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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귀신, 간첩, 할머니라는 아시아의 공감대를 전시한 2014 미디어시티서울 본문

사진정보/사진전시회

귀신, 간첩, 할머니라는 아시아의 공감대를 전시한 2014 미디어시티서울

썬도그 2014. 10. 16. 16:57

서울시립미술관은 현대미술관 서울분관보다 좋습니다. 좋은 전시회를 무료로 전시하는 것도 좋고 마음 껏 촬영도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11월에는 사진축제도 하기에 더더욱 좋습니다. 

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지난 9월부터 11월 23일까지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트서울> 2014 전시회를 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회는 2000년도부터 시작해서 올해로 8회가 된 전시회입니다. 



2014 미디어시티서룰은 미디어아트 전시회입니다. 미디어아트는 저도 정확하게 이거다라고 말할 수 없지만 사진, 영상 첨단 기계를 이용해서 작품을 만드는 것을 미디어아트라고 알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시각예술전시회인데 조각 같은 조형 예술이 아닌 비디오 같은 영상 매체와 사진 매체를 주로 이용하는 전시회입니다. 그렇다고 꼭 영상이나 사진만 전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까지 미디어아트에 대한 정의가 딱 이거다 저거다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 미디어아트 작품을 전시하는 <미디어시티서울>은 올해 주제를 '아시아'로  두웠습니다. 그리고 아시아를 분해하니 '귀신, 간첩, 할머니'라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귀신, 간첩, 할머니는 뭘 의미할까요?
아시아 공동체라고 합니다. 아시아는 인구가 가장 많은 대륙이지만 가장 가난한 대륙 중 하나입니다. 또한, 많은 전쟁의 영향을 받았고 아직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국가들이 많습니다. 또한, 미신을 참 많이 믿는 국가가 많습니다. 여기에 공산국가도 여전히 많고 냉전시대에는 많은 스파이가 있었습니다. 

귀신은 미신을 상징하고 간첩은 냉전을 상징합니다. 할머니는 소외적인 존재를 나타냅니다. 기발하지 않나요?
이 유연하고 기발한 발상은 이 전시회가 영화감독 박찬욱의 동생이자 감독인 박찬경 감독이 총연출을 했기 때문아닐까요?



언제봐도 정겨운 근대식 건물의 모습을 한 서울시립미술관입니다. 하지만 저건 가면입니다. 전면만 근대건물이고 그 속은 신식 건물이죠.  그게 예술의 얼굴 같다는 생각도 잠시 해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도슨트 설명도 있지만 시간이 없는 방문객을 위해서 무료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어떤 미술관은 오디오가이드 장사를 하던데 서울시립미술관은 무료가 참 많습니다. 이것 때문에 돈 내고 예술을 소비하려는 사람이 줄어든다고 예술계에서는 하소연을 하지만 예술을 향유하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주저하는 분들까지 향유할 수 있어서 전 좋게 봅니다. 

오디오가이드는 신분증을 맡기면 됩니다. 그리고 구글플레이에서 '서울시립미술관'앱을 설치하면 스마트폰에서 해설을 들을 수 있습니다.  주소는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air.ms1 입니다. 와이파이도 빵빵 터져서 평일에는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도슨트 앱의 목소리가 영화배우 '박해일'이라는 것입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 박해일이 예술품을 설명하다니요. 이런 거 너무 좋습니다. 예술품을 내가 좋아하는 혹은 유명한 배우가 설명해 주는 것 아주 흥미롭네요. 

박해일이 설명해주니 좀 더 신뢰가 갑니다. 참고로 도슨트는 이 도슨트앱에 없는 내용까지 설명해주니 시간 되시면 도슨트도 꼭 들어보세요. 전 시간이 없어서 도슨트 설명은 듣지 못했는데 다음에 가면 꼭 들어볼 생각입니다. 

도슨트 앱은 박해일의 음성설명과 함께 텍스트 설명도 있습니다.



