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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서울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홍순태 사진작가의 세개의 방 전시회 본문

사진정보/사진전시회

서울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홍순태 사진작가의 세개의 방 전시회

썬도그 2015.03.16 12:39

서울을 기록한 기록 사진 대부분은 사진기자 또는 사진가들이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그 사진작가들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몇명 되지 않습니다. 우선 카메라가 있어야 하고 카메라로 찍은 사진으로 먹고 살 수 있는 프로여야 합니다. 그런 분들이 몇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기록 사진가들 중에 가장 뛰어난 사진작가가 홍순태입니다. 


홍순태 사진작가가 촬영한 예전 서울의 모습을 기록한 사진을 전시하는 '세계의 방' 전시회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2월 27일부터 5월 17일까지 장기간 전시를 합니다.




서울 역사박물관에 들어가면  KBS 이산가족찾기운동 전시회 사진전을 볼 수 있습니다.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라는 노래가 주제가처럼 흘러서 아주 익숙한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영화 '남과 북'의 O.S.T로 사용된 후 KBS가 이산가족찾기를 할 때 적극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어렸을 때 그러니까 초등학교 때 TV에서는 좋아하는 만화는 안 하고 하루 종일 이산가족찾기 방송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짜증이 났죠. 하루 종일 같은 방송만 하니 좋아하는 드라마나 만화도 못보고요. 보채는 저에게 어머니는 자세히 설명해줬습니다.

6.25 전쟁 때 많은 사람들이 피난을 가면서 가족과 헤어졌다고요. 그렇게 헤어진 가족들을 찾는 방송이라고요. 그럼 왜 전쟁 끝나자 마자 하지 않았냐고 묻는 저에게 그때는 전쟁 이후라서 경황도 없었고 지금같이 먹고 살만한 시대도 아니라서 먹고 살기 바빠서 그럴 겨를이 없었다고 하네요

1970년대 경제 발전을 지나 1980년대는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굶어 죽었다는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또한, 일할 의지만 있으면 일자리를 구하기 쉬운 경제호황기였습니다. 

KBS는 1983년 6월 30일 밤부터 11월 14일까지 총 138일  453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이 이산가족찾기 방송을 했습니다. 그냥 가볍게 시작한 방송이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장시간 생방송을 하게 됩니다. 아직도 기억나네요. 장마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아버지가 곤로에 끊여주신 라면을 먹으면서 본 기억이요. 



영화 국제시장에서는 이 이산가족찾기를 적극 활용하는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이산가족찾기 장면에서 눈물을 흘립니다. 



제가 이 사진을 찍은 이유는 이 1983년에 전세계적으로 E.T열풍이 불었기 때문입니다. 1982년 미국에서 빅히트를 쳤지만 지금처럼 바로 개봉 되는 시스템이 아니라서 한국에서는 1984년에 개봉합니다. 아직 국내 개봉이 되지 않은 영화지만 E.T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고 그 증거가 여기에 있네요. E.T에도 벽보가 가득 붙어 있네요. 



20대인 어머니, 당시에 20대였으면 지금은 한 5,60대가 되셨겠네요. 형제인지 부모님인지 어린 딸과 함께 가족을 찾고 있습니다. 




민족의 비극입니다. 그리고 이 비극은 현재진형행입니다. 자주독립이 아닌 외세에 의한 강제 독립의 결과로 전쟁 가해자인 일본은 그대로 두고 한국을 남과 북으로 나눕니다. 참 웃기는 국제정세였습니다. 일본이나 뚝 잘라서 남쪽은 미국, 북쪽은 소련이 지배하던가하지 왜 한반도를 소련과 미국이 분할 통치 했을까요? 이게 다 반도라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겠죠

아무튼 남북 분단 통치는 그대로 6.25전쟁으로 이어졌고 역사상 가장 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냅니다. 그리고 그 후유증으로 이산가족을 만들었습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항상 당하는 것은 백성들이에요. 그러나 그건 왕권 시대나 그렇고 민주주의 시대에도 국민만 당한다는 생각은 누워서 침뱉기가 되었습니다. 민주주의는 우리가 위정자를 뽑으니까요.




세개의 방 전시회는 기록의 방, 기억의 방, 시선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중에서 기록의 방이 가장 크게 들어오네요



홍순태 사진작가님을 한 번 뵌 적이 있는데 80살이 넘은 나이에도 열정적인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나이든 분 특유의 가르치려고 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는 것은 아쉬웠지만 그 나이에 비해서는 상당히 진취적인 생각을 가져서 아주 좋았습니다.

1934년에 서울 중구 중림동에서 탄생하셔서 지금도 후배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다니십니다. 



