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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예술공원, 예술은 퇴화되고 공원으로 변질되고 있다

by 썬도그 2014.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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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나만의 아지트가 있고 필요로 합니다. 특히 남자들은 자신만의 공간을 만드려는 습속이 있습니다. 작은 공간이라도 나만 들어올 수 있고 아무도 들어올 수 없고 들어 올 수 있어도 이 공간에서는 타인의 영향력을 느낄 수 없는 공간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남자들이 서재나 나만의 공간을 만드려고하죠

저 같은 경우는 집 근처에 있는 안양예술공원이 제 아지트입니다. 안야예술공원만 가면 마음이 정화 되는 느낌입니다. 그 이유는 숲이 있고 예술품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시로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특히, 가을과 겨울의 안양예술공원은 정말 보기 좋습니다. 


가을이 다른 곳보다 먼저 개봉한 안양예술공원 초입의 한 여관 담벼락입니다. 

전봇대 위애 항아리가 있다고 여행가방이 있다고 놀라시면 안 됩니다. 안양예술공원은 그런 곳이니까요


안양예술공원은 안양유원지였습니다. 7~90년대만 해도 흔한 계곡 풍경이 가득 했습니다. 수 많은 음식점과 놀이기구가 있는 계곡이었습니다. 그러나 음식점에서 버리는 쓰레기와 오수로 인해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은 아니였습니다. 그러다 안양시가 이곳을 정비하고 예술을 심었습니다. 

2005년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는 국내외 작가들과 함께 안양유원지 일대에 예술품을 심기 시작합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그냥 눈요기로 끝나는 예술품이 아닌 직접 체험하고 시민들이나 방문객들이 참여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예술품을 심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도시의 조각공원과 달리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는 예술품들이 가득합니다


이런 예술품은 뮤직비디오나 영화 촬영 장소로 활용될 정도입니다


산 속에서 리벌버 권총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이 권총 안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게 안양예술공원의 매력이죠. 눈 오는 날 저 리벌버 권총 안에서 보는 설경은 일품입니다. 



안양 전망대를 오르면 안양예술공원의 전경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올라가서 보는 안양 전경이 그닥 볼 것이 없다는 것이 아쉽죠. 



숲과 예술을 모두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안양예술공원이고 유명 사진 출사지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안양예술공원이 변하고 있습니다. 없던 벤치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계단이 정비 되었습니다. 편의 시설을 정비한 모습은 보기 좋네요. 


그러나 안 좋은 점도 있습니다. 


그 점은 안양예술공원이 예술은 점점 사라지고 공원만 남는 것 같아서입니다. 여름이 지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안양사원이라는 작품은 야간에 불을 밝혀서  야간 방문자들에게 작은 휴식처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밤에도 불을 밝혔는데 요 근래 찾아간 안양예술공원은 야간에 불을 켜고 있지 않습니다. 아마도 날이 추워져서 야간에 불을 밝히는 것을 중단 한 것 같기도 합니다만 만약 영구적으로 야간 개방을 금지 했다면 이는 아쉬운 결정이네요

예전에는 공익근무요원이 오후 9시까지인가 근무하면서 방법 순찰을 돌던데요. 요즘은 그런 모습이 안 보입니다. 뭐 야간 개방이야 안전상 문제도 있어서 크게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기존의 작품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이 굴곡진 하얀 의자도 참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 의자가 사라졌습니다. 돌이기 때문에 관리도 쉽고 파손 된 것도 아닌데 어느날 사라졌습니다. 


어린이 공원에 있던 이 놀이기구겸 조형물도 사라졌습니다. 사라졌으면 그 자리에 대체 예술품을 놓던지 하다 못해 그냥 흔한 놀이기구라도 놓았으면 좋겠지만 그냥 치워버리기만 했습니다. 

예산이 없어서일까요? 그런 것이 클 것입니다. 근처에 유유산업이 떠난 자리에 김중업박물관 등을 만들면서 예산이 그쪽으로 투자 된 것이 큰 원인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안양예술공원의 핵심은 김중업 박물관 같은 뚜껑 있는 공간이 아닌 탁 트인 숲에서 만나는 예술품의 진귀함과 신기함입니다. 그런데 그걸 점점 줄여가는 모습은 안타깝고 아쉽기만 합니다. 

2005년 이후 숲속에 예술품이 더 늘어가지도 않고 관리도 잘 되고 있지 않습니다. 
방치는 아니지만 잘 관리 된다는 느낌도 없습니다. 

그 유명한 대학로 뒤 이화 벽화 마을은 매년 새로 생기는 벽화도 있고 기존의 벽화도 보수하는 등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국 벽화마을이 관리가 잘 되지 않아서 벽화가 오히려 그 마을을 흉물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관리가 그 만큼 중요합니다. 안양예술공원은 관리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점점 사라지는 예술품을 보면서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맞나? 의문이 듭니다. 또한, 숲길은 울퉁불퉁하고 불편해야 숲길입니다. 그걸 인위적으로 평탄화 하고  편의 시설을 까는 것은 숲을 공원으로 만들 뿐입니다. 공원은 흔하고 흔합니다. 그런데 굳이 숲을 공원으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요?

이러다가는 10년 후에는 안양예술공원이 아닌 안양공원으로 변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유원지라서 주말 장사만 하는 듯한 안양예술공원 음식점들, 주로 찾는 고객들이 중년 이상이라서 2,30대 분위기의 카페나 음식점이 없다는 것도 아쉬운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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