총 3층까지 전시되는 2014 미디어시티서울 전시회는 꼼꼼하게 돌아보려면 3시간 이상 걸립니다. 작품 숫자도 많지만 영상물이 많아서 영상물을 제대로 다 보려면 3시간 이상이 걸리죠. 저는 다 보지 않고 봤는데도 1시간 이상이 걸리더군요. 

다 소개하고 싶지만 그건 무례한 행동이고 제가 감명 깊게 본 작품 위주로만 소개하겠습니다



<만세> 야오 루이중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작가는 야오 루이중입니다. 한 방에 들어가면 빔프로젝트에서 쏟아지는 영상이 보입니다. 그런데 영상에는 폐가가 된 듯한 영화관에서 한 사람이 만세라는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카메라는 남자를 주밍하고 남자는 계속 만세를 외칩니다. 이 남자는 총통입니다. 신자유주의가 지배한 현재와 달리 과거 민족주의 제국의 영원함을 외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 주변에 상당히 많습니다. 

옛날이 좋아다면서 과거의 향수에 젖어서 사는 분들이 많죠. 물론, 거기에 저도 포함 됩니다. 하지만 전 그리워할 뿐 남에게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때는 말이지~~ 내가 왕년에 말이지~~ 과거 지향형으로 말하는 나이드신 분들의 말들은 대부분이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에 살면 현재를 이야기하고 현재를 설명하고 이해하기 위해 과거를 꺼내는 것은 좋은데 과거를 마치 선하고 아름답다고 정의한 후 현재는 썩어빠졌고 나약하고 잘못 되었다고 부정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줌의 들을 꺼리도 배울 것도 없습니다. 그게 바로 꼰대입니다.

마치 과거라는 종교에 심취한 광신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더군요. 



<공포 속에 살다 3.11이후> 니나 피셔, 마로얀 엘 사니

이 작품은 30분짜리 영상 작품입니다. 동일본 대지진후 파괴된 삶을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구로사와 아키라의 1955년 작품인 공포속에서 살다라는 영상을 후쿠시마 난민들에게 보여준 후 난민이 된 주민들이 연극을 하고 토의를 하고 자신들의 삶을 표현한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후쿠시마 사태 이전의 삶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었지만 지금은 마스크를 쓰고 일정시간 이상 뛰어놀 수 없다고 합니다.

전, 참으로 답답한 게 이 정도면 전국에서 반원전 시위가 일어나야 하는데 일본인들은 참으로 순종적입니다. 그냥 조용히 있네요. 일본 정부가 정보통제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고 마스크 쓰고 안 쓰고가 문제가 아니라 일본 전체가 서서히 병들어 가고 있음에도 조용합니다. 그러나 손가락질 할 입장이 아닙니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인간성의 이면>, 야오 루이중

야오 루이중은 영상물과 함께 사진 작품도 있습니다. 꽤 많은 작품을 출품했습니다. 위 사진들은 많은 시간의 무게가 묻은 유적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위 사진 속 피사체는 놀이동산이나 공원의 큰 조형물일 뿐입니다. 

우리 인간은 신이나 동물의 형상을 아주 많이 만듭니다. 
왜 이럴까요? 왜 우리는 신을 만들고 거대한 동물상을 만들까요? 그건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모르면 불안하죠. 그래서 그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남발하고 이런 거대한 조형물을 만들어서 축복 받은 미래를 기원합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런 미래의 행복을 기원하려면 신성한 영혼이 깃든 조형물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조형물이 너무 많다보니 키치적이기까지 합니다. 신에게 기도 드리는 조형물은 유일해야 가치가 있고 아우라가 깃듭니다. 그런데 복제품 또는 공산품처럼 비슷한 것이 많으니 아우라는 사라지고 싸구려 이미지만 덕지 덕지 붙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모든 미묘한 못짓> 바심 막디

