일한다. 하인은 방직기를 압도적으로 보이도록 과장되게 묘사했다

포토스토리를 제작할 때 하인은 가끔씩 단계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서사 구조를 이루도록 사진을 배치하고 보는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을 조합해 이야기를 만드는 데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도록 요구했다 

NO.79. 다큐멘터리적 표현 중에서

이런 식으로 이 책은 다른 책에서 들어 볼 수 있는 독특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하나 더 적어보죠

빅토리아시대 유행한 영국 장편 소설에는 저녁 식사가 끝난 뒤 가족 중 한 사람이 큰 소리로 읽으라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이와 반대로 근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던 20세기 초반에 널리 퍼진 타블로이드 신문은 전차를 타고 직장으로 향할 때, 혹은 점심시간 20분 동안 사람들이 머리를 식히기 위해 혼자 조용히 읽는 글을 담고자 했다. 

타블로이드 신문에 실린 사진은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설명하는 도구로 활용했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타블로이드 신문을 보며 오락거리나 정보를 얻을 때는 글을 읽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들도 신문을 즐길 수 있었다. 

NO. 49 타블로이드 신문 중에서

이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이 글을 읽으니 요즘 페이스북에서 들불처럼 유행하는 카드 형태의 사진과 간단한 텍스트를 넣는 콘텐츠가 바로 타블로이드네요. 선정적이고 말초적인 중요한 정보 같지만 정작 보고 난 후 하루만 지나도 거의 기억나지 않는 편린화 된 시각을 활용한 카드 콘텐츠가 바로 현대판 타블로이드네요. 그만큼 사진이 쉽고 편하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대신 사색을 유도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보를 섭취하는 수동적 인간들을 양산 하는 듯 하네요.



사진의 역사에 관한 도서 중에 사진이 나온 초기인 19세기 중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카메라와 인화술의 발달에 대한 꼼꼼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자세함은 떨어지지만 알고 싶었던 흐름을 잘 느껴 볼 수 있습니다. 

유일한 아쉬움은 번역이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아주 가끔씩 매끄럽지 못하고 튑니다. 그것 말고는 전체적으로 꽤 좋은 느낌의 책입니다. 요 근래 읽은 사진에 관한 책 중에서 가장 괜찮은 책이네요. 이 책에 담긴 아이디어는 키워드를 추출한 후 검색으로 정보를 보강한 후에 제 블로그에 소개하겠습니다.

사진에 관심 많은 분들 특히 사진 초기의 역사와 그 당시의 사진과 카메라 문화와 함께 사진의 변천사를 알고 싶은 분들이나 사진에 대한 영감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 리뷰는 시드페이퍼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 받아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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