홍순태 사진작가는 사진기자로도 활동을 했는지 신문에 실린 사진도 많이 찍으셨네요. 88올림픽 공식 사진기자이도 했죠. 



홍순태 사진작가의 사진이 유의미한 이유는 점점 바래져가는 서울의 옛 기억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서울 같이 변화가 빠른 도시는 수시로 기록하고 기억해야 합니다. 미래에 다가올 문제의 해답은 과거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1987년 서울 명동 술집 골목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TV에 나왔다는 후광을 적극 알리는 모습은 비슷하네요. 다큐 트루맛집에서도 나왔지만 TV먹방에 나온 음식점들  대부분이 광고료 주고 촬영을 해서 전 TV에 나왔다고 하는 집은 일부러 잘 가지 않습니다. 광고료 뽑으려고 하기 때문에요.




서울의 랜드마크 빌딩이 63빌딩이지만 그 이전에는 저 3,1빌딩이었습니다. 서울 최초로 뉴욕 느낌의 고층 빌딩이 우뚝 서 있고 지금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낙산 공원의 서울 성벽 뒤로 올라서는 종로의 고층빌딩이 보이네요. 



가장 놀란 사진은 1969년 창신동 사진입니다. 깍아지는 절벽에 다닥 다닥 붙은 집들이 이국적인 느낌마저 듭니다. 그러나 매우 위험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이 창신동은 봉제 공장이 많고 골목이 많은 동네입니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계단이 있는 동네이기도 하고요. 지금은 절벽 위에 집들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한강 뚝섬 나룻배입니다. 




1967년 제2한강교 밑에서 노니는 염소떼입니다. 1962년 만들어진 제2한강교인데 제2 한강교라고 하면 어디인지 모르실거예요. 현재의 양화대교가 제2한강교입니다.  당시 서울은 논과 밭들이 가득한 그냥 농총 풍경이 많은 도시였습니다. 



서울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이 쭉 전시되고 있는데 그 끝에 큰 창문이 있습니다. 그 창문 밖에는 높은 빌딩이 가득 보이는데 절묘한 사진 디스플레이입니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느끼게 배치해 놓았네요





순수한 강남? 그럼 현재는 타락한 강남인가요? 그건 아니고 현재의 강남은 욕망의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쳐도 순수한 강남이라는 제목은 무리수네요. 가난한 것이 순수한건가요?

다만 돈이라는 욕망을 잘 모르는 순진한 강남이 더 어울릴 듯하네요




영화 '강남 1970'은 이 강남이 논과 밭, 뽕밭이던 시젋주터 개발 폭죽이 터지던 그 개발 초기의 시정잡배들과  정치인 그리고 깡패들의 복마전을 잘 그리고 있습니다. 



기록의 방을 지나면 기억의 방이 있습니다. 기억의 방은 거시적인 과거가 아닌 소시민들의 미시적인 삶을 조명한 사진들로 가득합니다. 사진들도 작네요. 

 

여러가지 사진들이 있지만 이 사진이 제 주관적 기억(푼쿠툼)을 찌르네요.  70년대 생 분들이라면 아니 요즘 아이들도 잘 알거예요. 학교 앞에 있는 뽑기는 마약이죠. 저는 뽑기를 잘 하지 않았지만 친구 녀석이 이거에 중독 되어서 하교길에 등교길에 엄청나게 했습니다. 



이외에도 시선의 방에서는 사람들이 시선을 담은 사진들이 가득했습니다. 




홍순태 사진작가의 카메라들도 전시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아주 좋은 전시회이긴 했지만 홍순태 작가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네요. 이점은 좀 아쉽기는 합니다. 


홍순태 작가가 세상에 선보인 사진집과 사진책들입니다.



나이드신 분들이 이런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을 보고 눈물을 많이 흘리십니다. 어린 시절 돈을 벌기 위해서 비닐 우산을 팔아본 아이가 커서 이 사진전을 보면 옛 생각이 나서 눈물이 주루룩 흐르죠.

그게 바로 푼쿠툼입니다. 좋은 사진은 이런 푼쿠툼을 잘 찌릅니다. 개인에게는 주관적 감성인 푼쿠툼이겠지만 여러 사람을 감동 시키면 그게 객관적 감성인 스투디움이 될 것입니다.

홍순태 사진작가의 사진들은 푼쿠툼에서 시작해서 스투디움으로 끝이납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과거 사진이기 때문입니다. 직접 우산을 팔아본 기억은 없어도 그런 모습을 지켜본 사람도 자신의 기억과 연결되기에 감동을 하게 되고 한참을 보게 됩니다. 서울이라는 거대한 유기체에 대한 옛 기억을 소환하는 전시회가 바로 세개의 방 전시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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