인간이 정보를 받아 들일 때 그냥 받아들이기 보다는 이야기를 만들어서 인식을 합니다. 문제는 이 이야기 방식이 이해하기 쉽고 전달하기 쉽지만 정보라는 것이 완벽하게 전달 되는 것이 아닌 듬성듬성 정보가 빠져서 전달 됩니다. 문제는 이야기 전달 방식은 이 빠진 부분을 허구로 매꿉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하지 않은 말, 하지 않은 행동이 했다고 전해지죠

이런 이야기 전달 방식은 문제가 많지만 가장 보편적인 정보 전달 방식입니다. 사진도 그렇습니다. 사진은 모든 정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나머지 부분은 내 상상으로 매꿉니다. 위 사진은 큰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는 사진이 있고 그 밑에 작가가 쓴 글귀가 있습니다.  작가가 해석한 부분이자 작가가 이 작품을 바라본 시선이죠. 텍스트와 사진이 있으니 정보가 좀 더 완성 되었네요.  그리고 우리가 그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듭니다. 그게 사진 감상문이 되는 것이겠죠

아주 흥미로운 사진 시리즈입니다.  사소한 피사체도 내가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느냐에 따라서 그 가치는 달라질 것입니다




1층 전시공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양혜규의 공간설치작업'입니다.  거대한 금빛 조형물을 가까이가서 보면


온통 방울이 가득합니다. 이 방울은 동양의 방울이자 무속인들의 방울이기도 합니다. 이 방울이 가득한 조형물은 춤을 추기도 합니다. 


바람에 소리를 내는 방울과 춤을 추는 방울, 금방울이라는 주술의 도구가 바람결에 나부낍니다.



<바리케이트> 딘 큐레

바리케이트인데 가구를 쌓아 올린 바리케이트네요.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본 그 바리케이트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프랑스제 가구를 쌓아 올린 바르케이트지만 시선은 다릅니다. 이 가구 바리케이트의 가구는 프랑스제입니다.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베트남의 역사와 알제리의 역사가 비슷한 것을 보고 베트남 작가가 만든 바리케이트입니다. 아시겠지만 베트남 전쟁 이전에 베트남은 프랑스군과 큰 전쟁을 치루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군을 물리치죠. 그 자리에 미군이 들어옵니다. 외세에 침략에 시달렸던 베트남 역사를 이 바리케이트로 표현했네요. 



<세와료리스즈키보초> 타무라 유이치로

1764년 조선통신사가 에도에서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다가 통역으로 일했던 일본인으로부터 칼침을 맞고 죽습니다
이 사건은 큰 이슈가 되었고 이 사건의 소재로 가부키 공연이 만들어지는데 그 공연명이 '세와료리스즈키보초>입니다.


작품은 재판 장을 재현해 놓았는데 공교롭게도 이 서울시립미술관 건물이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가 세운 '고등재판소'건물이었습니다. 



2층에 올라가면 작은 배가 있고 그 옆에 그림일기 같은 것이 있습니다.
<바다가 육지라고 생각하는 배> 조해준, 이경수 작가의 작품입니다. 벽 전체에 그림일기가 그려져 있는데 이는 조해준 아버지가 구술한 지난 아버지의 이야기를 작가가 그림으로 재현한 그림입니다. 이를 다큐멘터리 드로잉 작품이라고 하는데 최근에 이런 작품들이 꽤 많이 보입니다.


그림이 있어서 친근하고 글이 있어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남의 그림 일기를 훔쳐 보는 듯한 관음의 흥미도 있습니다. 



글 내용은 역사적인 사건사고는 아니고 한 사람의 기억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귀신을 본 날의 기억을 글로 적었는데 꼭 읽어보세요. 아주 흥미롭습니다. 귀신들이 산 사람 앞에 나타나는 것은 억울해서 나타나는 것이니 이야기를 잘 들어 달라고 하네요. 



<지팡이> 노재운

한 방에 들어서면 수 많은 지팡이들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벽면에 + 가 균등하게 붙어 있습니다. 이 +가 많이 붙어 있는 모습은 특수효과 촬영을 할 때 많이 사용하죠. 크로마키 촬영이라고 해서 녹색천을 깔고 배경을 입히죠.

그러고보니 지팡이들이 영화 아니 정확하게는 게임 아이템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건 에픽급 지팡이


이건 초보 마법사 지팡이


이건 레어 아이템 지팡이.  영화나 게임속 지팡이는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 가지고 다니는 지팡이와 다릅니다. 지팡이는 지혜의 상징이며 요술의 상징이며 마법의 상징입니다. 

농경사회 시절에는 나이 든 사람이 가장 존경을 많이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남들보다 많이 살았기 때문에 복잡하지 않은 농경사회에서는 경험이 권력이었죠. 봄에는 씨앗뿌리고 가을에 추수하는 단순함의 연속에서는 경험이 아주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노인들이 지식도 지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나이들었다고 지혜는 몰라도 지식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지혜도 딱히 지혜롭다고 느껴지는 나이든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노인이라고 무조건 존경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다보니 지팡이는 그냥 몸이 불편한 사람의 상징으로 추락했습니다. 그러나 게임과 영화에서는 다릅니다. 지팡이를 휘두르면 땅이 갈라지고 레이저가 나가고 크리쳐를 만들고 죽은 생명을 부활 시킵니다. 그래서 마법사들은 노인들이 많습니다.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2층과 3층에는 무속신앙을 카메라에 담은 사진들이 많이 선보였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의 인류학자들은 한국의 무속신앙이 무척 뿌리 깊은 나라임을 알게 됩니다. 동네마다 성황당이 있었고 무속인들이 죽은 자의 넋을 달래주고 미래의 흉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건 도교적인 모습인데 한국이라는 나라가 이런 무속신앙에 무척 심취한 듯 합니다. 지금도 무속인들에게 미래를 물어보는 분들이 많잖아요. 이런 무속신앙에 대한 관심은 박찬경 감독의 역할도 컸을 것입니다. 올해 개봉한 영화 '만신'도 무속신앙에 관한 다큐드라마였잖아요




3층에서 꼭 봐야 할 곳은  미카일 카리키스의 해녀입니다. 3층 전시회장을 나서면 출구 바로 앞에 있는데 많은 분들이 그냥 지나치더군요. 검은 천을 젖히고 들어서면 큰 방석이 있습니다. 이 방석에 앉으면 거대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해녀들이 쏫아내는 숨비소리라는 숨소리가 들여오는데 그 소리와 함께 공포스러운 거대한 바람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거대한 바람은 폭풍우 소리인데 너무나 공포스러워서 처음에는 견디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그 악조건에서도 식구들을 위해서 숨비소리라는 휘바람 소리 같은 소리를 내면서 물질을 합니다. 자연의 거대함과 해녀의 거룩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잠시 해녀가 되어보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것은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라는 MBC라디오의 공익 프로그램이 소개 되고 있스빈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는 코메디 소재로도 활용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죠. 지금도 하나 모르겠네요.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는 사라져가는 우리의 소리들을 채집하고 소개하는 짧은 코너입니다. 전국을 다니면서 민요가 구전노래를 녹음해서 라디오를 통해서 들려줍니다.


1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이 영상 작품이라서 제대로 보려면 3시간 이상 걸립니다. 그러나 영상물을 꼼꼼하게 보는 관람객은 많지 않습니다. 사진 작품도 많은데 사진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좋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박해일과 1시간 이상 데이트를 하다온 기분이네요.


이 가을 덕수궁 돌담길에 피어난 가을을 마시고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멋진 전시회도 관람하세요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





















매달 1,3주 화요일은 직장인들을 위해서 오후 10시까지 개방을 합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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